스크린골프,골프를 시작하시는분 알아야할 130가지 팁
1.
"나 골프를 시작해볼까 하는데...뭐부터 알아야하지?"라며 고민하시는 분이 주위에 없으신가요?
이제 마악 골프를 시작하려는 분에게 이 코너를 권해 주세요.
골프의 "골"자를 모르시는 그 분들... 그리고 골프를 기본부터 다시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 역시 이 코너를 클릭해주세요.
골프의 A부터 Z까지를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여러분의 골프 기본 다지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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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란? 골프란 어떤 운동인가?
골프는 한 마디로 수백 미터 전방에 있는 직경 10.8㎝의 구멍(홀) 안에 직경 4.3∼4.5㎝ 크기의 볼을 집어 넣는 게임이다.
홀 안에 가장 적은 횟수로 쳐서 볼을 집어 넣는 사람이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백 미터나 떨어져 있는 그 작은 홀에 볼을 쳐서 한 번에 넣을 수는 없다.
그래서 골프에는 파(par : 기준타수)라는 것이 있다. 골프의 파에는 파3, 파4, 파5 등 세 종류가 있다.파3란 세 번 쳐서 벌을 홀에 넣어야 하는 것이고 파4는 네 번, 파5는 다섯 번 쳐서 넣으면 만점이라는 뜻이다.
물론 프로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골퍼들은 이보다 더 많은 횟수를 쳐야 홀에 볼을 넣을 수 있다.
그러한 파는 물론 홀의 「거리」에 따라 정해진다. 파3란 거리가 짧기 때문에 세 번 만에 넣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파5는 거리가 길기 때문에 다섯 번만에 넣으라는 뜻이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각 홀의 거리는 파3홀이 229m 이하, 파4홀은 230∼430m, 그리고 파5홀은 431m이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 같은 거리의 가이드 라인은 남자 골퍼의 경우이고 여자는 파3를 192m 이하, 파4를 193 ∼366m,그리고 파5를 367∼526m로 권장하고 있다.
파3홀은 「거리상으로」골퍼가 한 번 쳐서 홀 또는 그 근처에 도달할 수 있는 홀을 뜻한다. 골프장의 파 3홀은 대개 100∼200m로 보면 되는데, 이러한 거리가 바로 골퍼가 한 번에 볼을 날릴 수 있는 거리인 것이다.
결국 파 3홀은 한 번 쳐서 홀이 있는 그린까지 볼을 보내고 그 후에 남은 거리를 두 번의 퍼팅으로 넣으라는 의미다.
그린이란 홀이 있는 타원형의 지역으로서, 이 곳은 잔디를 아주 매끄럽게 깎아놓아 볼을 굴릴 수 있게 돼 있다.
그린에서 볼을 굴릴 수 있는 클럽이 바로 퍼터 (putter)이고 퍼터로 치는 것을 퍼팅(putting)이라 한다.
골프의 모든 홀은 두 번의 퍼팅을 기본으로 한다. 파3홀은 논리와 마찬가지로 파4홀은 거리상으로 두 번 쳐서 그린에 도달한 후 두 차례의 퍼팅으로 넣어야 하는 홀이고 , 파5홀은 세 번 쳐서 그린에 도달한 후 2퍼팅을 합해 다섯 번 만에 넣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 과정에는 「변수」가 무척이나 많다. 볼이 그린에 오르지 않았더라도 그린 밖에서 쳐 홀에 볼을 붙이며 원퍼트만 할 수도 있는 식으로 말이다.
결론은 「꿩 잡는 게 매」라는 것으로 , 될수록 적은 타수로 홀인 시키는 게 골프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셈이다.
골프 규칙에 『볼의 크기는 직경이 4.267㎝보다 작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이 크기보다 크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홀 크기가 10.8㎝로 규격화 돼 있기 때문에 볼 크기가 커지면 그만큼 구멍에 넣기가 어려워진다.
골프에서만큼은 넣기에 빡빡한 것보다는 넉넉한 게 좋다는 얘기다. 그래서 볼 크기는 보통 직경 4.5㎝ 정도로 만든다
2.
이번에는 골프장의 파와 타수에 대한 용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골퍼들 대화에 보면 '보기 플레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보기는 뭘 보며 플레이한다는 얘기인지...'
그 궁금증을 해결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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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는 각홀의 파가 모여 골프장 전체의 파가 결정된다.
골프장의 정규 코스는 18개의 홀로 구성된다.
그 18개의 홀은 보통 파3홀 4개, 파4홀 10개, 파5홀 4개로 구성된다.
따라서 (파3*4)+(파4*10)+(파5*4)하면 [파 72 ]가 된다.
결국 파 72의 코스에서 72타를 치면 100점 만점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프로가 아닌 이상 72타를 치기는 극히 드물고도 어렵다.
파4홀에서 4타만에 홀아웃(hole out: 공을 홀에 넣어 그 홀 플레이를 끝낸 것)하면 '파를 했다'고 얘기 한다.
그러나 파4홀에서 파보다 1타 많은 타수, 즉 5타 만에 홀아웃한 것은 보기(bogey)라고 말한다.
파3홀에서 4타를 친것도 보기이고 파5홀에서 6타를 친 것도 보기다.
'보기 플레이'라는 말을 흔히 들었을 것이다.
그 의미는 바로 매홀 파보다 1타씩 더 치는 것을 뜻한다.
18홀에서 매홀 평균 1타씩을 더 치면 파보다 18타를 더 치는 셈이다.
파 72 코스에서 평균적으로 보기 플레이를 해 18타를 더 치면 72+18=90타가 된다 .
결국 '보기 플레이어'라하면 평균적으로 90타를 치는 골퍼라는 의미다.
골퍼들은 자칭 타칭 보기 플레이어가 가장 많다.
아마 골퍼들의 80% 이상은 '나는 보기 플레이를 한다'고 말할텐데, 실질적으로 골퍼의 90%는 90타~100타를 오락가락한다고 보면 된다.
결국 90~100타 사이의 스코어를 내는 골퍼는 평범한 수준의 플레이를 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보기 플레이어임을 자부하는 골퍼가 어느날 100타를 넘게 치면, 그 날은 아주 골프를 못 친 셈이 되고 기분도 좋을 리 없다.
문제는 보기 플레이어도 툭하면 90대 후반의 스코어를 내거나 심지어 100타를 넘는다는 점이다.
뜻대로 안 될뿐더러 기복 또한 심한 운동이 골프라는 얘기다.
파보다 2타를 더 치면 [더블 보기]라 하고 3타를 더 치면 [트리플 보기]라 한다,
예를 들어, 파4홀에서 6타만에 홀아웃하면 더블 보기를 범한 것이고 파5홀에서 8타 만에 홀아웃하면 트리플 보기라고 한다.
한 홀에서 보기로 홀아웃한 경우에는 경기 수준으로나 골퍼들의 심리면에서 볼 때 평범한 플레이다.
파가 좋기는 하지만 보기 정도도 크게 아쉬워할 것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는 아주 못 쳤다는 개념이다.
바로 그 홀에서는 아주 평범한 수준의 보기 플레이도 못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보기 플레이어가 100타 정도를 쳤다면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가 많았다는 의미와 같다.
3.
오늘은 골퍼들이 잡고 싶어하는 새들....
버디, 이글, 홀인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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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너무나 신기하고도 어려운 운동이다.
생각해보라, 골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지점에 직경 10.8㎝의 구멍이 있는데, 단 다섯 번을 쳐서 그 구멍에 볼을 넣으라 하니 얼마나 괴상한 운동인가.
500m는 까마득한 거리다.
그 중간에는 언덕도 있고 연못도 있으며 모래로 웅덩이를 만들어놓은 곳도 있다.
그러한 자연지형과 인공물을 헤치며 볼을 날리고 굴리며 정해진 타수 안에 홀인시켜야 하는 경기이니「변수」또한 오죽 많을 것이가.
골프를 치면서 수백 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는 그린을 바라보면, 볼을 너댓 번 만에 구멍에 넣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하게 여겨질 때가 많다.
골프채 또한 아주 기이하게 생겨먹었다.
막대기 끝에 삼각형 모양의 이상스런 헤드가 달려 있는 아이언(iron)도 있고 둥그스런 헤드의 우드(wood)도 있으며 직사각형 모양의 퍼터도 있다.
길이마저 다른 갖가지 형태의 골프채로 원형의 볼을 쳐 원형의 홀에 넣어야 하는 운동이 골프.
필드 역시 약 30만 평은 되니 스포츠 경기장으로서는 가장 크다.
누가 발명했는지 모르지만 이 모두가 기막힌 요소들을 기막히게 조합시켜놓은 셈이다.
버디(birdie)란 파보다 1타 적게 친 타수를 말한다.
파3홀에서 2타 만에 홀아웃했거나 파4홀에서 3타 만에, 파5홀에서 4타 만에 플레이를 끝낸 경우다.
프로들은 버디를 심심찮게 잡지만 아마추어들은 버디야말로 최상의 목표다.
보기 플레이어의 경우 한 라운드(18홀 플레이)에서 버디를 하나라도 잡으면 그야말로 「획기적 성취」가 된다. 대부분 골포들은 버디 없이 한 라운드를 끝내곤 한다.
이글(eagle)은 파보다 2타 적은 스코어로 홀아웃한 경우다.
파4홀에서는 2타 만에, 파5홀에서는 3타 만에 경기를 끝내는 것이다.
프로들은 파5홀에서 이글을 종종한다.
「종종」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그것은 아마추어에 비해 자주 한다는 뜻일 따름이다.
아마추어는 평생 이른 한번 못 해본 골퍼가 대부분이다.
프로들이 파5홀에서 2타 만에 그린에 올려 1퍼트로 끝낼 수도 있다는 데 기인한다.
홀인원(hole in one)은 단 한 번 쳐서 홀에 볼을 넣는 것이다.
이는 프로선수나 아마추어 가릴 것 없이 극히 드물다. 아마추어의 홀인원은 「평생의 기록」이 된다.홀인원은 99% 파3홀에서 이뤄진다.
파3홀이어야만 「거리상으로」한 번 쳐서 홀인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아마추어가 하나의 파3홀에서 홀인원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약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99%의 골퍼가 평생 홀인원을 전혀 구경도 못해보고 골프 삶을 끝낸다고 보면된다.
그러니 홀인원을 했다고 하면 마음껏 자축하고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다
4.
골퍼들의 대화를 엿들으면 "핸디캡이 어쩌고...""싱글이 어쩌고..."가 많다.
골퍼들은 뭐 그리 불리한 조건을 논하고,
버젓이 결혼한 사람인데도 '독신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골퍼들의 핸디캡은 뭐고, 왜 죄다 싱글이 되길 원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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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캡
골퍼들의 대화 속에서는 「핸디」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핸디는 「핸디캡(handicap)」을 줄여 부르는 말로서,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하여튼 핸디캡은 골퍼의 실력을 나타내는 용어다.
골프에 문외한이라도 핸디캡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골프장의 파가 72라는 것은 이미 얘기했다.
핸디캡은 그 파72에서 골퍼가 평균적으로 더 치는 타수를 뜻한다.
즉 핸디캡이 10인 골퍼는 평균적으로 82타(72+10타)를 친다는 뜻이고, 핸디캡이 25인 골퍼는 평균적으로 97타를 친다는 의미다.
18홀 코스에서 매홀 한 타씩을 더 치는 꼴인 보기 플레이어는, 따라서 핸디캡이 18로서 평균 90타를 치는 골퍼다.
골퍼들 세계에서 핸디캡이 18 이하이면 골프를 잘 치는 사람으로 생각하며, 핸디캡이 10 이하이면 골프를 아주 잘 치는 사람으로 대접한다.
핸디캡이 1∼9인 골퍼를 싱글 핸디캡 골퍼, 또는 싱글 핸디캐퍼(handicapper)라고 한다.
보통은 「싱글」이라 부르는데, 싱글이란 독신자를 뜻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핸디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용어다.
싱글 핸디캡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핸디캡일 한자리 숫자라는 얘기다. 만약 핸디캡이 5라면 평균 77타를 치는 것으로서, 이는 18홀 중 13개 홀에서 파를 잡고 5개 홀에서 보기를 하는 꼴로 이해하면 된다.
전체 골퍼 중 싱글 핸디캐퍼는 단 몇 %에 그친다.
그들은 골프에 거의 미쳐 있거나 남다르게 집중적으로 골프를 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골프는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대로 안 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핸디캡이 싱글 숫자라면 그 운동신경과 집념을 인정해줄 만하다.
따라서 보통 골퍼들은 80대 스코어만 내도 아주 좋아한다.
허구한 날 90대 스코어에서 맴돌던 골퍼가 어느 날 80대 스코어를 내면 『드디어 80대에 진입했다』며 날듯이 기뻐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골프에는 「100의 벽」,「90의 벽」,「80의 벽」이라는 게 있다.
비기너(beginner : 초보자)들은 『100만 깨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다가도 세월이 지나 그 벽을 깨면 90대에서 80대 진입을 목표로 한다. 80대를 치면 당연히 목표는 70대로 변한다.
그러나 싱글 핸디캡 스코어인 70대 진입은 골퍼10명 중 9명이 평생 내보지 못하는 스코어로 볼 수 있다.
핸디캡의 개념을 알아두면 설사 골프를 안 치더라도 맞장구는 칠 수 있다.
상담 중이거나 거래처 고객과의 대화에서 골프 얘기가 오갈 때 상대가 핸디캡 7이라고 하는데도 『그래요』하고 끝낸다면 멋쩍은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상대가 「싱글 핸디캐퍼」라 하면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글도 꽤 많이 하셨겠는데요?』정도는 맞장구를 치고, 핸디캡이 15라 하면 『주말 골퍼가 80대를 치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정도는 말해야 순조로운 비즈니스를 기약할 수 있다.
5.
파(par)를 하다, 그러면 파 보다 훨씬 많은 타수를 기록했을 땐?
2온2퍼트, 3온 2퍼트, 4온 3퍼트...
복잡한 것 같지만 알고보면 간단한 이 용어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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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흐름
파4홀을 예로 들 때 골프 게임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파4홀은 두 번 쳐서 그린에 올리고, 그린 위에서 두 번 퍼트해 홀아웃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줄여 말하면 「2온 2퍼트」다.
'온'이라는 것은 「그린에 오른다」는 뜻이다.
파4홀은 337m짜리도 있을 수 있고 395m짜리고 있을 수 있다.
그 거리는 홀마다 다르기 때문에 파4홀은 특별히 단타 골퍼가 아니라면 보통 골퍼들이 두 번 쳐서 그린에 당도 할 수 있는 길이로 보면 된다.
골퍼가 쳐야 하는 파4홀 거리가 350m라고 하자.
그러면 제1타를 쳐서 200m쯤 날린다.
그 200m가 제대로 나갔다면 남은 거리는 150m.
따라서 제2타는 150m 거리에 맞는 클럽을 선택해 샷을 한다.
그 150m 거리를 제대로 내고 방향도 좋았다면 볼은 당연히 그린에 오른다.
볼이 그린에 올라왔다면 퍼터로 굴려 볼을 홀에 넣으면 된다.
이 때 2퍼트에 성공했다면 그것이 「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같은 형태의 「2온 2퍼트」가 뜻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둥근 볼을 골프채로 치면 그 볼은 똑바로 나가는 경우보다 휘는 경우가 더 많다.
제1타가 휘어 숲 속 같은 곳으로 들어가면 그린을 향한 전방이 나무에 가려 칠 수 없는 상황이 흔히 생긴다.
그러면 나무가 없는, 평평하고 시야가 좋은 곳 [골프 용어로 페어웨이(fairway)라 부른다]으로 볼을 쳐내야 한다.
제2타를 옆으로 쳐내면 제3타로 온그린을 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 3타째도 그린에 안 올라가면 4타째로 올려야 한다.
볼이 잘못 맞아 제1타가 50m밖에 안 나간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1타가 50m에 그치면 나머지 거리는 300m. 300m는 물리적으로 아마추어 골퍼가 한 번 쳐 보낼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제2타를 가장 잘 쳐서 갈 수 있는 거리를 200m로 보면 100m가 다시 남는 셈이다.
그 100m에서 3타째를 쳐야 하나 역시 기껏해야 「3온」이 되는 것이다.
파가 얼마건 「파×2」의 타수로 홀아웃라면 흔히들 「더블 파」는 「한국형 조어」다.
엄밀히 「더블 파」라는 골프 용어는 없다.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는 그냥 6타, 8타식으로 숫자로 얘기하고 간혹 파보다 4타 더 친 경우만을 쿼드루플(quadruple : 네 배라는 뜻) 보기라 부른다.
즉 파3홀에서의 7타, 파4홀에서의 8타, 파5홀에서의 9타가 쿼드루플 보기인 셈이다.
6.
요즘 꽃가게에 가장 많이 나온꽃이 프리지어인지라...
돈이냐? 사랑이냐?...심순애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거리냐? 방향이냐?...이건 골퍼들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저같은 초보자는 막무가내로 거리 욕심부터 내지만
핸디캡이 낮은 골퍼일수록 (핸디캡은 그제 공부했죠?)
'방향'을 더 중요시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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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와 방향
앞의 설명을 이해했다면 두 가지 단어가 생각날 것이다.
바로 「거리」와 「방향」이다.
골프는 거리와 방향의 게임이다.
거리는 많이 날수록 좋고 방향은 똑바로 갈수록 좋다.
볼이 나가는 거리가 길면 길수록 골프는 유리하다.
왜냐하면 200m거리의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보다는 20m 거리의 볼을 그린에 올리는 곳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300m홀에서 골퍼가 날린 제1타의 거리가 250m나 됐다면 남은 거리는 50m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1타를 고작 150m 보내는 데 그쳤다면 남은 거리는 150m나 된다.
이 경우 「어느 쪽 골퍼가 볼을 더 쉽게 그린에 올릴 수 있는가」는 불문가지다.
바로 이 같은 속성 때문에 골퍼들은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볼을 날리려 애 쓴다.
그러나 거리가 아무리 많이 나더라도 방향이 나쁘면 전혀 소용이 없다.
볼이 날아간 거리가 250m나 되더라도 볼이 휘며 방향이 어긋나면 그 볼은 숲 속에 쳐박히거나 모래 웅덩이에 빠지는 등 볼을 치기가 아주 어려운 곳에 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다음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리기가 힘들어지고, 결국 한 타를 더 쳐야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제1타뿐만 아니리 그린에 올리려는 샷도 마찬가지.
그린을 향해 제2타나 제3타를 시도했지만 방향이 틀려 그린을 벗어나면 그 다음샷으로 다시 그린을 노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거리가 100m건 10m건 마찬가지다.
결국 골퍼들의 처지에서는 거리도 나고 방향도 좋은 것이 최고다.
그러나 그 같은 능력을 갖춘 골퍼는 아주 드물다.
장타자는 방향이 좋지 않은 게 일반적이고, 방향이 좋은 골퍼는 거리가 안 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을 갖춘 골퍼가 불론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다.
프로 골퍼나 싱글 핸디캡 골퍼들은 그 두 가지 능력을 함께 갖춘 골퍼로 보면 된다.
방향과 거리의 가치는 볼을 홀에 근접시키는 데 있다.
만약 30m 거리에서 홀을 향해 샷을 했는데 A씨는 홀 1m 지점에 붙였고, B씨는 5m 지점에 볼을 정지시켰다면 A씨의 퍼팅이 훨씬 쉬울 것이다.
다시 말해 A씨는 한 번에 퍼팅을 성공시킬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B씨는 2퍼팅을 해다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거리가 안 맞아도 방향이 틀려도 볼은 홀에서 벗어나고 그 골퍼는 그만큼 퍼팅에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마련이다.
결국 퍼팅을 잘 하는 골퍼는 다른 부분의 골프 샷을 잘 하는 골퍼보다 훨씬 유리하다.
300m 거리의 샷을 날렸어도 1m 거리에서 2퍼팅을 하면 200m를 날리고 그 거리에서 1퍼팅을 하는 골퍼에 비해 조금도 나을 바 없다.
300m건 1m건 1타는 1타다
7.
주말에 또 눈이 내려서
북한산이 하얗게 옷을 갈아 입었군요.
정말 아름다운 눈 입니다.
이제 이 눈을 다시 보려면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겠지요?
가는 겨울을 아쉬어하며...."
비록 말은 이렇게 해도,
"우쒸, 주말마다 눈땜시 조지네"
이게 본 마음이죠?
-언더파방 왕짜님의 글인데, 골퍼들의 솔직한 마음인 듯 합니다.^^
오늘은... 골프를 해보겠다고 마음은 먹고 있으나 손발이 따라주지 않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저역시 그렇게 마음만으로 꾸물대기를 1년, 준비해야할 것도 많고 시간도 없는 것 같고 갖은 핑계가 다 가로막았습니다.
그러다 얼떨결에 연습장에 등록해보니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걸 왜 꾸물거렸나?'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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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시작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일단 골프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골프의 1%도 채 모르는 상태지만 실행하고픈 욕망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배우고는 싶지만 어떻게, 어디에서 배울지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할 것 없다.
길을 가다 보면 높이 망이 쳐진 곳이 많은데 그 곳이 바로 골프연습장이다.
집이나 회사 근처의 그러한 연습장에 가서 한마디만 하면 된다.
... 『골프 배우러 왔다』고...
그러면 연습장 사용료를 내고 등록을 권할 것이고 레슨 프로를 소개해줄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모든 세상사와 마찬가지로 그냥 흘러가게 돼 있다.
연습장에는 무료로 빌려주는 연습용 대여채가 있으니, 당장 골프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망이 쳐진 연습장이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빌딩 안에 만든 인도어(indoor)연습장도 많은데, 그 곳도 초보자가 처음에 기본기를 배우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레슨을 철저히 받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골프에 독학은 없다.
레슨 비용 아끼려 혼자 하려면 아예 시작을 않는 편이 낫다.
사람들 중에는 10년 전부터 「골프를 배워야지, 배워야지」하며 다짐 하다가 아직까지 못 배운 이도 많을 것이다.
말로만 「배워야지」하고, 머릿속으로만 「배울 필요가 있다」고 되뇌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게「배워야지」 생각만 하다가 1년이 가고 2년이 간다.
아마 주위의 숱한 박 이사, 이 부장, 김 과장, 등이 그와 같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 「배워야겠다고」 판단하면 연습장으로 직행해 등록부터 해야 한다.
일단은 저질러야 시작이 되는 법.
허송세월 끝에 늙어 배우려 하면 젊은 시절보다 몇 배는 더 고생한다.
골프를 배우고는 싶은데, 듣자하니 부킹도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해서 망설이는 사람도 꽤 든다.
그러나 배우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골프를 하나의 「운동」으로 생각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골프 역시 수영이나 테니스와 마찬가지 개념으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운동이 부족하다며 한탄만 하지 말자.
골프는 억지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입문으로는 최고다.
골프에 몰입하는 속성이나 그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얘기하겠다.
8.
꽃샘바람이 쌩쌩 불고 있습니다.
지독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의 마지막 시샘이라 생각하니...
이 추위가 애잔하게 느껴집니다.
좀만 참으십쇼...이제 따뜻한 봄날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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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 홀, 롱 홀
골프의 기록 중 가장 값진 것이 앨버트로스(albatross)다.
미국에서는 더블 이글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파보다 3타 적은 타수로 홀인하는 것을 뜻한다.
즉 파5홀에서 2타 만에 볼을 홀에 넣는 경우다.
만약 파4홀에서 제 1타를 그대로 홀인시켰다면 홀인원 겸 앨버트로스가 되는 셈이지만 파4홀이란 골퍼가 두 번 쳐서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상식이기 때문에 거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파5홀은 장타자의 경우 거리상으로 2타 만에 홀이 있는 그린까지 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50m의 파 5홀이면 드라이버 샷을 250m, 그리고 세컨드 샷을 200m 날리면 되는데, 그 200m짜리 세컨드 샷의 거리와 방향이 기가 막히게 맞아 볼이 직경 10.8㎝의 구멍에 그대로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앨버트로스는 「장타와 정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을 의미한다.
결국 앨버트로스는 홀인원보다 희귀한 기록으로서, 프로 골퍼들도 일생에 한번 하기가 어렵다. 하물며 아마추어 골퍼가 기록했다면 「가문의 경사」가 된다.
앨버트로스나 홀인원ㆍ이글 등은 골퍼가 노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치고 보니 그렇게 됐다』는 식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기록」을 내면 두고두고 가슴이 뿌듯해지는 속성이 있다.
「평생의 골프 농사를 다 지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골퍼들의 대화에는 「쇼트 홀, 미들 홀, 롱 홀」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그 의미는 소트 홀이 파3홀, 미들 홀이 파4홀, 롱 홀이 파5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이나 일본에서만 통하는 표현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골퍼들이 의미하는 쇼트 홀이나 롱 홀은 그 의미가 다르다.
즉 쇼트 홀은 파에 관계없이 거리가 짧은 홀을 뜻하고, 롱 홀은 반대로 거리가 긴 홀을 뜻할 뿐이다.
즉 파4홀이라도 거리가 300m 정도로 짧으면 쇼트 홀이고, 파4홀 거리가 400m 정도로서 긴 편이면 롱 홀이라 표현한다.
파5홀이라도 거리가 440m정도로 짧으면 쇼트 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들과 라운드 할 경우에는 그 「의미의 다름」을 알아둬야 한다.
400m가 넘는 파4홀에서 외국인이 『롱 홀이냐?』고 물었을 때 『아니다』라고 대답하면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요즘은 국제적 비즈니스가 워낙 많고 , 그러다 보니 외국 거래처와의 골프 만남도 흔하다.
실용성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구미 사람들은 골프에서도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습관이다.
파에 관계없이 7타를 쳤으면 그냥 「세븐」이고, 미들 홀이 아니라 그냥 파4홀이다.
따라서 그들과의 골프에서는 「더블 파나 롱 홀」같은 조어보다는 무엇이든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의사소통에 좋다
9.
이 코너를 골프를 이제 마악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권해주세요.
그분들의 골프입문을 도와드리고 싶거든요.
그리고 기본없이 그냥 채를 휘두르는 것으로 시작하신 분들도
계속 읽으시면 큰 도움이 될겁니다.
이번주중에 드디어 3월이 시작되네요.
3월을 희망삼아 월요일을 힘차게 시작하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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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구성
쉽게 설명해 골프 코스는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와 페어웨이, 그리고 그린으로 구성된다.
티잉 그라운드는 그 홀에서 첫 샷을 날리는 곳으로 지면은 평평하다.
티잉 그라운드와 퍼팅을 하는 그린 사이에 있는 것이 페어웨이다.
페어웨이는 볼을 치기 좋게끔 잔디를 다듬어놓은 곳으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치는 샷(티샷)의 목표지점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사이에는 페어웨이뿐만 아니라 연못이나 개울도 있고 모래웅덩이도 일부러 만들어놓는다.
연못이나 개울 등 물이 있는 곳을 워터해저드(water hazard), 모래웅덩이는 벙커(bunker)라고 보통 부른다.
코스에 워터 해저드나 벙커를 만들어놓는 목적은 공략적 묘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볼이 해저드에 빠지면 「타수의 손해」가 따르게 마련이다.
만약 해저드와 같은 「트러블(trouble : 장애물)」이 없으면 볼을 똑바로 치는 사람이나 삐딱하게 치는 사람이나 별반 차이가 없게 되는데, 이는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규칙편에서 설명하겠지만 볼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 1타의 손해를 입게 마련이고, 벙커에 빠지면 모래 위의 볼을 쳐야 하기 때문에 거리상의 불이익을 받을뿐더러 치기도 힘들다.
페어웨이 양 옆에는 또 러프(rough) 지대가 있다. 러프는 숲 가까이에 있는 풀이 긴 지역으로서, 볼 방향이 나빠 페어웨이에 안착하지 못하고 이곳에 정지하면 풀이 길어 볼을 치기가 힘들다.
그러나 벙커나 러프는 규칙에 따른 「명백한 1타 손해」는 없고, 다만 볼을 치기 어려운 지역일 뿐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대개 티(tee : 재질은 나무가 대부분이다.)를 꽂고 그 위에 볼을 올려놓고 친다.이를 티업(tee up)이라 한다.
티업은 티잉 그라운드에서만 허용되고, 그 다음 샷부터는 절대 볼을 건드리지 않고 「놓여 있는 그대로 치는 것」이 철칙이다.
티업을 허용하는 것은 거리를 내라는 의미다.
잔디 위의 볼은 잔디와 볼 사이의 간격이 없기 때문에 볼과 클럽의 정확한 접촉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티업을 하면 그 간격이 생기므로 손쉽게 볼을 칠 수 있다.
거리가 짧은 파3홀을 제외한 파4, 파5홀에서는 대개 드라이버로 티샷을 한다.
드라이버는 골프 클럽 중 클럽 자체의 길이가 가장 긴 클럽이다.
이는 50㎝ 막대기로 볼을 치는 것과 1m 막대기로 볼을 치는 경우 중 어느 쪽이 더 멀리 날랄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된다.
골퍼들이 우러러보게 마련인 장타자는 바로 드리이버 샷을 남들보다 멀리 날리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드라이버 샷을 멀리 보내면 홀까지의 남은 거리가 가까워져 그만큼 유리한 경기를 하게 된다.
10.
경기도우미 언니가 "빠삐 드려요?"라고 물었습니다.
처음엔 "빠삐"가 음료수나 먹는 것 이름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전 나중에 먹을게요"라고 답한 적도 있었습니다.
"빠삐"가 "배피"의 된발음이란걸 몰랐을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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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은 14개
골퍼가 갖고 다닐 수 있는 골프채는 14개다.
규칙상 덜 가지고 다니는 건 「골퍼 맘대로」이지만 더 많이 갖고 다니면 안 된다.
골퍼들이 평균적으로 지니고 다니는 골프채는 우드 3개, 아이언 9개, 퍼터1개, 등 13개로 볼 수 있다.
물론 우드를 몇 개 더 갖고 다니는 대신 아이언 개수를 줄이거나 그 반대도 전혀 상관없다.
우드는 헤드 모양이 「잘린 찐빵」같이 둥그스름하게 생긴 것이고, 아이언은 말 그대로 삼각형 모양의 철판 형태다.
퍼터는 직사각형 형태로서, 볼을 때려 굴리게끔 되어 있다.
골프 클럽은 크게 이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용도는 각기 다르다.
간단히 정의하면 우드는 볼을 멀리 보내기 위한 클럽이고, 아이언은 알맞은 거리에 따라 골라 쓰는 클럽이다.
우드나 아이언이나 각 클럽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1번 우드가 바로 드라이버이고 3번 우드는 스푼(spoon)이라 부른다.
2번 우드는 브라시, 4번 우드는 배피, 5번 우드는 크리크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드라이버와 스푼을 빼놓고는 「몇 번 우드」식으로 부른다.
아이언은 보통 3번부터 시작되는데, 9번까지 갖고 다니다.
여기에 피칭 웨지(pitching wedge)와 벙커 샷을 할 때 쓰는 샌드 웨지(sand wedge)가 필수적으로 포함돼 총 9개의 조립이 된다.
우드나 아이언은 공히 클럽 자체의 길이에 따라 번호가 매겨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1번 쪽으로 갈수록 더 긴 클럽이며 우드가 아이언보다 길이가 길다.
따라서 골퍼들의 클럽 중 가장 긴 클럽은 드라이버이며, 퍼터를 제외하고 가장 짧은 클럽은 샌드 웨지로 보면 된다.
클럽 자체의 길이가 길수록 거리를 더 많이 낼 수 있다.
따라서 거리가 많이 나면 날수록 좋은 티샷은 드라이버로 치고, 드라이버로 치고 난 후 그래도 거리가 많이 남으면 드라이버 다음의 거리용 클럽인 페어웨이 우드(드라이버를 제외한 우드의 총칭)로 치는 식이다.
만약 홀까지 남은 거리가 130m라면 골퍼는 6번이나 7번 아이언 등 거리에 맞는 클럽을 골라 치면 되고, 100m가 남으면 그 거리에 맞는 9번 아이언이나 피칭 웨지로 치는 식이다.
우드나 아이언은 모두 볼과 접촉하는 헤드 페이스가 기울어져 있는데 그 각도를 로프트(loft)라 한다.번호가 클수록 로프트가 크다.
예를 들어, 2번 아이언의 로프트는 대개 22。쯤 되고 9번 아이언은 46。 쯤 된다. 로프트가 크다는 것은 볼이 높이 뜬다는 의미다. 보통 2, 3, 4번 아이언을 롱 아이언, 5, 6, 7번 아이언을 미들 아이언, 8, 9번 아이언을 쇼트 아이언이라 칭하는데, 쇼트 아이언이나 그 밑의 웨지 쪽으로 갈수록 채 길이가 짧아지고 로프트는 커진다.
이는 쇼트 아이언 쪽으로 갈수록 불이 높이 뜨며 거리는 짧게 나지만, 그 방향의 정확도는 높아진다는 의미다
11.
클럽별로 일정한 거리를 딱딱 갖게된다면...?
350미터이면 200미터를 드라이버로 보내고 130미터를 6번 아이언으로 보내고 나머지 20미터는 피칭웨지나 퍼팅으로 마무리!
코스 공략이 얼마나 간단해질까요?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골퍼들이 그토록 열심히 연습을 하는 이유중의 큰 부분이
클럽별로 확실한 거리를 갖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드라이버나 7번 우드나... 거리가 대동소이한 방앗간집 세째딸
(오늘 명월관에 보니 누가 저를 그렇게 표현하셨더군요^^)
●클럽별 거리
골프 클럽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클럽별 거리는 골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는 <표>와 같다.
물론 이보다 적게 나가는 골퍼도 많을 텐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기죽을 필요는 전혀 없다.
9번 아이언으로 150m를 날려도 방향이 좋지 않아 그린에 안 올라가면, 100m를 9번 아이언으로 쳐 온그린시키는 골퍼에 비해 하등 나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클럽 거리
드라이버 …… 200m
3번우드 …… 180m
4번우드 …… 170m
3번아이언 … 160m
4번아이언 … 150m
5번아이언 … 140m
6번아이언 … 130m
7번아이언 … 120m
8번아이언 … 110m
9번아이언 … 100m
피칭웨지 …… 90m
샌드웨지 …… 70m
<표>아마추어 골퍼의 클럽별 평균거리
솔직히 드라이버 샷의 평균거리가 200m라고 도표에 표시에 했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이 200m를 건실히 날리면 대단히 만족스런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 프로들의 경우 맘 먹고 때리면 300m도 쉽게 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세게 칠 경우 볼이 휠 가능서이 많기 때문데 「살살」쳐서 평균 230∼250m 정도 날린다.
이러한 드라이버 샷은 주로 파4홀과 파5홀에서 이용한다.
거리가 짧은 파3홀은 그 홀의 거리에 맞는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를 선택해 치는 식이다.
예를 들어, 거리가 143m의 파3홀이라면 5번이나 6번, 7번 아이언 같은 클럽 중 자신의 거리에 걸맞은 클럽을 선택해 샷을 하는 것이다.
물론 클럽 선택은 골퍼의 자유이므로 140m에서 드라이버를 쳐도 전혀 상관없다.
프로들의 경우 거리가 비교적 짧은 파4홀에서도 롱아이언으로 티샷하는 예가 많은데, 이는 우드에 비해 아이언 샷의 정확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아이언 샷부터 연습한다.
이는 채의 길이가 우드에 비해 짧아 컨트롤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즉 쇼트 아이언으로 갈수록 채를 다루기가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의 길이가 짧다는 것은 볼과 골퍼와의 거리가 가깝다는 말이고, 그만큼 정확하게 칠 수 있다는 의미다.
주말 골퍼들이 3번이나 4번 아이언 같은 롱 아이언을 이용해 온그린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열 번 중 한두 번으로 본다면 9번 아이언으로 칠 경우 열 번 중 다섯 번 정도로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골퍼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드라이버 샷을 짧은 클럽으로 쳐 온그린 가능성을 높이려 하기 때문이다.
12.
골프볼이 탁구볼처럼 밋밋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저같은 사람은 200타 정도를 쳤을것 같습니다)
골프볼의 곰보에 얽힌 사연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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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이 뜨는 이유
골프 볼이 높이 떠 멀리 날아가는 것은 딤플 (dimple) 때문이다.
딤플이란 골프 볼 표면을 원형으로 약간씩 판 구조를 뜻하는데, 그 개수는 골프 볼 브랜드에 따라200∼500여 개로 다양하다.
골프 볼의 크기는 일정하기 때문에 딤플 수가 많으면 딤플 크기가 작고, 딤플 수가 적으면 딤플 크기가 크다고 보면 된다.
클럽 헤드로 볼에 힘을 가하면 그 볼은 받은 힘만큼 앞으로 나가게 된다.
그런데 만약 딤플이 없이 볼 표면이 매끈매끈하다면 그 볼은 「받은 힘」이 소진되는 즉시 떨어지게 된다.
딤플이 없으면 아무리 힘껏 쳐도 수십 미터 나가는 데 그칠 것이다.
그러나 딤플이 있으면 공기와 딤플의 작은 반원형 구멍이 마찰을 일으키며 부력이 생기게 되고, 그 부력으로 인해 볼이 뜨며 거리도 나는 것이다.
여기에서 구질을 죄우하는 것이 바로 스핀(자회전)이다.
어떤 클럽이 건 볼을 때리면 헤드의 로프트로 인해 일단 볼이 뒤로 도는 백 스핀이 걸리게 된다. 볼에 걸린 백 스핀과 공기마찰로 인해 볼은 뜬다.
문제가 되는 것은 볼이 옆으로 도는 사이드 스핀이다.
클럽 헤드 페이스와 볼이 스퀘어로 맞닥뜨리면 백 스핀만 걸리겠지만 비껴 맞으면 사이드 스핀까지 걸린다.
물론 백 스핀과 사이드 스핀이 따로따로 걸리는 것은 아니고 비스듬한 형태의 스핀이 걸린다는 얘기다.
임팩트 직후에는 볼이 처음 가해진 힘의 방향대로 나간다.
그러나 볼에 사이드 스핀이 걸려 있으면 어느 정도 나가던 볼이 그 사이드 스핀의 영향으로 방향이 틀어지게 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도는 사이드 스핀이 걸려 있으면 볼은 오른쪽으로 휘며 슬라이스(slice)가 나고, 스핀이 그 반대방향으로 걸려 있으면 볼이 왼쪽으로 휘는 훅(hook)성 구질이 나타나는 것이다.
골프 볼에 백 스핀이 걸리는 이유는 클럽 헤드 페이스의 구조와 딤플 때문이다.
헤드 페이스를 보면 가로로 길게 패인 홈이 있다.
그 홈을 골프 용어로는 그루브(groove)라 한다.
헤드로 볼을 치면 그루브와 딤플이 접촉해 볼이 스스로 뒤로 도는 백 스핀이 걸리는 것이다.
유명 프로들의 아이언 샷을 보면 볼이 그린에 떨어진 후 위로 끌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볼에 가해진 백 스핀 때문이다.
프로들의 경우 임팩트가 워낙 강하고 정확해 그린에 볼이 떨어진 후에도 백 스핀이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는 『앞으로 나가는 볼은 역시 앞으로 나간다』는 「상식적 방향」대로 볼이 그린에 떨어져도 그냥 앞으로 구르거나 그 자리에 서는 것으로 그친다.
13.
골프샵에 가서 볼을 사려면 [비공인구]라고 적혀있는 것이 있습니다.
비공인구가 된 특장점이 있겠지만 그러나 그 볼은 프로건, 아마추어건 공식 시합에서는 사용할 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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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구
골프의 속성이나 구질 등을 공부한 골퍼들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골퍼들은 볼은 멀리 칠수록 좋다. 그러면 골퍼의 능력에 관계없이 과학적ㆍ기술적으로 멀리 나가는 볼을 만들면 될 것 아닌가? 1969년에 달나라를 다녀온 인간이 멀리 나가는 볼을 만들지 못할 리 없다. 또 거리를 멀리 보내는 게 최고라면 장타자만이 모든 세계 골프대회에서 우승 할 수 있는 것인가?』
이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세상일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볼 제조업체에 따르면 지금보다 멀리 날아가는 볼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멀리 날아가는 볼」이 등장하면 전세계의 골프 코스를 전부 다시 지어야 한다.
500m 거리의 파5홀을 다 1타에 올릴 수 있으면 그건 파5홀의 의미가 없어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프에는 「공인구」라는 제도가 있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나 미국골프협회(UCGA)는 볼의 총거리 기준」을 만들어 그에 부합되는 볼만을 공인구로 인정한다.
이들 협회의 총거리 기준은 볼의 평균비행거리와 굴러가는 거리를 합해 256m(280야드)이고 허용오차는 6%다.
즉 256m보다 6% 이상 더 나가거나 덜 나가면 공인이 안 되는 셈이다.
물론 볼의 테스트는 그들이 인정한 장치와 일정한 온도 조건에서 해야 한다.
현재 시판되는 국산 골프 볼이나 외제 브랜드 볼은 거의 모두 공인구다.
세계의 어떤 골프 시합도 공인구를 사용해야 한다.
아마추어 역시 공인구를 써야 홀인원 등의 기록이 공식 인정됨은 물론이다.
이 같은 「규칙」에 따란 골프는 영원히 유지되고 어떤 「변질」을 막고 있는 셈이다.
세계장타대회에서 우승한 사람들은 400m도 날린다.
그러나 그들은 묘기꾼일 뿐이지 선수는 못된다.
100번 쳐서 볼이 100번 목표대로 향하면 장타의 의미가 있겠지만,
100번 쳐서 50번만 정확하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골프는 볼의 거리에 덧붙여 퍼팅이나 벙커 샷 등 기술적 능력을 요구하고, 슬기롭게 위기를 넘기는 전략도 중요하다.
이 모든 복합적 능력을 겸비해야 골프를 잘 치는 것이다.
장타가 골프의 기본요소이기는 하지만 실제 스코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사실 골프의 스코어를 좌우하는 것은 장타가 아니라 퍼팅이다.
골프는 홀당 2퍼팅, 즉 파72 코스에서는 36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만약 홀당 3퍼팅을 한다면 무려 18타나 더 치는 셈이다.
그래서 흔히 『드라이버는 쇼이고 퍼팅은 돈이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골프에서는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대부분의 능력은 거의 비슷해지기 때문에 오로지 퍼팅 능력에 따라 승부가 갈라진다고 보면 된다
14.
맥주이름에 불과하던 'OB'가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정말 듣고 싶지 않은,
얼굴 노오래지는 단어가 됩니다.
그들이 끔찍이 싫어하는 'OB'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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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골퍼들의 대화에는 「OB」라는 단어가 흔히 등장한다.
『어제는 OB를 세 방이나 냈어』하는 식이다.
OB(out of bounds)란 말 그대로 울타리 바깥, 즉 「골프장 바깥」을 의미하는데 골프에서는 「플레이 금지구역」을 뜻한다.
그러나 골프장 밖이 아니더라도 코스 내의 골짜기나 숲 속 등 볼을 치기가 아주 어려운 곳도 OB로 설정해 아예 다시 치게 하는 것이 골프장의 일반적 관행이다.
둥근 볼은 워낙 잘 휘기 때문에 골퍼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볼이 OB쪽으로 난다.
OB가 나면 그 곳은 플레이 금지구역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칠 수는 없고 원래 치던 곳에서 다시 쳐야 한다.
다시 치는 것까지는 좋지만 유감스럽게도 거기에는 1벌 타가 따른다.
치지 말라는 곳으로 볼을 보냈으니 벌타가 따르는 것인데, 벌타가 없다면 제대로 친 골퍼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OB의 벌타는 1타지만 실제로는 2타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왜냐하면 그 전에 쳐서 나아가야 할 거리를 다시 쳐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질적 2타 손해」 때문에 OB가 나면 그 홀은 잘 해야 더블 보기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OB는 골퍼들이 가장 피해야 하는 지역이자, 가장 싫어하는 용어다.
파를 잡는 것이 골퍼들의 목표인데 기본적으로 2타가 덧붙여져서 잘 해야 더블 보기이니 OB를 금기시하는게 당연하다.
물론 OB는 홀마다 설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코스 구조에 따라 간혹 가다 있으며 골프장에 따라서는OB가 거의 없는 곳도 있다.
골프 문외한들에게 OB는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그러나 직장 상사나 골프 치고 돌아온 남편이
『그 원수 같은 OBㆍㆍㆍ』운운하면 『아, 샷이 아주 엉망이었구나』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골프란 무엇인가》는 골퍼들이 아직 골프를 시작하지 않은 아내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싶다.
90대 후반을 치던 이 부장이 어느 날 버디를 세 개나 잡고 생애 최고의 기분으로 귀가해 『나 버디 세 개나 잡았어』하며 외쳐도 아내의 반응이 『버디가 무슨 새 이름인가요?』하면 금세 기운이 빠진다.
이 같은 관점은 물론 남편의 위치에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내 역시 「남편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통해서 미래를 위한 자신의 골프를 추구할 수 있다.
가족들이 골프의 흐름을 알면 그 구성원들 사이의 대화는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풍성해지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의미이리라.
15.
●공평한 게임
골프는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게임이다.
그러나 아무리 자연과 함께 하는 경기라 해도 코스에는 불가피하게 사람의 손이 가게 마련이고, 사람이 만든 물건이 코스에 설치되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잔디에 물을 뿌리려면 스프링클러 시설이 들어가야 하고 골프장 바깥과 경계를 지으려면 울타리도 쳐야 한다.
그런데 골프 볼은 치는 사람 의도와는 다르게 날아가게 마련이어서 그 같은 「인공물」에 볼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럴 경우는 어떻게 처리될까?
바로 이 점에서 골프의 공평함, 골프의 공정함이 나타난다.
골프는 워낙 자연을 중시하는 게임이라 사람이 만든 물건, 즉 「인공물」은 철저히 배제한다.
페어웨이 한복판으로 기막히게 볼을 쳤는데도 그 볼이 쇠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프링클러 뚜껑 등 인공물 위에 멈춰 선다면 그건 아주 공평치 못하다.
그래서 그 같은 경우를 대비해 「무벌타 드롭」이라는 제도가 있다.
다시 말해 볼이 인공물 위나 곳, 밑에 있을 때 또는 그 인공물로 인해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경우,홀과 가깝지 않고 그 인공물이 없는 곳에 벌타 없이 볼을 드롭하고 치면 되는 것이다.
이는 골프 규칙의 「장애물 편」에 명시돼 있는데 그 장애물의 의미가 바로 「모든 인공물」이다.
실상 장애물뿐만 아니라 공평함이 위협받는 경우에는 늘 무벌타 드롭이 가능하다.
비가 와서 일시적으로 어느 한 곳에 물이 고여 있고 볼이 그곳으로 가면, 그 경우 역시 그 물을 피해 드롭할 수 있다.
그러한 물을 「캐주얼 워터」라고 하는데, 운이 나빠 맞닥뜨리게 되는 캐주얼 워터에서 그냥 치는 것도 불공평하다는 개념이다.
장애물 중에도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과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나눠 그 처리방법을 각기 달리하기 때문에 더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골프 입문자들은 우선 이와 같은 「공평함」도 골프의 속성임을 알아둬야 한다.
자연과 가장 밀접한 게임인 골프는 얼마든지 「자연 형편에 맞춰」경기가 이뤄진다.
미국이나 영구 등에는 18홀 코스의 파가 70짜리도 있고 73짜리도 있으며 69짜리도 있다
심지어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곳에는 파45나 54짜리 골프장도 수두룩하다.
전체 코스의 파가 그렇다면 당연히 각 홀의 파도 달라질 수 있다.
파가 73이 되려면 파72홀 코스보다 파4홀이 하나 젓은 대신 파5홀이 하나 더 많을 수도 있고 파6짜리 홀을 만들 수도 있다.
이 같은 개념은 「사용가능한 자연」에 맞춰 코스를 얼마든지 「조정」해도 된다는 얘기다. 다만, 워낙 「정통파」를 좋아하는 우리나라만 이 파72를 고집하고 있는 양상이다.
16
골프를 시작하고 '나는 운동의 지진아인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가만히 서있는 볼하나 제대로 쳐내지 못하는 나를 보며 자존심도 많이 상했었지요.
왜 골프는 쉬운듯, 쉽지 않은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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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볼 치기
골프는 「죽은 볼」을 치는 운동이다.
탁구ㆍ야구ㆍ테니스 등은 살아 움직이는 볼을 반사동작으로 치는 운동이지만, 골프는 죽은 듯이 가만히 있는 볼을 골퍼의 의지대로 치는 운동이다.
골프에는 또 동작을 방해하는 수비수도 없고 볼의 진로를 가로막는 네트도 없다.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 볼을 날리든, 1,000m를 날리든 10m를 날리든 전혀 상관없다.
골프에는 무한한 자유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무리 무한한 자유가 주어져도 죽은 볼 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가만히 있는 볼 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네.』
골프 입문자들이 최초로 하는 소리다.
그 이유는 골프의 모든 동작이 이제까지 해왔던 것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몸을 앞으로 굽히는 동작은 일상생활에서 늘 취하는 동작이지만, 몸을 옆으로 90。 각도로 돌리는 골프 스윙은 태어나서 거의 처음 해보는 동작이다.
또 볼을 손으로 직접 다룬 적은 많았지만, 골프채라는 「막대기」를 통해 치는 것은 어릴 때의 「자치기」 말고는 처음이다.
왼손 위주로 골프채를 잡고 왼쪽 몸 위주로 스윙하라는 것도 오른손 위주의 생활습관으로 길들여진 골퍼들에게는 어색하다.
골프의 이 같은 동작은 평생 써먹지 않았던 「근육」들을 끄집어내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골프근육」은 일상생활에서 거의 쓰여지지 않은 근육으로서, 그걸 나이 마흔이 넘어 새삼 쓰라 하니 동작 자체가 뻑뻑하고 처음에는 아픈 곳도 많이 생긴다.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볼을 끝까지 봐야 한다』는 주문이다.
죽은 볼을 일단 치면 그 볼이 어디로 어떻게 날아가는지 보고 싶은 게 인간의 속성이다.
그래서 골퍼들은 클럽과 볼이 접촉하기도 전에 머리를 번쩍번쩍 들게 마련인데, 바로 이 점이 골프 스윙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부분이다.
이는 본능을 의지로 제압해야 하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안 쓰던 근육을 써야 하고 본능과 반대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속성 때문에 골프는 「독학」이 안 된다.
모든 스포츠는 「폼」이 생명이다.
폼이 좋아야 기량도 좋다.
더욱이 골프는 늙어 죽을 때까지 할 운동인데 폼이 나쁘면 평생 그 폼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이왕이면 보기에 아름다운 게 좋은 법이다.
처음 배울 때의 자세가 평생 골프를 좌우한다.
「좋은 폼」은 두말 할 것 없이 전문가로부터 배워야 한다.
여러 속성상 골프에 독학은 불가능하다.
설사 독학에 성공한다 해도 그 독학에 따르는 시간손실은 엄청나다.
레슨 프로의 한 마디면 고쳐지는 것을 나홀로 열흘 동안 헤매는 식이다
17.
대한민국 골프 입문자중 이 얘기 안 들어본 사람 있으면 손들어보셔요.
"1년후 싱글되시겠구려"
그 말에 들떠서 자만해지기 쉽습니다.
잘 받던 레슨을 종료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천하의 타이거우즈도, 니클로스도 평생 레슨을 받고 있다는 사실!
레슨은 대체 얼마나 받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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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골프 레슨의 기간은 적어도 1년이고 길게 잡자면 평생이다.
평생이라고 얘기는 했지만, 그러한 아마추어 골퍼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러나 천하의 잭 니클로스조차 1주일에 한번은 스승인 잭 그라우트를 찾아가 점검을 받았다는데서 끊임없는 레슨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결론적으로 레슨은 오랫동안 받으면 받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적어도 골프 입문 후 2년 정도는 꾸준히 받았으면 한다.
그러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실제 상황은 몇 개월 레슨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2∼3개월 배워 일단 필드에 나가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멋대로 친다.
레슨 비용 내기도 아깝고, 레슨 프로 만나려고 애쓰기도 싫고, 혼자 히도 된다는 생각에 「나홀로 연습」을 시작한다.
게다가 아예 필드행에만 신경을 쓰는 골퍼도 생긴다.
이 같은 「나홀로 골프」의 결과는 보나마나다.
몇 개월 배운 공도 물거품이 된 채 혼자만의 스윙이 자리잡는다.
초보자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초보자 치고는 아주 잘 치시는데요』와 『1, 2년 지나면 금방 싱글 핸디캐퍼가 되시겠는데요』다.
이 말은 초보자들을 고무시킨다. 그러나 꿈은 일찍 깨는 것이 좋다.
그런 말은 누구나 들어왔고 누구나 하는 말이다.
그런 말에 현혹돼 「정말 잘 치는 실력」으로 착각하는 것이 불행의 시작이요, 고생의 시작이다.
대부분 골퍼들이 평생 90대에서 헤매며 보기 플레이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은, 바로 「골프, 별것 아니군」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레슨을 멀리하기 때문이다.
『1년만 지나면 펄펄 날 것 같다』는 그 「1년」이 10년이 되고 20년이 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이 골프 스윙도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골퍼들 중에 유망주로 세간의 주목을 받다가 사그라드는 이유는 중간에 레슨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반면에 세월이 갈수록 꾸준히 스코어가 줄고 견고한 스윙을 하는 골퍼는 줄기차게 레슨을 받아온 사람들이다.
드물긴 해도 독학으로 골프를 잘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1,000명 중 한 명꼴의 골프 천재이거나 남이 1시간 연습하면 10시간 연습하는 끈기의 소유자들이다.
당신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또한 골프는 배울 때 집중적으로 배워야 한다.
사실 골프에 입문하게 되면 집중하지 말라고 해도 집중하게 되지만, 우선 마음의 자세를 다부지게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배울 때 제대로 배우려는 진지하고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평생스윙」의 기초를 굳힐 수 있다.
처음 연습장에 나가 레슨을 받기 시작하면 「느린 진도」에 갑갑한 마음이 생기겠지만 절대 초조해할 필요 없다.
「늦어도 제대로」가 골프 스윙 만드는 데는 최고다.
18.
●메이저 대회
일단 골프에 입문하면 TV중계나 신문의 골프 기사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관심이라고 했지만 실은 관심이라고 했지만 실은 관심 정도를 떠나 「골」자가 들어가는 모든 기사에 저절로 눈이 가며 그러한 기사만을 골라 읽게 된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메이저 대회」다.
골프의 메이저 대회란 어떤 대회를 가리킬까?
메이저 골프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4개 대회를 뜻한다.
즉 US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 오픈, 그리고 USPGA선수권대회다.
US마스터스는 1935년 미국의 전설적 아마추어 골퍼 보비 존스가 창설한 대회로 대회 장소가 매년 바뀌는 여느 메이저와는 달리,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터내셔널GC 한 군데에서 열린다.
매년 4월 둘째 주에 개최되어 그 해의 메이저 대회 출발을 알리는 이 대회는 입장권도 지정 관중에게만 팔고, 대회기간 중 모든 광고행위가 금지되는 등 독특한 방식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스터스하는 대회명칭은 유럽의 던힐 미스터스나 호주의 호주 마스터스 등 미국 이외의 나라에도 많은데, 모두 US마스터스의 명성을 추종하는 셈이다.
매년 6월 열리는 US오픈은 한국 오픈과 같은 미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며, 매년 7월 열리는 브리티시 오픈은 골프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영국의 간판대회다.
브리티스 오픈은 1860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 127회를 맞이한 세계 최고역사를 자랑하는 대회다.
또 USPGA선수권대회는 매년 8월 열리는데, 프로 골퍼들만이 참여하는 가장 수준 높은 경연장이다.
이 4개 대회의 우승은 세계 모든 프로 골퍼들의 꿈이다.
메이저에서 한번 우승하면 프로로서 평생의 과업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즉시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대우받는다.
전세계의 수많은 스타급 골퍼들 중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한 선수는 단 다섯명뿐이다. 잭 니클로스, 게리 플레이어, 벤 호건, 진 사라센, 타이거우즈가 그들이다.
천하의 아놀드 파머나 톰 왓슨도 USPGA선수권에서만은 우승을 못해 평생의 한이 되고 있다.
물론 한 해에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기록은 없다.
프로대회의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던 20∼30년 전에도 그러한 대기록이 세워지지 않았으니 요즘에야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한 해에 4개 메이저 대회를 연소 제패하는 그랜드 슬램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꿈의 기록」이다. 연도에 관계없이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선수만 출현해도 그 선수는 전설적 골퍼가 될 만하다.
이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은 TV나 골프 중계나 골프 비디오를 자주 보면 말귀를 알아들으라는 의미다.
알건 모르건 유명 프로들의 스윙을 자주 보고 그 이미지를 간직하는 것이 자신의 스윙 구축에 도움이 된다.
또 골프 프로그램을 보며 골프 대회 진행에 대한 지식도 익히고 재미도 느껴보는 게 골프의 빠른 이해에 좋다.
19.
●학설도 갖가지
골퍼들은 누구나 자신의 「골프 학설」을 갖고 있다.
골프 선생 아닌 골퍼 없듯이, 골퍼들에게 말을 시키면 예외 없이 『이렇게 저렇게 쳐야 한다』는 장광설이 뒤따를 것이다.
연습장의 풍경이 바로 그와 같다.
비기너가 연습할라치면 어느 누군가로부터 레슨이 시작된다.
누군가 다가와 하다못해 『머리가 너무 움직이는데요』 식으로라도 선배 티를 낸다.
모든 게 신기할뿐더러 기존 골퍼들을 다 자신보다 잘 치는 골퍼로 보이니 비기너들은 그들의 말을「그런 건가 보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볼 맞추기에도 힘겨운데 남들은 시원스레 볼을 쳐대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 법이다.
이리 끌려다니고 조리 끌려다니다 보면 머리만 복잡해지고 스윙이 갈피를 잃는다.
예를 들어, 자신은 백스윙할 때 왼팔을 펴는 것으로 배우고 있는데, 어쩌다 『왼팔을 펴려고만 하면 몸이 너무 경직되니 크게 신경 쓰지 말게』하는 소릴 듣는다.
그러면 「팔이 굽어도 되는구나」라는 개념이 자리잡으며 정도 이상으로 파이 굽는 식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처음에는 그저 한 사람으로부터 일관성 있게 레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 석 달이 자신의 평생 스윙, 평생 골프폼을 좌우하므로 이때 잘 배워야 평생이 편하다. 골프 입문자는 가르치는 사람을 신뢰하고, 그 가르침을 불변의 진리로 알고 따르는 것이 최선책이다.
골프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전화를 받는다.
그 중에는 『어느 연습장 누구에게 배우는 게 좋겠느냐?』는 질문도 있다.
「제대로 배우겠다」는 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답은 한 가지뿐이다.
「편한 곳이 최고」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더라도 가는 데 길 막히고 시간 걸리면 「가는 횟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처음의 열의도 교통난에는 두손 들게 마련이므로 집이나 사무실 근처 등 본인이 찾아가는데 편리한 연습장이 최적의 장소다.
좋은 레슨 프로를 만나는 것도 골퍼의 복이다.
유명 프로와 계약해 일주일에 한두 번 얼굴 보기 어려운 것보다는 이름은 없어도 성실한 교습가가 입문자에게는 훨씬 낫다.
교습의 효과를 높이려면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책을 보라는 얘기다.
아마추어 입문자가 골프 책을 처음 읽으면 무슨 의미인지 거의 이해가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은 책을 읽어야 골프의 원리, 스윙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어렴풋하게나마 골프의 개요를 익히고 「연구」해 두어야 가르치는 내용을 좀더 빨리 알아들을 수 있다.
교습가의 지도 내용을 남보다 쉽게, 빨리 알아듣는 게 골프 진전의 지름길이다.
몸은 뜻대로 안 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원리를 아는 사람과 원리도 모르고 배우는 사람 사이에는 출발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20.
●스윙이란?
스윙의 기본원리에 관해 알아보자.
보통 「원리」라는 단어를 쓰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골프만큼은 천만의 말씀이다.
말귀만 알아들으면 살살 풀어가는 재미가 아주 그만이다.
어쩌면 기존 골퍼들도 새롭게 느끼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다른 스포츠는 힘이나 순발력 등 신체적 능력이 가량을 좌우한다.
체격 좋고 힘 좋은 사람이 우수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프만큼은 강호동 스타일의 거한이나 체중 55kg의 비쩍 마른 사람이나 비슷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스윙 능력이 「힘」과 전혀 관계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터득의 정도에 따라 힘의 부족을 얼마든지 보완하고도 남는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볼의 거리와 방향은 스윙이 결정한다.
거리는 스윙 파워가 좌우하고 방향은 스윙 궤도가 좌우한다.
스윙 파워란 한 마디로 클럽 헤드 스피드를 의미한다.
클럽 헤드의 스피드가 빠르면 볼이 멀리 나가고 느리면 적게 나간다.
클럽 헤드 스피드는 볼과 헤드가 접촉하는 순간의 스피드다.
볼을 치기 전의 스피드, 예를 들면 백 스윙이나 다운 스윙 초기단계의 스피드는 아무리 빨라도 소용없고, 볼과 헤드가 만나는 지역(임팩트 존) 의 스피드라 빨라야 거리가 난다는 얘기다.
그 같은 순간 스피드는 임팩트 존에서의 「가속능력」을 뜻한다.
임팩트 순간 쭉 돌아 내려오는 클럽 헤드에 최대한의 가속도가 붙어야 최고의 스피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팩트 존에서의 가속능력은 골퍼의 체격과 무관하다.
50kg의 체격이나 100kg의 체격이나 한 순간의 가속능력은 비슷하게 낼 수 있다.
이는 국산 차나 포르셰 모두 전방 500m 지점에서 시속 150km의 스피드를 공히 낼 수 있는 논리와 같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골프에서만큼은 당신도 「골리앗」골퍼들과 거리를 겨룰 수 있다는 얘기다.
볼의 방향, 즉 구질은 더더욱 신체조건과 무관하다.
클럽 헤드가 똑바로 내려와 스퀘어하게 볼과 접촉하는 것은 클럽 헤드의 길(궤도)이 정확히 유지됐느냐에만 달려 있다.
클럽 헤드가 정석대로 가느냐, 아니면 사잇길로 빠지느냐의 여부는 80세 노인이나 25세 젊은이나 전혀 상관이 없다.
결론적으로 골프 스윙은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해 배우는 사람의 기본 개념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골퍼 자신이 이와같이 스윙 속성을 이해하고 제대로 배우면 최경주 못지않은 거리와 방향성을 구축할 수 있지만, 「엉터리」로 배우면 「야구선수」출신이라도 평범한 당신보다 못한 골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1.
월요일입니다. 이번주에는 정말 봄다운 봄이 오겠지요?
프로골퍼들을 만나..."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합니다.
"백스윙이나 하체고정이요"라고 답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건 그립이예요"라고 답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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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쥐기
어떤 골프 책을 봐도 스윙에 대한 설명은 그립(grip : 골프채를 쥐는 방법)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그립 종류와 기본방법에 대한 설명은 지루하기도 하거니와 지면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
연습장에서 직접 배우면 10분이면 족할 내용을 며칠 동안 글로 설명할 필요가 과연 있겠는가.
방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그 중요성은 강조하고 넘어가고 싶다.
그립은 스윙의 출발점이다.
잘못된 그립은 운전할 때 핸들을 잘못 잡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꽉 잡아도 안 되고 핸들을 놓칠 정도로 약하게 잡아서도 안 된다.
포인트는 왼쪽 새끼손가락부터 중지까지 세 손가락에만 힘을 넣어 골프채를 잡는 것이다.
세 손가락이라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새끼손가락 하나로만 잡을 수 있으면 그게 더 좋다.
양손의 나머지 손가락들은 그저 올려놓는 식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왜 왼손 새끼손가락 위주로 그립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설명은 입문자에게 다소 고차원적 이론이 될 것 같지만 워낙 핵심부분이라 얘기한다.
스윙은 망치로 못을 박는 원리와 비슷하다.
망치를 다섯손가락으로 꽉 쥐고 못을 박으면 손에 힘만 들어갈 뿐 못에 가해지는 힘은 오히려 둔탁해진다.
그러나 손의 힘을 빼고 손목의 탄력을 이용해 톡톡치며 못을 박으면 그 못은 쏙쏙 박히게 마련이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이다.
온 손가락에 모두 힘을 주고 그립하면 그 여파로 팔과 어깨에 까지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러한 「경직」은 오히려 스윙 스피드를 떨어뜨린다.
더욱 중요한 것은 모든 손가락에 힘을 실을 경우 스윙이 「일찍 풀어진다」는 점이다.
백스윙이 올라가 정점에 이르면 당연히 손과 클럽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가 생긴다.
다운스윙을 하며 클럽을 끌어내릴 때는 그 각도를 최대한 늦게까지 유지해야 한다.
이는 손목 탄력을 이용해 망치질을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각도를 늦게 풀며 「찰싹」 하고 볼을 쳐야 스피드가 생기고 가속이 붙는다.
백스윙 정점에서의 각도를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새끼손가락 위주로 그립하는 것이다.
새끼손가락으로 두레박 줄은 잡고 그 줄을 밑으로 쭉 끌어당기는 형태가 되면 손목-샤프트의 각도가 어느 정도 유지된다. 그러나 온 손가락에 전부 힘이 들어가 있으며 손목이 볼 방향으로 풀어질 수밖에 없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이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이해할 수 없어도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흐르면 이 설명을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그립은 워낙 중요한 스윙 요소이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을 받아야 한다.
22.
비기너라고 다 같은 비기너가 아닙니다.
슬라이스를 내는 비기너는 그야말로 왕비기너,
훅을 내는 비기너는 슬라이스를 졸업하고
그나마 한수 높은 샷을 구사하는 비기너로 평가받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만큼 슬라이스는 골프를 시작한 누구에게나 통과의례로 겪어야할 고질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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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스
골퍼들이 입문할 때부터 골프채를 놓을 때까지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슬라이스일 것이다.
슬라이스는 「방향 나쁜 볼의 대명사」격이다.
사실은 구질을 나타내는 수많은 골프 용어 중 하나인데, 워낙 골퍼들의 볼이 슬라이스 형태로 많이 나가니까 그처럼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진 듯하다.
그러면 슬라이스는 도대체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 것일까?
슬라이스는 한 마디로 「볼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는 구질」이다.
골퍼들은 표를 향해 똑바로 날아가는 것이 전제다.
그러나 둥근 볼은 그 둥근 속성으로 인해 똑바로 나가는 것보다 휘는 경우가 더 많이 나타난다.
그 휘는 방향은 초보자의 경우 오른쪽이 일반적이고, 그러한 슬라이스성 구질이 자주 골퍼를 괴롭힌다.
볼과 클럽 헤드라 정면으로 (골프 용어로는 스퀘어) 접촉하면 원리상 볼은 직선 방향으로 나가게 마련이다.
둥근 볼의 한가운데와 클럽 헤드의 타면(打面 : 헤드 페이스)이 직각으로 접촉하고, 그 접촉 순간(골프 용어로는 임팩트)헤드 전체의 방향도 목표를 향한다면 볼은 똑바로 나갈 수밖에 없다.
볼이 휘는 이유는 볼과 클럽 헤드가 비스듬히 접촉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비껴 맞는 것이다. 비껴 맞는 것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클럽 헤드의 운동방향 자체가 목표와 일직선이 안 되고 밖에서 안으로, 또는 안쪽에서 바깥 쪽으로 나가는 대각선 형태가 되면 볼은 비껴 맞게 된다.
또 클럽 헤드의 운동방향이 제대로 됐더라도 헤드 페이스 자체가 기울어진 상태로 볼과 접촉하면 그것도 비껴 맞는 셈이 된다.
슬라이스는, 임팩트 순간 클럽 헤드의 운동방향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형태가 돼 헤드 페이스가 열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질이다.
스윙이 임팩트 순간 「아웃사이드-인」 형태가 되어 볼을 치면, 원리상 그 볼에는 오른쪽으로 도는 스핀이 걸린다.
이는 팽이를 돌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채찍을 오른쪽에서 치면 팽이가 오른쪽으로 도는 스핀이 계속 걸리며 돌고 도는 것이다. 클럽 페이스의 경사(로프트)에 의해 볼은 또 날아가지만 오른쪽으로 도는 스핀 때문에 날아가던 볼은 어느 시점부터 스핀의 방향대로 휘게 된다.
종합하면 슬라이스란 「클럽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볼과 접촉해 오른쪽으로 두는 사이드 스핀이 볼에 걸려 그 스핀 때문에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을 뜻한다.
슬라이스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형태가 가장 흔하다.
인간의 심리상 볼이 어떻게 나가는지 궁금해 임팩트이전에 볼을 보겠다고 머리를 들면 스윙 구조상 클럽 헤드의 운동방향이 「아웃-인」이 된다.
그와 같은 갖가지 원인으로 인해 볼이 휘고, 골퍼들은 『그거 이상하네』하며 머리를 싸맨다.
골프의 거리와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를 다시 정리해 설명하면 다음의 딱 5가지다.
1. 스윙궤도
2. 임팩트시 클럽페이스 포지션
3. 임팩트시 헤드의 접근 각도
4. 스위트 스포트
5. 헤드 스피드
이 5가지 요소를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23.
□스윙궤도
1. 풀
처음부터 끝까지 타깃 왼쪽으로 휘지 않고 나가는 샷이다. 이런 샷은 스윙궤도는 아웃→인이지만 임팩트시 클럽페이스 포지션은 스퀘어일 때 나타난다.
2. 스트레이트
타깃을 향한 직선 샷, 궤도가 인→스퀘어→인일 때 나온다.
3. 푸시
타깃 오른쪽으로 일관되게 나가는 샷, 궤도가 인→아웃이고 클럽페이스 포지션이 수퀘어일 때 나타난다.
4. 폴 훅
처음 왼쪽으로 나가다가 더욱 왼쪽으로 휘는 샷, 궤도가 아웃→인인고 페이스도 닫혀졌을 때 나타난다.
5. 드로
스트레이트로 나가다가 아주 약간 왼쪽으로 휘는 샷. 프로들은 이런 구질을 일부러 만들어 친다.
6. 푸시 훅
처음 타깃 오른쪽으로 나가다가 왼쪽으로 휘는 샷.
7. 풀 슬라이스
처음 왼쪽으로 나가다가 오른쪽으로 휘는 샷. 궤도도 아웃→인이고 클럽페이스 포지션도 오픈됐을 때 나온다.
8. 페이드
스트레이트로 나가다가 약간 오른쪽으로 휘는 샷.
9. 푸시 슬라이스
처음 오른쪽으로 나가다가 더 오른쪽으로 휘는 샷. 궤도는 인→아웃이고 클럽페이스 포지션은 오픈일 때 나온다.
이상 9가지 구질 중 자신의 구질이 어떤가를 파악해 보자.
□골퍼들이 싫어하는 슬라이스 구질도 풀 슬라이스와 푸시 슬라이스가 있다.
풀 슬라이스는 그림설명대로 끌어당기는 궤도에서 헤드와 볼이 만난 후 그때의 페이스가 오픈됐었기 때문에 처음 왼쪽으로 나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크게 휘는 것이다. 이 구질은 초보자들의 전형적 구질로 볼 수 있다.
□슬라이스나 훅 이외에 치명적 미스샷이 되는 구질인 풀과 푸시다. 타깃 왼쪽으로 그냥 빠져버리는 풀샷은 샷의 속성상 임팩트는 굉장히 좋기 때문에 거리가 난다. 그러나 거리가 나면서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치명적 트러블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 구질은 구력이 웬만큼 된 골퍼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구질이다. 민다는 뜻의 푸시도 비슷한 성격의 샷이다.
□드로나 페이드는 고품질 샷이다. 사실 골프샷 중 스트레이트 샷 치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에 세계적 프로들은 드로나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며 코스상황에 맞춘다. 예를 들어 전방이 나무로 막혀 있으면 의도적으로 들어가는 샷을 치며 그린을 공략하는 것이다.
□9가지 구질 중 자신의 고질을 파악한 골퍼들은 원리적으로 그 치유책을 찾아내야 한다. 풀 샷이 잦은 골퍼들은 궤도는 아웃→인 이지만 페이스 포지션은 스퀘어이기 때문에 궤도 자체만 조종하면 될 것이다. 즉 좀더 내치는 식으로 스윙하며 스트레이트 샷이나 드로 샷을 꾀하는 것이
24.
●헤드업
연습장에서 레슨을 방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머리를 들지 말아요』,『머리가 움직이잖아요』하는 말이다.
이는 「머리를 고정시키라는 것」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스윙 중에 머리가 움직인다는 말은 스윙 축이 움직인다는 것과 같다.
스윙은 흔히 자전거 바퀴와 비교된다.
머리가 바퀴의 축이라면 팔과 클럽 샤프트가 바퀴살이 된다.
바퀴의 축이 이동하면 당연히 바퀴살도 따라서 이동한다.
마찬가지로 머리가 움직이면 팔과 샤프트가 돌아 내려오는 스윙 궤도도 움직이는 셈이 돼 타점이 맞지 않게 된다.
A라는 지점에 정확히 돌아와야 할 클럽 헤드가 머리를 움직여 B지점으로 오거나 A지점으로 오는 각도가 어긋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모든 미스 샷은 바로 이 같은 원인에 근거한다.
스윙축이 움직이지 않으면 축을 중심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바퀴살」도 정확히 원래의 그 지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원리이고 , 그래서 머리의 고정이 항상 강조된다.
머리가 움직이면 몸은 어쩔 수 없이 움직인다.
움직이는 데도 종류가 있다. 몸 전체가 들썩이며 위아래로 움직일 수도 있고, 옆으로 밀리는 형태로 움직일 수도 있다. 어느 형태건 골프 스윙에서는 반드시 배제해야 할 동작이다.
일부 교습가나 프로들은 『스윙 중에 머리를 고정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팔이 올라가고 어깨가 턱 밑에까지 오는데, 어떻게 머리를 고정시킬 수 있느냐는 논리다.
물론 머리를 1mm도 움직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고정시킨다고 생각해야 그 움직임이 최소화되는 법이다.
「움직여도 된다」는 개념이 있으면 머리가 사정없이 「왔다 갔다」하는 게 스윙의 생리다.
결국 골프 스윙의 요체는 「스윙 축을 고정시키는 것」과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것」이 전부다.
축이 고정됐다는 것은 클럽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스윙 궤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의미이고, 그 정확한 궤도에 스피드만 붙으면 목표를 향한 장타가 나온다는 얘기다.
수많은 책 속의 모든 골프 이론이나 교습가로부터 배우는 몇 년 간의 레슨도 이 두 가지「핵심」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팔을 편다는 흔한 얘기도 팔이 굽으면 스윙 반경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스피드도 줄기 때문이다.
팔을 최대한 펴면 골퍼가 추구할 수 있는 스윙 반경도 최대치가 되고 스피드도 붙는다.
이는 50㎝ 막대기로 볼을 치는 것과 1m 길이의 막대기로 볼을 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멀리 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된다.
25.
●오픈, 클로스
골프는 「열렸다, 닫혔다」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습 중에 흔히 듣는 얘기가 『몸이 너무 열리니까 슬라이스가 나지요』또는 『클로즈드 스탠스로 서니까 볼이 자꾸 왼쪽으로 감기지요』라는 것이다.
스윙을 위한 어드레스를 할 때 몸은 목표라인과 평행이 돼야 한다.
목표 쪽에서 볼 때 몸의 어느 쪽도 앞으로 나오거나 뒤로 빠져서는 안되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자세를 잡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삐뚤어진다.
몸이 오픈됐다는 것은 목표 쪽에서 볼 때 왼쪽 어깨가 뒤로 들어가고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나와 있는 형태를 말한다. 목표를 향해 문이 열려 있는 모습이다.
반대로 왼쪽 어깨가 앞으로 나오면 목표 쪽에서 볼 때 몸이 닫힌 형태가 된다.
스탠스도 마찬가지로 왼발이 오른발에 비해 뒤로 빠져 있으면 오픈 스탠스이고, 그와 반대이면 클로즈드 스탠스다.
몸이 오픈돼 있으면 그에 따라 스윙 궤도도 바깥 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형태가 되므로 볼이 오른쪽으로 휘는 슬라이스 구질이 나타난다.
오픈된 자세를 머리 속에 그려보고 그 자세에 맞춰 그대로 스윙한다고 생각하면 「아웃-인」의 궤도가 쉽게 이해될 것이다.
물론 몸이 닫혀 있으면 반대로 왼쪽으로 휘는 구질이 나타나는 게 기본원리다.
이 같은 원리에 기초해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골퍼들에게 클로즈드 스탠스를 취하게 함으로써 구질을 교정시키기도 한다.
「오픈」이라는 단어는 대회명칭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한국오픈, US오픈 등 골프대회 명칭에는 거의 오픈이 들어간다. 대회명칭에서 오픈이라는 의미는,그 대회가 프로나 아마추어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개방돼 있다는 뜻이다.
프로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예선을 통과하는 등 소정의 자격을 갖추면 프로와 동등하게 우승을 겨룬다는 뜻이다. 물론 아마추어는 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우승하면 그 우승 상금은 프로 중 1등에게 돌아간다.
대회명칭에 오픈이 없는 것, 예를 들어 한국남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 같은 경우에는 명칭 그대로 프로들만이 참가한다.
경기방법 중 스킨스 게임이라는 것도 있다.
스킨스 게임은 한 마디로 홀 매치 방식이다. 네 명의 선수 중 그 홀의 타수가 가장 낮은 골퍼가 그 홀의 상금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만약 두 명이 버디를 잡고 두 명이 보기를 했다면, 그 홀 승부는 버디로 비긴 셈이 되어 그 홀 상금은 다음 홀로 넘어간다. 이 게임은 몇 홀을 연속 비겨 상금이 계속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줄곧 「족을 쑤다가도」거액상금이 걸린 한 홀에서 잘 쳐 상금을 잡아챌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이러한 재미 때문에 주말 골퍼들이 즐겨 하는 게 바로 스킨스 게임이다.
26.
골프장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가면 '젓가락통'이 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젓가락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우동같은 건 없었습니다^^;;)
그건 젓가락이 아니라 가장 처음 누가먼저 칠것인가를 고르는 막대이죠.
통에 담겨진 쇠막대 밑에는 줄이 그어져있답니다.
한줄,두줄,세줄,네줄.
쇠막대를 뽑아들어 한줄이 그어진 것을 고르는 사람이 첫홀의 '오너'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네줄이 그어진 것을 고르는 사람이 '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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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샷 순서
골프는 보통 네 명이 친다.
선수들이 경기를 벌일 때는 두 명 또는 세 명이 한 팀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주말 골퍼들은 네 명 한 팀이 원칙이고 세 명까지도 괜찮다.
그러나 두 명 또는 한 명은 우리나리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허용하지 않는 곳이 많다.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라운드하면 당연히 홀마다 플레이 순서가 정해져야 한다.
그 순서는 「골프를 잘 친」순서다.
전 홀에서 가장 타수가 적은 사람이 그 다음 홀에서 가장먼저 치는 식이다.
동반자끼리 타수가 같으면 앞 홀의 순서가 그대로 이어진다.
각 홀에서 가장 먼저 치는 권리를 가진 자를 오너(honour)를 받은 사람이라 한다.
보통은 『오너가 누구야?』하는 식으로 말한다.
첫 홀에서는 전 홀 플레이가 없었으므로 제비뽑기를 한다.
각 골프장 첫 홀에는 순서를 정하는 제비뽑기 도구가 마련돼 있다.
결국 오너를 많이 한 사람은 그 날 골프가 잘 된 사람이거나, 핸디캡이 다른 동반자보다 월등히 낮은 사람이다. 매홀 잘 쳤으니까 계속 오너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싱글 핸디캐퍼와 초보자가 골프를 쳐도 그 싱글 핸디캐퍼가 항상 오너를 할 수 없는 게 골프다. 모든 골퍼는 기복이 있어 18홀을 도는 동안 초보자도 어느 홀에서든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 날 라운드에서 오너를 못 해본 사람은 골프가 아주 엉망이었음을 뜻한다.
그래서 골퍼들은 『오너를 한번도 못한 사람에게는 목욕탕 입욕권이 없는 법이야』라고 농담하기도 한다.
초보자들은 물론 기존 골퍼 중에서도 티샷할 때 자신의 처지를 의식해 동반자들에게 『그냥 치시지요』라고 말하며 순서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티샷의 플레이 순서는 법대로, 규정대로 따르는 게 좋다.
순서를 둘러싼 「시간낭비적 실랑이」는 골프장에서 가장 보기 싫은 모습중 하나다.
물론 초보자들은 골프 치는 데에만 급급해 다른 골퍼가 어떤 스코어를 기록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겠지만, 원칙이 그렇다는 것은 알아둬야 눈치껏 대응할 수 있다.
순서가 잘못돼도 규칙상 벌타는 없지만 처음부터 규정준수의 습관을 길러야 평생 골프가 제대로 자리잡는다.
티샷 이후의 플레이는 볼이 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부터 실시한다.
다시 말해 티샷이 200m를 기록한 골퍼와 100m를 기록한 골퍼가 있다면 100m를 기록한 골퍼부터 치는 식이다.
방향에 관계없이 홀로부터 볼이 먼 곳에 있는 사람부터 쳐야 다른 동반자가 앞서 걸어가는 가능성을 배제해 안전한 플레이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보자들은 샷이 제대로 나갈 리 없으니 빨리 가서 먼저 쳐야 할 경우가 대부분일 테고, 그만큼 「재빨리」움직여야 한다.
27.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을 뽑으라면 <캐디>라는 직업의 여성들을 꼽고 싶습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요즘 젊은이들에게 몸편하고 쉽게 돈 벌일, 유혹은 너무도 많잖아요.
하지만 정신과 육체를 힘들게 하며 기꺼히 땀흘린 돈을 버는 이들, 참으로 건전하고 예쁘게 보여요.
올시즌...연약한 몸으로 카트를 끄는 그들을 위해 뒤에서 조금씩 밀어주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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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는 우리편
골프장에는 전동 카를 타는 곳이 있고 캐디가 있는 곳이 있다.
전동 카는 골퍼들이 운전하며 스스로 클럽을 골라 플레이하는 형태다.
미국 골프장은 거의 전부가 전동 카 스타일이고, 한국이나 일본ㆍ태국 등 아시아 골프장에만 캐디동반 시스템이 남아 있다.
캐디는 사실 골프의 일부분이다.
중계방송을 볼 때 선수들이 캐디와 함께 플레이하듯, 골프는 캐디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그래서 영국이나 미국의 명문 코스에는 소수의 캐디가 준비하고 있다가 내장객을 맞는다.
골퍼들이나 캐디 자신들은 캐디라는 직업에 대해 확실한 개념, 확실한 철학이 필요하다.
캐디라는 직업은 골퍼의 플레이를 도와주는 것이다.
캐디는 스포츠를 즐기는 다른 사람의 완성도를 높이는, 아주 헌신적이고도 신성한 직업이다. 골프 백을 들고 다니는 것은 중노동임에 틀림없지만, 그 노동의 가치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골퍼와 캐디는 서로 어떤 협력자가 되어야 할까?
A씨의 1번홀 티샷이 숲으로 사라졌다. 이 경우 캐디가 다음과 같이 말하면 골퍼의 사기는 충천한다.『그래도 보기는 하시겠지요. 전엔 아주 잘 치셨잖아요.』
사람들 마음은 생각보다 약하고, 말 한 마디는 천냥 빚을 갚는다.
캐디의 그 말에는 골퍼를 인정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자신이 처음 필드에 나왔으면 솔직히 처음 필드에 나왔으면 솔직히 처음 나왔다고 밝히는 게 좋다.솔직하면 당당해지고 당당하면 자신감이 커진다.
캐디들 처지에서도 솔직히 자신의 플레이 수준을 밝히는 골퍼들에게는 「각오하고」도와준다.
캐디들이 끄는 카트를 한번 끌어보면 그게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난다.
그러니 언덕길 같은 곳에서는 같이 끌어주거나 밀어주는 게 도리다.
그것은 골프가 아니라 인간의 도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자세다.
모든 샷의 결과는 100% 골퍼들 책임이다.
간혹 샷이 잘못되면 캐디가 권해준 클럽 탓으로 돌리며 캐디에게 질책하는 골퍼들이 있는데, 그들이야말로 『나는 바보다』고 공개하는 사람들이다.
최종판단은 골퍼가 하는 것이다. 그 판단 잘못을 캐디 탓으로 돌리면 그 골퍼는 결코 골프「플레이어」가 아니다.
캐디와 골퍼는 호흡이 맞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골퍼가 샷을 마치고 클럽을 주려 하는데 캐디가 다른 행동을 하고 있으면 리듬이 안 맞는 것이다.
골퍼들은 사소한 부분으로 인해 기분이 좌우 될 수 있으니 양쪽 모두 호흡일치에 신경 써야 한다.
초보자들은 볼을 잃어버리기 쉽다.
낭떠러지 언덕 밑의 깊은 골짜기로 볼이 사라져 도저히 찾을 수 없을 듯하면 골퍼가 캐디에게 『볼을 찾지 않아도 된다』고 「강력히」말하는 것이 좋다.
볼을 찾는 것는 캐디의 일이다.
그래서 캐디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찾으려 하는데, 수색 불가능 지역에 볼이 갔을 경우 그런 말을 해주지 않으면 캐디들만 무지무지한 헛고생을 한다.
골퍼의 수준과 같이 캐디의 능력도 천차만별이다.
설사 초보 캐디를 만났더라도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골프에서의 초보는 언제나 힘겨운 과정이다.
골퍼가 샷을 할 때 캐디들은 바로 앞에 서지 않는 게 좋다.
프로들의 경기 모습에서는 캐디라 바로 앞에 서 있는 경우도 볼 수 있으나, 아마추어들은 누군가 자기를 바라본다는 의식이 들면 샷이 뜻대로 안된다.
캐디를 협력자,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것도 골퍼들 능력이다. 5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든다면 그 날 플레이도 한층 즐겁다.
28.
●머리를 올린다
우리의 김 과장이 드디어 난생 처음 골프장에 나가게 됐다.
연습장에 등록해 열심히 배우던 차에 절친한 친구 한 명이 『네 머리는 내가 얹어주겠다』며 날짜를 잡은 것.
김 과장은 「과연 지금 나가도 되는건가?」하는 의문이 들었으나,「골프장 생긴 꼴도 한번 보고 골프가 어떤 건지도 실제 겪어보아야 연습에 도움이 될 것」같아 가슴 설레는 D데이를 맞게 됐다.
그러면 김 과장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어떤 점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까?
김 과장은 우선 볼을 넉넉히 준비해야 하고 그 밖에 티와 동전, 잔디 보수기 등을 갖춰야 한다.
볼은 분실에 대비해 최소 15개 이상 가져가야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15개도 모자라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주머니에 여분의 볼이나 티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티샷이 물 속에 들어갔거나 OB가 났을 때 동반자들은 김 과장이 초보자임을 의식해 다시 치라고 하는 경우가 태반일 텐데, 그 때 볼이나 티가 없어 골프 백으로 돌아와 뒤적거리는 행동은 결코 환영받지 못할 모습이다.
동전은 그린 위에서 볼 위치를 표시할 때 쓰며, 꼬챙이 모양으로 생긴 잔디보수기는 그린 위에 생긴 자신의 피치 마크를 보수하는 데 사용한다.
피치 마크(pitch mark)란 그린으로 볼을 쳤을 때 그 낙하충격으로 잔디가 패인경우를 말하는데, 그 상처의 보수를 잔디보수기로 하는 것이다.
프로들 시합을 봐도 그들이 그린에 도착해 맨 먼저 하는 것이 피치 마크를 찾아 보수하는 일이다.
캐디가 있는 골프장에서는 주로 캐디들이 그 일을 하지만 원칙적으로 보수책임은 골퍼에게 있다.
라운드를 처음 하는 초보자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자신으로 인해 플레이가 늦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약속시간에는 먼저 나가 기다리는 게 기본이고, 골프장에 혼자 가야 할 상황이라면 티오프 타임 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백 내리는 곳에 백을 내린 후 프런트에 가서 자신의 티타임을 말하고 이름을 등록한다.
주차는 자신이 해야 하는 곳도 있고 대행해주는 곳도 있으니 현관에서 물어보면 된다. 또 이름을 등록할 때도 그린 피(green fee)를 선불로 지급하는 골프장과 후불제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에서 캐디가 백을 찾거나 전동 카에 백을 실을 때는 골프백에 부착된 명찰(네임 택)을 보고 하는 만큼, 백에 자신의 명찰을 부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29.
과연 생애 첫 샷을 잊을 수 있을까요?
저 역시 늑골이 저리도록 약 먹어가며 생애 첫샷을 연습했더랍니다.
그러나 6개월간의 연습후 휘두른 샷은...
아래의 김과장님과 같은 결과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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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샷
김 과장이 드디어 「역사적인」첫 샷을 날리기 위해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티에 오르니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도무지 막막했다.
동반자뿐만 아니라 다음 팀 골퍼들, 그리고 온 천지가 모두 자신했다.
동반자뿐만 아니라 다음 팀 골퍼들, 그리고 온 천지가 모두 자신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어젯밤 잠을 걸치면서도 「내일은 침착해야지」하며 숱하게 다짐했건만, 실제 상황은 눈앞에 보이는 게 없을 정도로 마음만 급했다.
김 과장은 사전에 배운 대로 「볼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스윙했다.
그러나 분명히 친 것 같은데도 사방이 고요했고 볼은 그대로 있었다.
헛스윙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당연하다는 듯」다시 한번 치라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샷에서는 볼이 50m쯤 굴러갔다.
이런 경우 몇 번씩이나 헛스윙하는 골퍼도 있다.
초보자의 첫 샷은 솔직히 맞추기만 하면 대성공이다. 볼을 쳐서 앞으로 보내는 게 목표라면 「짧은 클럽」으로 티샷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확률적으로 클럽 길이가 길면 길수록 정확성은 떨어진다.
그러니 초창기의 티샷은 드라이버보다 5번우드 정도로 하는 게 헛스윙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아이언으로 태샷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드라이버 실패보다는 아이언 샷으로 첫 샷을 전방으로 날리는 게 그 이후 플레이에서 휠씬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여기에서 규칙을 한 수 배우고 넘어가자. 골퍼가 헛스윙을 했을 때 스코어 계산은 어떻게 될까?
김 과장과 같이 「볼을 치려고」스윙했으나 헛쳤을 경우 타수는 어김없이 1타가 된다.
볼을 친다는 의미의 스트로크(stroke)란 「볼을 움직일 의사를 갖고 클럽을 전방으로 휘두르는 동작」을 말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항이 「볼을 움직일 의사」다.
다시 말해 볼을 치겠다는 마음으로 클럽을 휘둘렀으면 클럽과 볼의 접촉 여부에 관계없이 그 휘두른 동작이 1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김 과장이 헛스윙을 다섯 번 했다면 5타를 친 셈이다.
이 스트로크라는 개념은 아주 중요하다.
김 과장이 어드레스를 취하는 동작 중에 실수로 볼을 건드려 티에서 떨어뜨릴 수도 있는데, 그 때는 다시 볼을 올려놓고 치면 될 뿐이다.
물론 타수의 변화도 없다. 왜냐하면 어드레스 동작을 취하던 시점에서는 김 관장에게 볼을 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얘기는 모드 티잉 그라운드에서만 적용되는 규칙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첫타를 날려 그 볼이 인 플레이 볼이 되면 규칙적용은 또 달라진다.
한편 볼을 치겠다는 마음으로 클럽을 들어 올렸으나 클럽 헤드가 볼에 다다르기 전에 스윙을 중지했다면 그것도 괜찮다.
스트로크의 정의대로 클럽을 볼 전방으로 휘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30.
비기너가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치세요~"입니다.
(귀에 굳은살 박히도록 들은 얘기이며, 지금도 듣고 있는 얘기입니다.^^;;)
그 말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져 있었네요.
●천천히 기민하게
세상의 이치는 똑같다.
사무실에서 보는 눈이나 골프장에서 보는 눈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사무실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원에게는 민첩함과 통찰력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비기너급 골퍼라도 상황을 파악해 그에 맞게 행동하는 슬기가 필요하다. 즉 골프장에 처음 나갔더라도 『나는 비기너요』하면 모든 실수가 용인될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초보자들은 우선 모든 행동을 기민하게 해야 한다.
볼이 숲 속에 있든 페어웨이에 있든 부지런히 가서, 때에 따라서는 뛰기까지 하면서 칠 준비를 해야 한다. 골퍼들로서는 초보자기 칠 때까지 기다리는 일만큼 지루한 경우는 없다.
멋지게 친 다른 골퍼들은 모두 볼 근처에 다가가 있는데, 그 때까지도 초보자가 슬슬 걸어온다면 그야말로 민망한 모습이다.
초보자들의 샷이 멀리, 똑바로 나갈 리는 없고 대부분 몇십 미터 나가는 데 그치거나 숲 속으로 휠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가장 먼저 쳐야 할 입장이므로 한층 부지런한 행동이 요구된다.
그러나 부지런히 가서 빨리빨리 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앞에 사람이 있거나 다른 골퍼들이 샷을 하고 있는 도중에는 샷을 하지 말아야한다.
골프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고 남의 플레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배려」가 중요하다.
「홀에서 볼이 멀리 떨어져 있는 골퍼부터」라는 플레이 순서에 입각해 자기 차례가 됐을 때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하라는 얘기다.
처음 플레이하다 보면, 사실 다른 사람의 플레이나 샷의 순서에 정신을 쏟을 겨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기본 태도만은 「열심히 쫓아다니는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처음 플레이하는 골퍼 치고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치세요』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은 골퍼는 없을 것이다. 이는 동반자들이 「이리 치고 저리 치며 정신을 못 차리는 비기너」에게 늘 해주는 소리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초보자들은 그 진의를 알아들어야 한다.
그것은 전체 플레이를 천천히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스윙만을 천천히 하라는 얘기다.
「스윙은 천천히, 걸음은 빠르게」.
이는 필드행이 처음인 골퍼든 구력이 30년 된 골퍼든 모두에게 부합되는 말이자, 골퍼들이 평생 머릿속에 새겨놓아야 하는 경구다.
솔직히 다른 골퍼들은 비기너의 골프 실력에 큰 신경도 안 쓰고 전혀 기대를 거는 것도 없다. 그들 생각에 상황은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다.
다른 골퍼들이 보는 것은 비기너의 매너, 비기너의 올바른 열의뿐이다.
부지런히 걷고 성의껏 치는 것만이 초보자 골프의 제1덕목이다.
31.
●냉탕, 온탕
첫 홀 티샷을 한 후 우여곡절 끝에 김 과장이 그린 전방 20m 지점까지 다달았다.
그 과정은 독자들이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애꿎은 잔디도 파고 헛스윙도 하고 필드 하키도 하면서 「정지한 볼을 똑바로 띄워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하는 과정이다.
그린이 눈 앞에 보이자 김 과장은 다소나마 가슴이 진정됐다.
「저 곳이 바로 그린. 드디어 퍼팅이란 걸 해보게 됐구나.」
그러나 왠걸.
김 과장이 그린을 향해 친 볼은 훌쩍 넘어 반대편으로 사라지는 게 아닌가.
반대편에서 그린을 향해 친 볼도 올라가기는커녕 다시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
이른바 「온탕, 냉탕」이었다.
기존 골퍼들에게 이 같은 상황은 「추억 속의 한 장면」이다.
그러나 초보자들에게는 「진땀 나는 현재상황」.
초보자들은 김 과장과 같은 상황이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음을 마음 속에 그려두는 게 좋다.
막연하게 필드에 나가는 것보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음을 상상함으로써 당황의 강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은 가장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이다.
10.8cm의 구멍 속에 볼을 굴려 넣는 것은 온 신경을 모아야 하는 작업이다.
그 때 옆에서 조금이라도 신경을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말로 표현은 안 하겠지만 상당히 기분 상하게 마련이다.
그린 위에서는 우선 퍼팅 순서에 유념해야 하고 퍼팅하는 골퍼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퍼팅 순서는 물론 홀에서 먼 사람부터 차려대로 한다.
자신이 비기너임을 의식해 순서가 됐는데도 『퍼팅하라』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은 답답한 행동에 속한다.
그러나 이 때도 과연 다른 사람이 퍼팅하는 것을 모르고 자신도 동시에 퍼팅하는 실수를 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 다른 골퍼의 퍼팅선상(볼이 홀을 향해 가려고 하는 선상)에 자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그린에 맨 처음 다다라서는 볼 뒤에 마크를 하고 볼을 집어 닦게 된다.
이 때 마크를 하는 물건이 동전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볼 마크다.
여기에서의 초점은 반드시 「마크를 한 그대로」볼을 놓은 후 마크를 수거하라는 점이다.
인간심리상 홀에 좀더 가깝게 볼을 놓고 싶겠지만 그 유혹은 처음부터 습관을 잔 들여 물리쳐야 한다.
집어든 볼을 다시 놓는 시점은, 물론 자신의 퍼팅 순서가 돌아왔을 때다.
이 밖에 그린 위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뛰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특히 스파이크를 끌며 그린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32.
연습장에선 얼마나 많은 볼을 칩니까?
사실 볼하나 더 치는게 아무것도 아닌데도, 필드에서 "하나 더 쳐도 된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형편없이 잘못나간 볼에 대해, 동반자들의 아량으로 베풀어지는 [멀리건]에 대해서 알아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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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건은 없다
입문자들이 골프 코스에서 가장 처음 듣는 말이 「몰간」일지도 모른다.
첫 홀 티샷이 엉망이었을 때 본명 동반자 중 한 명이 『몰간이야. 하나 다시 쳐』라고 말하기 십상이다.
몰간은 멀리건(mulligan)의 잘못된 발음이다.
워낙 관행으로 「몰간, 몰간」하기 때문에 멀리건으로 고쳐 부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멀리건은 원래 친선 라운드 첫 홀에서 미스 샷이 났을 때 벌타 없이 다시 한번 하게 하는 관행이다.
물론 골프 규칙에 멀리건이란 용어는 없고, 아마추어나 프로 가릴 것 없이 스코어로 시상하는 시합에서는 멀리건의 개념이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첫 홀 멀리건만이 일반적으로 용인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때에 따라 수시로 멀리건을 남발하는 경향이 짙다.
스코어에 대한 욕심, 「주면 나도 받는다」는 속계산, 그리고 윗분 모시기의 한 방법으로 툭하면 멀리건인 것이다.
초보자 처지에서 멀리건을 주면 빠른 진행을 위해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구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자신의 골프에서 멀리건이라는 단어를 아예 지워버리는 게 옳다.
멀리건 많은 팀 치고 매너나 수주면에서 모범을 보이는 팀은 별로 없는 법이다.
한편 부득이하게 멀리건이나 잠정구(이는 나중에 설명한다)를 쳐야 한다면, 다른 골퍼들이 모두 샷을 마친 후 맨 나중에 다시 티에 올라 치는게 정석이다.
티잉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코스에서도 볼을 찾기 힘들 것 같으면, 동반자들이 『새 볼 꺼내고 치고 가』라는 말을 할 것이다.
이는 규칙상 말도 안 되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요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나라건 가장 심각한 골프 문제가 바로 슬로 플레이다. 뒤 팀이 바로 다가와 있고 앞 팀이 보이지 않는데도 볼을 찾겠다고 헤메는 용기를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자신이 원칙주의자라 하더라도 초창기에는 경험 있는 동반자의 권유대로 따르는 게 좋다. 골퍼들이 「첫 필드행 골퍼」와 라운딩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진행속도」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앞에서 골프장 갈 때의 준비물에 관해 살펴보았는데, 누군가가『이왕이면 더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난생 처음 골프장에 갈 때 그는 옷가방이 있는지도 몰랐노라고 고백했다.
샤워한다는 소리는 들었기 때문에 그는 골프 백에 속옷을 넣어 가 「속옷과 함께」라운드를 했다고 한다.
또 모자도 안 가져 갔으며, 장갑도 잊어버려 골프장 프로숍에서 허둥지둥 샀다고 한다.
그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여겨지거나 너무도 당연시되는 것」이 골프 입문자들로서는 「전혀 생소한」내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33.
골프경기 중계를 보다보면 알 수 없는 용어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 UP, 2 UP, 4&3, 3&2, AS...
-1언더, +2오버 타수 계산에만 익숙해져 있다가 이런 용어를 접하게 되면 당황스럽습니다.
골프 경기의 두가지 방법을 말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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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플레이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매치플레이와 스트로크 플레이다.
매치 플레이는 홀마다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한 홀에서 A씨가 파를 했고 B씨가 보기를 하면 A씨가 그 홀을 이긴 것이고, 그같이 이긴 홀수로써 18홀 승부를 내는 것이다.
그 승부는, 예를 들어 A씨가 4 & 3으로 이겼다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는 3홀을 남기고 A씨가 4홀을 이겼다는 뜻이다.
15번홀까지 플레이를 마쳤는데 A씨가 4홀을 이겼다는 뜻이다.
15번홀까지 플레이를 마쳤는데 A씨가 4홀을 이기고 있다면, 나머지 16, 17, 18번 3홀에서 B씨가 모두 이긴다 치더라도 A씨가 이미 4홀을 이기고 있기 때문에 승부가 뒤집어질 수 없다.
그래서 남은 3홀 플레이를 하지 않고 A씨가 4 & 3으로 이겼다고 하는 것이다.
1업(up)이나 2업으로 이겼다는 표현은 승부가 18홀까지 갔음을 의미한다.
17번홀까지 A씨가 한 홀을 이기고 있으며 18번홀 승부도 해봐야 아는 것이고, 그 때 A씨가 18번홀도 이겼다면 2업으로 이긴 것이다.
또 17번홀까지 A씨와 B씨가 비기고 있었다면, 18번홀을 이기는 사람이 1업으로 이긴 셈이 된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모두가 알다시피 18번홀까지의 전체 타수를 계산해 승부를 내는 것이다.
우리나리에서는 거의가 스트로크 플레이만을 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매치 플레이도 흔하다.
사실 골프의 원래 플레이 방법은 매치 플레이였고, 유럽이나 미국 투어에서는 매치플레이선수권대회를 매년 벌이고 있다.
매치 플레이에서는 공식적으로 「기브」가 있다.
기브란 아주 짧은 거리의 퍼트가 남았을 때 그 퍼트를 들어갈 것으로 간주해 스트로크하는 행동을 생략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OK』라고 말한다.
이때 행위는 생략되지만 1타 계산을 해야 하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정확한 타수계산이 생명인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원래 「기브」라는게 없다.
공식시합에서도 기브가 없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홀에 볼이 떨어져야 그 홀 플레이가 종료된다.
그러나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도 친선 라운드에서는 기브가 관행적으로 허용되는 게 현실이다.
필드에 나가면 거의 모든 팀들이 60㎝ 이내 거리의 퍼트는 기브를 주곤 한다.
시간절약의 의미도 있고 어차피 공식 시합이 아니기 때문에 「양해사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초보자들은 특히 기브를 많이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기브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원칙적으로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규칙상으로 기브는 없으며, 친선 라운드라고 해도 기브를 주고 안 주고는 동반자들 「마음대로」다.
줄곧 기브를 주다가 안 줄 경우 그 짧은 퍼트를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원래 「골프에 기브는 없다」는 의식을 갖는 게 좋다.
34.
생애 첫 스코어...저는 133타였습니다.
몇년이 지났지만 저는 그 날 스코어를 빼지않고, 그대로 기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날 제가 봐주고, 줄여서 한 113타를 친 것으로 기록했다쳐봐요.
그후 , 머리 올린 날 스코어보다 못한 스코어들에 얼마나 좌절했었겠어요)
그런 이유를 떠나...
역사적인 날의 스코어는 있는 그대로 기록하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내 골프史에 정통성을 부여해야죠.
왜곡된 역사는 찜찜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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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스코어
비기너가 처음 필드에 나갔을 때 과연 몇 타를 칠 수 있을까?
100타 이상인 것은 분명한데 과연 계산이 가능하기나 할까?
아주 드물지만 『나는 처음 나가서 90대 스코어를 냈어』라고 말하는 골퍼도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스코어 카드에 적힌 스코어일 뿐이다.
「진실의 스코어」는 그보다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볼 하나 꺼내서 다시 쳐봐.』
『멀리건 줄 테니까 천천히 다시 쳐』,
『볼 찾지 말고 그냥 가.』
이런 식의 골프 스코어가 정확히 계산될 리 없다.
아마 규칙대로 정확히 계산하면 카드에 적힌 스코어 보다 30타 정도는 더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얘기를 하는 이유는 「난생 첫 라운드」의 스코어에 개의치 말라는 것이다.
그저 마음 편히 『골프가 이런 것이다』라는 맛만 느끼면 된다.
처음에 100타를 쳤다고 해서 그의 골프 장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그 스코어가 평생의 자랑거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스코어를 적는 동반자나 캐디에게 『처음 나왔는데 모든 타수를 정확히 계산해 적어달라』고 부탁하고 137타건 155타건 솔직한 스코어를 자신의 기록으로 간직하는 게 역사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초보자들은 필드에서 「비기너니까 나 몰라」식으로 물러선 채 방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기너건 아니건 사람의 심정, 사람의 할 일은 어디에서 같다.
이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라는 얘기다.
캐디가 있는 골프장에 갔다면, 오르막길에서는 클럽을 몇 개 들어주거나 카트를 같이 끌어주는 상식적 행동이 필요하다.
또 캐디 없이 전동 카를 타는 골프장에 갔다면 그린 근처에서 같이 타고 플레이하는 동반자의 퍼터도 가져다 주는 「배려」에 길들여져야 한다.
「그럴 정신이 없다 」고 생각하지 말고 처음부터 「남을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이것이 바로 매너의 출발이다. 도와주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골프 복장은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깃이 달린 티셔츠를 입는 게 예의다.
그러나 겨울에는 목이 긴 스웨터를 입어도 상관없다.
우선은 추위로부터의 보호가 최선이다.
골프 복장의 단 한 가지 원칙은 「골프장이 원하는 대로」다.
골프장측에서 『반드시 재킷을 입으시오』하면 그대로 따르는 게 바로 매너다.
『운동하러 가는데 웬 재킷』이냐며 시시비비를 가리려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다른 골프장으로 가는 게 낫다.
골프장은 골프장 나름대로의 「문화」를 주장하게 마련이므로 그 문화구축에 협조하는 것이 골퍼의 도리다.
각 골프장의 복장규정은 천차만별인데, 유럽이나 미국의 리조트 코스에서는 반바지 차림의 라운드도 가능하다.
골프장 성격에 따라 복장에 대한 요구도 다양함을 이해해야 한다.
35.
골퍼들에게 골프숍은 어린이들의 사탕가게와 같다는 얘기를 한다.
어린아이들이 사탕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골퍼들도 기막힌 신무기를 찾아 언제나 골프숍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한다.
그 결과 골퍼에 따라서는 드라이버가 10개, 퍼터도 10개 이상인 사람이 많다.
처음 볼 때는 그 물건의 느낌이 세상에서 최고인 것 같아 샀지만, 실제 필드에서 쳐보면 역시 『옛날 채가 더 좋더라』는 식이다.
문제는 골퍼의 마음에 있다.
골프숍에서 꼭 사고 싶은 채가 있었는데, 꾹 참고 사지 않으면 그 다음부터 기존의 채가 꼴보기 싫어지고 미스 샷은 모두 클럽 탓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라운드를 마치면 다시 골프숍으로 달려가 그 채를 사고, 그래서 골프채의 개수는 늘어만 간다.
이 얘기는 『자신의 클럽에 대해 깊은 신뢰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채가 나에게 가장 적합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모든 잘못이 『내 탓이오』가 된다.
클럽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골프채만 탓하게 되고, 그렇게 남의 탓을 하기 시작하면 골프의 진전은 어려워진다.
다음은 신뢰감 구축을 위한 골프채 기본지식이다.
아이언에는 크게 두 가지 헤드 형태가 있다. 바로 「캐비티 백(cavity back)」스타일과 「머슬 백(muscle back)」스타일이다.
캐비티란 「후벼판 것」이란 뜻으로, 헤드의 뒷면을 둥글게 파낸후 그 무게를 헤드 가장자리로 분산시켜놓은 형태다. 캐비티 백 아이언은 구조상 치기 편하게 돼 있다.
헤드 뒷면의 가장자리가 뭉툭하게 튀어나와 있다는 것은 무게중심이 헤드 가장자리로 분산돼 있다는 뜻이고, 그 결과 볼이 헤드 페이스의 한가운데에 정타로 맞지 않아도 볼이 어느 정도 나가게 돼 있다.
머슬백 아이언은 헤드 뒷면의 가운데가 불룩 솟아 있는 형태다.
이 구조는 1970년대까지의 보편적 아이언 형태다.
헤드 뒷면이 불룩하면 무게 중심이 그 불룩한 부분에 있게 마련이고, 볼도 페이스 한가운데의 무게 중심 부분에 맞아야 제대로 난다.
요즘은 주로 캐비티 백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구조상 초, 중급자에게 적합하기 때문인데, 이제는 프로들도 많이 쓸 정도로 일반적 형태가 됐다.
머슬 백 스타일은 정타로 맞았을때의 그 짜릿한 감촉 때문에 상급자들이 주로 찾는다.
아이언은 이밖에 제조공정 방법에 따라 단조와 주조로 나뉜다.
단조는 말 그대로 헤드를 일일이 두드려 만드는 것이고, 주조는 주물에 쇳물을 부어 만드는 방식이다.
단조채는 느낌은 좋지만 비싸고, 주조채는 대량 생산이 용이한 만큼 대중적이다.
캐비티 백 아이언은 대개 주조채이다.
36.
골프를 치다가 가장 황당할 때가...
내가 페어웨이로 잘 보내놓은 볼을 동반자가 저벅저벅 걸어가더니 자기 볼인줄 알고 쳐버릴 때입니다. (물론 제가 다른 동반자의 볼을 쳐버린 경우가 더 많지만...^^;;)
이런 황당함을 겪지 않기 위해서 아래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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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이 어느 홀에선가 아주 멋진 티샷을 날렸다.
주위에서는 ‘비기너가 웬일이야’하며 감탄사까지 터져나왔다.
그러나 김 과장이 페어웨이로 가서 친 세컨드 샷은 볼 윗부분을 때리며 10m 굴러가는데 그쳤다.
그 때 동반자 한 명이 다가오더니 ‘자네 어떤 볼을 쳤지? 하고 물었다.
김 과장은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 과장은 자신이 무슨 볼, 몇 번을 쳤는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골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난감한 해프닝 중 하나다.
위에서 김 과장은 다른 골퍼의 볼을 무심코 자신의 볼로 생각해 샷을 한 것이다.
규칙 측면에서 말하면 ‘오구(誤球) 플레이’였다.
오구 플레이는 2벌타를 먹고 다시 자신의 볼을 플레이 해나가면 ‘규칙적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김 과장이 자신의 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플레이에 나섰다는 사실은, 비기너 티가 물씬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볼이 무엇인지 모르면 남의 볼을 치고도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할 수가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골프장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실수’다.
처지를 바꿔 자신의 볼을 다른 골퍼가 모르고 쳤을 경우의 ‘기분’을 생각해보면 된다.
볼에는 1번, 6번, 8번식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다.
이는 골퍼 여러 명이 같은 브랜드의 볼을 쓰더라도 식별을 해주기 위해서다.
골퍼들은 티샷하기 전에 자신의 볼이 어떤 브랜드 몇 번인가를 확인해 꼭 기억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동반하는 골퍼 모두가 볼을 확인해 같은 브랜드, 같은 번호의 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그 같은 ‘동반자 모두의 사전점검’이 없었다면, 자신의 볼만이라도 확실히 알아둬야 김 과장 같은 실수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볼에 다가가 칠 때도 볼을 건드리지 않은 채 들여다보며 자신의 볼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볼 확인이 골프의 ‘원초적 매너’라면 모래 벙커에서 ‘자신의 발자국 지우고’도 원초적 매너다.
벙커에 들어간 볼을 칠 때는 자연히 자신의 발자국이나 볼을 친 자국이 모래 위에 남게 된다.
따라서 볼을 친 후 벙커에서 나올 때는 반드시 근처에 있는 고무래로 모래 표면을 고르게 해 놓아야 한다.
이 경우에도 자신의 볼이 남의 발자국 위에 정지해 있을 때의 기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아마 기존의 뭇 골퍼들은 ‘그것 누가 모르나?’라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알면서도 행동을 안 하는 것은 더 나쁘다.
골프장의 벙커를 보면 그 골프장 내장객의 매너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데, 비기너인 당신의 매너도‘벙커 고르기’에서 상징적으로 표출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벙커를 고른 후 고무래는 벙커 바깥에 놓아야 한다.
벙커 고르기에서와 같이 골프 매너의 제1조는 ‘자신으로 인해 남이 피해보는 일이 없게 하는’ 데 있다.
37.
"배꼽 나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티샷 구역보다 볼이 앞으로 빼죽 튀어나왔을때 하는 말이죠.
배꼽이 튀어나오면 몇벌타를 받게 되는 걸까요?
또 볼이 아니라, 발이 빠져 나와있으면?
티업과 티오프의 차이점은 뭔지...
그 해답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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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이 파3홀에 도착했다. 거리는 130m였다.
처음 필드에 나오기는 했지만 그 동안 골프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해온 김 과장.
그는 먼저 거리에 맞는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레슨 프로가 말하길 6번 아이언이 130m는 나간다고 그랬다. 그런데 그린 앞에는 연못이 있기 때문에 모르긴 몰라도 짧은 것보다는 긴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면 5번 아이언으로 칠까. 아냐. 그러다가 훌렁 넘어가면 그것도 망신이지.’
이 때 대입 수석합격도 해봤고 회사 내에서도 컴퓨터 두뇌로 이름난 김 과장은 그 영특함에 걸맞게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일단 5번 아이언을 잡고 그 대신 티 마크에서 뒤로 5m쯤 물러나 샷을 하자.
그러면 적당히 거리가 맞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라는 세상은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다.
골프의 정신은 전에 말했다시피 공평함이 최우선이다.
김 과장같이 뒤로 얼마든지 물러날 수 있으면 ‘홀의 거리’라는 게 의미가 없다.
앞으로 가도 안 되지만 규정 이상 뒤로 물러나도 안 되는 게 골프의 규칙이다.
규칙이 허용하는 티샷 구역은 티 마크(보통 둥근 볼 모양으로 표시된다)에서 뒤로 2클럽 길이까지의 사각형 구역이다.
그 2클럽은 드라이버 길이로 잰다고 생각하면 된다. 볼만 그 티샷 구역 안에 있으면 스탠스는 구역을 벗어나도 상관없다.
티샷 구역 밖에서 샷을 하면 2벌타를 먹고 다시 티샷 구역 안에서 샷을 해야 한다.
골프장에 가보면 티 마크가 여러 종류임을 알 수 있다.
주로 빨간색과 흰색, 그리고 파란색이다. 빨간색 티 마크는 여성용이다.
거리가 안 나는 여성들은 티잉 그라운드를 앞으로 빼내준다. 홀에 당도해 그린 쪽으로 가장 가깝게 있는 것이 빨간색 티 마크다.
흰색은 ‘레귤러 티’다. 바로 김 과장 같은 아마추어 남성 골퍼들을 위한 티 마크 표시다.
청색 티는 프로들과 같은 선수용이다. 물론 가장 뒤에 있기 때문에 홀까지의 거리가 가장 길다.
대개는 이같이 세 종류의 티가 있으므로 처음 골프장에 나가 청색 티로 오르지 말고 흰색 티로 가라는 얘기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물론 빨간색 티에서 치는 게 정답니다.
골프 볼을 올려놓는 쇠못같이 생긴 나무를 티라 하는데, 티잉 그라운드도 골퍼들은 그냥 ‘티’라고 부른다.
가장 잘못 사용되는 용어는 티 업과 티 오프다.
티 업은 그대로 티 위에 볼을 올려놓는 것을 뜻할 뿐이고, 티 오프는 ‘티에서 떠난다’는 의미로 골프의 시작을 뜻한다.
따라서 부킹 시간을 뜻할 때는 ‘티 오프 타임’이 맞는데, 골퍼들은 대개가 티 업 타임이라고 말한다.사소한 것으로 그대의 수준을 드러내지 말자는 얘기다.
38.
처음엔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OB를 낸후 다시 치는 샷이 과연 몇타째가 되는건지...계산이 잘 안되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몰라?'라고 말할까봐...물어보지도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이해하려 덤벼드니...쉽더군요.
머리아픈 골프룰이라고 피하지 마세요.
심플하게 생각하면 골프룰만큼 간단한것도 없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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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는 얘기들이 과연 초보자만을 위한 내용일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겠다.
스루 더 그린(through the green)이란 무엇일까?
물론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러나 스루 더 그린 이라는 용어가 골프에 존재하는 이유를 연구해본 골퍼는 드물 것이다.
스루 더 그린은 말 그래도 그린까지 이르는 길이다.
이를 규칙적으로 정의하면 플레이 중인 홀의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그리고 코스 내의 모든 해저드를 제외한 전 지역 이다.
스루 더 그린이란 용어가 사용되는 이유는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그리고 해저드에서의 규칙 적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티잉 그라운드에서 첫 스트로크를 하기 전까지 그 볼은 죽은 볼이기 때문에 볼의 위치와 관련해 아무런 규칙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 그린에서는 볼을 집어 올려 닦을 수 있는 등 특별한 규칙이 있다.
스루 더 그린에서는 볼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치는 게 원칙이다.
스루 더 그린에는 러프도 있고 페어웨이도 있고 숲 속도 있는데, 이 곳에서의 규칙 적용은 한 가지로 보면 된다.
그래서 그린까지 이르는 지역을 통칭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서 날카로운 관찰력의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왜 스루 더 그린의 정의에서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은 플레이 중의 홀로 한정해 제외한 반면, 해저드는 코스 내의 모든 해저드를 제외시켰는가?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골퍼가 볼을 치면 다른 홀 그린이니 티잉 그라운드에도 올라갈 수 있는데 그때는 스루 더 그린의 규칙이 적용된다는 의미이고, 해저드만큼은 어디 있는 간에 해저드는 해저드라는 의미다.
이런 예를 드는 이유는, 골프 규칙은 암기용 과목이 아니라 이해용 과목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골프 규칙이 너무 복잡하다 고 불평하는 골퍼들이 많지만. 왜 그럴게 할 수밖에 없는가 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규칙이 아주 재미있는 논리로 바뀐다.
이해를 안 하고 결론만을 알려고 하니까 규칙이 어렵고도 복잡해진다.
사실 골퍼들은 규칙을 아예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규칙을 정확히 몰라도 골프 못 치게 하는 법은 없기 때문에 골퍼들은 규칙을 아예 살펴보지 않는다.
아마추어 구력 10년이 돼도 기본규칙조차 모르는 골퍼가 수두룩할 것이다.
10년 후 당신이 만약 그런 골퍼가 됐다면 묻기조차 창피해 계속 묻지 않을 테고, 그 결과 당신 역시 똑 같은 장돌뱅이가 될지 모른다39.
벙커에서는 왜 연습스윙을 하면 안될까요?
연습스윙은 물론이고 , 어드레스를 하면서도 채가 모래에 닿아도 안된다는데...
그리고 모래에 닿으면 2벌타, 물에 빠뜨리면 1벌타...
벙커에서 유독 엄격한 룰은
골퍼의 양심이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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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나 더 하겠다. ‘해저드란 무엇일까’
‘해저드가 뭐긴 뭐야. 연못이 해저드지.’
이 정도 대답은 누구나 하고 또 그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연못이나 호수, 강 같은 워터 해저드 말고도 다른 해저드가 있다.
바로 벙커다.
해저드의 정의는 ‘모든 벙커와 워터 해저드’다.
여기까지 안다고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건 왜 그렇게 정의했느냐다.
그 의미는, 벙커나 해저드는 코스의 성격이 같고 그에 따라 볼을 칠 때 적용하는 규칙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벙커란 ‘잔디를 제거하고 그 대신 모래나 그와 비슷한 것으로 채운 구역’이고, 워터 해저드란 ‘주로 물이 있는 곳으로 해저드 말뚝으로 구분지은 구역’을 뜻한다.
해저드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규칙은, 볼이 해저드 내에 있을 때 클럽을 지면이나 수면에 접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볼이 벙커로 들어갔을 때는 보통 샷을 할 때와는 달리 어드레스할 때 클럽 헤드를 모래 표면에 대지 않아야 한다.
골퍼들은 그런 규칙이 생긴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유는 뻔하다.
벙커에서 어드레스하며 헤드를 볼 뒤에 모래에 댈 수 있으면 클럽 헤드가 부드러운 모래를 금방 파고들며 볼 위치를 ‘치게 좋게끔’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벙커에서 클럽 헤드를 모래에 대면 2벌타를 부가하는 것이다.
워터 해저드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물이 있건 없건 간에, 해저드 말뚝(황색 또는 적색)이 둘러쳐 있으면 해저드이고 그러한 해저드 상태는 모래도 있고 진흙도 있는 등 코스 자체의 성격이 벙커와 유사하다.
이에 따라 볼이 워터 해저드 안에 위치하더라도 볼이 보이고 볼을 칠 수 있으면 클럽을 지면에 대지 않은 채 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볼이 물 속으로 사라지면 그냥 치고 싶어도 도저히 칠 재간이 없다.
그래서 볼이 물 속으로 빠졌을 경우에는 1벌타를 먹고 규칙에 따라 다른 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볼이 물 속에 잠겨도 볼이 보이고 플레이어가 그 볼을 치겠다고 하면 샷을 하기 전에 클럽만 수면과 접촉시키지 않고 치면 된다.
볼이 물 속으로 사라진 것이 명백하면 1벌타를 먹고 원위치에서 다시 치거나 물 뒤로 가서 홀과의 연결선상에 볼을 드롭하고 치면 된다.
두번째의 선택은 규칙용어와는 달리 풀어 쓴 것으로 ‘연못 뒤로 다가가 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쉽게 말해 샷을 한 지점 바로 앞이 물이면 원위치에서 칠 수밖에 없고, 연못이 저 멀리 있으면 다가가 친다는 것이다.
40.
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모두 어린아이와 같다.
다른 사람 전부가 자신보다 골프를 잘 치는 듯이 보이니 모든 걸 따라한다.
그러나 기존 골퍼들의 언행이 다 맞는 것은 절대 아니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건대, 옳은 것보다는 잘못된 관행이 더 많다.
기본조차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된 것을 알아도 고치지 않는 골퍼들이 많다는 얘기다.
우선 용어를 예로 들어보자.
아마 열 명 중 아홉 명은 [빳다]라고 말할 것이다.
빳다는 물론 퍼터의 일본식 발음이다.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퍼트나 퍼터나 할 것 없이 모두 빳다로 통일돼 얘기된다.
‘오늘 빳다가 너무 안 됐어’ 또는 ‘1m 버디 빳다를 놓치다니 정말 아쉽다’ 식이다.
골프 용어가 영어로 되어 있고 그 말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다면 가능한 한 그대로 발음해주는 게 요즘 시대의 흐름이다.
그걸 옛날부터 빳다라고 말해왔다는 이유로 20대 골퍼나 50대 골퍼나 아무런 의식없이 따라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관행이다.
골프에서 이러한 일본식 발음을 추방하는 것은 바로 지금 골프를 시작하는 당신들 몫이다.
사소한 것을 고쳐야 큰 게 고쳐지고, 그것이 올바른 골프 문화 정립의 출발이 된다.
‘따라하지 말 것’의 핵심은 볼에 있다.
골프장에 나가보면 느끼겠지만 골퍼들 대부분이 볼을 치지 좋은 곳으로 살살 옮겨놓으며 플레이한다.
만약 볼을 있는 그대로 치는 골퍼가 있다면, 그는 ‘나 빼놓고는 죄다 볼을 건드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전세계에서 한국 골퍼들만큼 광범위한 부류가 볼을 건드리며 플레이하는 나라도 없다는 느낌이 든다.
볼을 놓인 그대로의 상태에서 치는 것은 골프 규칙의 최우선 전제다.
둥근 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정지하게 마련이고, 그 곳이 골프라는 게임의 출발이다.
볼을 건드리면 규칙상으로도 벌타를 먹어야 하지만 게임상으로도 다른 골퍼와의 공평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
더욱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골프의 근본을 부정하며 골프를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골프장에 나가 원초적 욕심을 이겨내지 못해 볼을 건드리는 선배 골퍼들을 보고 ‘원래 그런 건가 보다’라는 식의 생각은 절대 말아야 한다.
볼을 건드리며 플레이하는 구력 30년의 골퍼보다는 규칙이 허용하는 경우가 아닌 한 절대 볼을 건드리지 않는 당신이 사실은 한 수 위의 골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있는 그대로의 볼만을 친다는 개념만은 처음 배울 때부터 머리 속에 철저히 입력시켜 놓아야 한다.
한번 볼을 건드리기 시작하면 평생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골프다.
41.
제가 골프를 치면서 흐뭇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왼쪽 어깨에 묻은 화장품 자국을 발견하는 순간이죠.
백스윙을 하면서 어깨에 묻은 그 화장품 자국들...
뿌듯합니다.
동료들이 "오~~ 백스윙 좀 되나봐...프로처럼 자국이 났네"해주거든요.
자국은 프로자국인데 왜 샷은 그 모양인지 의아했습니다.
얼마전 알았습니다.
프로같은 백스윙은 착각에 불과하다는것을...
TV에서 보니 저의 그 자국과 박현순 프로의 자국은 다르더군요.
박현순 프로는 어깨에...저는 어깨가 아니었던거죠.
그냥 어깨 근처 팔뚝이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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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약점이 어깨회전이다.
자신은 ‘제대로 한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어깨회전이 완료되기도 전에 팔로만 치는 스윙이 나타나는 수가 많은 것.
완벽한 어깨회전은 스윙의 알파요, 오메가다.
어깨회전은 거리를 내는 주요 요인이며 스윙의 궤도까지 좌우한다.
어깨가 충분히 돌아갔다는 것은 다운스윙의 시작지점이 ‘깊은 곳’이라는 뜻이다.
나침반을 예로 들 때 어깨회전이 제대로 됐으면 다운스윙 출발지점이 남쪽이 되지만, 어깨가 덜 돌아갔으면 그 지점이 동쪽이 된다.
북쪽을 목표지점(임팩트 지점)으로 남쪽에서 다운스윙을 시작하면 그 스윙의 깊이에 비례해 궤도 자체도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형태가 되지만, 같은 원리로 동쪽에서 시작하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궤도가 될 수밖에 없다.
그 같은 ‘아웃-인’의 궤도는 슬라이스를 유발할 뿐더러 거리상의 손해도 불가피하게 만든다.
깊은 백스윙을 하려면 왼쪽 어깨가 턱 밑으로 완전히 들어오고 등이 타깃 쪽을 향해야 한다 세계적 프로들의 톱스윙 사진을 봐도 한결같이 어깨가 90도 이상 회전되어 턱 밑으로 들어와 있다.
아마추어들은 여기에서 착각을 일으킨다.
턱 밑에 무엇인가 닿으면 그것이 어깨인 줄 아는데, 사실은 어깨로 이어지는 팔 윗부분 근육이기 십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팔로만 하는 스윙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서, 어깨는 고작 45도가량 회전하는 데 그친다.
또 어깨는 닿았지만 등 전체가 둥글게 웅크린 형태가 되어, 등 전체의 각도가 타깃 쪽을 바라볼 수 없는 자세도 흔히 나타난다.
완전한 어깨회전을 하려면 ‘백스윙의 시작을 어깨부터 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어깨부터 쭉 밀어준다고 생각하면서 스윙을 시작해 정확히 왼쪽 어깨가 턱 밑으로 쑥 들어오거나 등이 타깃을 향한다는 느낌이 들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때 마음이 조급하면 백스윙 완료 전에 다운스윙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니 느긋하게 스윙 톱에서 한 템포 늦춘다는 기분으로 어깨를 완전히 밀어 돌려야 한다.
백스윙을 어깨 아닌 팔로 시작하면 그 완료도 팔을 번쩍 드는 데 그치기 쉽다.
'돌리려고 하지만 안 돌아가는데 어쩌란 말이냐?’는 반문은 의미가 없다.
인간의 몸은 모든 동작이 가능하게끔 되어있다.
안 돌아간다는 선입관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
어깨회전 여부는 가장 핵심적인 점검사항이고, 이것만 잘 이루어지만 스윙의 90%는 이미 정복한 것과 같다.
42.
정말 오래간만에 쓰네요.
이렇게 띄엄띄엄 하니 제 골프가 그 수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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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의 나쁜 습관은 평생 골퍼를 괴롭힌다.
반대로 바람직한 습관은 평생의 스윙을 보장한다.
평생 좌우하는 골프습관의 핵심은 [볼을 때리느냐, 하니면 스루(through)라느냐]다.
[스루한다]는 말을 풀어쓰면 [클럽 헤드가 볼이 있는 곳을 지나간다]는 뜻이고, 그것은 [스윙으로 볼을 친다]는 의미다.
스윙이란 정해진 궤도상으로 한바퀴 빙 돌리는 동작이다.
그러나 볼을 때리면 [때리는데]그치며 클럽이 반바퀴만 돌거나 한바퀴 돌더라도 때리는 힘으로 인해 그 궤도가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전세계의 교습가들은 단 한명도 예외없이 [스루 더 볼]을 가르친다.
샷의 일관성을 구축하고 싶고 거리를 내고 싶으면 스윙으로 볼을 치는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주말 골퍼의 대부분은 볼을 때린다.
그것은 피니시가 증명한다.
[스루 더 볼]을 하면 궤도를 따라 한바퀴 잘 돌았기 때문에 클럽이 종점에 무사히 도착해 피니시가 멋지게 이뤄지지만, 볼을 때리면 종점이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피니시가 무너진다.
따라서 피니시의 유무는 [볼을 지나느냐, 볼을 때리느냐]로 구별한다.
피니시가 이뤄지면 [스루 더 볼]을 하는 셈이고, 피니시가 없으면 늘 볼을 때린다고 볼수 있다.
골퍼들도 피니시의 중요함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안하던 피니시를 갑자기 하려면 스윙이 무너지고 볼이 없이없이 휜다.
골퍼들은 결국 몇번 시도하다가 [에그. 생긴대로 치지]하며 포기한다.
결국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얘기다.
연습이건 라운드건 지금 당장 시도하면서 습관을 들여야 한다.
스윙이 끝난 후 클럽헤드가 목뒤나 등에 닿아있는 형태의 피니시 자세를 몇초만이라도 그대로 유지하거나, 또는 그 자세가 천천히 풀어지며 클럽을 앞으로 내는 형태가 아니라면 당신은 피니시의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스윙을 체크해 당신도 그중 한명이라 판단되면 스윙 전체의 목표, 모든 주안점을 피니시 자체에 두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피니시를 구축하려면 힘을 빼고 쳐야 한다.
힘이 들어가면 절대 피니시가 이뤄지지 않는다.
힘을 뺀 상태에서 다운 스윙을 시작해야 임팩트 존에서 가속된후 다시 부드럽게 피니시로 이어진다.
궤도를 따라 달리는 열차가 종점 가까이에서 속력을 줄이닷, 다운 스윙 리듬도 [슬로-퀵-슬로]가 돼야 피니시에 안착한다.
그러나 힘을 주면 볼을 때리게 되고, 볼을 때리면 거기에서 스윙이 그치거나 중심을 잃는다.
아래 글을 읽으니 [굿~샷]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휘두른 제 골프를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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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의 파는 드라이버 샷이 좌우한다.
그린을 향한 어프로치 샷은 잘못돼도 볼이 그린 근처에는 있어 [붙이는 파]를 노릴수 있다.
그러나 드라이버샷 실수는 잘해야 3온 2퍼트 형태의 보기이고, 때에 따라서는 2~3타 손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프로들을 비롯해 골프를 잘 치는 사람치고 드라이버 샷이 부실한 경우는 없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버 샷을 잘 쳐야 그 다음의 쇼트 게임으로 스코어가 결정된다.
드라이버 샷이 이토록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주말 골퍼들은 무턱대고 샷을 하는 경향이 짙다.
무턱대고 친다는 말은 목표가 없다는 뜻이다.
아이언 샷은 핀이라는 구체적 목표가 있지만 드라이버 샷은 [저 넓은 페어웨이에만 떨어지면 된다]는 식이다.
이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자신의 태도가 금세 드러난다.
당신은 아마 페어웨이의 특정 지점을 향해 샷을 날린적이 거의 없을것이다.
[페어웨이에만 안착하면 된다]는 의식은 볼을 치고 나서 그 결과를 볼에 맡겨버린다는 의미다.
볼을 치고 난 다음에 볼이 날아가는 것은 골퍼의 의지와 무관하다.
치고나면 볼이 가고 싶은대로 갈 뿐이다.
반면에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은 골퍼의 의지가 담겨 있는 샷이 된다.
볼의 처분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내가 그리로 보내겠다]는 의지 아래 볼이 실제 그 방향으로 가게끔 치는 것이다.
골프샷의 진정한 의미는 다음 샷을 치기 편하게 하는데 있다.
굿샷이란 다음샷을 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뜻 아닌가.
따라서 세컨샷을 편히 하려면 편히 칠수 있는 지점으로 반드시 볼을 보내야 한다.
그것은 페어웨이의 이곳 저곳이 아니라 특정 지점이다.
그린 왼쪽에 벙커가 있다면 페어웨이 오른쪽에서 어프로치하는 것이 정석이고, 그러면 당연히 드라이버 샷도 페어웨이 오른쪽의 가장 평탄한 지점을 목표로 해야 한다.
프로들의 티샷 실수가 드문 것도 바로 목표 설정에 기인한다.
그들은 맨 먼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추어 클럽을 선택한다.
지형상 목표 지점에 볼을 보내기가 까다로우면 주저없이 아이언으로 티샷한다.
그들의 티샷 실수가 적은 이유는 목표지점으로 볼을 보내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목표설정 자체가 최우선이고 그 목표 때문에 클럽을 조정하는데 기인한다.
세계적 프로들은 [오른쪽 러프로부터 5야드 지점 페어웨이]식으로 상세한 수치 목표까지 설정한다.
[목표를 정하면 뭘해. 볼이 그리로 가야 말이지]라고 생각하면 그는 골프를 포기한 사람이다.
목표를 향해 볼을 치는게 골프인데, 그것을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왜 골프를 치는가?
따라서 지금부터는 목표설정 유무를 체크해 드라이버샷 목표 설정을 습관화하면 어떨까?
타깃을 정해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태도야말로 낮은 핸디캡을 의미하고, 그 샷이 의도대로 갈때 골프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골퍼가 골프에 끌려다닌다]는 말은 바로 드라이버 샷이 목표설정없이 표류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44.
¨ 몸과 클럽과의 거리
「기본 중의 기본」을 몇 가지 점검해보자.
첫째는 어드레스 때 볼과 클럽과의 간격이다.
L씨는 좋은 스윙을 구사했다.
허리도 잘 돌았고 피니시도 잘 됐다.
그러나 시원스런 스윙에 비해 거리가 늘 미흡한 느낌이었다.
그의 스윙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원인을 지적했다.
『어드레스 때 몸과 클럽과의 간격을 조정하지 않으면 거리를 더 낼래야 낼 수 없을 거야. 저 친구는 어드레스 때 몸과 클럽의 간격이 30cm가 훨씬 넘어. 그걸 좁히면 한층 강력한 스윙이 될 텐데….』
그가 지적한 내용의 논리는 간단하다.
어드레스 때 몸과 클럽과의 간격이 넓으면 팔이 스윙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양손이 골퍼 전방으로 쭉 나가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백스윙도 팔부터 올리게 되고 다운스윙도 마찬가지가 된다.
몸의 유연성 때문에 스윙의 전체 모습은 몸 전체를 잘 이용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팔로만 치는 셈이고 파워 창출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몸과 그립과의 간격이 적당하면 몸을 이용하는 스윙이 구사된다.
교과서의 가르침은 주먹 하나가 들어갈 만한 거리다.
주먹 하나의 간격은 몸과 팔이 「붙어 이뤄지는 스윙」을 의미한다.
원리를 살펴볼 때 간격이 크면 몸과 팔이 따로 노는 스윙이 되지만, 주먹 하나 정도면 함께 회전하며 몸 전체의 힘이 볼에 전달된다.
흔히들 백스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어드레스 때 머리를 오른쪽으로 약간 돌려놓으라고 지적한다.
골퍼들은 이 말의 뜻을 잘 알아들어야 한다.
실제로는 머리를 돌리는 것보다 턱을 돌리는 게 정석이다.
머리를 돌리라고 하면 자칫 머리를 오른쪽으로 젖히는 수가 있다.
그러면 머리 위쪽은 오른쪽을 향하지만 턱을 왼쪽을 향하게 된다.
이는 오히려 백스윙을 방해한다.
한편 돌려진 턱도 약간 위로 치켜든 형태가 좋다.
턱을 숙여 가슴에 붙이면 백스윙 때 왼쪽 어깨가 턱 밑을 파고들 공간이 없어진다.
턱을 약간 들면 그로 인해 빈 공간만큼 왼쪽 어깨가 손쉽게 파고들 수 있다.
깊은 백스윙을 위해서는 공간확보가 필수적이다.
45.
아무리 이를 물어 스윙을 해도 거리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습니다.
힘주다,힘주다...방법이 없어서 이번엔 힘을 쑥- 빼고 스윙을 해보면... 이게 웬일입니까?
이가 부서지도록 힘줘서 칠때보다 오히려 거리가 더 나가있는걸 발견하게 됩니다.
<야릇한 배신감>까지 느껴지는 이 힘빼기의 미학... 문답으로 한번 풀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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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답으로 물어보면
- 기술적으로 스윙을 바꾸지 않고 거리를 더 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볼을 때리는 것(hit)에서 스윙하는 것(through)으로 바꾸면 현재 당신의 스윙으로도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 스윙과 히트를 비교할 때 동작 자체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
골퍼들은 80%의 힘, 4분의 3 정도의 페이스로 스윙할 때 클럽 헤드 스피드가 더 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몸에서 힘을 뺀 채 자연스럽게 스윙하면 상체를 부드럽게 해 깊은 어깨회전을 만들어준다.
- 그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야구 볼을 3m 던질 때는 무엇이 다른가? 거리는 두 배지만 양쪽 모두 손아귀의 힘이 더 세지거나 팔 근육이 긴장되지는 않는다. 그저 자연스런 힘으로 던지는 것이다. 골프의 거리도 똑같다.
- 골프에서 힘껏 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사람들은 근육에 힘을 준다는 것으로 잘못 생각한다. 그러나 투수는 극히 부드럽게 볼을 던질 뿐이고 그 때 스피드가 난다. 그것이 바로 「파워」다. 가장 큰 문제는 골퍼들이 파워를 내는 방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 그러면 어떻게 80%스윙을 구사할 수 있는가?
프로들의 스윙을 보고 사람들은 『거, 정말 힘 빼고 치는 것 같네』라고 말한다. 프로들은 여덟 살 때부터 거의 매일 스윙하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들을 일찍이 체득한 사람들이다. 거리를 내려면 당신도 힘 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구체적인 방법을 얘기해달라?
아무도 없는 공터에 가서 볼을 치면서 그 때 클럽을 허공에 던져보라.
클럽까지 던지려면 그립이나 근육이 느슨해야 한다. 바로 그 느낌이다.
- 프레드 커플스는 스윙할 때 오른손이 그냥 살짝 얹어져 있다. 바로 그런 이미지인가?
그렇다. 사람들은 커플스의 느긋한 스윙을 보고 경탄할 뿐이며, 그것이 자신과는 관계없는 수수께끼로 여긴다. 즉 「나도 정말 그와 같이 부드럽게 스윙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보면 배워야 하는데 실은 정반대로 나간다.
- 그런 성취가 언제 가능한가?
골프 파워가 힘 빼는 데 달려 있음을 진정 이해하고 머리 속에 확실히 심어둘 때다. 흥미로운 것은 자신이 내는 거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장타를 칠 수 없다는 점이다. 거리는 더 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한 힘이 들어가게 되고 유연한 스윙은 그만큼 멀어진다.
- 어려운 얘기다. 골퍼들은 누구나 존 데일리만큼 거리를 내고 싶어하지 않는가?
주제 파악을 해야 한다. 어느 누구나 10야드는 늘릴 수 있지만 단번에 50야드를 늘릴 수는 없다.
- 그렇지만 골퍼들은 거리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기를 원하지 않는가?
우리는 우리의 잠재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따라서 유일한 방법은 진정 편안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스윙하는 것뿐이다. 장타자 치고 기술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없다.
- 그런 스윙을 어떻게 연습하는가?
연습 스윙을 하며 임팩트 존에서 헤드가 내는 소리를 듣는다. 소리가 커질수록 헤드 스피드는 증가한다. 그레그 노먼의 스윙시 「휙」하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아는가?
- 그러나 노먼은 커플스만큼 부드러워 보이지 않는데?
그의 스타일일 뿐이다. 그가 톱에서부터 때리거나 임팩트에서 잡아채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그도 오직 「스윙」하고 있을 뿐이다.
- 그 얘기는 터득의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는 뜻인가?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에게 맞는 스윙 이미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여자 프로들의 스윙을 보는 것도 참고가 된다.
그들은 스윙으로 볼을 치며 남자 이상의 거리를 낸다.
그러나 핵심은, 당신이 직접 깨달으며 진정 부드럽고 자연스런 스윙 이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앞의 얘기를 읽은 골퍼들의 심정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스루 더 볼이 골프 스윙의 핵심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다져먹고 볼을 쳐도 실제 스윙에서는 여전히 볼을 때리게 된다.』
이러한 골퍼들은 스윙할 때 클럽에만 온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다.
볼과 접촉하는 것은 바로 클럽이라는 의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클럽의 파워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힘으로 때리는 스윙이 되는 것이다.
이는 연습 스윙 때는 우아하게 피니시가 이뤄지지만, 실제 스윙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서 증명된다. 따라서 그러한 골퍼들은 「이미지 찾기」에 나서야 하고, 그 이미지도 클럽 이외의 곳에서 발견해야 한다.
다음이 바로 「클럽과 관계 없는 곳」에서의 이미지 예다.
우선 자신이 손으로 클럽을 쥐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클럽없이 「빈 손으로 스윙한다」는 이미지다.
클럽을 쥐고 있는 것은 전혀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빈손으로만 스윙 모션을 취하는 방식이다.
빈손은 클럽과 볼을 모두 잊게 만든다.
볼과 클럽을 잊으면 백스윙 톱에서부터 힘 주며 내려올 필요도 없고 또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빈손만을 뿌려준다고 생각하면 동작 자체의 관성에 따라 피니시까지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와 같은 이미지는 그립의 힘을 빼는 데도 큰 효과가 있다.
또 다른 이미지는 오로지 무릎 각도만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다른 것은 전혀 신경 쓰지 말고 어드레스 때 약간 굽힌 무릎의 각도만 다운스윙에서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다짐하자.
볼을 때리는 스윙은 백이면 백 다운스윙에서 왼쪽 무릎이 일찍 펴지게 된다.
다운스윙의 시작에 힘이 들어가면 그 영향이 바로 왼쪽 무릎에 끼치게 마련이다.
그러나 무릎 각도를 유지한다는 의식은 몸의 왼쪽이 일찍 빠지는 잘못을 방지하며 올바른 궤도를 이끌어낸다.
무릎에만 신경 쓰면 다운스윙 출발단계에서 힘주는 것 자체도 잊는다.
물론 클럽의 궤도나 헤드의 파워도 어떻게 되건 전혀 상관할 것 없다.
전부를 생각하면 머리 속이 혼란스럽다.
모든 걸 잊고 무릎 각도만으로 마음을 채우면 「힘이 빠진 채」스윙 스루에 이은 피니시까지 저절로 알아서 이뤄진다.
이 밖에 모든 문제의 귀착점이 힘 빼는 방법이라 볼 때, 드라이버 샷을 50m만 보낸다는 결심이나 클럽을 그냥 던져버린다는 이미지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드라이버 샷이 50m이상 나가면 OB라고 생각하며 슬쩍 한 바퀴 휘둘러주기만 하는 것이다.
50m 드라이빙은 힘을 넣을래야 넣을 수 없는 거리다.
실제로는 결코 손 안에서 클럽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그립의 힘을 빼는 데 적격이며 우선적으로 그립의 힘이 빠져야 팔의 힘도 빠진다.
결론은 다운스윙의 시작에서 『스윙 속도를 높이려고 추가적인 힘을 팔에 가하지 말고 돌린 대로만 풀어주는 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46.
저 역시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각각의 프로님이 말씀하시는 바가 모두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체를 리드할것이냐, 잡아둘 것이냐?' 이 두가지 사이에서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다가 결국은 <리드하는듯 옮겨왔다가 주줌해서 멈춰서서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습니다.
하체를 움직일것이냐 고정할것이냐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만 아랫글이 좋은 참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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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체 잡아두기
S씨는 스윙이 컸다.
왼쪽 어깨를 최대한 깊게 밀어올리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큰 스윙으로도 볼이 정확히 맞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볼은 일관되게 곧게 멀리 나갔다. 한 라운드 14번의 드라이버 샷 중 한두 개 정도만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평균치였다.
그의 견고함에 감탄하는 골퍼들에게 한 관찰자가 이유를 설명했다.
『S씨 스윙의 일관성은 그의 다리에 달려 있어.
다운스윙을 가만히 보게.
그의 오른쪽 발은 임팩트가 지나서야 지면에서 떨어지고 있어.
하체를 최대한 늦게까지 잡아두고 있는 거라구.
톱스윙에서 클럽 샤프트가 타깃의 오른쪽을 향하는 느낌이 있는데도 스윙 궤도가 「정상」이 되며 곧은 샷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셈이지.
물론 백스윙 때도 오른쪽 무릎이 버텨주니까 큰 어깨회전에도 불구하고 몸이 밀리지 않는 것이고….』
이상의 얘기는 다리동작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사실 다리동작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고, 가장 혼란을 일으키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추어들은 클럽을 휘두르는 팔이 상체에 붙어 있는 만큼 상체동작에만 집중한다. 하체는 상체동작의 결과로만 나타나는 식이다.
혼란을 느끼는 이유는, 교습이 갖가지이기 때문이다.
책이나 레슨 프로의 가르침을 보면,
『하체로 스윙을 리드하라』가 있고, 그 반대로 『하체를 끝까지 잡아두라』도 있다.
도대체 어느 쪽을 따라야 하는가?
정답은 후자다.
「리드하라」는 것은, 클럽 제조기술이 미미했던 구시대의 이론일 뿐이다.
지금은 「잡아두고 쳐야」 거리도 더 나고 방향성도 향상된다.
다운스윙 중에 오른발이 지면에서 일찍 떨어지면 뒤꿈치가 들린 그 각도만큼 클럽 헤드가 앞으로 나갈 확률이 많다.
이치가 그럴 수밖에 없다.
스윙의 기복이 심한 골퍼들은 궤도가 「아웃-인」이 되기 십상이다.
또 오른발 뒤꿈치가 들리면 왼쪽 무릎도 밀리기 쉽다.
이른바 「왼쪽 벽」이 허물어지며 당기는 스윙이 된다.
역효과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른발이 일찍 들리면 손목 코킹도 일찍 풀어진다.
오른발이 들리면 허리가 밀리고, 허리가 밀리면 오른팔도 허리쪽으로 따라 들어가며 손목 코킹이 풀린다.
코킹이 일찍 풀리면 누차 강조한 대로 헤드 스피드가 떨어져 거리가 안 난다.
오른발을 붙잡아둔다는 얘기는 『다운스윙 중에 양쪽 무릎 각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과도 통한다.
오른발이 들리면 오른발 무릎 각도도 변하게 되고 왼쪽 무릎도 일찍 펴지는 게 보편적 현상이다.
이는 궤도상의 어긋남뿐만 아니라 스윙의 높낮이마저 스윙 중에 변화시키며 미스샷 가능성을 매우 높인다.
골퍼들은 실제로 모든 문제점이 하체에서 발생하는데도 상체에서만 치유책을 찾으며 고생한다.
그러니 장기간 구질 개선이 안 되는 골퍼들은 하체 쪽으로 관점을 돌릴 필요가 있다. 오른발을 잡아두고 양무릎 각도만 유지하면 저절로 스윙 스루가 이뤄진다.
이 생각 하나만으로도 획기적인 구질 개선이 가능하다.
47.
백스윙 탑에서 반바퀴 휘~돌아 내려오는 스윙을 8자 스윙이라고 하죠?
기장님께서도 한때는 이 8자스윙의 대가였답니다.
(지금은 스윙교정 받으신걸로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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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추어들의 스윙은 거의 다 「8」자 스윙이다.
올라간 대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톱에서 궤도가 변경되며 「8」자를 그린다.
이는 올라갈 때는 인사이드로 올라가 내려올 때는 아웃사이드로 내려온다는 얘기다. 그러한 스윙의 결과는 보나마나 슬라이스다.
그러면 8자 스윙은 다 나쁜 것인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8자도 8자 나름으로 세계적 프로들 중에서도 8자 스윙을 하는 골퍼가 있다.
8자 스윙의 대표선수는 저 유명한 짐 퓨릭(미국)이다.
퓨릭은 분명히 8자 스윙을 하는데도 샷의 정확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퓨릭의 8자 스윙은 아마추어들과는 정반대의 8자 스윙이다.
그의 스윙은 아웃사이드로 올라가 인사이드로 내려오는 형태다.
다시 말해 백스윙보다 다운스윙의 궤도가 더 몸에 붙어 내려오는 형태다.
『당겨서 쳤어』, 『헤드 업 했어』, 『몸이 열려 맞았어』, 『왼쪽 벽이 허물어졌어』
등의 푸념은 모두 다 8자 스윙의 결과다.
백스윙 때 올라간 궤도보다 다운스윙 때 내려오는 궤도가 더 아웃사이드(골퍼의 앞쪽)로 나가면, 상체가 일찍 열리고 당연히 「아웃-인」궤도가 된다.
이런 골퍼들은 트레비노 타법에서 치유책을 찾을 수 있다.
8자 스윙이 되건 않건 간에, 무조건 클럽이 올라간 궤도보다는 더 인사이드로 내려온다는 생각만으로 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어려운 이미지가 아니다.
백스윙 톱에서는 올라온 궤도에 대한 이미지가 남아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다운스윙 때는 머릿속에 남아 있는 백스윙 궤도를 참고해 「다운스윙 때는 백스윙보다 무조건 더 안쪽」만을 다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미지로 칠 때 나타나는 기술적 현상은 오른쪽 팔꿈치가 허리에 붙는 형태가 된다.
더 안쪽」이 되려면 오른쪽 어깨가 수직으로 떨어져야 하고, 그러면 오른쪽 팔꿈치가 겨드랑이에 밀착된다.
물론 볼도 안에서 밖으로 내치는 형태가 되어 거리와 방향이 보장된다.
이 같은 기술적 현상은 모든 책이나 교습가들이 강조하는 바람직한 스윙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더 안쪽으로 내려오는 데도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의 전환이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거리를 낸답시고 톱에서부터 힘을 주면 자신도 모르게 움찔 하는 현상이 생긴다.
이 현상은,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8자 스윙을 다시 파생시킨다.
다시 강조하지만 손목의 힘을 빼고 조용히 다운스윙을 시작해야 「스윙 스루」가 되는 법이다.
「더 안쪽」에다가 「힘 빼고」만 보태면 최상의 「인-아웃」궤도와 함께 실질적인 스윙 스피드가 증가한다.
「더 안쪽」과 「힘 빼고」는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해 응용할 수 있는 이미지다.
48.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내용이 어려워지네요.
제가 구력 4년차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양손을 리드하며 다운스윙하기...
읽어보고 연습장가서 실험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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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샷이건 아이언 샷이건 퍼팅이건 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스윙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다운스윙에서는 양손이 클럽을 리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풀샷이나 치핑 등 스윙 크기와도 관계없이 지켜야 하는 불변의 스윙 요소다.
「양손 리드」는 양손이 클럽보다 먼저 나가면서 임팩트를 맞이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자로 볼을 퍼올리듯 클럽 헤드가 양손보다 먼저 나가 볼과 접촉하면, 그것은 코킹이 이미 풀린 채 볼을 친 셈이다.
다운스윙 중간단계에서 코킹이 풀리면 스프링의 꼬임이 풀어졌음을 의미하며, 백스윙에서 모았던 파워가 다 사라져버린다.
양손의 클럽 리드가 안 되면 거리 내는 것은 생각지도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스윙은 순식간에 진행된다.
2초도 채 안 되는 시간에 극히 부분적 요소인 양손 리드 여부를 제3자가 관찰하기도 결코 쉽지 않다.
결국 양손 리드 여부는 골퍼 자신이 느낄 수밖에 없는데, 볼을 친 골퍼 스스로도 양손 리드가 잘 됐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양손 리드 여부는 임팩트의 느낌에서 나타난다.
메탈 우드로 스윙할 때
「짝」하며 볼이 클럽 헤드에 붙는 듯한 느낌이 오면 양손 리드가 지켜진 것이고,
「텅」하며 빗맞은 듯한 느낌이 오면 양손 리드가 안 된 것으로 봐야 한다.
문제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하는 방법론이다.
「양손리드」는 「손목 코킹 유지」와 같은 말이다.
톱스윙에서 양손과 샤프트는 대략 90° 각도를 이룬다.
양손 리드는 그 각도를 최대한 늦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코킹 각도 유지-양손 리드」여부는 사실 백스윙에서 잉태된다.
왼손 새끼손가락 위주로 그립하고 그 새끼손가락이 큰 원을 그리면서 쪽 돌아 올라가면 골퍼들은 새끼손가락부터 팔꿈치, 그리고 어깨에 이르기까지 연결되는 어떤 힘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새끼손가락부터 어깨까지 이르는 고무줄이 쭉 당겨지는 느낌과 비슷하다.
그런 고무줄 같은 느낌을 백스윙 때 느꼈으면, 다운스윙 때는 그것을 조용히 수직으로 끌어 내리면 된다.
핵심은 바로 「조용히 끌어내린다」다.
완료된 톱스윙을 어떤 힘의 가산이나 리듬의 빨라짐 없이 극히 고요하게 다운스윙으로 전환시키며 양손 리드는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거리를 내겠다고 힘을 주면 그 힘은 손목이나 손아귀에 가장 먼저 영향을 끼치며 새끼손가락 위주의 그립을 무너뜨린다.
그렇게 되면 양손 리드는 시작부터 불가능해진다.
즉 힘을 주면 그 힘이 샤프트에 전달돼 클럽이 수동적으로 양손을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힘에 의거해 능동적으로 되는 식이다.
이상의 설명이 잘 와닿지 않으면 클럽을 쥐지 말고 빈손으로 스윙해봐도 좋다.
빈손으로 스윙 동작을 하며 임팩트 존에서 양손을 뿌려주면 클럽이 양손을 따라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것도 시원치 않으면 드라이버 샷의 티를 높여서 올려친다는 의식만으로 스윙해본다.
이른바 업스윙으로 볼을 치는 것인데, 그렇게 올려치려면 양손이 먼저 나갈 수밖에 없다.
제대로 올려치는 스윙이 됐을 때 「짝」하는 임팩트의 감이 좋은 것도 다 양손 리드가 됐기 때문이다.
49.
좋은 스윙을 위한 몇가지 테크닉을 소개한다.
사소한 조정으로 굿샷을 날릴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일이 어디 있겠는가.
우선 어드레스때 클럽 헤드를 지면에 대느냐, 아니면 떼느냐를 살펴보자.
이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
편한대로 하면 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헤드를 떼는 골퍼가 많아졌다.
그 이유는 원활한 백스윙 때문이다.
요즘의 아이언은 캐비티백 형태가 많다.
캐비티백은 헤드 페이스 뒷면이 패인 구조다.
따라서 그같은 아이언을 지면에 댄채 백스윙하려면 풀이 계속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백스윙할때 조금이라도 풀에 걸리면 스윙 템포가 망가진다.
하나의 동작으로 [쭉-] 나가는 매끄러움이 방해받는 것이다.
또 심지어는 풀에 걸리는 순간 그 풀을 피해 그냥 헤드를 들어 올려
스윙궤도 자체가 급격히 변하기도 한다.
드라이버를 비롯한 우드 샷도 비슷하다.
우드 구조는 풀에 걸리지는 않지만
지면이 울퉁불퉁하면 그 지면의 높낮이에 영향을 받는다.
백스윙할때 툭 튀어나온 곳이 있으면 궤도가 허물어지기 십상이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그렉 노먼등 유명 프로들 중에서도
어드레스때 헤드를 지면에서 떼어 들고 있는 골퍼가 많다.
지면에서 약간 떼어 들고 있으면 백스윙때 방해받는 요소가 전혀 없으니
백스윙을 한동작으로 매끄럽게 할수 있다.
이 방법은 그립의 힘을 일관되게 유지할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드레스 때 몸의 자세도 샷의 성패를 좌우한다.
어드레스 자세에 짜임새가 있으면 멋진 스윙이 예견된다.
좋은 자세는 등과 히프의 형태에서 나타난다.
등은 곧게 펴는 것이 좋다.
차렷 자세로 펴는 것이 아니라,
굽힌 자세에서도 등 자체는 펴져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등을 펴기 위해서는 히프를 약간 뒤로 빼야 한다.
히프를 빼고 허리를 넣으면 등이 펴진다.
물론 이때에는 양 무릎도 약간 굽어 있어야한다.
이러한 자세가 되면 스탠스가 단단해진다.
옆에서 밀어도 몸이 넘어가지 않는다.
반면 허리 숙여 인사하는 식으로 어드레스때 등이 둥글게 굽어 있으면,
옆에서 힘을 가할때 즉시 중심을 잃게 된다.
등이 펴져야 하는 이유는, 스윙이 척추를 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척추가 중심축이 된다면 원리상 그 척추는 일직선을 유지하는게 좋은 것이다.
척추가 둥글게 굽으면 축의 역할을 제대로 할수 없을 것이다.
백스윙 톱에서 오른팔 팔꿈치를 겨드랑이에서 떼느냐, 붙이느냐도 논란거리다.
붙이면 [몸과 함께 도는 일체형 스윙이 된다]는 주장도 있고,
[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니클로스같이 플라잉 엘보가 돼도 좋다]는 이론도 있다.
그러나 현대 스윙에서는 오른팔 팔꿈치의 꺽인 각도가
90도가 되면 최상이라는 가르침이 지배적이다.
오픈팔 팔꿈치가 90도 꺽이면 스윙이 지나치게 업라이트해지거나 플래트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샤프트도 지면과 평행을 이룰수 있다는 주장이다.
스윙 변형을 예방하려면 가끔 톱에서의 오른팔 팔꿈치 각도를 살려볼 필요가 있다.
50.
스윙에 대한 이야기만하면 머리 아프죠?
쉬어가는 의미로 골프에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 몇개를 시리즈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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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더운 여름날, 다음 장면을 상상하고도 웃지 않는다면 어떤 희극배우도 당신을 웃길수 없을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으로 유명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는 무척 더운 지방이다.
무대는 1984년 여름 멤피스 클래식대회때이고 주인공은 콧수염의 사나이 게리 매코드(미국)였다.
그는 미국 TV의 골프 해설가인데 가끔 [야한 표현]을 많이 하는 익살꾼이기도 하다.
매코드가 경기를 벌인 그 날은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날이었고,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었다.
그날 아침 호텔에서 매코드는 갈아 입을 속옷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세탁소에 맡긴다는 것을 깜빡 잊은 것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귀찮게 속옷을 사러 나갈 매코드가 아니었다.
"좋아, 그러면 그냥 바지만 입지 뭐."
매코드는 말끔히 다린, 몸에 꼭 맞는 면바지를 그냥 입었다.
사건은 15번홀에서 벌어졌다.
그린 경사를 살피러 쭈그려 앉았는데 "부드득..." 하는 소리가 났다.
엉덩이 쪽 한가운데 재봉선이 몽땅 뜯어지는 것이다.
바지 뒤가 벌어지면 무엇이 보이겠는가.
더구나 그는 속옷조차 입지 않은 상태였다.
진정 낭패였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매코드는 우선 양손으로 뒤를 가린 뒤 필사적으로 그의 캐디를 불렀다.
우리의 영특한 매코드는 비옷을 생각해냈다.
그는 다급히 속삭였다.
"빨리 백에서 비옷을 꺼내줘. 아주 급해..!!"
그러나 캐디는 양손을 내저으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니 , 맑은 대낮에 웬 비옷?
비 올 가능성이 전혀 없길래 락커룸에 빼두고 왔는데요.
아시다시피 백이 좀 무겁습니까?"
"음...-..-;; 잘했군 잘했어"
그것은 차라리 신음이었다.
그러나 골퍼가 매코드 한명인가.
매코드는 동반 선수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비옷을 부탁했다.
그는 쾌히 승낙했다.
매코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동반 선수의 캐디 역시 먼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구름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비옷을 챙기지..."
이제 매코드는 정말 급했다.
그는 하는수 없이 캐디가 볼을 닦는 타올로 엉덩이 근처를 싸맸다.
기저귀 차림을 감수했던 것이다.
그 모습을 하고 매코드는 옆 홀로 오리 뜀박질을 했다.
그런데 옆 홀 선수들은 전혀 안면이 없었다.
매코드는 허리를 90도 굽히며 사정을 얘기했다.
다행히 그중 한명이 비옷을 갖고 있었다.
"뭐, 그까짓 일로 그러시나...내 비옷을 빌려드리지."
그때 매코드는 태어나 가장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다.
"정말 고맙군 고마워...자넨 정말 좋은 친구야..."
그러나 매코드가 비옷을 받아 돌아서는 순간, 그 선수가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말이야...200달러는 내야 되겠는걸, 비싸다면 없던 일로 할수도 있고..."
"신이시여, 여기선 드라이버로 저 놈 얼굴을 쳐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건 속마음뿐, 매코드는 그 거래를 응낙할 수밖에 없었다.
아...불쌍한 매코드.
자기가 무슨 샤론 스톤이라고 속옷을 안입나-_-
51.
골프는 말의 게임이자 심리전이다.
그 묘하고도 묘한 스토리가 이어진다.
1967년 밀워키 오픈 1라운드에서 프로 초년생인 제리 맥기(미국)는 신들린 듯 68타를 쳤다.
맥기의 동반자는 당시 한창 잘나가고 있던 베테랑 프로 (맥기는 이름을 절대 안 밝혔다)였는데,
그는 죽을 쑤며 73타를 기록했다.
라운드후 맥기는 휘파람을 불며 연습장으로 갔다.
컨디션이 최고라 연습 샷도 기막혔다.
드라이버는 280야드 마크를 훌쩍 넘었고 아이언샷을 오직 핀만을 향해 날았다.
그런데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니 그날 함께 라운드한 선배 프로기사가 자신의 스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맥기는 [우승을 밥먹듯이 한 저 베테랑도 내 스윙이 꽤 탐나는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했다.
맥기가 공손히 인사를 하자 그 베테랑이 다가와 말했다.
"오늘 자네 라운드는 정말 멋졌어.
스윙도 역시 좋구만.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있어 이렇게 왔네.
자네 같은 그립으로 어떻게 68타를 치는지 정말 믿을수 없거든."
그 베테랑은 그 말만을 하고는 조용히 사라졌다.
문제는 그 후부터 생겼다.
맥기는 그때까지 그립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볼을 제대로 칠 수 없었다.
볼은 좌향좌, 우향우로 갈라졌다.
생각 안하려고 할수록 머리 속은 그립으로만 가득 찼고, 그런 생각은 침대에서도 이어졌고, 이튿날 아침 연습장까지 계속됐다.
2라운드에서 맥기는 3번홀까지 더블보기 2개에 보기 1개를 기록했다.
반면에 그 베테랑은 파 플레이를 이어 나갔다.
4번홀에서 맥기는 드디어 눈치챘다,
"저 선배가 날 죽이려고 한마디 한 것이었군."
맥기는 복수를 결심했다.
5번홀에서 시간이 생기자 맥기는 베테랑에게 다가가 존경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선배님! 저는 선배님과 함께 라운드하는게 어릴적 꿈이었는데, 이렇게 그 꿈을 이루어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한가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여부가 있나. 뭐든지 물어보게."
그 베테랑은 자신의 작전이 이 풋내기 프로에게 여지없이 먹혀든 것이 너무도 즐겁다는 표정이었다.
"어제 지적하신 대로 전 제 그립을 선배님 그립과 비슷하게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배님에 대해 아주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선배님은 임팩트 순간 숨을 내쉽니까? 아니면 들이쉽니까?"
그 베테랑 프로는 대답을 못했다.
태어나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을 어떻게 대답하나.
그후 베테랑 프로의 볼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OB란 OB는 죄다 찾아들었고 물만보면 볼을 담갔다.
18홀이 끝나자 베테랑은 이를 갈며 맥기를 쫓아왔다.
"이 천하의 몹쓸놈아.
아무리 그렇다고 네가 나한데 그럴수 있냐!!!"
사실 "몹쓸놈"보다 더 최상급의 욕을 사용하며 말이다.
하여튼 골프는 너무 분석해도 우환이 찾아온다는 얘기다.
52.
1989년 미국 PGA 선수권 등 메이저 2승의 페인 스튜어트(미국)는 니커보커스(knicker bockers: 무릎 근처에서 졸라매는 품이 넉넉한 바지)바지에 스타킹, 그리고 항상 캡을 쓰는 복장이 트레이드마크.
그는 복장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소 근엄한 인상을 준다. 그런 스튜어트가 그린 위에서 바지를 벗었다.
물론 갤러리들이 가득한 골프장에서였다.
1988년 루크이머 클래식때 스튜어트는 6홀 자선 경기를 가졌다.
상대는 미국 LPGA 선수들로서 신디피기 쿠리어와 데보라 매커필, 그리고 크리스 존슨 등 세 명의 여자 프로였다.
티 오프 직전 스튜어트가 말했다.
"자, 매치 플레이 경기를 하지. 물론 나 혼자 여러분 세 명을 상대하는 거야. 그런데 뭘 걸고 플레이 할까?"
이 때 스튜어트의 유명한 패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쿠리어가 제안했다.
"당신 바지를 거는게 어떨까"
이럴때 "노"하는 남자 없는 법.
"오케이. 당신들이 지면 당신들도 그 반바지를 벗는거야"
스튜어트는 파5인 첫 홀에서 샌드 웨지 샷을 그대로 홀인시키며 가볍게 이글을 잡았다.
스튜어트의 산뜻한 1홀 리드였다.
그러나 여성 선수들도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게임은 원점이 됐다.
3번홀은 비겼고 4번홀에서는 여성들이 버디를 잡아 역전됐다.
5번홀은 다시 비겼다.
6홀 경기이기 때문에 스튜어트는 6번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바지를 지킬 수 있었다.
6번홀에서 스튜어트는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여성측에서도 데보라가 버디를 잡아 그 홀을 비겼으므로 최종 승부는 여성측의 1홀 승리였다.
스튜어트는 그린 한가운데서 만인이 주목한 가운데 버클을 풀기 시작했다.
그는 바지를 내렸고 흰색 <자키>속옷이 드러났다.
스튜어트는 승자들에게 정중히 바지를 바쳤다.
종종걸음으로 간신히 로커 룸에 돌아온 스튜어트가 말했다.
"그래도 티셔츠가 길어 다행이었어. 거의 가려주었거든."
이럴 때 여성측의 심정은 어땠을까?
승자 중 한 명인 쿠리어의 코멘트.
"(바지 벗기를) 기다리는 그 순간만은 꿈결처럼 감미로웠어"
한 여성 갤러리의 소감도 살펴보자.
"자키 모델인 짐 팔머(그는 프로 야구 선수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다)보다 더 멋지던데..."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스튜어트도 승자가 됐다.
그들 네 명은 바지에 각각 사인을 한 후 자선경매에 부쳤는데 수십 달러에 불과한 그 바지가 무려1,500달러에 팔린 것.
골프의 세계에는 참 별도 많다.
그런데 독자들이나 그 당시 남성 갤러리들은 무척이나 아쉬울 것이다.
"바보 같은 놈. 그럴때 이기면 남 주냐!"
53.
슬로 플레이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골퍼의 적이다.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슬로 플레이어는 누구일까?
기록으로 나타난 세계 최악의 슬로 프레이어는 놀랍게도 메이저 우승 경력의 정상급 프로다.
시릴 워커(영국)는 1924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장본인이다.
그가 어느 정도로 슬로 플레이를 했는가는 1930년 LA 오픈때 증명된다.
리비에라 GC에서 벌어진 첫날 경기에서 워커는 저녁 식사 후 산책하는 식으로 코스를 어슬렁거렸다.
꽃이 있으면 향기를 음미했고 새가 있으면 탐조했다.
다른 선수들이 평균 3시간에 라운드를 끝냈다면 워커는 5시간이나 걸렸다.
2라운드 때는 한 술 더 떴다.
그는 세컨드 샷을 할 때 거리가 100야드건 200야드건 그린까지 노닥거리며 걸어가 지형을 살피고는 다시 볼이 있는 곳까지 노닥거리며 걸어왔다.
거기까지는 양반이다.
그러고는 쭈그리고 앉아 볼 주위의 검불이나 마른 잎, 잔돌 등 루스 임페디먼트를 하나하나 들어낸다.
그 다음 그는 클럽을 서너 개 뽑아 클럽별로 대여섯 번 연습 스윙을 한다.
이윽고 클럽을 선택했으면 그 클럽별로 다시 대여섯 번의 연습 스윙을 한다.
그게 전부냐고? 아니다.
워커는 스탠스를 잡고 난 후 무려 10여 차례의 왜글(Waggle : 클럽 흔들기)을 한다.
그 모든 절차가 끝나고 나서야 드디어 샷을 한다.
당연히 워커의 뒤는 서울 시내가 무색할 정도의 교통체증이 빚어진다.
선수들이가 경기위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분노하게 마련.
경기위원은 급기야 6번홀에서 경고했다.
"플레이를 빨리 진행하지 않으면 실격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독보적인 워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실격 같은 소리 하시네. 이봐 내가 누군가. 난 시릴 워카야. 바로 US오픈 챔피언이지.
이 엿 같은 대회를 위해 난 대서양을 넘어왔어.
그런 나를 감히 실격시킨단 말인가!"
그러나 슬로 플레이에 동조자는 없다. 워커는 9번홀에서 결국 실격 통보를 받았다.
그렇다고 순순히 물러날 워커인가.
그는 온갖 험담을 퍼부으며 플레이를 계속하려 했다.
경기위원회는 경찰을 불렀다.
[US오픈 챔피언을 쫓아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워커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우람한 경찰 두 명은 마른 몸매의 워커 겨드랑이를 양쪽에서 낀 후 가볍게 들어 클럽 하우스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워커 코 앞에 들이대며 경찰 특유의 목소리와 제스처로 말했다.
"이봐, 네가 US오픈 챔피언인지 뭔지 난 몰라.
좌우지간 경기 끝나기 전에 클럽 하우스 밖으로 나오면 내가 이 곤봉으로 스윙하게 될 거야"
그 사건 후 워커는 US오픈 우승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유명해졌다.
선수들은 워커와 한 조가 되는 것을 적극 꺼렸고 주최측도 워커가 참가 신청을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픈들었다.
그러나 워커의 참가를 고의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 주최측은 묘안을 짜내야 했다.
그 묘안이 과연 뭘까?
알아챈 독자라면 상당한 순발력이다.
그것은 위커를 언제나 마지막 조로 짜고 그것도 혼자 치게 하는 것이었다.
규칙상 조편성은 경기위원회 마음대로니까.
54.
골프는 가장 넓은 운동장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하며 벌이는 경기다.
그러다 보니 해프닝도 많고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다음은 관중과 관련한 <별일> 두 토막이다.
ㅁ...1983년 10월 10월 영국 웬트워스 GC에서는
월드캐치플레이 선수권이 벌어지고 있었다.
주연배우는 닉 팔도와 호주의 그레이엄 매시였다.
두 선수는 15번홀까지 무승부의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사건은 16번홀에서 벌어졌다.
팔도의 아이언 샷은 그린을 지나쳤다.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볼은 겹겹이 둘러싼 관중들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몇 초 후 관중들 사이에서 볼이 붕 떠 날아오더니
사뿐히 그린에 안착했다.
그것은 누가 봐도 관중이 팔도의 볼을 주워 그린으로 던진 것이었다.
문제는 두 선수가 그걸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규칙상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여기서는 관중)로 인해
방향이 바뀌거나 멈추면 그 상태 그대로 치게 되어 있다.
그린에 가다온 두 선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경기위원회에 판정을 의뢰했으나,
경기위원 역시 규칙상 인정할 수밖에.
팔도는 "룰루랄라" 그린에 올라 점잖게 2퍼트로 파를 잡았다.
그러나 열 받은 매시는 70cm 파 퍼트를 실패해 보기를 하며 한 홀을 졌다.
팔도는 17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매시를 두 홀 차로 이겼다.
이튿날 아침 신문기사의 흐름은 이랬다.
"팔도는 매시의 70cm 퍼트에 기브를 주어야 했다 (매치 플레이에서는 얼마든지 기브를 줄 수 있다).
그래야 공평한 것 아닌가!"
ㅁ...1952년 뉴욕 주 와이카길 CC에서 벌어진
팜비치 라운드로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 16번홀(파323야드)에서
캐리 미들코프의 2번 아이언 샷은 페이드 볼이 되며 그린 오른쪽 가장자리로 튀었다.
크게 한번 튄 볼은 공교롭게도 그린 주변에 앉아 있던
중년 남자의 웃옷 오른쪽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중년 남자 관중은 자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깨닫지 못했다.
자신은 그저 앉아 있을 뿐인데 갑자기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웃는 것 아닌가.
웃을 뿐만 아니라 관중들은 자신을 손가락으로 연방 가리키고 있었고 자신의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고 있었다.
그 중년 남자는 눈을 점점 동그랗게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했나. 사람들이 왜 저러지!"
그 중년 남자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벌떡 일어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가 벌떡 일어나 뛰기 시작하자 사람들도 같이 뛰며 서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 남자는 이제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계속 뛰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뛰는데 "이봐 볼은 주고 가야지!"하는 외침이 귀에 들어왔다.
주머니를 더듬으리 과연 볼이 있었다.
"이제 도대체 무슨 볼이지?"
그는 볼을 꺼내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그 모습은 경찰에 쫓기던 도둑이 훔친 물건을 내던지고 도망치는 것과 같았다.
문제는 볼이 원래 떨어진 곳에서 30m는 이동됐고,
설상가상으로 내던진 볼의 위치가 바위 틈이란 것이었다.
그 때의 판정 역시 마찬가지로 "있는 그대로 쳐야한다"
미들코프는 그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결국 2위에 그쳤다.
미들코프는 "그 사건 때문에 우승 트로피와 상금 1,000달러를 날렸다"고 한탄했으나 이미 장갑 벗은 뒤였다.
1952년도의 1,000달러면 얼만가.
팔도와 미들코프의 정반대 사례에서 보듯이, 프로는 관중도 잘 만나야 한다.
55.
이번 얘기는 역사상 가장 기상천외한 티샷과 가장 팔자 좋은 골프볼에 관한 얘기다.
ㅁ…프로암 대회에 처음 출전한 아마추어는 떨게 마련이다.
1986년 미쇼다운 클래식 프로암대회 때 전 NBA스타였던 핫 로드 헌들리는
30여 년 간 프로 골퍼 생활을 하고 있는 브루스 크램턴과 파트너가 됐다.
1번홀은 잘 지나갔다.
그러나 1번홀을 무사히 넘기자 헌들리의 2번홀 티샷 스윙에는 무지무지한 힘이 들어갔다.
농구 스타 헌들리가 거대한 덩치로 힘차게 드라이버를 휘두르자
주위에는 거센 회오리 바람이 일었다.
그러나 그가 친 골프 볼은 농구의 드리블과 같았다.
어찌나 볼 밑 부분을 깎아 쳤던지 3-4m 굴러가던 볼은
마치 당구공과 같이 백 스핀을 먹고 뒤로 굴러왔다.
볼은 다시 헌들리의 발 밑에 있었다.
매우 상기된 헌들리는 스푼을 뽑아들었다.
그는 다시 세상에서 가장 힘차게 스윙했다.
이번엔 기막히게 볼 윗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볼은 겨우 티 마크 근처까지 2-3m만 굴러갔다.
클라이맥스는 그의 세번째 샷이었다.
그가 어떻게 그처럼 기상천외한 샷을 쳤는지 모르지만, 볼은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솟았다.
볼은 10m쯤 떴다.
농구선수는 떨어지는 볼은 잡아야 하는 법.
헌들리는 점잖게 그 볼을 손바닥으로 리바운드했다.
그리고 유유히 페어웨이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소리 좋고, 느낌도 좋아 내 눈은 페어웨이 한복판을 좇아나갔다.
그런데 위를 보니 볼이 하나 떨어지고 있었다.
난 ‘이게 왠 볼이지’ 생각하며 그 볼을 받은 것뿐이다.”
헌들리는 그가 받은 볼이 자신의 볼인지 몰랐던 것.
헌들리의 모습을 보고 3일 밤낮을 웃었다는 크램턴은
“죽을 때까지 연습해도 그 같은 트릭 샷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참고로 헌들리의 핸디캡은 18이었다.
ㅁ…173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에서 열린 시 파인스 헤리티지 클래식대회에서
헤일 어윈은 그가 친 볼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볼은 관중 쪽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오리무중이었다.
어윈은 경기위원인 클라이드 매넘과 상의해 로스트 볼을 선언하려 했다.
그 때 두 뺨이 붉게 상기된 20대 후반의 여성이 다가와 수줍은 듯 말했다.
“저… 볼이 말이죠. 여기 있는 것 같아요.”
그녀가 가리킨 곳은 자신의 가슴이었다.
볼은 어딘가에 맞고 튀어오른 후 그녀 가슴 윗부분 가운데로 정확히 타고 내려가,
결국 브래지어 속에 안착한 것.
규칙상으로는 볼은 꺼내 드롭하면 됐다.
그러나 만인이 주목하고 있는데 손을 넣어 볼을 꺼내게 할 여자가 과연 있겠는가.
그녀는 그 말만을 하고는 종종 걸음을 치며 사라졌다.
분명한 건 다음이다.
첫째, 그녀의 가슴이 아주 컸을 것이고 당연히 그 사이도 깊었을 것이다.
둘째, 어윈의 골프 볼은 세상에서 가장 팔자 좋은 볼이었다.
56.
다음은 10초 동안 네 번이나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6벌타를 먹은 규칙과 관련한 사건이다.
루 그레이엄이란 프로가 1970년 뉴욕주 웨스트페스터 CC에서
웨스트체스터 클래식 2라운드 경기를 벌이고 있었다.
12번홀에서 그의 세컨드 샷은 크게 훅이 나며 언덕을 향했다.
가서 보니 볼은 경사면에 멈춰있었고, 그 볼 옆으로는 TV 중계용 케이블이 가로놓여 있었다.
당연히 그레이엄은 그 케이블을 조심스럽게 옮겼다.
그 과정에서 볼은 움직이지 않았으니 만사 OK.
그레이엄은 다음 샷을 분석하기 위해 그린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갤러리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볼 보세요. 볼!”
그레이엄은 자신에게 볼이 날라오는 줄 알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으나
실은 그게 아니었다.
경사면에 멈춰 서 있던 그레이엄의 볼이 밑으로 구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밑으로 굴러 내려오던 볼은 마침 언덕 밑에 놓여 있던
그레이엄의 캐디 백에 맞았다.
그레이엄의 캐디가 무심코 백을 놔둔 것인데,
캐디 역시 볼이 굴러 내려올지 어떻게 예상했겠는가.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볼은 백에 맞은 후 멈췄는데,
그레이엄의 캐디는 볼이 자기 발 앞에 멈추자 본능적으로 그 볼은 주워 올렸다.
그러고는 그 볼울 눈을 커다랗게 뜬 채 놀란 표정으로 서 있는 그레이엄에게 던졌다.
그레이엄은 뭐가 잘못 돼도 단단히 잘못 됐음을 느꼈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인가?
자신은 볼 근처에도 없었고 볼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벌타를 먹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도대체 몇 타를 먹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혔다.
동반 선수에게 물었으나 그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레이엄은 경기위원을 불렀다.
조지 월시라는 경기위원은 근엄한 표정으로 자초지종을 들었다.
주위의 갤러리들은 월시에게 외쳐댔다.
“그레이엄은 잘못이 없어요. 그에게 벌타를 먹이면 안 됩니다.”
월시는 관중들에게 정숙하라고 일갈한 뒤 큰 소리로 외쳤다.
“멈춰있던 볼이 굴렀으니까 2벌타, 백에 맞았으니까 2벌타, 또 캐디가 볼을 집었으니까 2벌타,
그리고 그레이엄도 던진 볼을 받았으니까 2벌타. 합계 8벌타!”
그레이엄은 까무러칠 듯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이건 말도 안돼.”
그레이엄이 워낙 세차게 항의하자 월시도 풀이 죽었다.
“음. 캐디나 자네나 같은 편이니 볼을 집은건 2벌타만 해야겠군.
합계 6벌타로 하지. 이거 6벌타인지 8벌타인지 4벌타인지 정말 아리송하군”
월시는 우선 6벌타로 계산한 후 경기 속행을 명했다.
당시에는 골프장에서 워키토키를 사용하지 않았다.
월시는 경기본부에 가서 자문을 구한 후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때 최종 판정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6벌타로 계산한 그레이엄은 그 벌타를 상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남은 6홀을 돌았다.
그러나 스코어링 텐트에 가보니 월시가 보이지 않았다.
그레이엄은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하며 30분 정도나 기다렸으나 월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결국 6벌타로 계산해 카드를 제출했고 결과적으로 1타차로 컷오프에서 떨어졌다.
그런데 그레이엄이 로커 룸에서 옷을 갈아 입는데 월시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벌써 카드를 낸 거야? 에그, 좀 더 기다려야지. 자넨 4벌타가 맞아.”
아, 이런 엿 같은 경우가 있나.
4벌타면 너끈히 컷오프를 통과하고, 하다 못해 호텔비라도 건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레이엄은 그 경기위원이 너무 미웠다.
그레이엄의 볼이 움직인 것은 자연현상이니 벌타가 없다.
그의 백에 맞은 것 2벌타와 캐디가 볼은 주운 것 2벌타 등 4벌타면 땡.
57.
골프는 제약이 많은 운동이다.
힘도 주지 말고, 화도 내지 말고, 아무 옷이나 입어서도 안 되며 볼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
따지고 들면 있는 성질 다 죽인 채 점잔 빼며 플레이해야 하는 종목이다.
그래서 골퍼들은 “우리가 왜 꼭 그렇게 골프를 쳐야 하지?”라며 스트레스 풀기 시합을 발명해냈다.
친 볼이 OB가 나거나 물에 빠지거나 그린 바로 앞에서 생크가 나면 죽이고 싶도록 골프채가 밉다.
“이 놈의 골프채!”하며 내동댕이치고 싶지만 신사의 게임인 골프에서 그럴 수 있는가.
1936년 미국 애틀랜타의 드루이드 힐스 CC 회원들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아예 <골프채 던지기 시합>을 만들어냈다.
골프채를 한번 마음껏 던져보자는 얘기였다.
클럽 헤드프로인 해리 스티븐스가 주최해 60여 명이 참가한 이 대회의 세부 종목은
높이 던지기, 멀리 던지기, 그리고 정확히 던지기 등 세 가지.
멀리 던지기 종목에서는 랜돌프 티머먼이란 골퍼가 놀랍게도 61야드를 던져 우승했다.
높이 던지기에서는 줄리우스 휴라는 골퍼가
24m 높이의 소나무를 6m나 더 높이 넘겨 우승했고
정확히 던지기에서는 50야드 전방의 목표물에 8번 아이언을 던져 2m에 근접시킨
필립 에스리지가 우승했다.
이 시합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
첫째, 우드보다는 아이언을, 아이언보다는 퍼터를 훨씬 멀리 던질 수 있다.
둘째, 골프 볼 치는 것보다 방향잡기가 더 어렵다.
단, 훅은 엄청 많이 나지만 슬라이스는 거의 나지 않는다.
셋째, 골프채를 새것으로 바꾸고 싶은 골퍼는 이 시합이 기막힌 기회가 된다.
당신이 골프채를 던지면 과연 얼마나 나갈까?
허구헌날 비슷한 복장의 골프는 지겹다.
가면 무도회도 있고 가장 무도회도 있는 법.
그러면 <가장 골프대회>는 왜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한 미국 뉴올리언스의 골퍼 세 명이 1983년 <슬램 초청경기>라는 이상한 시합을 개최했다.
시합의 규칙은 반드시 괴상한 복장을 하고 나와야 하며, 반드시 남녀 한 쌍이 팀을 이뤄
남자는 그린까지 치고 볼이 그린에 오르면 여자만이 퍼팅하는 것이었다.
150개 팀의 참가자들은 온갖 복장을 갖추고 나왔다.
클레오파트라와 킹콩도 있었으며, 아슬아슬한 원시인 복장도 있었다.
복장상을 수상한 팀은 존과 노라라는 60대 커플.
존은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당시 썼던 군용 헬멧에 흰색 목욕 가운을 걸쳤는데
훈장까지 주렁주렁 매달았다.
물론 바지는 입지 않았지만 빨간색 양말에 흰색 테니스화를 신었다.
또 노라는 질질 끌리는 붉은색 목욕 가운에 여우 목도리를 둘렀고 금구슬 핸드백에 수영모자를 썼다.
어쨌거나 파37의 9홀 코스에서 거행된 이 대회 우승팀은
3오버와 40타를 친 드빌과 월더 커플이었다.
골프를 벗어난 골프로 한번 웃어보는 것은 어떨까?
58.
잘못 뚫은 구멍 하나가 대회 전체를 묵사발로 만든 사건이 있었다.
그 구멍은 전세계 내노라 하는 프로들로 하여금 생애 최다 퍼팅을 줄줄이 이어지게 만들었다.
무대는 1987년 11월 호주의 로열 멤버른 GC.
내셔널 파나소닉 호주 오픈 최종 4라운드였다.
로열 멜버른은 세계 10대 골프장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의 명문 코스.
특히 그린은 워낙 빠르기도 했지만 올록볼록한 경사가 하도 심해
프로들의 기피 코스 중 첫손에 꼽히는 곳이었다.
오죽 하면 1970년대 중반 이 곳에서 플레이한 리 트레비노가
“여기서 내가 다시 플레이하면 내 손에 장을 지져라”고 선언했을까.
그 날은 시속 30km 이상의 강풍이 몰아쳤다.
바람까지는 괜찮았지만 3라운드 합계 202타로 7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던 그레그 노먼은
최종 라운드 1~2번홀을 마치는데 무려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그것은 3번홀 때문이었다.
3번홀은 거리 333야드의 평이한 파4홀.
그러나 3번홀 티잉 그라운드에는 무려 30여명의 선수가 차례를 기다리며 밀려 있었다.
3번홀 플레이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이 그린에만 올라가면 도무지 홀아웃이 안 됐다.
이유는 홀 위치.
그 날 홀은 오르막 경사면의 중간에 위치해 볼이 홀인되지 않으면 영락없이 다시 굴러 내려왔다.
그린이 원체 빠른데다 경사가 심하고 바람도 세차게 부니 볼은 홀 근처에 머물 수가 없었다.
그것은 차라리 희극이었다.
볼은 홀 반경 4m안쪽 거리에 결코 머물지 않았다.
5m 거리에서 오르막 퍼팅을 하면 그 볼이 홀인되지 않는 한
다시 굴러 발 밑으로 내려오거나 더 굴러 내려가는 양상이었다.
예를 들어, 마크 콜란드로라는 프로는 연속된 4개의 퍼트가 모두 5~6m 거리였다.
그는 3라운드까지 이븐파였으나 최종일 5번홀에 이르러 이미 8오버파를 치고 있었다.
불상사도 많았다.
래리 넬슨의 캐디는 볼이 멈춘지 알고 마크를 하려다가
다시 볼이 움직이는 바람에 볼을 건드려 2벌타를 먹었다.
이 홀에서 4퍼팅은 훌륭한 성적이었다.
보통은 5퍼팅이나 6퍼팅이었고 러셀 스완슨은 무려 8퍼팅을 했다.
급기야 선수들은 분노했다.
영국의 샌드 라일이나 로넌 래퍼티는 3번홀 플레이를 거부했다.
처음에는 사태를 즐기던 관중들도 나중에는 주최측에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주최측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 부부싸움을 한 그린 키퍼의 착오인지 심술인지 모르지만,
조사 결과 홀은 본래 예정된 곳에서 2m나 벗어나 있었다.
도저히 플레이를 계속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최측은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옵션은 세 가지였다.
3라운드 기록으로 대회를 끝내든가, 아니면 최종 라운드 3번홀을 빼고 71번홀 플레이로 하든가,
그것도 아니면 그날 플레이를 취소하고 월요일에 다시 4라운드를 해야 했다.
어떤 방안이든 논란이 많았다.
결국 주최측은 선수들을 설득시켜 월요일에 4라운드를 다시 벌이기로 했다.
다음 대회 일정 때문에 일부 선수들이 떠난 가운데
월요일의 4라운드에서 노먼은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3타(파71)로 우승했다.
그것은 로열 멜버른의 코스 레코드를 5타나 경신한 신기록이었고 2위와는 10타차의 완승이었다.
서양 사람들은 불상사 속에서도 뭔가 기념할 것을 찾는다.
그 후 골프장측은 러셀의 8퍼팅을 기념해 3번홀을 <러셀 홀>로 명명했다.
마의 3번홀, “울고 싶어라.”
59.
1935년 4월의 둘째 일요일 오후.
크레이그 우드(미국)는 클럽 하우스에서 축하받기에 바빴다.
“대단해, 정말 잘 쳤어”,
“아니, 어떻게 저 유명한 보비 존스를 제쳤지”,
“마지막 8홀을 남겨놓고 버디 4개를 잡았다며. 그 정도 치면 우승할 만하지.”
우드는 제2회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4라운드 합계 6언더파 282타로 마쳤다.
아직 몇몇 조 선수들이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그의 우승은 아주 확실한 것같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한 소년이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사라센이 15번홀에서 2타를 쳤어요. 더블 이글(앨버트로스)로 동타란 말이에요.”
사람들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와글와글 시끄러운 가운데 기자 한 명이 확인하기 위해 뛰쳐나갔다.
사라센은 네 번의 연습 라운드에서 무려 17언더파 271타를 쳤었다.
그러나 연습과 실전은 별개. 사라센은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져 있었고
그 차이는 14번홀까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당시 미국 골프를 주름잡던 거물들은 모두 부진했다.
월터 헤이건은 5오버파 93타였고
대회장소인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을 만든 보비 존슨조차 9오버파 297타로 25위에 그쳤다.
그러나 골프에는 항상 드라마가 있는 법.
사라센의 기적 같은 앨버트로스는 사실이었다.
오거스타의 15번홀은 500야드의 파5홀로
그린 전면에 폭 15m 정도의 연못이 가로막혀 있었다.
투온을 노리려면 그 연못을 기막히게 넘겨야 하는 <라스베이거스홀>인 셈이다.
당시 220야드의 세컨드 샷을 남겨둔 상황에서 사라센은 모험을 택했다.
그는 4번 우드로 회심의 일타를 쳤다.
한 신문에 묘사된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볼은 옅은 물안개를 뚫으며 허공을 갈랐다.
볼은 그린 에이프런에 떨어져 두 번 튀었다.
볼은 마치 자석에 끌린 듯 홀을 향해 굴렀고 이윽고 떨어졌다.”
사라센은 그 한 타로 경기를 마친 우드와 동타가 됐다.
여기까지는 너무도 유명한 얘기.
그러나 교훈은 그 후의 전개에 있다.
사라센은 앨버트로스가 생전 처음이었다.
그 위업을 우승 갈림길에서 했으니 본인도 흥분할 만도 하고 갤러리들도 당연히 흥분했다.
그러나 사라센은 냉철했다.
그의 머리 속에는 타수 계산만이 자리 잡았다.
사라센은 평정심을 유지한 채 골프를 계속했다.
결과는 남은 3개 홀에서 모두 파를 거둬 우승 여부는 이튿날 36홀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36홀 연장전에서 사라센은 11번째 홀부터 34번째 홀까지 무려 24홀 연속 파를 기록했다.
그는 15번홀에서 전날과 같은 모험을 결코 다시 시도하지 않았다.
사라센은 5타 차로 우승했다.
그리고 졸지에 패자가 된 우드도 6년 후인 1941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사라센의 앨버트로스는 마스터스를 순식간에 유명대회로 만들었다.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역사가 일천한 마스터스가 오늘날 메이저 중 최고가 된 것도
사라센 드라마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60.
칩벡(39,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친 선수이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골프를 친 선수로도 손꼽힌다.
그 영광과 망신의 스토리는 이렇다.
1991년 라스베이거스 초청대회는 5라운드 경기.
벡은 선라이즈 GC에서 벌어진 3라운드에서 세계 최고의 스코어를 냈다.
18홀 라운드에서 60의 벽을 깬 세계 두번째 선수가 된 것이다.
공식대회 59타는 1977년 데니 토머스 멤피스 클래식에서 알 게이버거가 최초로 기록했는데,
벡이 14년만에 타이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당시 벡의 59타는 마지막 3개 홀을 모두 버디로 장식해야 가능했다.
인코스부터 나간 벡은 16번재 홀인 7번홀(파5)에서 투온 투퍼트 버디를 잡았고,
17번째 홀에서도 2.4m 버디를 떨어뜨렸다.
최종 홀은 408 야드의 파4홀.
그의 드라이버 샷은 멋지게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157야드의 세컨드 샷이 그를 기다렸다.
그의 8번 아이언 샷은 기막히게 핀을 향해 날아갔다.
버디 거리는 90cm.
벡은 세계에서 가장 힘겨운 그 순간 그 퍼트를 조용히 떨어뜨렸다.
또 다른 “Mr.59”의 탄생 순간이었다.
벡은 그 대회에서 3위를 했지만 힐튼 호텔 체인에서 내건
<60격파 상금> 50만 달러(약 4억 원)를 받아 영광과 부를 함께 얻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93년 4월 마스터스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벡은 선두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3타차로 추격하며 15번홀(파5)에 당도했다.
그는 유일한 추격자였고 미국 선수 중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
15번홀 티샷 후 벡의 세컨드 샷 거리는 그린까지 235야드였고 핀까지는 250야드 정도가 남았다.
물론 그린 바로 앞에는 연못이 도사리고 있었다.
“고냐 스톱이냐?” 당시 상황은 누가 봐도 연못을 넘기는 “고”가 절대적이었다.
투온으로 가서 이글이나 하다 못해 버디는 잡아야 랑거를 잡아챌 찬스가 생기는 것 아닌가.
그러나 벡과 당시 캐디였던 피트 벤더의 대화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당연히 투온으로 가는 줄 알고 3번 우드의 커버를 벗기는 캐디에게 벡이 말했다.
“아냐, 너무 빨라. 맞바람이 약간 있어.
레이 업(안전하게 돌아가는 것)이 좋겠어.”
캐디는 기가 막혔다.
바람이 약간 있었지만 그린까지는 내리막이었고 라이도 좋은데 3온이라니…
캐디가 재차 투온을 권하자 벡은 매섭게 쏘아붙였다.
“난 이 한 타로 라운드를 망치고 싶지 않아.”
결국 벡은쇼트 아이언으로 연못 앞까지 간 후 3온시켜 파에 그쳤다.
랑거는 오히려 투온으로 가서 버디를 잡았다.
벡은 결국 4타차 2위에 그쳤다.
당시 벡의 행동은 지극히 프로다운 결정이었는지도 모른다.
레이 업을 해도 서드샷을 붙여 버디가 가능하다는 생각도 했을 법하고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기보다는
안전한 2위 상금이 매력적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본인의 전략, 본인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남들이 모두 잘못됐다 하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저러니까 미국 골프가 자꾸 약해지는 거야,”
미국 골프 팬들은 당시 벡의 레이 업에 모두 실망했고 분노했다.
사실은 미국 팬들만이 아닐 전세계 골프 시청자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61.
파5홀에서 두 타 만에 그린까지 갔다면 분명 이글 기회다. 설사 이글은 안 될지라도 버디는 해야 본전.
그런데 이러한 이글 기회에서 <쿼드루플 보기(4오버파)>를 한 선수가 있다. 무려 9타를 쳤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 장본인은 아마추어 골퍼도 아닌 메이저 우승 경력의 빛나는 프로였다.
때는 1982년 월드시리즈 골프대회였다.
대회장소인 미국 오하이오주 파이어스톤CC 2번홀은 파5의 서비스 홀로 웬만하면 투온이 가능했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76년 US오픈 우승을 따낸 제리 페이트(미국)도
너끈히 두 타 만에 그린 주변까지 도달했다.
홀까지는 약 15m 거리였다.
왔다갔다 하며 경사를 살핀 페이트는 이글을 노리며 첫 퍼팅을 했다.
볼은 살랑살랑 홀을 향해 굴렀다.
멋진 퍼트였으나 볼은 홀을 스치며 1.2m 지난 멈춰섰다.
이글은 아쉽지만 버디는 눈앞에 보이는 셈.
페이트는 오르막 버디 퍼트를 쳤다.
그러나 의욕이 앞선 것일까. 그 퍼트가 너무 셌다.
볼은 홀을 다시 90cm 지나쳤다.
페이트는 거기에서 정말 이성을 잃었다.
그는 얼굴이 붉어지며 “에그, 파라도 잡아야지” 하며 세 번재 퍼트를 했다.
그러나 그 날은 정말 <개 같은 날의 오후>였다.
그 파 퍼트마저 홀을 돌아나온 것.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볼이 홀 5cm 지점에 있기 때문에 비록 4퍼트이기는 하지만,
보기는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4퍼트로 끝났으면 사건 축에도 끼지도 못한다.
볼은 홀 건너편에 있었는데 이미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기 시작하 페이트는
그 5cm 퍼팅을 위해 그 쪽으로 가서 어드레스를 할 심정이 못 됐다.
사실 그렇게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볼은 너무 홀에 붙어 있었다.
페이트는 이제까지 숱하게 해오던 것처럼 반대편에서 퍼터 헤드로 1hf을 끌어 쳤다.
진짜 문제는 거기에서 발행했다.
볼은 움푹 패인 퍼터 뒷면 (핑 퍼터 스타일을 생각하면 되다)을 주걱 삼아 붕 떠오르더니 홀을 넘어섰다.
홀을 건너뛴 것까지는 그래도 괜찮지만, 사건은 볼이 그의 발에 맞은 것이다.
경기자의 볼이 자시의 몸에 맞으면 규칙 19조 2b에 따라 2벌타.
2벌타를 먹은 후 페이트는 실로 오랜만에 볼에게 홀 구경을 시켰다.
합계는 간단히 9타.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단 한 마디뿐이었다.
“이글 찬스에서 9타 쳐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페이트는 9타에도 불구하고 그 대회에서 공동 10위를 했다.
버디만 잡았어도 물론 우승이었다.
그러나 페이트는 결코 호락호락한 선수가 아니었다.
그는 1975년 프로 입문 때 부친이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자
“가족에게 돈 빌리면 맘이 약해진다” 며 거절하고는 부친 친구로부터 4,000달러를 빌려 프로 생활에 나섰다.
그는 그 돈을 갚기 위해 열심히 골프를 쳤고, 이듬해 프로 첫승을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에서 성취했다.
1982년 플레어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 그는 목 디스크로 1987년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지금은 골프 저술가, 해설가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62.
그늘집 = 홀 중간중간에 마련된 간단한 휴게소로서 식음료를 파는 곳이다.
그루브(groove) = 헤드 페이스에서 가로로 길게 패인 홈.
그린 피 = 골프장 입장료.
국외자 = 그 경기자 편에 속하지 않는 사람과 사물을 말한다.
심판원, 마커, 옵서버 또는 상대방 캐디는 국외자이며, 바람과 물은 국외자가 아니다.
더블보기 = 한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2타를 더 쳤을 때 일컫는 말.
도그레그홀 = 기역(ㄱ)자 모양으로 굽은 홀.
드라이버 = 티샷을 하는 클럽으로 클럽 중 가장 길기 때문에 장타를 낼 수 있다. 우드 1번이라고도 한다.
드라이버 레인지 = 실외 골프 연습장.
드로(draw) = 볼이 약간 왼쪽으로 휘는 구질.
드롭 = 규칙에 따라 볼을 집어들어 떨어뜨리는 행위.
디보트 = 볼을 치고 난 뒤 잔디가 패인 곳.
라운드 = 코스를 도는 것. 18홀을 돌면 1라운드라고 함.
라이 = 볼이 놓여 있는 위치 또는 상태.
래터럴 워터 해저드 = 페어웨이 옆을 따라 길게 흐르는 개울 등으로 이해하면 된다.
러프 = 페어웨이 바로 옆의 풀이 길게 자란 곳.
럽 오브 더 그린(rub of the green) =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 때문에 우연히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된
경우를 말한다.
로컬 룰 = 개별 골프장이 특별히 정한 규칙.
로프트 = 클럽 페이스가 눕혀져 있는 각도. 짧은 클럽일수록 크다.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 =
자연물로서 고정되어 있지 않거나 생장하지 않고, 땅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으며,
볼에 부착되어 있지 않은 돌, 나뭇잎, 나뭇가지 등과 동물의 똥,
벌레들과 그 배설물 및 이것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
모래와 흩어진 흙은 퍼팅 그린 위에 있는 경우에 한해 루스 임페디먼트다.
매치 플레이 = 홀별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 방식.
백스윙 = 클럽을 후방으로 들어올리는 동작.
벙커(bunker) = 해저드의 하나. 모래 등으로 채워져 있다.
분실구(lost ball) = 다음의 경우에는 분실구로 인정한다.
- 플레이어, 그의 동반자들 또는 이들의 캐디가 찾기 시작한 지 5분이 지나도록 발견하지
못하거나 자기의 볼임을 플레이어가 확인하지 못한 때.
- 원구를 찾지 않고 규칙에 따라 다른 볼을 플레이한 때.
- 원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또는 그 장소보다 홀에 가까운 지점에서
잠정구를 플레이한 때. 이 이후에는 잠정구가 인플레이 볼이 된다.
서든데스 = 승부가 가려지면 바로 끝나는 연장전 방식.
샌드 웨지 = 주로 벙커 샷을 할 때 쓰는 클럽
샤프트 = 클럽의 자루. 스틸 또는 그래파이트로 되어 있다.
세트 = 골프들이 코스에 갖고 나가는 클럽 일체. 우드, 아이언, 퍼터로 되어 있으며
규칙상 최대 14개까지만 허용된다.
솔(sole) = 헤드의 바닥면.
쇼트 게임 = 홀과 가까운 거리의 그린 주위에서 퍼터나 쇼트 아이언으로 행하는 플레이
수리지(ground under repair) = 코스를 수리하고 있는 지역으로 경기위 원 회가 깃발이나 선으로 표시한다.
수리지 구역의 한계는 수직 아래쪽으로 연장 될 뿐 위쪽은 아니다.
수리지의 경계를 표시하는 말뚝 또는 선은 수 리지에 포함된다.
스루 더 그린 (trough the green) = 다음 구역을 제외한 코스의 전 구역.
- 플레이 중인 홀의 티잉 그라운드와 퍼팅 그린
- 코스 내의 모든 해저드
스크래치 플레이어 = 핸디캡이 0인 골퍼.
스탠스 = 볼을 향해 두 발의 위치를 정하고 타구 자세를 취하는 것.
스트로크 =골퍼가 볼을 칠 의사를 갖고 클럽을 볼 앞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스트로크 플레이 = 정해진 홀(18홀 또는 72홀) 전체의 스코어 합계로 승부 를 가리는 방식
스풀 = 우드 3번의 별칭
슬라이스 = 볼이 목표보다 훨씬 오른쪽(오른손잡이의 경우)으로 곡선을 그리 며 날아가는 것.
아웃 코스 = 전반 9홀. 클럽 하우스에서 출발해나간 데에서 유래했다.
R&A = 영국왕실골프협회
앨버트로스 = 한 홀에서 기준타수보다 3타 적은 타수로 홀아웃하는 것.
파5홀에서 두번재 샷이 홀에 들어가면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고 한다.
어드레스(addressing the ball) =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고 클럽을 지상에 댔을 때 “어드레스”한 것으로
친다. 단, 해저드에서는 스탠스를 위한 때 “어드레스”한 것이 된다.
LPGA = 여자프로골프협회 (Ladies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우드 = 클럽 헤드가 뭉툭하게 생긴 클럽.
원래는 헤드가 나무로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티타늄이나 스틸 로 되어 있다.
웨지 = 헤드 바닥이 넓고 로프트가 큰 클럽. 피칭·샌드·로브·어프로치 웨지 등이 있다.
인코스 = 후반9홀. 클럽 하우스로 들어온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인 플레이 볼(ball in play) = 플레이어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볼을 스트로크 할 때 플레이가 된다.
그 볼의 분실, 아웃 오브 바운드, 골퍼가 집어 올렸을 경우 또는 규칙에 따라 다른 볼로 교체 경우를 제외하고는
홀아웃될 때까지 인 플레이 상태가 지속된다.
어프로치 샷 = 그린에 올리려고 시도하는 샷.
에지 = 그린의 가장자리.
오너 = 티잉 그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티샷하는 권리.
오비(OB) = 코스 밖의 플레이 금지 구역을 뜻한다. 볼이 들어가면 1벌타를 먹는다.
오픈 대회 =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가 동시에 참가하는 대회
온그린 = 볼이 그린에 오르는 것.
워터 해저드 = 호주·연못·습지 등 코스 내에 물과 관련 있는 장애물.
USGA = 미국골프협회 (US Golf Association)
이글 = 기준타수보다 2타 적게 홀아웃하는 것.
임팩트 = 클럽 헤드를 볼에 접촉시켜 타격하는 것.
잠정구 = 친 볼이 워터 해저드 이외의 지역에서 OB 또는 분실의 염려가 있 을 경우 시간절약을 위해 하나 더 치는 볼.
반드시 “잠정구”라고 말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장애물 = 장애물이란 모든 인공의 물건으로서 도보와 통로의 인공 표면과 측면 및 인공의 얼음 등이 포함된다. 단 다음의 것은 제외된다.
- OB를 표시하는 벽, 담, 말뚝 및 울타리
- OB에 있는, 움직이지 못하는 인공 물건의 모든 부분.
- 코스와 불가분한 것으로 위원회가 지정한 모든 구축물
캐디 = 경기 보조원
캐주얼 워터 (casual water) =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기 이전 또는 이후 에 볼 수 있는,
코스에 일시적으로 고인 물을 말하며 워터 해 저드 내에 있지 않다.
컨트리 클럽 (CC) = 전원 클럽의 뜻에서 지금은 골프 코스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KGA = 대한골프협회 (Korea Golf Association).
코스 레코드 = 그 골프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코스의 18홀 최저타수
토우(toe) = 클럽 헤드의 튀어나온 끝부분 (샤프트가 붙은 반대쪽)
트러블샷 = 치기 어려운 곳에서 시도하는 샷
티잉 그라운드 = 각 홀에서 첫번째 샷을 하는 장소
티샷 = 티에서 볼을 치는 것. 보통 티업(tee up)하고 친다.
티업 = 볼을 치기 위해 티 위에 볼을 올려놓는 것.
티오프 = 티샷을 하는 행위. 플레이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파 = 한 홀에 정해진 기준타수. 파4홀에서 4타 만에 홀아웃 하면 파를 기록 했다고 한다.
만약 파4홀에서 3타 만에 홀아웃하면 버디, 5타만에 홀아웃하면 보기 라고 한다.
1라운드(18홀) 기준타수가 72타이면 파72라고 한다.
코스 중에는 파가 71짜리도 있고 73짜리도 있는 등 다양하다.
퍼터 = 그린 위에서 볼을 홀에 넣기 위해 쓰는 클럽.
퍼트 =그린에서 퍼터로 볼을 홀에 넣기 위해 스트로크 하는 것.
페이드(fade) = 오른쪽으로 약간 휘는 구질.
페이스 = 클럽 헤드의 볼을 치는 타구면.
플레이오프 = 연장전.
폴로스루 = 임팩트 후 클럽을 등 뒤로 넘기는 동작.
피치 마크 = 볼이 떨어진 충격으로 인해 그린에 패인 마크.
PGA = 프로골프협회. USPGA, KPGA 등으로 불린다.
PGA투어란 그 협회에 소속된 프로들이 경기를 하는 대회의 총칭이다.
해저드 = 벙커·연못·개울 등의 장애물, 벙커와 워터 해저드로 구분한다.
핸디캡 = 기준타수와 실제 타수와의 차. 핸디캡 18 안팎인 사람을 애버리지 골퍼라고 한다.
헤드업 = 볼을 칠 때 머리를 먼저 드는 것.
호젤 = 클럽 헤드와 샤프트가 연결된 부분.
홀 = 그린에 만들어놓은 구멍. 1번홀, 2번홀 등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홀아웃 = 한 홀의 플레이를 마치는 일.
홀에 들어간 볼(Holed) = 볼이 홀의 원통 안에서 정지했을 때,
그리고 볼의 전부가 홀의 표면보다 아래에 있을 때 그 볼은 홀에 들어간 것이다.
홀인원 = 티샷한 볼이 한 번에 홀에 들어가는 것.
훅 (hook) = 타구가 왼쪽으로 크게 휘어 날아가는 구질.
힐 = 헤드의 뒤쪽 끝 부분.
63.
연습스윙
K씨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연습 스윙을 하는데 실수로 볼을 건드렸다.
이 때 동반자들로부터 흔히 튀어나오는 얘기가 "벌타를 먹어야지"하는 말이다.
그러나 티잉 그라운드에서의 연습 스윙 중 볼을 치거나
그 영향으로 티에서 볼이 떨어져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스트로크란 볼을 칠 의사를 갖고 클럽을 앞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말한다.
빈 스윙이란 실제 볼을 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티샷을 했는데, 그것이 미스샷이 되자 골퍼가 연습스윙이었다고 우기는 것이다.
이는 양심의 문제다.
공식대회 때는 경기위원이 판정하겠지만 보통 친선 라우드 때는 동반자들이 판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연습 스윙 문제는 티잉 그라운드에만 국한된다.
티샷을 해서 인플레이 볼이 되면 전혀 다른 처리가 된다.
티에서 떨어진 볼
스트로크 여부의 결정은 티잉 그라운드의 갖가지 상황에서 규칙을 적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S씨가 어드레스 도중 클럽 헤드로 볼을 건드리거나
바람이 불어 볼이 티에서 떨어졌다.
이 때 S씨의 볼은 인플레이가 되기 이전의 볼(쉽게 말해 그 홀에서 티샷하기 이전의 볼)이기 때문에
벌타 없이 다시 티에 올려놓고 치면 된다.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는 동작은 스트로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볼을 치려다가 그만 헛스윙이 됐고, 그 영향으로 티에서 볼이 떨어진 경우는 다르다.
볼을 치려 한 것은 스트로크 했다는 의미이고, 설사 클럽과 볼이 접촉하지 않았더라도 볼이 티에서 떨어지면 스트로크로 인해 볼이 움직인 셈이 된다.
이 때는 그 스트로크를 1타로 치고 떨어진 볼로 다음 플레이를 한다.
헛 스윙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있다.
스트로크를 했는데 헛스윙이 됐다.
그런데 볼은 티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
이때는 어떻게 되나?
헛스윙이고 뭐건 간에 골프 용어의 정의대로 스트로크를 했으면 그 스트로크는 한 타로 친다.
볼이 움직였건 안 움직였건간에 헛스윙 한 번은 1타이고, 헛스윙 열 번은 10타라는 얘기다.
사실 헛스윙은 비기너들에게서 나타난다.
비기너들이기 때문에 헛스윙을 해도 "그러려니"하고 눈감아주는 것이 우리 골프장 풍경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동반자 같으면 옳은 규칙을 경기 후에라도 반드시 알려주는 것이 도리다.
"자넨 5번홀 스코어가 더블 보기로 되어 있지만 제대로 치면 8타를 친 거야.
그 홀 티샷을 할 때 자넨 두 번이나 헛스윙을 했는데, 그건 분명 스트로크 동작이었거든.
헛스윙 한 번에 1타씩 쳐야 된다는 얘기지."
이러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골퍼는 사실 훌륭한 친구를 두고 있는 셈이다.
티샷 구역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 : 플레이할 홀의 출발 장소)에는 티 마커가 있다.
티잉 그라운드는 그 티 마커 사이와 양쪽 티 마커로부터 뒤쪽으로 2클럽 이내 거리의 사각형 구역으로 한정된다.
티샷은 반드시 그 티잉 그라운드 안에서 해야 한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2벌타가 부가되고 다시 티잉 그라운드 안에서 스트로크 해야 한다.
어떤 홀에선가 S씨가 티샷을 하려는데 스탠스가 여의치 않았다.
S씨는 자리를 고르다가 한쪽 발의 위치가 그만 티잉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말았다.
볼은 티잉 그라운드 안에 있었으나 한쪽 발이 밖으로 나가 있었던 것이다.
이를 본 동반자는 즉각 정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S씨는 "괜찮다"며 그대로 볼을 쳤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S씨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
볼만 티잉 그라운드 안에 있으면 티잉 그라운드 밖에 서서 쳐도 문제가 없다.
64.
클럽선택
파4홀이나 파5홀 티샷을 할 때 한 골퍼가 아이언을 잡으면
“째째하게 무슨 아이언 티샷을 하느냐?”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그러나 기 죽을 필요는 하나도 없다.
규칙상으로는 퍼터로 티샷을 해도 전혀 상관없고,
전략적 측면에서 본다면 아이언 티샷은 고급 골프의 한 유형으로까지 볼 수 있다.
드라이버를 쳐 OB를 낸 골퍼와 아이언 티샷으로 파를 잡은 골퍼 중 어느 쪽이 현명한다 하는 물음에 대해 이론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 그린에서는 반드시 퍼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골퍼가 많은데, 규칙상으로는 드라이버로 퍼팅해도 하등 상관 없다.
그린에서는 묘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가운데가 움푹 패인 형태의 그린에서 퍼터로는 그 곳을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웨지 같은 클럽으로 칠 수도 있느냐는 것이다.
규칙상으로는 쳐도 된다. 그러나 그린 손상의 도의적 문제는 있다.
이와 같은 그린 문제는 설계 잘못이나 핀 위치 선정의 잘못으로 볼 수 있다.
반드시 말할 것
티샷을 했는데 그 볼이 분실구 또는 OB(out of bounds : 플레이 금지 구역)의 위험이 있을 때는 반드시 잠정구(규칙 제27조 2항에 따라 볼이 워터 해저드 이외의 지역에서 분실 또는 OB의 염려가 있을 때 플레이하는 볼을 말한다)를 쳐야 한다.
잠정구를 쳐야 할 때는 반드시 “잠정구를 친다”고 동반자 등에게 말로 알려야 한다.
잠정구를 친다는 의사 표시, 즉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잠정구가 인플레이 볼이 되고 원래 쳤던 볼은 분실구로 처리된다.
분실구는 스트로크와 거리에 따른 벌로 2타의 손해가 있는 만큼, 나중에 OB나 분실되지 않은 볼을 찾더라도 잠정구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그 손해를 모두 감수할 수 밖에 없다.
OB가 났을 경우 페어웨이 쪽으로 나가서 치는 OB티는 시간절약을 위해 우리나라에만 있는 관행이다.
이는 로컬 룰의 일종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OB티를 설치해 그 자리에서 치는 것이 그 골프장의 로컬 룰이라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식대회에서 OB티를 쓰는 경우는 전혀 없고, 명문 클럽이 되려면 OB티부터 없애야 한다.
계속 쳐도 된다.
S씨가 티샷한 볼이 거리는 150m 이상 나갔으나, 볼이 너무 휘어 분실 가능성이 있었다.
S씨는 잠정구를 쳤다.
그런데 그 잠정구도 미스 샷이 되어 약50m 나가는 데 그쳤다.
잠정구가 있는 곳에 도착한 S씨는 "이 볼을 다시 쳐도 되는지"를 놓고 망설였다.
다시 말해 분실의 우려가 있는 볼을 찾기 전에 잠정구를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이 경우 S시는 얼마든지 잠정구로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
규칙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원구가 있다고 짐작되는 곳에 도달할 때까지 몇 번이라도 잠정구를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구가 있다고 판단된느 곳으로부터 또는 그 곳보다 홀에 가까운 지점,
즉 원구 추정지점을 넘어선 지점에서도 잠정구를 치면 원구는 자동적으로 분실구로 처리된다.
S씨의 경우 분실 가능지역이 티에서 150m는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50m밖에 안 나간 잠정구를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스트로크와 거리에 따른 벌
B나 분실구의 벌타는 1타다.
그러나 원래 쳤던 위치에서 다시 쳐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2타의 손해다.
1벌타를 먹고 다시 그 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티샷이 확실하게 OB가 났으면 다시 치는 볼을 합해 3타째가 된다.
최초의 티샷 1타에 1벌타를 합하면 2타가 되고 다시 치는 것 1타를 계산해 3타째인 것이다.
그러나 그 3타째는 최초의 티샷으로 갈 수 있었던 거리를 다시 가야하기 때문에 실은 2타 손해의 의마가 숨겨져 있다.
OB티에 나와 칠 때 그것이 4타째가 되는 것이 바로 그 까닭이다.
이 때문에 파3홀에서는 잠정구를 치는 것이 현명하다.
3타째를 온그린시켜 2퍼트로 끝내면 더블 보기로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잠정구를 치지 않고 OB가 난 곳이나 분실된 곳 가까이 가서 볼을 꺼내놓고 치면 그것은 4타째가 될 수밖에 없다.
4온 시킨 후 2퍼트하면 트리플 보기가 고작이다.
그러한 경우는 골프 규칙 위반이지만 우리나라 골퍼들이 흔히 하는 행동이다.
65.
OB냐 아니냐
코스에 나가면 OB 여부를 두고 실랑이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OB의 판정은 간단하다.
OB의 경계선은 말뚝이나 흰 줄을 그어 표시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골프장이 말뚝으로 표시한다.
OB를 말뚝으로 표시할 때, 그 경계선은 말뚝의 안쪽(코스 쪽) 측면을 연결하는 선으로 결정된다.
그림과 같이 볼이 경계선상에 걸려 있으면 OB가 아니다.
OB의 경계선은 수직으로 상하에 연장된다.
이는 나뭇가지 등에 볼이 걸려 있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만 OB가 아니면 스탠스, 즉 양발의 위치는 OB 쪽으로 나가 있어도 상관없다.
OB는 플레이 금지 구역을 뜻한다.
다시 말해 골프장 바깥이나 숲이 위낙 깊이 들어갔을 경우 부상당할 우려가 있는 곳 등이다.
외국 골프장의 경우 OB는 통상 골프장 바깥은 의미하지만,
국내 골프장 등에서는 신속한 플레이를 위한 OB지역을 지나치게 많이 설정해놓고 있다.
5분
볼이 숲이나 러프로 들어가면 볼을 찾아야 한다.
볼을 찾는데 허용되는 시간은 5분이다.
이는 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도착해 볼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 5분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5분이라는 시간은 골퍼가 절대적으로 가질 수 있는 시간이 결코 아니다.
볼을 찾다가 쉽게 찾지 못할 것이 확실하고, 그 때 후속조가 오면 패스시켜주는 것이 에티켓이다.
‘5분은 내 시간이다’라고 생각해 뒤 팀에 밀리건 말건 볼을 찾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5분이라는 시간은 에티켓 사항이다.
규칙에서는 “플레이어는 항상 부당한 지연 없이 플레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이를 위반하면 2벌타다.
5분을 넘어 한정 없이 볼을 찾으면 2벌타를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코스가 언제나 밀리는 국내 골프장에서는 사실 신속한 분실구 선언이 필요하다.
클럽의 교체
L씨가 어느 홀에선가 4퍼팅을 했다.
화가 치밀어오른 L씨는 퍼터를 땅에다가 내리 찍었고, 그만 샤프트가 구부러지고 말았다.
한편 K씨가 아이언 샷을 하는데 무언가 탁 걸리는 느낌이 왔다.
볼 밑에 큰 돌이 박혀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치다가 클럽이 걸린 것이다.
K씨의 아이언은 그 충격으로 클럽 헤드가 망가져 버렸다.
이상과 같은 상황에서 L씨와 K씨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K씨는 클럽을 교체할 수 있지만 L씨는 불가능하다.
라운드 도중 정상적인 플레이에서 손상을 입어 부적합하게 된 클럽은 교체할 수 있다. (규칙 제4조4a항)
K씨의 아이언 샷 플레이는 정상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화가 치밀어 퍼터를 땅에 내려쳐 손상시킨 L씨의 경우는 고의적이다.
정상적 플레이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L씨는 클럽 교체가 불가능하다.
프로의 세계에서도 L씨 같은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그러한 경우 그들은 우드나 샌드웨지 등으로 퍼팅하기도 한다.
볼의 교체
골프장에서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한 골퍼가 퍼팅할 때면 매번 다른 브랜드의 볼로 바꾸는 것이다.
그린에 오르기 직전까지의 볼과 퍼팅할 때의 볼 종류가 다르다는 얘기다.
이는 명백한 규칙 위반으로 2벌타다.
플레이어는 규칙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 홀에서는 동일한 볼로 홀아웃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라운드 도중의 홀과 홀 사이에서는 볼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만약 한 홀의 플레이 도중 그 볼이 플레이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동반 경기자에게 자신의 의사를 통고하고 마크한 후 검사할 수 있다.
이 때 동반 경기자에게도 감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부적합한 볼이란 볼이 찢어졌거나 깨졌거나 쭈그러든 경우 등 변형된 볼을 뜻한다.
단순히 페인트가 벗겨졌거나 색깔이 변한 것은 부적합한 볼로 볼 수 없다.
스트로크한 결과 볼이 두 쪽 이상으로 쪼개져 떨어져 나간 경우
그 스트로크는 취소해야 하며 플레이어는 원위치에서 다시 플레이하면 된다.
물론 벌타는 없다.
66.
언플레이어블 볼
언플레이어블 볼 (unplayable ball : 볼이 떨어진 지점이나 놓여 있는 상태가 플레이하기에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경우 플레이어가 선언하는 것)은 워터 해저드를 제외한 코스 어디에서나 플레이어 자신만이 선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1벌타를 먹어도 손해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를 들어 볼을 치기가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 탈출하는데 2타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할 수 있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면 1벌타를 먹고 다음 세 가지 처리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1. 원위치에 가서 다시 치든지,
2. 볼이 있는 곳에서부터 홀과 가깝지 않은 지점으로 2클럽 길이 이내로 드롭하든지,
3. 홀과 볼을 잇는 직선을 그어 그 직선상에 볼 위치보다 후방으로 거리에 제한 없이 드롭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볼이 높인 주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림에 그 예가 나와 있다.
언플레이어블 볼에 관한 규정은 규칙 제28조에 명시돼 있다.
처리 방법의 실수 등 제 28조를 위반할 경우에는 2벌타다.
언플레어블 볼 처리의 예
파4홀에서 S씨의 티샷이 빽백한 숲 속으로 들어갔다.
볼은 찾았으나 워낙 숲이 깊어 1타 탈출이 불가능했다.
S씨는 하는 수 없이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다.
세 가지 처리방법 중 2클럽 길이 드롭은 역시 숲 속이라 의미가 없었고 원위치로 돌아가 치는 것은,다시 그 거리를와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타 손해인 셈이었다.
S씨는 홀과 볼을 연결하는 후방선상 드롭의 가능성을 살폈다.
그 직선상의 후방을 보니 약 10m만 뒤로 나가면 다른 홀 페어웨이였다.
S씨는 그 다른 홀 페어웨이(물론 홀과 볼이 있었던 지점을 직선으로 그어 볼보다 뒤쪽 선상의 한 지점)에 드롭해 3타째를 쳐서 온그린시켰다.
2퍼트로 막은 S씨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도 보기로 막은 것이다.
이 같은 처리 방법은 공식대회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상황이다.
만약 S씨가 세 가지 처리 방법을 정확히 몰랐다면 보기 이상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흔히 볼이 숲에 있을 때 “1타 먹고 내놓고 칠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S씨의 볼이 샌드 벙커에 들어갔다. 그런데 볼이 반쯤 파뭍혀버렸다.
1타 탈출에 자신이 없는 S씨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다.
S씨는 내심 홀과 볼을 연결하는 후방선상 드롭을 선택해 벙커 (bunker : 대게의 경우 오목한 지역으로서, 풀과 흙을 제거하고 그 대신 모래 또는 모래와 같은 것을 넣어 지면을 조성한 구역으로 된 해저드다) 바로 뒤에서 치면 큰 손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S씨는 또 볼이 벙커턱 쪽에 있었으므로 2클럽 길이 드롭을 해도 벙커를 벗어나 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결론적으로 S씨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규칙에 따르면 볼이 벙커에 있을 때 2클럽 길이 드롭이나 후방선상 드롭 처리 방법을 택했을 경우 그 볼은 벙커 내에서만 드롭할 수 있다.
벙커에서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을 때 벙커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원위치로 다시 가서 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원위치로 가서 치면 그 거리를 다시 와야 하니까 2타 손해의 의미가 있다.
결국 벙커 내에서는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그냥 치는 것이 현명하다.
라이가 아무리 나빠도 대부분 2타 만에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67.
제13조
골프규칙의 핵심은 제13조다.
제13조의 정신은 "볼은 있는 그래도의 상태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의미는 규칙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다음과 같은 것을 개선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즉 자기 볼의 위치 또는 라이, 의도하는 스윙 구역(스윙하기 위해 클럽을 움직이는 구역), 플레이의 선(line of play : 플레이어가 스트로크 후 볼이 날아가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볼의 진행 방향과 그 방향의 양쪽 적절한 거리도 포함한다) 또는 그 홀을 넘어서 건너편의 적절한 플레이 선 연장 부분, 그리고 자기 볼을 드롭하거나 플레이스하고자 하는 지역 등을 개선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플레이 선의 개선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짧은 어프로치 샷을 하려 할 때 볼이 튈 만한 지점이 울퉁불퉁하게 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고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또 홀 건너편 연장 부분 얘기는 극단적 예이지만, 볼이 홀을 지나칠 것을 염려해 홀 뒷면에 언덕 같은 것을 만들지 못한다는 얘기다.
드롭이나 플레이스 지역 등을 개선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이러한 개선을 허영하면 코스라는 개념 자체가 필요없을 것이다.
백스윙할 때는...
앞에서 설명한 개선 금지 사항은 플레이어들에게 하나의 의문점을 던져줄 수 있다.
스윙하기 위해 클럽을 움직일 때 그러한 개선이 이뤄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로크를 할 때나 스트로크를 하기 위해 클럽을 후방으로 움직일 때는 전혀 상관없다.
백스윙을 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쳤을 때 설사 그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갔더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다.
다운스윙 때도 마찬가지.
그러나 연습 스윙 때는 다르다.
스트로크를 편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습 스윙하며 고의적으로 나뭇가지를 쳐서 떨어져 나가게 했다면
그것은 의도하는 스윙 구역의 개선이 된다.
또 어드레스할 때 클럽을 볼 뒤에 놓을 경우에도 클럽 헤드로 지면을 쿡쿡 누르면 라이의 개선이 된다.
클럽은 지면에 가볍게 놓을 수 있으나 그것으로 지면을 눌러서는 안된다고 규칙에 명시되어 있다.
해저드 접촉 금지
규칙 제13조 4항은 해저드(모든 벙커 또는 연못 등의 워터해저드를 말한다) 내의 지면이나, 워터 해저드의 물에 클럽을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저드 상태의 테스트란 모래를 만져보며 습기 등을 알아보는 행위 따위를 의미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상황은 어떻게 처리될까?
1. S씨가 벙커에 들어가다가 발을 헛디뎠다.
S씨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갖고 있던 샌드 웨지로 모래를 짚으며 지탱했다.
2. L씨가 벙커 샷을 하기 위해 벙커로 들어갈 때 피칭 웨지로 칠 수도 있을 것 같아 샌드 웨지와 피칭 웨
지 두 개의 클럽을 갖고 들어갔다. 결국 클럽 하나는 남아 L씨는 사용 안 한 클럽 하나를 모래 위에 내
려놓았다.
이상의 경우는 불가항력이거나 시간절약을 위한 조항으로 볼 수 있는데, 두 가지 모두 해저드 테스트의 목적이 없었던 것으로 판정돼야 한다.
테스트 여부는 플레이어 자신이 알고, 보는 사람 모두가 뻔히 알 수 있다
68.
두 번 치기
G씨가 라운드하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G씨가 그린에서 퍼팅할 때 그의 캐디가 우산을 받쳐줬다.
캐디는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이지만 G씨에게는 2벌타가 부가된다.
플레이어는 스트로크를 할 때 어떤 종류의 물질적인 원조 또는 바람, 비로부터 방호를 받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제14조 2항).
또 볼은 바르게 쳐야 한다.
다시 말해 볼을 밀어내거나 끌어 당기거나 떠올려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볼이 움푹 패인 작은 구덩이에 있을 경우 볼을 치지 않고 클럽 헤드로 떠올리면 안 된다는 의미다.
간혹 가다가 볼을 두 번 칠 때도 있다.
볼을 치긴 쳤는데 볼의 운동속도보다 클럽이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 때 두 번 치기가 된다.
이 때는 1벌타가 부가된다.
친 것 1스트로크와 1벌타를 합해 2타가 되는 것이다.
두 번 치기는 플레이 도중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차례의 스트로크 중 세 번이나 네 번 등 두 번 이상 맞아도 처리는 마찬가지다.
자연현상
S씨의 볼이 경사면 위에 멈춰섰다.
S씨가 방향을 측정하려고 그린 쪽으로 갔다 와보니 볼이 3m쯤 밑으로 굴러 내려와 있었다.
물론 누군가 건드리지 않은 것도 확실했다.
이 경우 S씨는 그 볼을 그냥 치면 된다.
볼이 굴러 내려온 것은 자연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S씨가 어드레스를 취한 후 볼이 구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인플레이 볼이 "어드레스 후" 스트로크의 결과가 아닌 원인으로 움직였을 때에는 그 플레이어에게 1벌타가 주어진다.
움직인 그 볼은 물론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그러면 백스윙을 시작한 후에 볼이 움직였으면 어떻게 하는가?
마찬가지로 1벌타다.
스윙을 중지하고 움직인 볼을 리플레이스하고 쳐도 1벌타이고, 움직인 볼을 스윙을 중지하지 않고 그냥 쳐도 1벌타다.
외국 대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간혹 일어난다.
경기 위원이 스윙 중에 볼이 움직인 것을 보고 본인에게 확인해 1벌타를 먹이곤 한다.
어드레스
앞의 글을 보면 인플레이 볼이 움직인 경우 어드레스를 취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어드레스를 취한 상태가 아니면 볼이 움직여도 괜찮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드레스의 여부는 어떻게 판별하는가?
어드레스를 취했다는 것은,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고 클럽을 지상에 대었을 때를 뜻한다.
그 같은 자세를 취했을 때 볼이 움직이면 그것이 설사 플레이어의 잘못이 전혀 아니더라도 1벌타가 부가되는 것이다.
볼이 굴러내리기 쉬운 경사면 플레이를 할 때 프로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준비자세를 취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중복 설명이 되겠지만, 이는 인플레이 볼에 관한 규칙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어드레스를 취한 후 어떤 요인으로 볼이 움직여도 그것이 스트로크 동작이 아니면 괜찮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하려는 볼은 인플레이 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티에서 떨어지고 있는 볼을 그냥 쳐도 상관없다.
69.
제거 중에 움직이면...
어드레스 후가 아니더라도 볼이 움직였을 때 벌타를 먹어야 하는 경우가 또 있다.
그것은 스루 더 그린에서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 : 자연물로서 고정되어 있지 않거나 생장하지 않고, 땅에 단단히 박혀있지 않으며, 볼에 부착되어 있지 않은 돌, 나뭇잎, 나뭇가지 등과 동물의 똥, 벌레들과 배설물, 그리고 이것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를 제거할 때다.
스루 더 그린에서 플레이어 또는 그의 캐디가 볼에서 1클럽 길이 이내에 있는 로스 임페디먼트에 접촉한 후 볼이 움직이면 어드레스 전이라도 볼을 움직인 것으로 간주해 1벌타가 부가된다.
물론 그 볼은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이 조항은 과다하게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퍼팅 그린 위에서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하는 도중에 볼이 움직여도 벌타 없이 그 볼을 리플레이스하면 된다.
단, 그것도 고의성이 없어야 한다.
한편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정지한 볼이 상대 경기자나 상대방 캐디 및 휴대품으로 인해 움직이면 역시 벌타 없이 그 볼을 리플레이스하면 된다.
만약 상대편이 실수로 자신의 볼을 움직였는데, 그 볼이 전보다 홀에 가까워졌다고 해서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그냥 치면 2벌타다.
국외자
S씨의 볼이 페어웨이 한복판에 정지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까마귀가 날아와 그 볼을 물고 10m쯤 날아가다 떨어뜨렸다.
이 때 S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까마귀는 국외자(outside agency : 매치 플레이에서는 매치에 관계없는 사람과 사물을 말하며,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경기자 편에 속하지 않는 사람과 사물을 말한다.)다.
국외자란 관중이나 동물, 어떤 물체 등을 총망라한 것으로 보면 된다.
정지된 볼이 국외자로 인해 움직이면 벌타 없이 그 볼을 리플레이스 하고 치면 된다.
따라서 S씨는 볼을 원위치에 가장 가깝게 리플레이스하고 쳐야 한다.
그러나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에 맞아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 같은 경우를 "럽 오브 더 그린(rub of the green) :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 때문에 우연히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된 경우)"이라 하는데, 그 때는 볼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친다고 생각하면 된다(몇 가지 예외를 다음 글에서 설명한다).
대회 때 선수들이 쳐서 날아가거나 구르던 볼이 관중에 맞아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린 위에서만은...
S씨의 볼이 멋지게 온그린되어 버디 기회를 맞았다.
S씨는 심혈을 기울여 퍼팅했다.
그런데 볼이 홀인되기 직전, 다시 발해 홀을 향해 볼이 굴러가고 있을 때 난데없이 개 한 마리가 나타나 볼을 그린 밖으로 차버렸다.
앞에서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로 인해 방향이 변경되면 그대로 쳐야 한다고 했는데, 이 경우 S씨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약간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크게 맘 상할 것은 없다.
퍼팅 그린 위에서만은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로 인해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했더라도 있는 그대로 치지 않고 원위치에서 리플레이스하고 다시 치면 된다.
S씨의 버디 퍼팅이 홀인 가능성이 많았으면 다소 억울하겠지만, 가능성이 없었을 때 그 같은 경우가 생겼다면 크게 억울할 것도 없는 일이다.
단, 퍼팅 그린 위에서 그러한 상황을 초래한 국외자가 벌레나 곤충이라면 규칙적용이 제외된다.
그린에 붙은 모기 한 마리를 국외자로 치면 규칙남용의 소지가 있다
70.
볼과 볼
플레이 도중에 볼과 볼이 부딪치는 경우가 흔히 생긴다.
복잡하지 않을까 염려되겠지만 실은 간단하고도 재미있다.
정지된 볼(물론 인플레이 볼)이 움직이고 있는 다른 볼에 맞아 움직인 경우는 그 볼을 원위치에 리플레이스하면 된다.
또한 움직이고 있는 볼이 정지한 볼에 맞아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했을 경우에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플레이하면 된다.
다음 예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A씨의 볼이 그린 위에 정지해 있었다.
B씨가 어프로치 샷을 했는데 그만 A씨의 볼과 부딪쳤다.
이 경우 A씨의 볼은 리플레이스하면 되고 B씨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치면 된다.
A씨의 볼은 정지해 있었고 B씨의 볼은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퍼팅 그린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볼이 정지해 있는 볼과 부딪치면 볼을 친 플레이어에게 2벌타가 부가된다.
그린 위에서 반드시 마크를 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편, 남의 편
Y씨가 볼을 쳤는데 그 볼이 공교롭게도 Y씨의 캐디에 맞고 튀었다.
국외자란 경기자의 편에 속하지 않은 사람과 사물이기 때문에 Y씨의 캐디는 국외자가 아니다.
이 때는 어떤 처리가 내려질까?
Y씨에게는 2벌타가 부가되고 볼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Y씨가 친 볼이 Y씨 자신에게 맞았거나 그의 캐디에게 맞았거나, 골프백 등 Y씨 또는 그의 캐디의 휴대품에 맞아도 마찬가지다.
쉽게 얘기해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볼이 자기편의 그 무엇에 맞아 방향이 바뀌거나 정지하면 2벌타인 것이다.
그 이유는 뻔하다.
극단적 예로서, 벌타가 없으면 캐디 등이 일부러 볼을 막거나 방향을 틀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태편의 그 무엇에 맞으면 국외자 규정대로 벌타 없이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플레이하면 된다.
자기편, 남의 편만 가린다는 개념만 있다면 이 규칙 숙지는 힘들 것이 하나도 없다.
안이나 위
럽 오브 더 그린일 경우 묘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S씨가 샷을 했는데 그 볼이 마침 페어웨이 가장자리에 앉아 구경하고 있던 관중 옷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즉 움직이고 있는 볼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국외자의 안이나 위에서 멎은 경우다.
살아 있는 국외자의 안에 볼이 있으니 볼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S씨의 경우 관중을 향해 클럽을 휘두를 수는 없다는 얘기다.
골프 규칙은 친절하고도 정확하게 이러한 상황의 처리도 규정해 놓고 있다.
이 경우에는 국외자가 있던 위치에서 가능한 한 가장 가까운 곳에 볼을 드롭하고 치면 된다.
그 위치가 스루 더 그린이나 해저드라면 드롭하고, 퍼팅 그린이면 볼을 플레이스하는 것이다.
퍼팅 그린 위에서는 드롭이 없고 플레이스 아니면 리플레이스다.
마크를 했고 그 마크한 자리에 볼을 다시 놓는 것이 리플레이스이고 마크했던 곳 없이 볼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 바로 플레이스다.
71.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
장애물이란 모든 인공의 물건으로서, 도로의 표면 등도 해당된다.
장애물은 두 가지로 나뉜다.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과 움질일 수 없는 장애물이다.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은 깡통, 병, 담배꽁초, 음료수 팩, 종이, 고무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은 벌타 없이 제거할 수 있다.
스윙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로 인해 방해를 받으면 그 장애물을 치우면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볼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의 안이나 위에 정지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때는 볼을 집어올린 후 장애물을 제거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가장 가깝고 홀에 접근하지 않는 지점에 드롭하면 된다.
만약 이러한 경우가 그린 위에서 발생하면 볼을 플레이스하면 된다.
물론 이때도 벌타는 없다.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
골퍼들이 코스에서 가장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 중에는 스프링클러나 배수로 뚜껑, 그리고 도로표면 등이 있다.
이 같은 장애물의 안이나 위에 볼이 떨어져 있거나 스탠스나 의도하는 스윙 구역이 방해를 받으면 역시 벌타 없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즉 그 방해를 피하고 홀에 가깝지 않고 해저드나 퍼팅그린이 아닌 곳으로 홀이 있었던 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지점을 결정해 거기에서 1클럽 길이 이내로 드롭하면 된다.
이 조항은 스루 더 그린에서의 구제 방법이다.
만약 볼이 벙커 내에 있고 그 벙커 안에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 있다면 이 방법을 적용하는 것까지는 괜찮으나 반드시 벙커 안에서 드롭해야 한다.
그리고 퍼팅 그린 위에서의 경우는 드롭이 아니고 플레이스해야 한다.
또 워터 해저드 내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인한 구제가 금지돼 있다.
스루 더 그린이란 코스 내의 모든 해저드나 플레이 중인 홀의 티잉 그라운드와 퍼팅 그린을 제외한 코스의 모든 구역을 말한다.
의도하는 스윙 구역
L씨의 볼이 페어웨이로 잘 날아갔으나 공교롭게도 스프링클러 뚜껑 옆에 떨어졌다.
볼이 스프링클러와 접촉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백스윙할 때 그 뚜껑이 걸렸다.
이 같은 경우가 바로 의도하는 스윙 구역이 방해받은 예다.
즉 볼의 위치가 장애물과 떨어져 있더라도 스윙이 방해 받으면 구제받을 수 있는 것.
스탠스도 마찬가지다.
볼을 치려고 스탠스를 취하다가 발에 움직일 수 없는 방해물이 밟힌다든가 하면 그 때도 규칙에 의거해 구제받을 수 있다.
의도하는 스윙구역의 개념을 알아두는 것은 골프 규칙 적용에서 매우 중요하다.
숲 속 등지에서 볼을 치려 할 때 백스윙에 나뭇가지가 걸린다고 그 나뭇가지를 꺾거나 구부리면, 의도하는 스윙 구역을 개선한 것이 되어 2벌타가 부가된다 (규칙 제13조 2항).
볼의 위치와 관련이 없다고 생장물을 구부리거나 하면 명백한 규칙위반이 되는 것이다.
72.
OB 말뚝은?
규칙에서 정의한 장애물에는 OB 말뚝이나 OB 안에 있는 인공물건이 제외된다.
OB 말뚝은 분명 인공물이지만 장애물로 치지 않는 이유는 규칙 적용을 명료하게 하기 위함이다.
즉 OB 말뚝을 장애물로 치면 볼이 OB 말뚝 근처에 있을 때 벌타 없이 구제받을 수 있고, 이 경우 OB여부가 큰 논란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OB 안에 있는 인공물을 장애물로 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골프장이나 경기위원회 등이 지정한 모든 구축물도 제외된다.
즉 코스 안에 예로부터 내려오는 돌담이 있고, 클럽측에서 그 돌담은 골프장의 전통이며 옛날부터 장애물로 치지 않았다며 코스의 일부로 규정하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 코스 17번홀(일명 로드홀)에는 그린 가까이에 돌담이 있으나,그 돌담을 장애물이 아닌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치거나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
용이성
골프 경기 중에는 갖가지 상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묘한 상황 가운데 하나는 인공의 물건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로 보아야 할지 선뜻 판단이 안서는 경우다.
예컨대, 거리 표시 말뚝이나 코스 보호를 위해 쇠꼬챙이에 나이론 줄을 쳐놓은 것 등을 들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과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의 차이는, 골프가 방향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한 타 이상을 좌우할 수 있다.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은 1클럽 길이 이내의 드롭이 가능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은 그 장애물을 치우고 그 자리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과 그렇지 않은 장애물의 결정은 그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드는 시간이나 용이성 등으로 판단하면 된다.
엄밀히 말해 이 세상에서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쇠꼬챙이가 쉽게 뽑히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로 치면 되는 식이다.
만약 그 같은 구축물을 골프장측에서 움직일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해놓았다면 역시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오솔길
L씨의 볼이 그린 옆으로 나 있는 오솔길에 떨어졌다.
그 오솔길은 사람들이 워낙 많이 다니는 길이었기 때문에 맨땅이었다.
L씨는 망설였다.
도로는 장애물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이 같은 맨땅으로 된 길도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에 속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정답은 장애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쳐야 한다는 것이다.
도로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규칙에서 따지는 도로는 인공이냐 아니냐다.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는 분명 인공의 표면이기 때문에 장애물이다.
사람들이 자갈을 깔았거나 나무를 깐 도로도 장애물이다.
그러나 맨땅의 도로는 인공이 전혀 가미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골프장측이 로컬 룰로 장애물로 규정해놓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러한 경우 로컬 룰이 일반적 규칙보다 우선하게끔 되어 있다.
73.
밟은 볼
H씨의 볼이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
그런데 앞 팀의 골퍼 한 명이 볼을 못 보고 그만 밟아버렸다.
결국 H씨의 볼은 지면에 반쯤 박혔다.
이 경우 H씨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우선 어떠한 규칙을 적용하느냐만 알아도 그 사람의 골프 규칙 수준은 상당하다 할 수 있다.
H씨의 상황은 정지하고 있는 볼이 국외자(앞 팀 골퍼)로 인해 움직인 경우다.
볼이 움직인 것은 지면 위의 사방뿐 아니라, H씨 경우와 같이 지면에 박히며 밑으로 수직이동된 것도 마찬가지다.
정지해 있던 볼이 국외자로 인해 움직이면 원위치에 리플레이스해야 하는데, H씨가 리플레이스를 하려면 볼이 박혔던 자리에 다시 볼을 놓을 수밖에 없다.
또 박혔던 지점을 원상회복시키면 라이이ㅡ 개선이 된다.
또 그대로 쳐도 리플레이스해야 된다는 규정 때문에 위반이다.
이 때는 "리플레이스를 요하는 볼의 원 라이가 변경됐을 때는 그 곳에서 가장 가까운 라이에 플레이스해야 한다"는 규정을 이용해 볼이 박혔던 지점 바로 옆에 볼을 플레이스하고 치면 된다.
루스 임테디먼트
루스 임테디먼트란 자연물로서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낙엽이나 돌, 떨어진 나뭇가지 등으로 생각하면 된다.
모래와 흩어진 흙은 그린 위에 있을 때만 루스 임페이먼트다.
루스 임페디먼트는 해저드를 제외한 지역에서 벌타 없이 제거할 수 있다.
이슬과 서리는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다.
이상과 같은 루스 임페디먼트의 정의를 알았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1. 새벽 라운드 때 그린에 이슬이 깔려 있더라도 그것을 제거하면 안된다.
이슬은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규칙상 이슬을 제거하고 퍼팅하면 2벌타다.
2. 그린 위에서는 벙커에서 튄 작은 돌이나 모래가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것은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스루 더 그린에서는 디보트(divot : 잔디나 흙이 클럽 헤드에 닿아 패인곳)을 메운 모래 위에 볼이 정지해 있더라도 그것을 제거하면 안된다.
해저드 내에서는 후르 임페디먼트를 제거할 수 없다. (제23조 1항)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물이 말라버린 워터 해저드(모든 바다, 호수, 연못, 하천, 도랑, 배수구의 표면 또는 뚜껑이 없는 수로 및 이와 유사한 수역을 말한다) 지역에 볼이 정지해 있고, 거기에서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할 수 있다면 해저드 내의 작은 돌멩이 등을 끝도 없이 치워야 할 것이다.
이 조항에 의거해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벌타를 먹은 프로들도 많다.
즉 해저드 내의 볼을 치러 들어간 골퍼가 스탠스를 취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발에 걸리는 돌멩이를 툭 차버렸다면,
해저드 내에서의 루스 임페디먼트 제거로 2벌타를 먹게 되는 것이다.
또 벙커 내에서도 떨어진 낙엽 같은 것을 치우면 2벌타다.
벙커 역시 해저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벙커 내에서 루스 임페디먼트는 제거할 수 없지만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은 제거할 수 있다.
장애물이란 모든 인공의 물건을 뜻한다.
따라서 벙커 내의 담배꽁초나 깡통, 종이 부스러기 등은 제거할 수 있다.
벙커 내에서 무언가 제거하려면 그것이 장애물인지 루스 임페디먼트인지부터 판별해야 한다.
74.
워터 해저드
골퍼들이 골프장에서 가장 흔히 맞닥뜨리는 것이 워터 해저드 관련 상황이다.
워터 해저드 관련 상황이란 한 마디로 볼이 물어 빠졌을 때의 상황이다.
물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
바다,연못,개천이 있고 심지어는 물이 말라버린 연못이나 개천도 있다.
워터 해저드[래터럴 워터 해저드(lateral water hazard : 워터 해저드 또는 그 일부로서 볼이 최후에 해저드의 경계선을 넘어간 점과 홀과의 선상 후방에 볼을 드롭하기가 불가능하거나 위원회가 그렇다고 인정한 수역) 제외]는 황색 말뚝으로 표시된다.
물없는 연못이나 개천도 황색 말뚝이 있으면 워터 해저드에 관한 규칙을 적용해야 된다는 얘기다.
워터 해저드와 관련된 규칙을 적용할 때 골퍼들이 가장 먼저 주지해야 할 것은, 볼이 워터 해저드에 들어갔더라도 볼을 칠 수 있는 상황이면 얼마든지 쳐도 된다는 점이다.
볼이 아주 일부만 물에 잠겼거나 워터 해저드 지역 안이긴 해도 물에는 잠기지 않았을 경우 등 플레이어가 1벌타를 먹느니 차라리 그냥 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치면 된다.
단, 조건은 클럽 헤드를 지면이나 수면에 대지 말아야 한다.
명백한 잠수
볼이 워터 해저드 안쪽으로 날아가 사라졌을 때는 그에 대한 합리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쉽게 얘기해 플레이어 자신이나 동반자 또는 그 밖의 어떤 사람이 볼이 물 속으로 "퐁당"하며 사라진 광경을 봤어야 한다는 뜻이다.
합리적 증거가 요구되는 이유는 워터 해저드에 들어간 볼과 분실구의 처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워터 해저드 주변에 나무가 우거져 있고 그 쪽으로 볼이 갔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때는 볼을 찾지 못하면 분실구로 처리하느냐, 아니면 워터 해저드로 들어간 볼로 처리하느냐가 문제다.
워터 해저드에 들어간 것 같기는 한데, 어느 누구도 그 장면을 못 보았으면 분실구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분실구로 처리하느냐 또는 워터 해저드로 들어간 볼로 처리하느냐의 차이는 경우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1타 이상의 차이가 난다.
그것은 플레이어의 선택관이 다른데 기인한다.
다음 내용이 그에 대한 설명이다.
후방선상 드롭
볼이 워터 해저드에 명백히 들어가 사라졌을 때의 처리 방법은 두가지다
(래터럴 워터 해저드 내의 처리 방법은 따로 설명하겠다).
첫째는 원래 쳤던 위치에서 다시 치는 것이고,
둘째는 볼이 최후에 워터 해저드의 경계를 넘은 지점과 홀을 연결하는 직선상으로 그 워터 해저드의 경계를 넘은 지점과 홀을 연결하는 직선상으로 그 워터 해저드 후방에 드롭한 후 치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1타를 부가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두번째 처리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 연못 뒤에 가서 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볼이 짧아 연못에 빠졌을 경우 볼이 해저드 경계선을 넘어 선 지점과 홀을 연결해 그 직선상의 연못 후방지점(골퍼가 볼을 친 지점쪽) 어느 쪽으로든 볼을 드롭해 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연못이 그린 바로 전면에 위치해 있고 볼이 거기에 빠졌다면 바로 그 연못까지 다가가서 칠 수 있는 셈이다.
볼을 원래 쳤던 위치와 연못 후방에 다가가서 칠 수 있는 지점의 거리가, 예를 들어 150m나 된다면 다가가 치는 쪽이 훨씬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분실구와의 차이
앞에서 살펴본 분실구(lost ball : 플레이어, 파트너 또는 이들의 캐디가 찾기 시작해 5분 이내에 발견하지 못하거나 자기의 볼임을 플레이어가 확인하지 못할 경우)와의 차이는 바로 그 연못 후방에 드롭할 수 있는 처리 방법 때문이다.
볼이 분실구가 됐을때 처리 방법은 원래 쳤던 위치에서 다시 치는 한가지 방법뿐이다.
바로 스트로크와 거리로 인한 벌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2타의 손실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볼이 워터 해저드에 들어가면 경우에 따라 1타 손실로 막을 수 있다.
파4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가운데에 있는 워터 해저드에 빠졌을 경우 플레이어가 두번째 처리 방법을 채택해 연못 뒤로 다가가 드롭해 쳤다고 치자.
그때 드롭해 친 볼은 티샷 1타, 워터 해저드 1벌타를 포함해 3타째가 된다.
파4홀이니만큼 기껏해야 4온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워터 해저드 볼과 분실구를 명백히 가려야 하는 이유다.
75.
최후라는 표현
골프 규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문장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문장이 복잡하다고 표현은 했지만, 그 뜻을 알고 보면 왜 그렇게 써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웥터 해저드 규칙의 두번째 처리 방법은 "볼이 최후에 워터 해저드 후방에 드롭한다"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골퍼들은 볼이 최후에 워터 해저드 경계를 넘어섰다고 왜 표현해야 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볼이 연못을 넘어가기는 했으나 연못 건너편 언덕에 맞거나 돌에 맞고 뒤나 옆으로 튀어 다시 연못으로 들아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볼은 워터 해저드 경계선을 두 번 넘은 셈이다.
이 때 바로 최후로 넘어선 지점(건너편에서 맞고 튄 지점)의 정의가 필요한 것이다.
또 원위치에서 다시 친다는 표현이 많이 있는데, 정확한 규칙용어로는 그 볼을 앞서 플레이한 지점 또는 되도록 그에 가까운 지점이다.
되도록 가까운 지점이란 구절이 있는 이유는, 1cm도 틀리지 않고 정확히 원위치 지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위치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표현한 것뿐이다.
래터럴 워터 해저드
래터럴 워터 해저드란 한 마디로 페어웨이 옆을 따라 흐르는 개천 등으로 생각하면 된다.
코스 곳곳의 연못이나 호수와는 그 형태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히 처리 방법에도 다른 하나가 추가된다.
일반적인 워터 해저드 규칙에 덧붙여 적용되는 처리방법은 다음과 같다.
"원구가 워터 해저드의 구역경계를 최후로 넘은 지점이나 홀로부터 등거리에 있는 워터 해저드의 대안의 경계상 지점으로부터 2클럽 길이 이내에서 워터 해저드 밖에 드롭한다.
그 볼은 원구가 워터 해저드 구역 경예를 최후로 넘어선 지점보다 홀에 접근하지 않게 정지하도록 드롭해야 한다."
이 설명은 꽤 복잡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간단히 말하면 래터럴 워터 해저드 옆에, 홀이 가깝지 않은 지점으로 2클럽 길이 이내에서 드롭하라는 뜻이다.
이 규정을 둔 이유는 워터 해저드의 두번째 처리 방법을 래터럴 워터해저드에서 선택할 경우 드롭 지점 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즉 페어웨이 한쪽이 쭉 워터 해저드일 경우, 홀과 볼이 최후로 넘어선 경계선을 연결하는 후방지점 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76.
다리 위의 볼
규칙을 보면 워터 해저드의 경계선은 수직으로 그 위아래까지 연장 적용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워터 해저드 말뚝 안에 있는 나무나 다리 등에 볼이 정지한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하나의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S씨의 볼이 워터해저드 안에 있는 다리 위에 정지해 있다고 치자.
S씨는 1벌타를 먹고 몇 가지 처리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그냥 치기로 작정했다.
이때 S씨는 다리 표면에 클럽을 대도 될까?
또 다리는 분명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기 때문에 장애물 규칙에 의거한 처리방법을 택해도 될까?
첫번째 의문의 해답은 클럽을 다리 표면에 대도 된다는 것이다.
클럽을 대지 못하는 경우는 해저드 내의 지면이나 워터 해저드 내의 물뿐이다.(규칙 제13조 4b)
해저드 내의 다리 표면은 지면이나 물이 아니기 때문에 어드레스 때 클럽 헤드를 다리 표면에 대도 괜찮은 것이다.
두번째 의문은 원래 필요가 없다.
장애물구제 규정에는 워터 해저드(래터럴 워터 해저드 포함) 내의 볼은 제외돼 있다.
벙커
벙커란 풀과 흙을 제거하고 그 대신 모래 또는 모래 같은 것을 넣어 조성한 해저드다.
해저드 지면에 클럽이 접촉되면 안 되고 이를 위반하면 2벌타다.
S씨의 볼이 벙커에 들어갔다.
S씨는 어드레스 때는 괜찮았으나 백스윙을 하면서 그만 모래와 접촉했다.
이 때는 어떻게 처리될까?
물론 2벌타다.
백스윙을 하는 동안에도 스트로크 전이므로 어드레스때와 마찬가지도 2벌타가 부가되는 것이다.
한편 요즘 골프장에는 벙커 한가운데에 풀로 덮인 둥그런 언덕 같은 곳을 만들어놓는 경우가 있다.
그 섬으로 된 언덕 같은 곳은 벙커일까 아닐까?
그 곳은 벙커가 아니기 때문에 보통 방법으로 플레이하면 된다.
벙커의 한계는 수직 아래로 연장될 뿐 위쪽은 아니기 때문이다.
벙커의 한계가 아래쪽으로 연결되는 이유는 볼이 모래 속에 깊숙이 박혀 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오구
K씨의 볼이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으로 가니 볼이 하나 있었고 K씨는 으레 자기 볼로 생각해 그 볼을 쳤다.
그런데 같이 볼을 찾던 동반자가 "아니, 자네 볼 여기 있잖아" 하고 말했다.
볼을 확인해보니 정말 K씨의 볼이었다.
K씨는 오구(誤球 : wrong ball)를 플레이했던 것이다.
해저드 이외의 지역에서 오구를 플레이한 경우, 그 플레이어에게는 2벌타가 부가되고 정구를 플레이함으로써 잘못을 정정해야 한다.
따라서 K씨는 2벌타를 먹고 진짜 자기 볼로 플레이하면 된다.
한편 해저드 내에서는 오구를 치더라도 벌타는 없다.
예를 들어, 모래 벙커 등에서 오구를 플레이해도 벌타가 없다.
오구란 자신의 인플레이 볼, 자신이 친 잠정구, 그리고 규칙에 의거해 플레이한 제2의 볼을 제외한 모든 볼을 말한다.
이를 풀어 말하면 규칙에 따라 자신이 친 볼이 아닌 남의 볼이나 코스 내의 임자 없는 볼 등으로 보면 된다.
77.
합의의 반칙
네 명의 친구들은 모두 같은 골프장 회원이다.
그 골프장의 클럽 챔피언전에 네 명은 함께 출전했고 운 좋게 같은 조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친구들은 그 중 실력이 나은 한 골퍼를 밀어주기로 작정했다.
어느 파3홀에서 바람이 아주 심하자 친구들이 밀어주기로 작정한 친구에게 말했다.
"가만 있어, 자네가 오너지만 나중에 치게. 우리들이 먼저 치고 바람이 얼마나 거센가 한번 볼테니까."
극단적 예지만, 이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될까?
플레이 순서는 바뀌어도 벌타는 없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
골프 규칙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경기자들이 1인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순서를 바꾸면 그 해당 경기자 전원이 실격된다. (규칙 제10조 2c).
이는 합의의 반칙 중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플레이어들이 "우리 모두 그린에서는 원퍼트로 치기로 합시다" 하는 등 합의해 규칙적용을 배제하면 모두 실격이라는 얘기다.
어드바이스
K씨가 파3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했다.
동반 경기자가 "몇 번 아이언으로 쳤어?" 하고 물었더니 K씨가 "5번" 이라고 대답했다.
이 경우 K씨와 동반 경기자에게는 각각 2벌타가 부가된다.
어드바이스(advice)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어드바이스란 플레이의 결단, 크럷의 선택 또는 스트로크 방향에 영향을 주는 조언이나 시사를 말한다.
골프장에 나가보면 흔히 "이렇게 쳐라, 저렇게 쳐라"하며 즉석 레슨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식시합에서라면 모두 벌타감이다.
그런데 한 플레이어가 상대방이 선택한 아이언이 상당히 궁금해 그 플레이어가 샷을 하느 사이 백 속을 힐끗 보며 몇 번 아이언이 없어졌나 알아보는 것은 어떻게 처리될까?
판례에 따르면 그것은 "괜찮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백 위의 타월 같은 것이 덮여 있는데, 그 타월을 치운 후 살펴보는 것은 위반에 해당된다고 한다.
어쨌거나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조언은 하지도 말고 받지도 않는 것이 정석이다.
공지사항
S씨가 M씨에게 물었다.
"이봐 오늘 사용하는 그린이 A그린이야, B그린이야?"
M씨가 대답했다.
"응, B그린이야. 왼쪽 그린이니까, 그리 알게."
이 경우 어드바이스를 주고받은 것일까?
그것은 어드바이스가 아니다.
이미 확정돼 있어 널리 알려진 사실, 즉 공지사항이나 규칙을 알려주는 것 등은 어드바이스가 아니다.
코스에서의 해저드 위치, 깃대 위치 등을 알려주는 것은 괜찮다는 뜻이다.
골퍼가 플레이 중에 도움을 받을 있는 것은 자신의 캐디뿐이라고 알면 된다.
만약 두 명이 한편이 되어 플레이하는 경기방법을 택했다면, 자기 편 파트너나 그의 캐디로부터도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 경기를 관찰해보면 선수들이 라운드 중 제3자로부터 무슨 얘기를 듣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까이서 듣지 않으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지만, 만약 그 같은 대회가 플레이에 영향을 끼칠 만한 어드바이스라면 명백한 규칙위반이다.
선수들이 캐디를 중시하는 것도 오직 그로부터의 도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8.
플레이의 선
A씨가 그린 쪽을 향해 세컨드 샷을 하려는데, 그 공간이 높은 언덕이라 그린이 안 보였다.
마침 언덕 쪽에 있던 B씨가 사정을 알고는 "어이, 이 쪽으로 치면 돼!" 하며 손을 흔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과연 괜찮은가?
플레이의 선이라 함은 플레이어가 스트로크 후 볼이 가기를 원하는 방향과 그 방향의 적정한 거리를 의미한다.
규칙 제8조 a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누구로부터도 플레이 선에 대해 지시받을 수 있다.
따라서 A씨와 B씨의 행위는 적법하다.
물론 여기에도 단서 조항이 있다.
스트로크 중에는 플레이의 선상 또는 그 선 가까이에 사람을 세워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B씨는 플레이의 선을 지시한 후 A씨가 스트로크 하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는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볼 수도 있고, 공정성과도 관계가 있다.
지면에 박힌 볼
비가 많이 내린 다음 날 코스에 나가 플레이하다 보면 골퍼가 친 볼이 낙하충격으로 인해 축축한 지면에 박혀버리는 경우가 있다.
규칙을 엄정히 지키려는 골퍼들은 이렇듯 지면에 박힌 볼도 그냥 쳐야 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은 구제방법이 명시돼 있다.
규칙 제25조 2항은 "스루 더 그린의 짧게 깎은 구역 내에 낙하의 충격으로 자체의 피치 마크에 박힌 볼은 벌 없이 집어 올려 원위치에 가장 가깝고 홀에 접근하지 않는 지점에 드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여기에서의 의문은 스루 더 그린의 짧게 깎은 구역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페어웨이로 생각하면 된다.
해저드에서는 물론 구제가 용납 안 되고 숲 속이나 러프 (rough : 그린 및 해저드를 제외한 코스 내의 페어웨이 이외 부분. 풀이나 나무 등이 그대로 있는 지대) 등에서도 안 된다는 의미다.
숲에는 흙이 부드러운 곳이 많다.
또 숲이나 러프로 볼을 친 것은 분명 미스 샷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경우 지면에 박힌 볼까지 구제해주면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고 규칙 적용의 시비도 자주 일어날 것이다.
원조 또는 방해
A씨가 그린 밖에서 짧은 어프로치 샷을 하려는데, 역시 그린 밖에 있는 B씨의 볼에 맞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 때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A씨는 B씨에게 볼을 집어들라고 요구할 수 있다.
다른 볼이 자기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그 볼을 집어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2조)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이 아주 가깝게 붙어 있을때도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
이 때 볼을 집어들어야 하는 골퍼는 볼을 집어 올리지 않고 먼저 칠 수도 있다.
이 때 집어든 볼은 닦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같은 경우가 퍼팅 그린 위에서 발생하면 그 때는 볼을 닦을 수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한 가지 생긴다.
자신의 볼이 상대의 볼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정지해 있는데도 상대가 집어올릴 것을 요구하는 경우다.
그 때는 그 상대방에게 "부당한 경기 지연" 등의 조항으로 벌타를 먹일 수 있다.
상식적으로 하라는 얘기다
79.
스탠스의 장소
S씨의 볼이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S씨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해 1벌타를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냥 치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다.
S씨가 볼을 치려면 무릎을 꿇고 앉아 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무릎을 꿇으려고 보니 지면이 젖어 있었다.
S씨는 타월을 깔고 그 위에 무릎을 대고 앉아 볼을 쳐냈다.
이 같은 경우 S씨에게는 2벌타가 부가된다.
플레이어는 스탠스를 취할 때 지면을 힘껏 밟을 수는 있으나 스탠스의 장소를 특별히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제13조 3항).
타월을 깐 행위는 스탠스의 장소를 특별히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마찬가지로 샷을 할 때 스탠스가 불편하다고 지면의 높낮이가 변할 정도로 발을 툭툭 굴러 지면을 고르게 하면 2벌타를 부가받는다.
캐주얼 워터
캐주얼 워터(casual water)란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기 이전 또는 이후에 볼 수 있는, 코스상에 일시적으로 고인물을 말한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거나 하면 라운드 도중에 종종 캐주얼 워터와 맞닥뜨리게 된다.
볼이 캐주얼 워터에 들어가 있으면 벌 없이 구제받을 수 있다.
볼의 위치뿐만 아니라 스탠스나 의도하는 스윙 구역이 방해를 받아도 마찬가지다.
스루 더 그린에서 캐쥬얼 워터로 인해 방해를 받으면 홀에 근접하지 않고, 방해를 피하고, 해저드 및 퍼팅 그린 위를 제외한, 볼이 정지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상의 지점을 결정해 거기에서 1클럽 길이 이내로 드롭하면 된다.
매우 복잡한 듯하지만 방해를 가장 가깝게 피하면서 홀에 가까이 가지 않는 지점으로 1클럽 길이 이내에서 드롭하면 되는 것이다.
수리지도 이와 마찬가지인데, 수리지는 골프장측에서 수리지 표시를 해놓는 것이 원칙이다.
수리지 구역은 아래쪽으로만 연장될 뿐 위쪽은 아니다.
수리지에 있는 나무 위에 볼이 올라가 있는 경우에는 수리지로 인한 구제가 안 된다는 얘기다.
80.
시선을 벗어나야
그린에서의 에티켓 제1조는 남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퍼팅의 성패는 99%가 심리에 따라 좌우되므로 지능적으로 상대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것만큼 잘못된 매너도 없다.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퍼팅하려는 사람의 정면이나 후방 선상에 붙어서서 무언의 압박감을 주는 행위나, 상대방이 어드레스를 취했는데도 계속 잡담하는 것 등이다.
또 지나가는 말처럼 “이거, 생각보다 그린 경사가 아주 심하군” 하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도 사실은 상대방 판단에 혼란을 주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결국 그린에서만큼은 조용히 하는 것이 철칙이라는 얘기다.
그린에서 시끄러운 팀일수록 그 팀의 골프 실력은 보잘 것 없다는 게 정설이다.
상대방이 퍼팅할 때는 반드시 그 플레이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곳에 멀찍이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퍼팅할 때도 그만큼의 혜택을 받게 된다.
먼 쪽으로
일단 티샷을 하고 나가면 그 다음 플레이 순서는 홀에서 볼이 멀리 떨어져 있는 골퍼부터 시작한다.
문제는 그린에 다다르고 나서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조건 온그린이 안 된 골퍼가 먼저 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지만, 그린 주변에서의 원칙도 홀에서 먼 골퍼부터 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예를 들어, A씨는 온그린이 됐지만 홀에서 15m 거리이고 B씨는 그린 바깥이지만 홀에서 10m 거리라면 A씨가 먼저 플레이하는 것이 바른 순서다.
우리나라에서 온그린 안 된 골퍼가 먼저 치는 관행이 생긴 원인은 아마 시간절약 때문일 것이다.
즉 온그린이 안 된 골퍼가 플레이할 때는 깃대를 꽂아둘 수 있지만, 그린 위에서 퍼팅할 때는 반드시 깃대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깃대를 뽑았다가 다시 꽂는 데 따르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그 같은 관행이 생겨난 것 같다.
공식대회에서의 경기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와 같은 순서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깃대 제거
퍼팅 그린 위에서 플레이한 볼이 홀에 꽂혀 있는 깃대에 맞으면 2벌타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2벌타를 먹고 볼이 정지한 곳에서 플레이를 계속해야 한다.
흔히 그린 밖에서 짧은 어프로치 샷을 할 때 볼이 깃대에 기대어 정지하는 수가 있다.
이 때는 플레이어 또는 플레이어가 승인한 사람이 깃대를 빼내면 되는데, 깃대를 빼면서 볼이 홀 안으로 떨어지면 마지막 스트로크로 홀아웃한 것이 된다.
그러나 만약 깃대를 빼면서 볼이 홀인되지 않을 때는 벌타 없이 볼을 홀의 가장 자리에 플레이스 해야 한다.
벌타는 없지만 볼을 플레이스해야 한다는 것은 1타 (그것이 홀인될 것으로 가정하면)를 더 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깃대를 빼낼 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홀인과 다름없다고 함부로 깃대를 빼내다가 혹시라도 볼이 튀어나오면 1타 이상의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홀에 들어간 볼이란 볼이 홀의 원통 내에 정지해 있거나, 볼의 전부가 홀 표면보다도 아래에 있을 때를 의미한다.
81.
10초
L씨가 그린 위에서 퍼팅했는데 볼이 홀 가장자리에 멈춰섰다.
워낙 볼이 홀 가장자리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잘 하면 떨어질 것도 같았다.
이 경우 S씨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일까?
S씨는 10초를 기다릴 수 있다.
부당한 지연 없이 홀까지 다가가 그 때부터 10초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10초 안에 볼이 홀로 떨어지면 그 볼은 홀인된 것이다.
그러나 10초가 지나도 볼이 홀로 떨어지지 않으면 정지된 볼로 간주해 다음 스트로크를 하면 된다.
이 때 의문이 하나 생길 수 있다.
10초가 지나서 다음 스트로크를 하려고 어드레스하는 순간 볼이 홀에 떨어진 경우다.
이 때는 1벌타가 부가된다.
최후의 스트로크로 홀아웃한 것으로 하고 1벌타가 그 홀 스코어에 부가된다 (규칙 제16조 2항).
이 같은 규칙의 이유는, 만약 1벌타 규정이 없으면 10초를 기다리고도 시간을 질질 끌 우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1벌타 규정이 없으면 10초라는 시간제한의 이유가 없어진다.
그림자
그린 위에서 무의식적으로 범할 수 있는 실수가 바로 그림자다.
퍼팅하려는 플레이어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멀리 떨어져 섰으나, 그림자가 그 플레이어의 퍼트 선상에 드리운 것이다.
특히 석양 무렵에 이 같은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퍼팅은 아주 미묘한 조건으로부터 영향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에티켓의 기본이다.
퍼트의 선이라 함은 플레이어가 그린 위에서 스트로크 후에 볼이 나아가기를 원하는 선을 말한다.
퍼터의 선은 의도했던 선의 양쪽 방향으로 적절한 거리까지 포함한다.
퍼트의 선에 손을 댈 수 있는 경우는 다음에 한한다.
1) 루스 임페디먼트를 집어내거나 쓸어낼 때
2) 어드레스할 때 (이 때도 누르면 안 된다)
3) 볼을 집어올릴 때
4) 볼 마크를 눌러 꽂을 때
5)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을 제거할 때
6) 어느 볼이 먼가를 측정할 때
7) 그린을 수리할 필요가 있을 때
손상된 그린의 수리
플레이어가 자신의 퍼트 선상을 수리할 수 있는 경우는 단 두 가지다.
하나는 홀을 메운 자국이고, 다른 하나는 볼의 낙하충격으로 인한 피치 마크다.
이 두 가지는 볼이 그린 위에 있던 없건 간에 수리할 수 있다.
즉 짧은 어프로치 샷을 할 때도 수리할 수 있다는 얘기이고, 그린 보호를 위해서도 당연히 수리해야 한다.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은 스파이크 자국이다.
그린 위의 볼은 아주 작은 굴곡에도 방향이 틀어질 수 있으므로 스파이크 자국이 심하게 나 있으면 그걸 고치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러나 규칙상 스파이크 자국은 수리할 수 없다.
스파이크 자국 수리를 허용하면 골퍼들은 끝도 없이 수리에 나설 것이다.
프로들의 경우 바로 스파이크 자국 때문에 오후 라운드보다 오전 라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플레이어가 많이 거쳐간 오후에는 스파이크 자국이 오전에 비해 훨씬 심하게 나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리하고자 하는 자국에 의문이 있으면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소프트 스파이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추세도 다 이 같은 이유에 근거한다.
82.
퍼팅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가 퍼팅 그린 위에서 스트로크한 볼이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는 스트로크해서는 안 된다 (제16조 1g). 이를 위반하면 2벌타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다른 플레이어의 볼이 움직이는 동안 스트로크를 했으나, 그 플레이어의 원래 순서가 볼이 움직이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보다 앞서 하는 것이 맞으면 벌타가 없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는 흔히 일어날 수 있다.
즉 A씨의 볼은 홀에서 5m, B씨의 볼은 홀에서 6m 떨어져 있으면 B씨가 먼저 플레이하는 것이 바른 순서다.
그런데 B씨가 퍼팅하려고 하는 순간 A씨가 먼저 쳤고 그걸 모른 B씨도 볼을 칠 수 있는 것이다.
B씨는 나중에 쳤지만 원래 B씨의 플레이 순서가 A씨보다 빠른 것이 맞기 때문에 벌타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B씨가 스트로크한 볼이 움직이고 있는 동안 A씨가 퍼팅했다면 앞서의 규칙에 의거해A씨에게 2벌타가 부가된다.
결국 상대방 플레이에 신경을 쓰고 있어야 사소한 일로 벌타를 먹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스트로크는 스트로크
5cm도 채 안 되는 퍼트를 미스할 수 있을까?
골프를 모르는 어린이도 아마 5cm짜리는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5cm짜리도 홀에 못 넣을 수가 있다.
그것도 세계적인 선수가 5cm을 실수해 우승까지 놓친 역사가 있다.
1983년 브리티시 오픈 때 미국의 어윈은 대회 3라운드 14번홀 (로열버크데일GC)에서 홀 가장자리에 붙은 볼을 퍼팅했다.
그러나 워낙 볼이 홀에 붙어 있어 방심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어윈은 볼을 헛치고 말았다.
퍼터 헤드가 볼 위로 지나갔던 것이다.
어윈은 분명 칠 의사를 갖고 퍼터를 앞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그 퍼팅 동작은 분명 스트로크였다.
어윈은 결국 1타를 더 쳐야 했고, 그 1타의 부담 때문에 2위가 됐다. 1타차 2위였던 것이다.
이 예는 스트로크의 개념을 아주 명확히 설명해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프로들이 아무리 짧은 퍼트라도 신중히 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실수를 범할 우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83.
1벌타
골퍼들은 어떤 경우가 1벌타이고, 어떤 때가 2벌타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생각하면 혼란이 없어질 것이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정확히 말한다면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지만)에서는 1벌타이고, 고의적인 규칙위반 상황은 2벌타라는 것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고의성이 없으면 1벌타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OB나 분실구, 볼이 워터 해저드에 들어간 경우 등은 골퍼가 고의로 볼을 그 곳으로 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기 때문에 1타 부가에 그친다.
그러나 라이(lie : 볼이 떨어져 있는 자리나 상태)를 개선하거나 해저드 내에서 클럽을 지면에 대는 등 고의적인 위반사례에는 2벌타가 부가되는 식이다.
고의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만약 한 골퍼가 “그런 규칙을 몰랐어”라고 말한다면 그 골퍼의 한심함을 드러낼 뿐이다.
규칙을 모른 채 플레이하는 것이 자랑일 수는 없다.
골프 규칙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면 자신에게 불리한 쪽의 선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1클럽, 2클럽
볼을 드롭해야 할 경우 언제 1클럽 길이 이내로 드롭하고, 언제 2클럽 길이 이내로 드롭해야 하는지도 헷갈릴 수 있다.
거기에는 좋은 방법이 있다.
벌타 없이 드롭해도 되는 경우라면 1클럽 길이 이내 드롭이고. 벌타를 먹고 드롭하는 경우에는 2클럽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볼이 캐주얼 워터나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인해 방해를 받았을 때는 벌타 없이 드롭이다.
그 때는 1클럽 드롭인 것이다.
반면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거나, 볼이 래터럴 워터 해저드에 들어갔을 경우에는 1벌타가 부가된다.
이처럼 벌타를 먹고 드롭할 때는 2클럽 길이 이내에 드롭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한편 경사면에서 드롭해야 할 경우 떨어진 볼이 굴러 규칙이 정한 드롭 범위 내를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두번까지만 드롭하고 그래도 안 되면 재드롭한 볼이 처음 떨어진 코스의 지점에 그 볼을 플레이스하면 된다.
잘못 적은 스코어
스코어는 반드시 플레이어 자신이 적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플레이어 자신이 적은 스코어가 정확하지 않다면 규칙에서는 어떻게 판정할까?
플레이어는 자신이 적은 스코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공식대회의 경우 한 홀의 실제 타수보다 많은 스코어를 적으면 그대로 채택되지만, 실제 타수보다 적은 스코어를 적으면 실격된다는 점이다(규칙 제6조 6d).
주말 골퍼들이 실제 타수보다 많게 적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좋은 스코어 추구가 인간의 기본 심리이기 때문이다.
공식 시합에서라면 이러한 행위는 모두 실격감이다.
이 조항 때문에 프로들도 워낙 헤매다가 몇 타인지 가물가물한 경우가 생기면 반드시 많은 스코어 쪽을 써 넣는다.
8타인지 9타인지 아리송하면 9타 쪽을 적는 것이다.
스코어를 잘못 적어 실격당하는 쪽보다는 1타 손해(만약 그 스코어가 잘못됐으면) 쪽이 낫기 때문이다
84.
벙커의 발자국
볼을 칠 때 가장 기분 상할 때가 벙커 내의 발자국에 볼이 정지해 있을 경우다.
움푹 패인 곳에 볼이 들어가 있으니 치기도 곤란하거니와, 벙커 발자국도 고르지 않은 앞 팀 골퍼들의 무례에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벙커 발자국을 고르게 정리하는 것은 말이 필요 없는 기본 에티켓이다.
그러나 골프장에 나가보면 발자국 없는 벙커가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그 날 최초의 골퍼가 발자국을 남기면 그 다음 골퍼도 벙커 고르려는 의지가 엷어진다.
“이 골프장은 그런 곳이” 하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그러나 발자국이 전혀 없는 벙커에서는 자신의 발자국만 남기기가 왠지 켕긴다.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벙커를 고르게끔 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벙커를 고른 후 그 고무래는 벙커 바깥에 벙커 가장자리를 따라 평행으로 놓는 것이 에티켓이다.
그린
골프장의 생명은 그린이다.
그린 상태가 좋지 않으면 그 골프장은 골프장으로서의 가치가 반감된다.
따라서 골프장은 그린 보호에 온갖 노력을 다하게 마련이다.
그린을 보호하기는 어렵지만 망치는 것은 순식간이다.
특히 골퍼들의 부주의로 인해 그린이 손상된다면 그것이야말로 통탄할 만한 일이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그린 손상 사례는 스파이크를 질질 끌어 상처가 나는 것이다.
스파이크를 끌어 상처를 내는 행위는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칼로 베어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부러 그렇게 하는 골퍼야 없겠지만 주의 부족으로 그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그린 위에서 절대 뛰지 말라는 이유도 그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정신집중이 가장 요구되는 퍼팅에 대한 배려라는 점에서 뛰지 말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린 보호야말로 첫번째 목적이다.
다음 팀 골퍼들이 스파이크 끈 자국을 보면 앞 팀 골퍼를 분명 탓하게 된다.
열 번 스윙
어느 마을에 슬로 플레이로 악명 놓은 골퍼가 있다.
그 골퍼는 한 번 샷할 때마다 연습 스윙을 다섯 번은 했다.
참다 못한 그 마을 골퍼들이 대책을 논의했다.
그런데 그 모임에 참석한 어느 골퍼가 자신이 그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장담하며 나섰다.
며칠 후 그 슬로 플레이어의 버릇이 완전히 고쳐졌다.
놀란 마을 사람들이 방법을 묻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간단해요. 그 친구가 연습 스윙 다섯 번 할 때 저는 열 번 했죠.”
연습 스윙 많이 하는 동반자를 곱게 보아줄 골퍼는 이 세상에 한 명도 없다.
연습 스윙보다 좋은 실제 스윙은 없다는 신념으로 연습 스윙하려고 시간 끄는 매너는 골프장의 평화를 위해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잔디 보수기
잔디 보수기의 소지 여부는 바로 그 골퍼의 기본적 매너를 암시한다.
잔디 보수기란 그린에서 볼의 낙하충격으로 인한 패인 잔지를 고르는데 쓰는 도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까지 캐디들에게만 그 역할을 맡겼으나 원칙적으로 잔디보수는 골퍼의 의무다.
골프대회를 보면 선수들이 그린에 올라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잔디 보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패인 잔디를 그대로 두는 것은 남의 물건을 손상시키고 몰래 떠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특히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캐디 없이 전동 카를 타거나 셀프 카트를 해야 하는 골프장이 많기 때문에 골퍼 자신이 모든 일을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실제 전동 카 사용 골프장에서는 라운드 전에 잔디 보수기를 나눠주는 곳이 많다.
혹시라도 잔디 보수기를 잊었다면 티를 사용해서라도 보수를 해야 한다.
하루이틀 골프를 칠 것도 아니고 다음에 또 올 골프장인데, 그린이 망가져 골퍼들에게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잔디 보수기를 지니는 것은 매너의 상징이다.
85.
"스윙은 전과 같아도 현명한 골프만 하면 5타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필드에서 다음 몇 가지를 좌우명으로 삼으면 80대 진입은 시간문제다.
* … 드라이버 샷이 장타가 날수록 세컨드 샷을 조심한다.
세컨드 샷을 맨 나중에 치는 골퍼의 미스 샷 확률이 가장 높다.
이는 드라이버 샷을 멋지게 날릴수록 세컨드 샷도 환상적으로 치겠다는 심리 때문이다.
지난 번 라운드를 돌아볼 때 세컨드 샷을 가장 나중에 치는 골퍼가 뒤땅을 가장 많이 쳤을 것이다.
* … 일단 미스샷이 나면 “보기를 한다”고 결심한다.
티샷이건 세컨드 샷이건 간에, 치고 난 후에는 그 샷이 미스 샷인가 굿 샷인가부터 분명히 판단한다.
드라이버 샷이 평소보다 20m 덜 나가거나 조금이라도 러프에 걸리면 그것은 미스 샷이다.
일단 미스 샷이라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파를 잡으려 들면 십중팔구 더블 보기로 변하는 게 골프다.
설사 3온을 시켰더라도 여전히 “파”가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으면 3퍼트가 나타나며 더블보기를 한다.
흔히 “3퍼트 더블 보기”를 하면 퍼팅 부진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 이전의 미스 샷이 주요인이다.
* … 라운드 전에는 단 10개의 볼이라도 반드시 사전 연습을 한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라운드 전에 토큰으로 20개 내외의 볼을 빼서 10분 정도라도 연습을 하는 것이 관행이다.
프로들도 반드시 라운드 전에 1시간 정도 볼을 치고 퍼팅 연습도 30여분 간 실시한다.
당신도 스코어 메이킹을 원한다면 단 10분의 사전 연습이라도 습관화해아 한다.
골프장에 연습장이 없다면 가는 길에 연습장에 들러 반 박스나 한박스 정도의 볼을 미리 쳐보는 것이 현명하다.
* … 60cm 퍼팅 미스도 골프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기브 거리의 짧은 퍼트마저 실패했다고 화 내거나 주눅 들지 말고, 그것도 골프의 일부로서 인정해야 한다.
프로도 그처럼 쉬운 퍼팅을 실패한다.
쇼트퍼팅 미스는 골프의 수많은 상황 중 하나에 불과하다.
* … 페어웨이 우드는 라이가 극히 좋을 때만 사용한다.
페어웨이 우드 샷의 실수는 스윙 잘못보다는 라이가 안 좋은데도 무리하게 사용할 때 나타난다.
그러므로 볼이 잔디 위에 사뿐히 올려져 있을 때만 친다.
라이가 좋다는 생각이 들면 절대 미스 샷이 나지 않는다.
* … 스윙 개념은 “백스윙만 끝까지 한다”로 단순화 한다.
미스 샷은 클럽 선택을 잘못했을 때와 백스윙이 완료되기도 전에 다운스윙을 시작할 때 거의 다 발생한다.
파3홀에서 임팩트가 부실해 볼이 그린에 못 미치는 경우도 전부 백스윙을 완료하지 않는 데 기인한다.
백스윙을 완료했다는 것은 스윙 템포도 적절하고 심리적으로도 조급함이 없었다는 뜻이다.
복잡한 기술적 개념보다는 백스윙 완료가 국 샷을 창출한다.
* … 볼이 홀과 가까워질수록 신중히 친다.
티샷은 아직 그 홀 스코어를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샷이다.
그러나 세컨드 샷이나 서드 샷, 퍼팅 등 홀과 가까운 샷일수록 확실히 1타가 좌우된다.
홀에 다가갈수록 신중해져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86.
똑 같은 1타 차
드라이버 샷이 삐끗해서 숲으로 들어가면 대다수의 골퍼들은 한탄한다.
“구력이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드라이버 샷 하나 제대로 못 치니 참 한심하구나.”
그런데 그러한 골퍼들도 그린 주변에서의 플레이가 부실했을 때는 전혀 충격받지 않는다.
즉 볼이 그린 밖 2m 지점에 있고 홀까지 거리가 10m에 불과할 때 3타 만에 홀인했어도 “그러려니”하고 마는 것이다.
드라이버 샷을 미스샷 했거나 2타로 막아야 할 상황에서 3타가 소요됐거나 모두 “1타 손실”인 것은 마찬가지다.
같은 1타지만 롱 게임의 1타는 통탄하고 쇼트 게임의 1타는 그냥 넘어가는 식이다.
스코어 관리의 “마법”은 바로 거기에 있다.
홀 반경 20m 안쪽 거리에서 무조건 2타 만에 홀아웃할 수 있으면 당신의 핸디캡은 결코 10을 넘지 않을 것이다.
프로가 아닌 이상 드라이버 샷 등 롱 게임의 기복은 오히려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힘도 필요 없고 완벽한 풀 스윙 기술도 필요 없는 쇼트 게임에서는 2타 홀아웃 확률을 높여야 롱 게임의 약점을 상쇄시킬 수 있다.
골퍼들에게는 흔히 온그린되면 2타가 기본이고 거리가 아무리 가깝더라도 “온그린 안되면 3타”라는 의식이 있다.
그러나 골프는 “온그린 게임”이 아니라 타수의 게임이다.
홀에서 10~20m 거리라면 퍼터를 쓰든 치핑을 하든 “2타 홀아웃”해야 하고, 그게 안됐을 때 OB만큼 아쉽게 여겨야 쇼트 게임 능력이 향상된다.
클럽을 들고 걷는다
다음은 어느 스크래치 아마 골퍼가 권하는 골프의 초반 관리방법이다.
이 방법을 참고로 라운드 초반의 어색함에서 벗어나 보자.
첫 홀 티샷을 마치고 골퍼들은 드라이버를 바로 캐디에게 건네준다.
그러고는 볼을 향해 걸어간다.
여기에 잘못된 것이 있는가?
잘못된 것은 없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초반 3개 홀 정도는 티샷 후 클럽을 바로 캐디에게 주지 말고 자신이 갖고 세컨드 샷 지점까지 걸어가자.
이는 그립의 감을 익숙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립을 쥐고 손목을 약간씩 흔들며 볼 있는 곳까지 걸어가면 세컨드 샷을 할 때 그립의 느낌도 익숙해지고 손목의 유연성도 좋아진다.
작은 차이지만 분명 말이 되는 초반 골프다.
피칭 웨지로 80대
확실히 80대를 굳히려면 어떤 클럽을 집중 연마해야 할까?
또 보기 플레이어들이 비슷한 수준의 라이벌들을 완벽히 제압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까?
언뜻 퍼팅을 더 연마하든가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답은 “피칭 웨지 연마”다.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나 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은 당신의 수준상 어렵고, 퍼팅도 다 거기서 거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어느 날 괜찮다가 어느 날엔 원위치인 게 퍼팅의 속성이다.
그러나 피칭 웨지는 골퍼들이 대개 도외시하는 클럽이다.
특별히 피칭 웨지만 집중 연마하겠다고 맘 먹는 골퍼도 드믈고, 그 중요성을 인정하는 골퍼도 많지 않다.
이는 피칭 웨지에 자신감을 갖는다면 눈에 띄게 다른 골퍼와 차별화된다는 얘기다.
피칭 웨지는 드라이버 샷이 아주 잘 맞은 몇몇 홀이나 파 5홀에서 파온을 위한 클럽이 된다.
그 때 정확히 파온을 시키거나 버디 찬스를 잡는다면 당신 골퍼는 아주 견실하게 변한다.
다른 골퍼들은 그 피칭 웨지샷도 실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페어웨이 우드 샷이나 미들 아이언 샷 등 다른 클럽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모든 골퍼들이 같다.
그러니 피칭 웨지만 잘 쳐도 확실한 우위점을 갖는다는 뜻이다.
사실 피칭 웨지 연습은 다른 클럽에 비해 한층 쉽고도 재미있다.
쉽다는 생각에 이제까지 그 중요성을 간과했을지 모르지만,
실제 그 클럽을 “최강의 클럽”으로 만들면 골프가 부쩍부쩍 늘게 된다.
87.
첫 홀 정복하기
골프 역시 시작이 절반이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은 법.
바로 골프의 시작인 첫 홀 플레이를 분석해보자.
첫 홀을 정복하고 나머지 17홀의 흐름을 자기 것으로 만들자는 얘기다.
국내 골프장의 첫 홀은 대개 파4홀이다.
첫 홀이 파4홀이라는 것은, 아마추어에게는 실수할 확률이 가장 크다는 뜻이다.
파3홀은 아이언 한 번 잘 쳐서 파를 잡을 수 있고, 파5홀은 한번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다.
그러나 ‘투온 투퍼트’가 정형화돼 있는 파4홀은 한번 실수가 곧바로 1타 플러스로 연결된다.
파4인 첫 홀이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는 십중팔구 부실한 티샷에 기인한다.
첫 홀의 드라이버 샷은 자신의 기본거리보다 훨씬 덜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몸이 안 풀린 탓도 있고 페어웨이에만 안착하자는 소극성, 그리고 부담스런 주위의 시선 등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스윙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리가 안 나는 티샷’이 러프나 숲 속으로 휘면 단번에 보기조차 힘겨워진다.
숲에서 일단 쳐냈어도 남은 거리를 롱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롱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의 서드 샷이 온그린 될 확률은 극히 적다.
그래서 더블보기 이상의 숫자가 스코어 카드에 그려진다.
그린에서도 더블 보기의 위험이 상존한다
“보기는 했구나”하며 안심하는 순간 3퍼트로 더블 보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핸드캡이 18이 넘는 골퍼들은 첫 홀에서 무심코 퍼팅하는 예가 많다.
그린 스피드나 경사도에 대한 계산도 않고 무심코 볼에 다가가 퍼팅을 해 1~2m의 세컨드 퍼트 거리를 남긴다.
첫 홀에서의 첫 퍼트가 마음에 안 들면 세컨드 퍼트 역시 불안해지고, 그 경우 3퍼팅이 불가피하다.
이런 실수는 쇼트 퍼트가 홀 주위를 맴도는 등 라운드 내내 이어져 골퍼를 괴롭힌다.
결국 첫 홀에서는 티샷과 퍼팅이 관건이다.
나머지 과정은 다 엇비슷하다.
티샷이 150m만 날아 페어웨이에 안착하고, 그린 위에서 2퍼트만 하면 절대 보기 이상이 나타날 리 없다
“누가 그걸 몰라서 못 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 자신이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서 과연 그러한 분석을 해보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홀 티샷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위대하게 변모시켜야 한다.
자신을 타이거 우즈로 바꿔 생각하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제압되고 티샷도 자신 있게 칠 수 있다.
스윙은 특별한 개념 없이 하는게 좋다.
스윙의 특정한 기술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천천히 친다’거나 ‘볼만을 끝까지 본다’는 생각이 평소의 스윙을 이끌어내 치명적 미스 샷을 예방한다.
또 일단 그린에 다다르면 연습 스윙에 더욱 집중해 거리감을 느껴야 한다.
첫 홀이니만치 거리만 맞춰 홀 근처에만 간다는 마음으로 쳐 3퍼팅의 가능성을 첫 퍼팅에서 아예 배제해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되는 대로 치기보다는 평범한 논리일지라도 그것을 열심히 추구하는 쪽에 승리가 주어진다.
88.
겨냥은 헤드 페이스로
- 목표 조준이 용이한 티잉 그라운드의 한쪽 지역을 선택한다.
- 평평한 곳을 골라 볼을 티업한다.
- 목표지점을 바라보며 어드레스 자세를 잡아본 후 연습 스윙을 한다.
- 정식으로 어드레스를 한다.
- 이 때는 볼의 위치가 왼발 뒤꿈치 선상인가를 점검하고, 목표점과 몸이 스퀘어가 됐는가에 집중한다.
이상은 어드레스 과정을 풀어본 것이다.
과연 맞는 얘기인가?
어느 정도는 맞는다.
그러나 점수로 따지면 결코 50점을 넘지 못한다.
우선 목표설정은 어드레스하면서 하는 게 아니라 페어웨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하는 게 정석이다.
어드레스하며 목표를 잡으면 등 뒷부분이 사각이 되지만, 정면으로 바라보면 좀더 쉽게 샷의 각도를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 목표를 설정했으면 헤드 페이스를 그 목표점을 향해 볼 뒤에 댄다.
바로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 헤드 페이스를 목표점을 향해 댐으로써 겨냥은 완성된다.
양발 위치는 바로 그 헤드 페이스를 따라 조정하면 된다.
보통 양발 위치를 잡고 그 다음 헤드 페이스를 볼 뒤에 갖다 대거나, 아니면 페이스를 대충 볼 뒤에 댄 후 스탠스를 잡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야말로 오조준의 가능성을 크게 한다.
헤드 페이스로 방향을 잡은 후 거기에 맞춰 스탠스를 잡아야 목표에 대한 어드레스가 정확히 이뤄진다.
이 밖에 볼을 티업할 때도 스탠스가 평평한 지역임을 확인한 후에 티를 꽂아야 한다.
티 위치만 신경 쓰면 의외로 스탠스는 울퉁불퉁한 곳이 될 수 있다.
제 클럽으로 제대로 친다
어프로치 샷이란 온그린을 목적으로 하는 샷을 말한다.
파4홀의 경우 세컨드 샷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 어프로치 샷에 관한 일반적 가르침은 다음과 같다.
"아마추어들의 어프로치 샷은 항상 짧게 마련이니, 한 클럽 길게 잡고 샷을 하는 게 좋다."
그러나 이 논리야말로 아마추어 골프의 속성을 전혀 무시한 교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논리의 요점은 "최고로 맞았을 때의 거리를 자기 거리로 계산하기 때문에 샷이 짧다" 는 것이다.
이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클럽 길게 잡는다고 해서 과연 미스샷이 사라질까?
5번 아이언을 못 올린 골퍼가 4번 아이언을 잡는다고 과연 그린에 올릴 수 있을까?
또 4번 아이언의 미스샷이 5번 아이언보다 거리가 더 나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핸디캡이 두 자리 숫자인 골퍼들의 4번 아이언 미스샷은 5번보다 덜 나가면 덜 나갔지 더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클럽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다루기는 힘들다.
7번보다는 6번이 힘들고 6번보다는 5번이 힘들다.
또 길게 선택한 클럽이 짧은 클럽과 마찬가지로 미스 샷이 되면 그 샷 역시 짧은 건 마찬가지다.
따라서 나는 "제 클럽을 잡고 최고의 샷을 추구하는 것"이 더 바른 길이라 생각한다.
제 클럽을 잡고 폴로스루를 더해준다든가, 몸 전체를 이용한 스윙을 하는 등 그 샷에 좀더 충실한게 낫다는 논리다.
당신이 한 클럽 길게 잡았을 때 과연 그 샷이 온그린됐는가? 아마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잡고 최선의 샷을 추구하는 게 당신의 골프의 미리를 위해 바람직하다
89.
파4홀 공략방법
주말 골퍼들에게 가장 부담스런 홀이 파4홀이다.
파4홀은 여느 홀에 비해 여유가 없다.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을 모두 잘 쳐야 파가 가능하고, 한번 트러블에 걸리면 즉각 1타의 손해가 따른다.
파4홀은 지형 자체에 위험 요소가 많을 경우 보기조차 힘겹고, 거리가 400야드 가까이 되거나 더 길 경우에는 파온이 불가능하게 보일 때도 많다.
결국 아마추어 골퍼의 스코어는 파4홀에서 얼마나 파를 잡아내는가에 달려 있다.
파3홀이나 파5홀의 스코어는 ‘내가 실수하면 남도 실수하는 패턴’이고, 숫자상으로도 그러한 홀은 여덟 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열 개 홀은 모두 파4홀로서 파4홀 공략이 라운드의 흐름을 좌우한다.
다음이 바로 파4홀 공략의 주안점이다.
파4홀에 다다라 가장 신경 쓰이는 요소는 거리다.
즉 세컨드 샷을 몇 번 아이언으로 칠 수 있느냐가 문제다.
평균치 드라이버 샷을 가정할 때 세컨드 샷을 롱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로 쳐야 하는 거리라면 골퍼들은 대번에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파4홀 중에는 반드시 서비스 홀이 있다.
열 개 홀 중 적어도 세 개 이상은 거리상으로 투온이 눈에 보이는 짧은 홀일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거리가 짧은 파4홀일수록 골퍼들은 더 거리를 내겠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거리가 330야드에 불과하다면 골퍼들은 더 단단히 드라이버를 부여잡으며 더 멀리 날리려 애를 쓴다.
거리가 400야드이면 미들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만 해도 안도할 골퍼가 서비스 홀에서는 무의식중에‘짧은 어프로치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거리를 추구한다.
그 경우 결과는 드라이빙 실수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짧은 파4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쇼트 아이언 세컨드 샷이 대부분이고 최소한 미들 아이언 샷은 보장된다.
그러면 웬만하면 파를 잡을 수 있다.
결국 서비스 파4홀에서는 거리보다 스코어를 더 추구해야 한다.
홀의 거리가 짧을 때 장타를 친다고 버디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거리를 내도 99%는 버디를 못 잡고, 그래서 파에 그치면 살살 친 동반자들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당신의 능력으로 보건데, 서비스 홀만 잘 이용하면 파4홀의 파가 세 개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거리가 400야드 내외의 긴 파4홀에서는 지형 관찰이 중요하다.
이러한 홀에서 볼이 숲이나 러프 등의 트러블에 빠지면 보기조차 어려워진다.
티샷이 휘었다는 것은 제 거리가 안 났다는 뜻이고, 그런 볼을 숲에서 쳐내도 남은 거리는 여전히 길다.
옆으로 쳐내거나 약간 전진했어도 남은 거리를 롱 아이언이나 우드로 쳐야 한다면 기껏해야 4온이 고작이다.
파4홀 더블 보기는 이 같은 유형이 무척 많을 것이다.
따라서 거리가 긴 파4홀에서는 지형을 보고 드라이버 샷을 휘두를지, 아니면 안전 위주로 칠지를 결정해야 한다.
페어웨이가 좁고 OB 등의 위험이 있어 클럽을 줄여 잡거나 드라이버로 칠 경우에도 거리보다 정확성 위주의 샷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두 가지 경우만 염두에 둬도 당신의 파4홀 스코어는 크게 개선 될 수 있다
90.
유행가 가사 중에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구절이 있다.
골퍼들도 툭하면 그러한 심정이 된다. 적어도 한 라운드에 서너번은 그렇다.
바보 같은 샷의 대표주자는 전략 없는 샷이다.
약간만 머리를 쓰면 파가 가능한데도 더블 보기 이상으로 무너져 자신을 한심하게 만든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그린의 왼쪽은 경사가 급한 면으로 되어 있고 벙커도 그 쪽에 있다.
반면에 그린 오른쪽은 비교적 평탄하고 넓은 지형이다.
그러나 깃대는 그린 왼쪽에 치우쳐 꼽혀 있다.
이 때도 99%의 골퍼들은 핀을 향해 샷을 한다. 결과는 뻔하다.
볼은 대개가 그린 왼쪽으로 흘러 내려간다.
벙커를 넘겼더라도 그 골퍼는 높은 언덕을 넘기면서 그린으로부터 바짝 붙어 있는 핀을 향해 쇼트 어프로치를 해야 한다.
이 경우 기껏해야 보기가 가능할 뿐이다.
볼이 타깃보다 오른쪽으로 날았다면 "온그린이 가능했다"는 가정은 설득력이 없다.
타깃보다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골퍼의 샷은 언제든지 왼쪽으로도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골퍼가 지형을 감안한 "전략 골프"를 쳤다면 설사 온그린이 안됐더라도 파는 가능하다.
여기에서의 전략 골프는 그린 오른쪽을 겨냥한 샷을 뜻한다.
이 경우 샷이 왼쪽으로 치우치면 핀을 향해 떨어질 것이고, 오른쪽으로 날아 그린을 벗어났어도 평탄한 지형에서 편안히 핀에 붙이는 샷을 할 수 있다.
그 날의 구질도 예가 될 수 있다.
주말 골퍼들의 드라이버 샷은 종잡을 수 없지만 아이언 샷은 대개 패턴이 일정하다.
라운드 초반 아이언 샷이 오른쪽으로 날면, 그 날 내내 오른쪽으로 가는 게 아이언 샷의 속성이다.
그러나 골퍼들의 고집은 너무도 세다.
아무리 계속 오른쪽으로 아이언 샷이 날아도 골퍼들은 우직스럽게 핀을 향해 샷을 한다.
그 경우 열번 치면 열 번 모두 샷이 오른쪽으로 치우친다.
따라서 초반 두게 개의 아이언 샷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면 그 같은 구질을 감안해 쳐야 한다.
평소보다 왼쪽을 겨냥해 치는 것이다.
구질을 필드에서 바꾸려 하면 더 큰 불상사가 나타나게 마련이므로 그 날의 구질과 타협해 "전략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여기에서의 문제는 골퍼들의 의식이다.
핸디캡이 높은 골퍼일수록 기술을 중시하고 전략은 아예 무시한다.
그러니 핸디캡이 내려갈수록 "지형을 관찰한 후 그에 따른 의도적 샷"을 재미있어한다.
골퍼의 참맛은 자연을 이용하는 샷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생각하는 골프를 해야 한다.
머리를 쓰면 3~5타를 줄일 수 있지만 기술만을 중시하면 스코어는 같다.
기술적으로 미스 샷을 내는 횟수가 바로 그 때 당신의 스윙 실력이고, 그 실력은 필드에서 갑자기 개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91.
하나의 샷 게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국가대표 선수의 어머니로부터전화가 왔다.
그녀는 "아들 골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얘기하며 조언을 구했다.
그녀는 아들이 "너무 기복이 심하다"고 했다.
버디를 잡은 다음 홀에서는 보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파5홀에서는 언제나 투온을 노리며 트러블에 빠지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홀마다 버디냐, 파냐 식으로 홀별 목표를 세우는 게 좋은가?" 물어왔다.
국가대표가 될 정도의 골프라면 나름대로의 관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어머니로서의 안타까운 마음에 전화까지 하며 "최선책"을 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골프는 결코 버디나 파의 게임이 아니다.
골프는 "하나의 샷 게임"이다.
골프의 진실은 오로지 "지금 치려고 하는 바로 이 샷"에 존재한다.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면 그 때 쳐야 하는 티샷만이 의미가 있다.
버디나 파, 보기는 그 하나의 샷이 모임 결과일 뿐이다.
모든 미스 샷은 "하나의 샷"이 아니라 그 홀 전체의 샷(스코어)을 생각하는데 기인한다. 전체만을 생각하면 지금 치는 샷에 무리가 따를 가능성이 많다. 지금 치는 하나의 샷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골프의 정수다."
이상의 얘기는 주말 골퍼에게도 공히 적용된다.
반드시 버디를 잡겠다는 식의 목표는 전체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그것보다는 "하나의 샷 개념"이 당신 골프를 획기적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경사도 파악
얼마 전 누군가 물었다.
"퍼팅할 때 볼이 있는 쪽에서 보는 경사와 볼 반대편에서 보는 경사 중 어느 쪽을 더 중시해야 하는가?"
정답은 "오르막이나 내리막의 높낮이 경사는 볼 반대편 쪽에서 판단해야 하고, 오른쪽, 왼쪽 등 꺾이는 지점의 파악은 볼이 있는 쪽을 중시해야 한다" 이다.
퍼팅 자세를 취하면 누구나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숙여 홀을 바라보면 오르막, 내리막의 정도가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
높낮이 경사는 똑바로 서서 바라봐야 제대로 파악된다.
따라서 홀 반대편에서 "높낮이 정도"를 분석하지 않으면 볼을 칠 때 평지와 같은 느낌으로 칠 가능성이 많다.
대충 내리막이라고 생각 했더라도 퍼팅 자세를 취한 후에는 꺾이는 경사만을 의식해 "내리막을 잊고 치다가" 홀을 훨씬 지나는 퍼팅을 하기도 한다.
실제 골퍼들은 "게으름 때문에" 3퍼팅을 한다.
골퍼들이 그린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우선 볼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볼부터 집는다.
그 때 퍼팅 거리가 아주 멀면 "반대편으로 가 경사를 분석하기가 귀찮다"거나 "여기서 봐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으로 그냥 치곤 한다.
그러나 그 경우의 퍼팅은 대개 스피드가 맞지 않아 실패한다.
따라서 어느 경우든 그린에 다가가면 반드시 홀 반대편에서의 경사를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볼이 홀을 지나 있으면 그린에 다가가 볼로 걸어갈 때 미리 오르막과 내리막에 대한 분석을 확실히 해 두는게 시간에 쫓기지 않는 방법니다.
92.
쉬운클럽, 어려운클럽
가장 짧은 클럽인 피칭 웨지와 가장 긴 클럽인 드라이버를 놓고 “어느 클럽으로 더 굿 샷을 날릴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까?
언뜻 당신은 “피칭 웨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샤프트가 짧은 클럽일수록 치기 쉽다는 인식과 함께 골퍼들은 피칭 웨지만큼은 누구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라운드와 전혀 관계없는 개념이다.
그러한 생각은 전적으로 ‘연습장용’이다.
연습장에서는 단연 피칭 웨지가 편하고 맞는 감도 좋다.
연습장에서의 피칭 웨지 샷은 별로 휘지도 않고 목표대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반면 드라이버 샷은 휘는 폭도 크고 탄도도 높다가 낮아지는 등 여러 행태다.
이에 반해 필드에서의 상황은 정반대다.
필드에서의 피칭 웨지 샷은 핀에 붙여야 하는 샷이다.
미디엄 아이언이면 몰라도 피칭 웨지 같은 쇼트 아이언만은 “붙여야 잘 친 샷”으로 인정받는다.
여기에서 골퍼들은 피칭 웨지 샷을 핀에 붙이는 것과 폭 50야드의 페어웨이에 드라이버 샷을 안착시키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쉬운가를 생각해야 한다.
필드에서는 분명 드라이버 샷에 더 확실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어느 클럽이 더 어렵고 어느 클럽은 쉽다”라는 얘기는 게임의 속성상 큰 의미가 없다.
클럽 사용의 난이도는 언제나 타깃에 달려 있다.
낙하지역이 가장 넓은 드라이버 샷이야말로 가장 편히 칠 수 있는 샷이다.
티샷을 가장 쉽게 생각해야 그 홀의 플레이가 안정되지 않겠는가.
각 클럽의 목적을 면밀히 분석해보는 것도 골프 실력을 한 단계 향상시킨다.
쇼트 어프로치
국내 골프장은 대개 그린이 두 개다.
그린이 두 개라는 얘기는 골프가 한층 쉬워진다는 얘기다.
즉 국내 골프장에서는 외국 골프장 같이 그린 쪽으로 갈수록 홀 구조가 좁아지며 정교한 샷이 요구되는게 아니라, 그린을 벗어나도 얼마든지 짧은 어프로치로 파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짧은 어프로치를 넣거나 붙이려면 무엇이 가장 핵심적 요소일까?
그것은 연습 스윙이다.
짧은 어프로치의 성패는 전적으로 거리감에 달려 있다.
거리가 짧으니만치 방향에서 크게 오차가 날 가능성은 적다.
대개 홀 좌우로 3m 이상 벗어나지는 않는다.
골퍼들은 어떤 샷이건 그 전에 연습 스윙을 한다.
그런데 골퍼들의 연습 스윙은 실제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아무런 목적 없이 클럽을 휘둘러 보는데 그친다.
그것은 치고자 하는 샷을 위한 연습 스윙이 아니라 단순한 팔 운동에 불과하다.
연습 스윙 때는 반드시 뭔가를 느껴야 한다.
장타가 목적이라면 스윙 리듬을 느껴야 하고, 방향이 목적이라면 헤드가 나가는 방향을 느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짧은 어프로치 때는 ‘거리를 느끼는 연습스윙’이 생명이다.
연습 스윙을 하며 ‘이 정도의 스윙으로 치면 되는구나’하는 식의 느낌이 와닿아야 한다.
짧은 어프로치는 그 아이언의 최대 거리가 아니라, 홀까지의 조정 거리이기 때문에 연습스윙을 통한‘거리감 숙지’가 필수적이다.
“왜 연습 스윙을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지금껏 목적 없는 연습 스윙만 해왔을 것이다.
93.
롱 아이언은 쇼트 아이언이 될 수 없다.
골프 이론 중 가장 맹랑하다고 여겨지는 게 한 가지 있다.
대부분의 골프 교습서에 나와 있는 말로 “롱 아이언을 칠 때도 쇼트 아이언처럼 생각하고 치라”는 내용이다.
손에 잡고 있는 것은 3번 아이언인데 그걸 어떻게 9번 아이언으로 생각하란 말인가?
나는 그렇게 바꿔 생각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사고는 이미 굳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9번 아이언’을 다짐해도 실제 머리에는 3번 아이언이 굳어져 있다.
그처럼 맹랑한 논리보다는 ‘3번 아이언을 인정하고 투지 있게 스윙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이리라.
사실 롱 아이언을 칠 때 ‘기술’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스윙은 피칭 웨지나 3번 아이언이나 같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어렵다’는 선입관부터 버리면 된다.
문제는 집중이다.
집중은 느낌이며 느끼는 것은 컨트롤이다.
컨트롤이란 자기 의식대로 샷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경지는 다음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 클럽을 손에 잡는다
- 머리 속의 스위치 모드를 집중으로 돌려놓는다
- 실제 샷을 한다는 기분으로 연습 스윙을 한다
- 임팩트 존에서 “착”하고 헤드가 풀을 스치는 감이 좋다
- 됐다 싶은 게 자신감이 생긴다
– 그 느낌으로 실제 스윙을 한다.
집중이란 스스로 자신감을 만들어내는 경지다.
“어떻게 집중하느냐?”하고 물을 필요는 없다.
그저 모든 생각을 버리고 그윽하게 최고의 샷만을 추구하면 된다.
10타를 줄인다.
주말 골퍼 세 명과 함께 골프를 쳤다.
그들 중 두 명은 스윙 자체도 괜찮았고 임팩트도 좋았다.
그러나 스코어는 공히 90대 후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잘 맞았을 때 뻗어나가는 구질이나 거리로 보건대, 스윙에 비해 스코어가 극히 나쁘다는 인상이었다.
그들의 플레이 패턴은 아마추어 골프의 전형이었다.
가끔 드라이버 샷이 얼토당토 않게 굴러가거나 휘는 샷이 나타났고, 그린 근처까지는 시원스레 왔다가 거기에서부터 몇 타를 까먹는 식이었다.
그들의 골프를 지켜본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추가 연습을 안 해도 현명한 플레이만 하면 무려 10타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들은 너댓 홀마다 한 번꼴로 나타나는 이상한 드라이버 샷을 없애야 한다.
그와 같은 드라이버 샷은 특히 페어웨이가 넓고 거리도 짧은 쉬운 홀에서 등장했다.
또 일단 미스 샷이 나면 계속 실수를 연발하는 흐름이었다.
구조적으로 좋은 스윙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따금 드라이버 샷 실수가 나오는 것은 한 가지 원인밖에 없다.
그것은 ‘거리를 내겠다’는 마음이다.
스윙을 잘 관리하다가도 어느 홀에선가 자시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면 샷이 이상해지는 것이다.
거리를 내겠다고 힘을 주며 스윙 톱에서 ‘움찔’하며 빗맞는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그러한 현상 자체가 실력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이는 골퍼 스스로의 다짐으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스윙이 원래 나쁜 탓에 자주 미스 샷이 나오면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하지만, 앞의 골퍼들은 단지 욕심을 너무 낸 탓에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골퍼들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 매번 ‘부드럽게만 스윙하자’고 되뇌이면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매홀 잊지 말고 자신에게 ‘힘 뺀 스윙’을 주지시키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드라이버 샷이 어긋나면 트리플 보기가 일반적이었는데, 그 실수의 횟수를 한 라운드에 두 번만 줄여도 5타 정도는 세이브 할 수 있다.
쇼트 게임도 마찬가지.
300m를 두 번에 와서 나머지 50m룰 4~5번에 가는 것은 핀(깃대)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이다.
핀에 붙여야겠다는 ‘부담’이 뒤땅이나 토핑을 유발한다.
이 때는 겸손히 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쇼트 게임 실력이 출중하지 않은 편이라면 그저 온그린만 추구하면 된다.
짧은 어프로치를 그르쳐 온그린조차 실패하면 1타가 늘어난다.
따라서 멀든 가깝든 간에, 온그린만 시키면 1타를 버는 셈이다.
이같이 쇼트 게임의 1타 차이를 없애려면 편한 마음으로 넓은 그린에만 올리라는 것이다.
3퍼트나 4퍼트 같은 퍼팅 실수도 앞의 설명과 그 맥락이 같다.
평균 스코어가 90대 후반이라면 붙인다는 개념이 훨씬 현명하다.
이번 주말에 이상의 두 가지만 염두에 두어도 당신의 스코어는 크게 낮아질 것이다.
골프는 기술이 같더라도 마음이나 전력에 따라 10타는 차이가 난다.
특히 90대 후반에서 초반으로, 90대 초반에서 80대 진입이 그러하다
94.
한 교습가를 만났더니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요즘의 스윙이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국내 레슨 프로들은 여전히 60년대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원리는 다 그게 그거다’하는 말로 넘어가기엔 골퍼들이 너무 혼란스럽다는 뜻이죠.
새로운 골프 이론, 변하는 골프 이론을 일단은 설명해줘야 골퍼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취할건 취하고 버릴건 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진정 큰일 났다”는 어투였다.
사실 큰일 날 것까지는 없지만, 혼란스런 부분은 분명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독자로부터 전화문의가 왔다.
그는 “피니시 때 그냥 똑바로 서는 것이 정석인다, 아니면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피니시를 잡는게 좋은가?”하는 질문을 한 후 “외국 프로들의 사진이나 비디오를 봐도 모두 제각각이라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나도 ‘변화하는 부분을 종합적으로 짚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클래식 스윙과 모던 스윙’으로 나누면 된다.
모던 스윙은 1990년대 들어 일반화된 스윙 이론으로서, 눈에 보이는 모습도 그 이전의 클래식 스윙 이론과는 다르다.
선수별로는 스티브 엘킹턴, 어니 엘스, 닉 팔도, 코리 페이빈, 폴 에이징거 등이
모던 스윙이고, 콜린 몽고메리, 존 데일리, 벤 크렌쇼, 자니 밀러 등이 클래식 스윙을 추구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다르고 어떤 점이 다른가?
다른 부분은 대략 열 가지쯤 된다.
피니시만 하더라도 클래식 스윙은 몸이 역C자 형이지만 모던 스윙은 그냥 똑바로 서는 형태다.
클래식 스윙은 거리 위주의 스윙으로 볼 수 있고 데이비드 리드베터식의 모던 스윙은 일관성과 정확성 위주의 스윙으로 분석할 수 있다.
타이거 우즈를 맡은 부치 하몬은 우즈라는 천부적 골퍼를 매개체로 클래식 스윙과 모던 스윙의 장점만을 접목시켜 대성공을 거둔 사례다.
최신 골프 이론이 리드베터식 스윙인데 비해, 현존 최고의 골퍼인 타이거 우즈에 클래식 스윙 요소가 많다는 점은 골퍼들을 혼란스럽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은 혼란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자신이 선택한 이론에 충실하면 될 뿐,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르다는 흑백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클래식 스윙과 모던 스윙은 케이크어웨이부터 다르다.
클래식 스윙이론은 ‘원피스 테이크어웨이’다.
이는 양속과 클럽, 그리고 가슴까지 다 함께 하나로 묶여져 한 동작으로 움직이는 형태이고 몇 년 전까지 우리는 그렇게 배워왔다.
이에 반해 모던 스윙의 테이크어웨이는 ‘단계적’이다.
팔이 먼저 나가고 그 다음 손목을 세팅하고(코킹하고), 그 다음에 어깨를 돌려 백스윙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는 완전히 리드베터식 이론이다.
원피스 테이크어웨이는 ‘스윙 아크를 최대한 늘려 거리를 추구하는 이론’이고, 코킹한 다음 어깨 회전으로 톱을 완료하는 모던 이론은 ‘스윙을 콤팩트하게 만들며 일관성을 중시하는 형태’다.
물론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당신은 ‘이론적 근거’와 함께 그 이론의 중심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95.
다운 스윙에서 "하체로 스윙을 리드하라"는 가르침과 "하체는 잡아둬야 한다"는 가르침 중 어느 쪽이 옳은가?
골퍼들은 아주 공감할 수도 있고 아주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이 부분은 클래식 스윙과 모던 스윙에서 가장 뚜렷하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클래식 스윙은 다운스윙에서 엉덩이가 타깃 쪽으로 측면이동한 후 회전된다.
쉽게 말해 엉덩이를 먼저 쭉 밀고 나가며 하체로 스윙을 리드하는 것이다.
엉덩이가 타깃 쪽으로 먼저 나가는 스윙은 당연히다리동작이 활동적일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스윙은 장비의 혜택이 시원치 않았던 시대에 거리를 내기 위한 스윙 방법이었다.
하비 페닉 등 옛 골프 이론가들이 "오른팔을 옆구리에 붙이며 엉덩이를 타깃 쪽으로 밀어주는 것이 바로 마법의 다운스윙이다"라고 표현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모던 스윙은 다운스윙에서 엉덩이가 그 자리에서 회전될 뿐이다.
타깃 쪽으로 쭉 밀고 나가지 않고 "그 자리 회전"이 전부이고, 이에 따라 하체(다리)도 잡아두고 치는 형태다. 실제 일관성, 정확성을 추구하려면 "하체를 잡아두고 치는 게"맞는 말일 것이다.
우즈의 경우 드라이버 샷에서는 엉덩이의 측면 이동으로 다운스윙을 시작해 거리를 추구하는 반면,아이언 스윙에서는 "엉덩이의 그 자리 회전"으로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샷의 목적에 따라 클래식 스윙과 모던 스윙의 장점만을 선별적으로 취하고 있는 셈이다.
모던 스윙과 클래식 스윙은 셋업이나 톱스윙 위치 등 부분적 요소에서도 차이가 난다.
셋업할 때 클래식 스윙의 볼 위치는 왼발 뒤꿈치 선상에 놓으며, 타깃 쪽에 치우펴 있는 스타일이나
모던 스윙은 왼발 뒤꿈치 선상에서 스탠스 가운데 쪽으로 들어와 있는 형태다.
또 오른발 자세도 클래식 스윙은 타깃에 대해 직각이지만, 모던 스윙은 오른발 끝이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는 형태를 취한다.
그립도 다르다.
클래식 스윙은 위크 그립 또는 스퀘어 그립이지만 모던 스윙은 스트롱 그립 쪽이 많다.
스윙 톱 자세도 클래식 스윙은 지면과 평행이거나 오버 스윙이다.
모던 스윙은 결코 평행 이상으로 넘어가지 않으며 대부분은 평행에도 못 미친다.
클래식 스윙을 하는 몽고메리, 데일리 등의 톱스윙이 모두 오버 스윙인 반면, 모던 스윙을 하는 엘킹턴이나 엘스의 톱스윙이 "기껏해야" 평행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가 증명된다.
백스윙에서의 엉엉이 회전형태도 다르다.
클래식 스윙은 오른발이 지면을 밀어내는 느낌이 되며 왼쪽 엉덩이에 비해 오른쪽 엉덩이가 위쪽으로 올라가 있는 형태지만, 모던 스윙은 엉덩이의 기울기 없이 "평행회전"이다.
퍼시몬 우드와 스틸 샤프트 시대의 클래식 스윙은 한 마디로 온몸을 날려 스윙하며 거리를 내는 스타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하이테크 클럽 시대의 모던 스윙은 과도한 몸동작을 줄이며 "신체회전(body turn)"만으로 스윙하는 형태다.
흔히 "임팩트 때 클럽을 타깃 쪽으로 던져주자"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던져주는 릴리스는 클래식 스윙이다.
던져주는 릴리스는 당연히 폴로스루도 크고 길게 이뤄진다.
이에 반해 모던 스윙의 릴리스는 클럽 위주가 아니라 "몸회전 위주"다. 양팔이 크고 길게 타깃 쪽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몸만을 그 자리에서 돌려주는 "보디 턴"만이 모던 스윙의 릴리스를 의미한다.
이 같은 스윙 스타일에 따라 클래식 스윙에서는 몸과 함께 양팔 움직임도 상당히 활동적으로 볼 수 있으나,
모던 스윙에서는 "보디 턴"만이 스윙을 지배하기 때문에 양팔은 그 역할이 최소화된다.
여기에서 골퍼들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두 가지 스윙 중 한 쪽을 선택할 수 있고, 아니면 자연스럽게 두 스윙의 요소를 고루 취합할 수도 있다.
거리를 더 내고 싶다면 클래식 스윙 요소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만하지만 80대 스코어에서 70대 진입을 원하는 골퍼들은 일관성 위주의 모던 스윙을 추구할 만하다.
핵심은 억지로 바꾸는 것보다 자신의 기존 스윙에서 두 스윙의 한두가지 장점 요소만을 취하는 것이다.
이론을 모르면 회의감이 들겠지만 두 가지 스윙에 대한 개념이 뚜렷하다면, 한층 자신 있게 "지신만의 스윙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96.
골프 이론 중에는 망치로 못을 박듯 볼을 치라는 것이 있다.
못을 박는 것은 볼을 때린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못 박는 데 폴로스루는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또 다른 가르침은 스윙으로 골프를 치라고 권한다.
볼은 단지 클럽이 지나가는 궤도의 부분적 타점에 그친다는 이론이자 피니시까지 염두에 둔 이론이다.
이 두 가지 이론은 모두 일리가 있지만 개념은 다르다.
그러니 골퍼들의 머리 속은 당연히 복잡해진다.
결국 골퍼들은 사고방식을 뒤바꿀 필요가 있다.
그 수많은 이론이나 속성을 모두 섭렵하고 모두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려 하면 정작 "자신만의 기준"은 하나도 없게 된다.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듯한데, 그 "말들" 스스로가 서로 모순되는 게 많으니 혼란스럽다.
결국 골퍼들은 어느 정도 고집을 갖는 것이 좋다.
"허튼 소리마라.
책 몇 권 분량의 모든 이론을 전부 기억하려다가는 내 머리 속이 터지게 된다.
나는 나만의 간단한 원칙, 나만의 일관된 전략으로 골프를 치겠다.
간단한 것이 골프의 최선이다."
이와 같은 간단한 이론, 자신만의 일관성은 골퍼 자신이 찾을 수밖에 없다.
골프에서는 "단 한줄의 이론"이 책 한권의 이론을 지배한다.
하나가 잘 되면 나머지도 절로 잘 되는 게 골프 스윙이다.
예를 들어보자.
장타자인 K씨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스윙하길래 볼이 그렇게 뻗어 나가지요?"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3년동안 한 가지만 생각하며 스윙합니다.
백스윙 때 왼쪽 어깨가 오른발 발등 위까지 오게 하는 거지요."
백스윙 때 왼쪽 어깨가 오른발에 이르거나, 넘어서면 당연히 어깨회전이 충분해진다.
어깨가 완벽히 돌았다는 것은 백스윙을 완료하기 전에 다운스윙을 시작하는 치명적 실수를 예방한다.
더욱이 몇 년 동안 한가지 이미지로만 스윙했으니 일관성도 확립된다.
그렇게 해서 자신만의 스윙이 굳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골퍼들은 모두 건망증 환자다.
"이것이 바로 나의 철칙이다"하다가도 며칠만 지나면 잊는다.
솔직히 며칠이 아니라 몇 홀, 몇 시간만 지나면 잊어버린다.
힘을 빼는 것이든, 오른쪽 어깨를 떨어뜨리는 것이든, 백스윙을 끝까지 하는 것이든 일단 자신에 가장 부합되는 철칙 한 가지를 정했으면 그 이미지만으로 최소 몇 달 간은 쳐야 한다.
하루하루 이미지가 바뀌면 매일 다른 스윙이 나올 수밖에 없다.
97.
고정관념을 버리라는 제언도 생각의 제한을 없애는데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보자.
골퍼들 중에는 백스윙 때 왼팔이 굽는 경우가 많다.
골퍼들은 그걸 고치고 싶어하고 실제 노력도 한다.
골퍼들은 그 때 왼팔에서 100% 해답을 찾는다.
굽는 게 왼팔이니 왼팔을 쳐야 치료책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왼팔을 펴려 하면 힘이 들어가 상체 전체가 경직되기도 하고, 또는 자신은 편다고 해도 남이 보기엔 여전히 굽는 수가 많다.
사실 왼팔의 문제는 오른팔에 있다.
오른팔 자세에 따라 온팔의 굽힘 여부가 좌우되는 것이다.
톱스윙에서 오른팔의 꺾임이 90도 정도에 그치면 결코 왼팔이 굽지 않는다.
그립은 양손이 잡고 있는 법이고 당연히 오른팔과 왼팔이 연관되어 자세가 이뤄진다.
톱에서 오른팔의 꺾임이 45도나 60도가 되는 등 90도 이하로 많이 꺾이면,
그에 따라 왼팔도 따라가며 굽게 마련이다.
그러나 오른팔의 꺾임이 90도 정도로 제대로 이루어지면 왼팔이 굽을 요인이 애초에 생기지 않는다.
왼팔의 해답은 왼팔에 있는 게 아니라 오른팔에 있는 셈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 골프 교습가인 리드베터의 분석이다.
그러니 믿고 실행해볼 일이다.
골퍼들은 흔히 거리와 방향을 놓고 토론한다.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는 "거리를 추구하는 게 좋으냐, 아니면 방향성이 최우선이냐"의 문제다.
골퍼들의 뇌리에는 거리와 방향이 두 마리 토끼로 새겨져 있다.
둘 중에 하나를 택하고 하나를 버려야 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그거야말로 쓸데 없는 생각이다.
거리가 나려면 방향이 올바라야 하고, 방향이 좋으면 거리가 나는 법이다.
그것은 언제나 한 마리 토끼다.
"OB는 장타자의 숙명이야"
"내 스타일이 워낙 또박또박이니 거리가 안 날 수밖에"
바로 이러한 고정관념을 떨쳐버려야 골프의 향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골프에서 파를 잡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파4홀을 예로 들 때 2온2퍼트가 상식이고 3온 1퍼트, 4온0퍼트가 있다.
그런데 골퍼들은꼭 파온이 되야 파가 잡힌다는 의식을 한다.
자칭 타칭 보기 플레이어들 중 그런 사람이 많은데, 이는 "파온이 안 됐으니 보기이고, 보기 플레이어니까 보기가 당연하다"는 마음의 장볍에 기인한다.
그 같은 장벽을 스스로 쳐놓고 골프를 치니 90대 골프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골프의 묘미는 무한한 가능성에 있다.
골프는 세 번을 연속 실수해도 한 번만 잘 치면 파가 잡힌다.
드라이버 샷이 러프로 휘고, 러프에서 친 것이 벙커에 박히고, 그 벙커 샷이 홀을 5m나 벗어나도 그5m를 넣으면 간단히 파가 되는 식이다.
가능상을 살리려면 생각에 제한이 없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정관념부터 쓰레기통 속으로 쳐넣어야 한다는 얘기다.
98.
전체를 좌우하는 시작
스윙의 시작단계가 전체 스윙을 좌우한다.
시작이 잘 되면 전체 스윙도 필연적으로 잘 된다.
그러나 시작이 잘못되면 도저히 좋은 스윙이 나올 수 없다.
다음은 스윙의 시작단계에서 꼭 살펴보아야 할 요소다.
어드레스 자세로부터 가장 처음 움직이는 부분이 어디인가?
만약 팔이 최초로 움직인다면 그 사람의 스윙은 팔이 지배하고 팔이 치는 스윙이 된다.
또 어깨가 최초로 움직인다고 해도 그 어깨가 바로 돌지 않고 오른쪽으로 밀고 나가는 데 그치면
가슴의 ‘90도 우향우’가 이뤄지지 않는다.
스윙의 시작은 어깨 또는 가슴의 방향전환 형태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손목 코킹이 시작되는 형태도 포인트.
많은 골퍼들은 ‘손목이 눕혀진 형태(손등이 보이는 형태)’로 코킹이 시작된다.
이는 ‘클럽을 뒤로 길게 빼야 한다’는 의식에 기인하는 것으로, 그럴 경우 ‘헤드가 뒤로 눕혀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평면’이 된다.
왼팔이 가슴까지 올라왔을 때 그립의 끝이 볼 바깥 쪽을 바라보면, 그 골퍼는 영락없이 손목이 눕혀진 형태의 스윙을 한다.
백스윙 중간단계에서 그립 끝이 볼과 발 사이를 가리켜야 초기 단계에서의 올바른 코킹이 이뤄진다.
스윙 템포도 중요하다.
시작이 빠르면 동작이 진행될수록 스윙이 더 빨라진다.
이 세상에 ‘빨랐다가 느려지는 스윙’은 없는 법이다.
따라서 최초의 동작이 천천히 이뤄져야 전체 스윙 템포가 맞춰지고 가속력도 생긴다.
사실 스윙이 빠른 골퍼는 손이나 팔로 스윙을 시작한다.
손은 빨리 올라갈 수 있지만 어깨는 그보다 훨씬 느리게 올라간다.
백스윙 완료 터득 방법
골프를 즐기는 친구 한 명이 어느 날 갑자기 거리가 늘어 나타났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었다.
“몸이 아프니까 거리가 늘던데?”
어느 날 아침 일어나니까 목 뒤에서 등에 이르는 근육이 몹시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파스’를 붙이고 다녔다.
며칠 후 좀이 쑤셔 못 견딘 그 친구는 파스를 붙인 채 연습장을 찾았다.
바로 그것이 ‘히트’였다.
백스윙을 할 때 등에 달라붙은 파스가 ‘아주 확실하게’당겨지는 느낌을 주었다.
파스의 접착력은 굉장해 백스윙이 깊어질수록 그 당기는 느낌이 머릿 속에 그대로 와닿았다.
백스윙할 때 근육의 긴장을 별로 느껴보지 못했던 그는 그때서야 비로소 ‘등 근육 꼬임’을 깨달았다.
‘등에 붙인 파스가 떨어질 정도로 상체를 돌리는 것이 바로 백스윙의 완료’임을 터특한 것이다.
우연 치고는 기막힌 우연이었다.
그 친구의 과거 모습과 같이 골퍼들은 백스윙의 완료시점을 깨닫는 경우가 드물다.
어깨가 채 돌기도 전에 다운스윙을 시작하는 형태가 태반이고, 바로 그 점 때문에 거리나 방향을 손해본다.
백스윙 완료에서 흔히 권장되는 방법은 “왼쪽 어깨가 턱에 닿도록 하라” “등이 타깃을 향하도록 하라” 등 다양하다.
그러나 그 어떤 방법을 써도 효험을 못 본 골퍼들은 위의 경우과 같이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누가 뭐래도 백스윙 완료다.
백스윙만 끝까지 하면 다운스윙도 이미 멋지게 구사된 것과 같다.
99.
꽉 차서 돈다
어느 골퍼가 골프 도사를 찾아가 물었다.
-골퍼 : 어떻게 하면 거리와 방향이 좋은 샷을 구사할 수 있겠습니까?
-도사 : 꽉 차서 돌면 된다.
자신의 신체조건상 가장 큰 궤도로 스윙하라는 뜻이다.
우즈의 스윙이 그와 같지 않느냐!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스윙의 회전 반경이 1m라면 그 1m의 회전 반경으로 스윙하면 된다.
회전 반경이 1m 인데 90cm으로 스윙하면 스윙 도중 10cm가 들쭉날쭉하게 된다.
그게 바로 미스 샷을 내는 요인이다.
반면에 꽉 차서 돌면 "꽉 차기까지의 탄력"이 스윙 내내 유지되며 궤도에 변함이 없고 파워도 만들어진다.
-골퍼 : "꽉 차서 도는 방법론"은 무엇입니까?
-도사 : 실제로 아마추어들은 그저 돌리는데 급급해
백스윙 때 근육의 탄력을 느끼지 못한다.
왼팔이 오른쪽 허리 근처에 갔을 때 그 왼팔을 더 이상 뻗칠 수 없다는 팽팽한 느낌이나 왼쪽 어깨에서 당기는 느낌이 와야 한다.
아마추어들은 그런 느낌이 오기 전에 양팔을 들어올리며 자신의 스윙 반경을 축소시킨다.
-골퍼 : 최대한의 스윙 반경이 근육의 탄력을 가져와 거리는 낼 테지만, 그렇다고 휘는 볼을 방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도사 : 백스윙 초기단계에서 근육의 탄력, 뻗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스윙에 여유가 있다는 것이고 백스윙이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지 않다는 뜻이다. 스윙하면서 기하학적 궤도를 조정할 수는 없는 법.
그러나 탄력을 느낄 정도로 여유가 있으면 방향도 자연스레 맞춰진다.
판유리 이론
벤호건의 가르침 중 유명한 "판유리 이론"이 있다.
즉 커다란 판유리가 어깨 위 연장선상과 볼에 걸쳐 비스듬히 눕혀져 있고, 골퍼는 그 판유리 밑을 따라 스윙하면 된다는 이론이다.
만약 스윙 궤도가 너무 급격히 변하거나 몸의 움직임이 과도해지면 판유리는 깨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판유리를 따라서만 조용히 스윙하면 올바른 스윙 궤도가 절로 구축된다는 가르침이다.
백스윙이건 다은스윙이건 간에, 판유리 이론은 골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뭇 아마추어들의 경향대로 백스윙 톱에서 클럽 헤드가 목표 오른쪽을 가리키게 되면 헤드가 앞으로 나와 유리를 깰 수밖에 없다.
또 다운스윙에서도 "톱부터 때리는 동작으로" 팔이 앞으로 나오면 역시 유리가 깨지게 된다.
한마디로 유리 평면을 따라 스윙해야만 올바른 궤도가 구축되며 훌륭한 샷이 이뤄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유리가 두려워 스윙이 움츠러들면 이 논리의 효용성은 없다.
유리가 있더라도 그 경사진 평면을 따라 율동있게 상체가 돌아가야 비로소 벤호건의 가르침에 의미가 생긴다.
물론 벤호건도 언제나 유리평면을 따라 스윙하지는 못했다.
벤호건의 스코어가 평현없었던 어느 날 동료 프로가 다가와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이봐, 자네 오늘 유리를 도대체 몇 장 깼는지 아나?"
100.
체중이동은 무릎 근접으로
골퍼 두 명이 연습장을 찾았다.
한 명은 장타자이고 한 명은 단타자였다.
장타가 단타에게 말했다.
"이봐, 자넨 체중이동이 하나도 안 되고 있어. 백스윙 땐 오른발로, 다운스윙땐 왼발로 체중이 이동돼야지. 그게 안 되니까 거리가 그 모양이지"
듣고 있던 단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가 그걸 몰라. 체중을 옮겨야 된다는 걸 모르는 골퍼가 어디 있어. 옮기라고만 하지 말고 옮기는 방법을 가르쳐줘야지!"
체중 이동이 안 되면 스윙은 "백지 상태"와 다름없다.
우선 체중이동이 돼야 그에 따라 스윙 전체가 제대로 만들어진다.
체중이동을 위한 가장 효율적 방법론의 열쇠는 무릎에 있다.
리드베터가 제시한 방법은 "다운스윙할 때 양쪽 무릎을 서로 붙이라"는 것이다.
무릎을 붙이려면 왼쪽 무릎은 버티면서 그대로 있고,오른쪽 무릎이 그 쪽으로 다가가야 한다.
오른쪽 무릎이 다가가려면 자연히 오른발 뒤꿈치가 들려야 한다.
뒤꿈치를 들지 않고는 오른쪽 무릎이 왼쪽으로 다가갈 수가 없다.
오른발 뒤꿈치가 들리면 체중은 왼쪽으로 옮겨지게 마련이다.
이같이 다운스윙할 때 "오른쪽 무릎을 왼쪽 무릎에 붙인다"고만 생각하면 체중이동은 100% 정확히 이뤄진다.
단, 이 때 약간 굽혀진 양쪽 무릎 각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서로 근접해야 한다.
각도 유지와 함께 오른쪽 무릎을 왼쪽에 붙이면 체중이동 끝!
배꼽 스윙
어깨 회전은 백스윙 중간 어느 지점부터 제동이 걸린다.
힘도 들고 돌기도 싫으니 이제 그만 가라는 신호다.
그러나 신체가 회전에 저항함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백스윙 깊숙이"를 외친다.
그 다음부터는 결국 팔이 어깨를 잡아끌며 팔이 지배하는 스윙이 되거나, 돌다가 마는 백스윙이 된다.
"배꼽회전 스윙"은 그러한 본능적 문제점을 뿌리친다.
골프 스윙은 상체의 꼬임과 하체의 저항 사이에서 "파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상체의 꼬임이 바로 몸통회전이다.
그런데 몸통회전은 배꼽이 도는 것으로 기막히게 이뤄진다.
이것은 기계의 원리와 같다.
모든 기계는 작은 톱니바퀴부터 돌아 결국 큰 톱니바귀를 돌린다.
배꼽은 바로 작은 톱니바퀴다.
기본적인 회전 에너지는 거기에서 나온다.
배꼽이 돌면 가슴이나 어깨는 자연적으로 돌지 않겠는가.
어드레스를 취한 후 어깨도 팔도 잊고 모든 것 다 잊은 채 배꼽부터 돌린다고 생각해보자. 아니,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해본다.
백스윙 시작이 배꼽부터 이뤄지면 "아! 이것이 바로 몸통회전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배꼽이 돌면 클럽을 잡은 팔은 절로 따라오고 배꼽회전이 깊어질수록 코킹 등의 팔동작도 자연스레 이뤄진다.
팔이 저절로 따라온다고 했는데, 실제 당신은 "과연 저절로 따라오는지"조차 신경쓸 필요 없다.
신경 쓰는 순간 다시 팔 위주의 스윙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배꼽회전-몸통회전"은 바로 몸과 클럽이 일체가 되어 움직이는 스윙이다.
배꼽 위주의 백스윙에서는 하체동작도 "오토매틱"이다.
101.
올라간 대로 내려온다
이치상 다운스윙은 백스윙을 한 그대로 재현된다.
이는 시계추가 갔던 길로만 되돌아오는 것과 같다.
백스윙 아크가 크고 길면 다운스윙도 크게 이뤄지며, 백스윙 때 클럽 헤드의 이동 궤적이 올바르면 다운스윙 궤도도 제대로 만들어진다.
반면에 백스윙이 부실하면 다운스윙은 보나마나 잘못된다.
그러나 백스윙이 잘 됐더라도 다운스윙이 잘못되는 예외가 딱 한가지 있다.
그것은 궤도가 "올라간 대로 내려오지 않을 때"다.
아무리 백스윙이 훌륭해도 "백스윙대로 다운스윙이 재현되지 않으면" 별무소용 아닌가.
주말 골퍼들에게 "올라간대로 내려오지 않는 경우"는 톱에서부터 내려치기 때문이다.
볼을 때려야 한다는 의식이 온몸을 지배하면 톱에서부터 클럽이 앞으로 나오게 된다.
양팔이 앞으로 나오고, 오른쪽 어깨도 앞으로 나오고, 머리도 먼저 돌아간다.
백스윙은 "안쪽으로 잘 됐지만" 톱부터 치는 현상에 기인해 다운스윙이 "바깥쪽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올라간 궤도보다 아웃사이드로 다운스윙이 되면 슬라이스는 불가피하다.
자신은 백스윙대로 다운스윙이 되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위와 같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골퍼들은 결국 "올라간 대로 조용히 내려온다"고 생각하며 다운스윙을 해야 한다.
실제 올라간대로 내려오려면 다운스윙의 시작에서 힘 주는 일이 없어야 하고, "백스윙-다운스윙의 방향전환"도 극히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
벙커 샷은 시선이동 말아야
프로들의 벙커 샷 스타일은 여러가지다.
폴로스루를 완전히 해주는 골퍼도 있고 헤드를 볼 밑으로 그냥 쭉 밀어버리는 형태도 있다.
그것은 그들만의 노하우일 테지만 어떤 형태건 볼은 핀에 근접한다.
이에 반해 아마추어들은 벙커가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로 핸디캐퍼가 아닌 이상 볼을 핀에 붙이겠다는 의도로 치면 영락없이 볼부터 치며 멀리 벗어나거나 다시 벙커에 떨어진다.
그린 주변의 벙커 샷은 어떤 경우든 볼 뒤의 모래부터 치는 게 정석이다.
볼부터 맞으면 홈런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파생한다.
모래부터 치려면 모래를 바라보며 샷을 해야 하는데, 볼만 보고 치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모래를 바라보는 게 아주 어색하다.
백스윙을 하며 모래를 바라보면 그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참다 못해 시선이 볼로 옮겨진다.
그 때의 순간적 심리는 볼을 봐도 모래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선이 볼로 옮겨지면 헤드는 볼로 다가가게 마련이고, 그 경우 토핑이 되며 미스 샷이 난다.
일반적인 아이언 샷은 볼 밑부분으로 헤드가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 때 헤드가 파고 들어가는 지점은 아주 정확하다.
아이언 샷을 할 때 "바로 그 지점"으로 헤드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치면, 벙커 샷을 할 때도 모래의 "바로 그 지점"으로 헤드가 파고들 수 있다.
그게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위에 설명한 "시선 이동"이 원인일 것이다.
모래부터 치려면 그 지점의 모래를 봐야 하고, 바로 그 모래를 "홀까지 뿌린다"고 생각하면 볼은 붙는다.
스타일이 어떻건 프로들의 벙커 샷은 바로 그와 같을 것이다.
102.
천천히가 오히려 빠르다.
"코킹 유지 - 레이트 히트"의 궁극적 목적은 임팩트 존에서의 "가속"이다.
헤드 스피드는 임팩트 순간 최고 속도를 내야 하고, 그 이전이나 이후의 속도는 빠를 필요가 전혀 없다.
다운스윙을 시작해 임팩트 존에서 가속되려면 초기속도는 당연히 느려야 한다.
다은스윙 초기 속도도 빠르고 바로 이어지는 임팩트 순간 속도가 더 빠르면 괜찮지만, 논리적으로나 인간능력에서 볼 때 "빠른데 더 빨라지기는" 사실상 힘을다.
그래서 모든 교습가들은 "스윙을 천천히 하라"고 항상 강조한다.
다운스윙의 첫단계가 천천히 시작돼야 차츰 가속시키며 임팩트 순간 헤드스피드를 최고로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운스윙의 시작이 천천히 일뤄지려면 백스윙도 천천히 해야 한다.
백스윙이 빠르게 올라갔는데 갑자기 속력을 줄이며 다운스윙을 천천히 시작하기란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계속 거꾸로 올라가면 스윙의 최초 단계인 테이크어웨이부터 천천히 이뤄져야 백스윙의 전체 템포가 천천히 되고 그 다음의 백스윙도 천천히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스윙을 천천히 하라"는 의미는 전체 스윙을 모두 천천히 하라는 게 아니라, "임팩트 존에서 가속하라"는 뜻이다.
장타를 위한 세계적 프로들의 원포인트 레슨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천천히"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식과는 반대로 "천천히"만이 최고 스피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골프 스윙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스윙의 목적을 생각하라
"사람들은 스윙의 목적을 잊은 채 스윙한다."
나는 최근 스러한 생각을 많이 한다.
스윙의 진리, 스윙의 궁극적 목표는 "헤드 스피드가 최고점일 때 스위트 스포트에 볼을 맞추는 것"이다.
"헤드 스피드가 가장 빠를 때"는 장타를 위한 조건이고, "스위트 스포트"는 방향과 거리 모두를 위한 조건이다.
골프 스윙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해 실행된다.
이 세상의 모든 골프 고민과 이론은 바로 이 같은 목적을 위한 고민이자 이론이다.
그러나 골퍼들 중에는 이러한 목적보다 단계별 스윙 자세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도 많다.
좋은 자세, 좋은 폼은 좋은 스윙이 목적인데, 폼을 만들기 위해 좋은 스윙이 오히려 제한받고 있는 식이다.
얼마 전 필드에서 한 골퍼를 봤는데, 그의 스윙은 원론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그는 아주 천천히 스윙했고 스윙의 각 단계도 정석대로였으며 피니시 자세도 몇 초 동안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나는 그 스윙을 보고 "스윙을 너무 만들려고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볼에는 힘이 없었다.
그는 볼을 때리지 않고 스윙으로 볼을 치기는 했다.
그러나 "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껏 헤드를 뿌려주지 못하는 느낌이었고 헤드 스피드에도 별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 골퍼들에게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남자들 중에도 의외로 그러한 골퍼가 많다.
남자나 여자나 항상 스윙의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103.
골프는 여자와 같다.
골프를 연인과 같이 다루기만 한다면 스코어를 5타는 줄일 수 있다.
다음이 바로 그에 대한 설명이다.
부드러운 터치
힘과 야성으로 여자를 사로잡는 방법은 60년대 방식이다.
요즘 여자들은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들을 좋아한다.
우격다짐으로 돌진해봐야 ‘미친놈’ 소리 듣기 십상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힘으로만 치면 볼이 도망간다.
그저 힘 빼고 우아하게 쳐야 볼이 페어웨이에 안착한다.
이 원칙은 골프의 모든 샷에 공히 적용된다.
언제 어디서나 여자를 부드럽게 감싸줘야 하는 것처럼, 골프도 부드러운 터치만이 굿 샷을 보장한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서 힘으로 거리를 내려 하지 말고 여자를 대하듯 부드럽게 스윙하자.
그러면 볼도 골퍼의 부드러운 터치에 녹아들어 사뿐히 제거리를 내며 제2의 굿 샷을 기다린다.
지금 당장의 헌신
여자는 분위기에 약하다.
현재의 포근함이 있어야 여자의 마음은 들뜬다.
골프도 그와 같다.
골프도 과거의 샷은 아무 의미가 없다.
바로 ‘지금 치는 샷’만이 의미를 가지며, 그에 대한 집중적 헌신이 있어야 볼이 원하는 대로 나간다.
과거에 어떤 잘못이 있었더라도 바로 지금 치는 샷에만 최선을 다하면 볼도 과거의 실수를 용서하고 리커버리 샷을 만들어준다.
또 여자가 영원히 자기만의 사랑을 원하는 것처럼, 골프 역시 ‘미칠 정도의 헌신’이 있어야 진전이 이뤄진다.
일보전진을 위한 이보후퇴
애인도 바람 날 수 있다.
바람 난 애인을 쫓아가 무조건 다그치면 애인은 더 멀리 도망간다.
골프 역시 다를게 없다.
술 속으로 달아난 볼을 나무를 넘기겠다고 힘껏 때려버리면 더 깊은 숲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럴 때는 그저 마음을 비우고 옆이나 뒤로 쳐내는 게 상책이다.
바람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의연함을 보이면 여자는 제자리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숲 속의 볼도 그와 같이 다루면 트리플 보기를 예방할 수 있으며 보기로 막을 수 있다.
그러나 OB가 났을 때는 가차없이 옛 연인을 버려야 한다.
OB난 볼은 갈 데까지 간 여자로 보면 된다.
그 때는 찾지도 말고 완전히 잊어버려야 한다.
대신 새 연인에게 옛 여자보다 더 잘 해주면 된다.
OB가 나면 화내지 말고 OB 이후 다시 치는 볼에 더 부드럽게 집중해 보란 듯이 샷을 날리며 달아난 연인에 복수해야 한다.
찬스는 찬스
‘오직 당신만을’이라는 순정파는 요즘 세상에 드물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인 사이에도 라이벌은 존재한다.
라이벌을 제압하려면 찬스를 살려야 한다.
어쩌다 파온이 됐고. 그래서 5m 버디 기회를 잡았다면 그 절호의 찬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라이벌이 제압된다.
당신의 5m 퍼팅이 먼저 홀인되면 상대의 2m 퍼팅은 들어갈 리 없다.
거리가 멀어도 먼저 홀인시키는게 임자라는 얘기다.
여유, 여유, 여유
항상 쫓기는 듯한 남자를 여자가 좋아할 리 없다.
여자는 여유 있는 남자를 좋아한다.
미스 샷을 냈더라도 담담히 미소지을 수 있으면 골프 볼도 당신의 태연함에 한 수 접히고 들어온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신경질적이거나 조급하면 골프 볼도 여자와 같이 당신을 믿을 수 없는 남자로 보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보기 플레이어라도 샷할 때만큼은 "나는 프포다"라고 생각하는 여유, 바로 이 여유와 자신감이 당신을 최후의 승리자로 만든다.
결론
연인과 같이 골프를 다루며 플레이해보자.
연인과 같이 다룬다는 것은 최소한 골프에 끌려다니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여자를 정복하는 자, 골프도 정복할 수 있다
104.
다음은 버디와 더블 보기의 분석이다.
이 "스코어의 의미"를 확실히 머릿속에 새겨두면 핸디캡 줄이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버디에 대한 분석이다.
버디는 누구에게나 귀중하다.
그러나 프로보다는 보기 플레이어의 버디 하나가 훨씬 값어치가 있다.
보기 플레이어의 버디는 프리플 보기 하나를 상쇄시킬 수 있다.
보기플레이어가 프리플 보기를 범하면 금세 모든 게 엉망이 된다.
아마추어의 트리플 보기는 OB나 3~4퍼트, "러프에서 헤매기"등에 기인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플레이어의 사기를 단번에 꺾어놓게 마련이다.
물론 스코어 자체도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진다.
그런데 버디 하나가 나타나면 트리플 보기가 상쇄되며 보기 플레이로 회복된다.
한 홀 트리플 보기에 한 홀 버디라면 두 홀에 2오버파이니 보기 플레이다.
보기 플레이어가 보기 플레이를 하면 전혀 못친 것이 아닌 셈이고, 따라서 골퍼 본인은 새로운 의욕으로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다.
사실 80대 중반을 치는 골퍼들도 자주 트리플 보기를 범한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핸디캡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버디 때문이다.
하나의 버디가 한 홀의 몰락을 잊게 해준다.
결국 버디는 아마추어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다.
잡기 싫어 안 잡는 것은 아니겠지만 버디도 습관이니만큼, 찬스가 오면 "내 주제에... "하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
공을 들이는 맘큼 보답이 오는 게 골프다.
버디가 청량제라면 더블 보기는 미지근한 맥주다.
더블 보기에는 명쾌한 이유나 요인이 없다.
한 마디로 가장 찜찜한 것이다.
파4홀에서 3온 후 3퍼트이거나 핀에 붙여 파를 잡으려는 순간 뒤땅을 쳐서 4온을 하는 식이다.
그래서 골프를 웬만큼 치는 사람들은 더블 보기를 싫어한다.
"지저분한 것"이 섞인 더블 보기는 바로 "정신 못 차린 골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레그 노먼이 말하기를 "가장 완벽한 골프는 무보기 골프"라고 했지만, 아마추어 처지에서는 더블 보기 없는 골프야말로 완벽한 골프일 것이다.
더블 보기가 없다는 것은 골프를 진정 열심히 쳤다는 의미다.
"아차!"하는 순간 한 타가 날아가는 게 골프인데, 더블 보기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사소한 실수 없이90번 내외의 샷을 친 것이다.
90번 동안 매번 집중를 했으니 얼마나 대견스러운가.
그러니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블 보기 없는 골프를 최선의 골프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
만약 3라운드 동안 더블 보기가 하나도 없다면, 당신의 골프는 기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급상승세에 있음이 분명하다.
물론 18홀 동안에만 더블 보기가 없어도 당신은 스코어에 관계없이 무척 흡족할 것이다.
버디를 잡으려다가 보기를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파를 잡으려다가 더블 보기를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버디 추구의 적극성은 최악의 상황이 빚어지더라도 보기에 그치며, 스코어상으로도 용서받을 수 있다.
더블 보기는 과욕에서 비롯되는게 바로 골프다.
버디는 적극적으로 노려야 하지만, 보기 찬스에서는 보기를 한다고 생각해야 더블 보기를 예방할 수 있다.
버디 찬스인지 보기 찬스인지 확실히 구별한다면 스코어는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105.
스윙 한번 타깃 하나
당신이 골프 교습가라면 골프 입문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그립하는 방법? 스윙하는 방법? 또는 골프 원리에 대한 설명?
그러나 내가 교습가라면 단 한 가지만을 주지시키겠다.
그것은 바로 "한번 스윙에 하나의 타깃"이다.
연습장에서 샷을 할 때 목표를 정하고 샷을 하는 골퍼는 별로 없다.
특히 비기너들은 전혀 목표 없이 그저 볼이 앞으로 나가기만을 바라며 클럽을 휘두른다.
이러한 현상은 구력이 10년이 넘은 골퍼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연습장에서 원하는 것은 곧고 길게 나가는 샷이 전부다.
연습 샷을 할 때 구체적 목표를 정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볼이 20m 가량이나 좌우로 갈라져도 구질만 좋으면 잘 친 것으로 생각한다.
그 같은 습관은 실제 필드에서도 겨냥하지 않고 치게 만들고, 그것이 OB나 숲속행의 주 원인이 된다.
필드에서도 구체적 목표가 없다는 얘기다.
"언제 어디서나 목표를 설정하라." 이것은 평생의 지침이다.
이것 한 가지를 당신 골프의 전부로 삼으면 당신의 스윙이나 정확도는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다.
드라이버 샷을 날리든, 10m 칩 샷 연습을 하든 간데, 구체적 목표를 매번 설정하자.
하나의 점을 목표로 정해 샷을 하는 습관이 붙으면 당신의 골프는 "1m 단위 골프"가 된다.
물론 목표 없이 치는 골퍼의 단위는 기껏해야 10m다.
오차 단위가 줄면 스코어는 더 줄어드는 법.
"스윙 한번에 타깃 하나"로 당신은 이미 프로가 됐다.
골프의 흐름
- 1번홀, 세컨드 샷은 그린 밖 3m 지점에 멈춰섰다.
판까지는 불과 10m. 이 경우 붙여서 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 서드 샷이 홀에서 3m나 벗어난다.
그 퍼트를 미스해서 보기.
-2번홀, 파온을 시켰으나 거리는 8m로 긴 편.
첫 퍼트는 홀에서 1m가량 짧았고 결국 3퍼트로 보기.
-파3인 3번홀. 볼은 다시 그린을 약간 벗어났다.
이번에도 10여m의 짧은 어프로치 샷은 홀을 지나쳐 2온 2퍼트였다.
-파5인 4번홀. 드라이버 티샷과 스푼으로 친 세컨드 샷은 모두 완벽했다.
핀까지의 서드 샷 거리는 불과 30m. 그러나 버디를 노려야 할 그 상황에서 샌드 웨지로 친 서드 샷은
그린을 오버한다. 4온 2퍼트로 보기
-내리막 서비스 홀인 5번홀.
드라이버 샷은 급기야 타원형을 그리며 왼쪽 OB가 된다.
위와 같은 경우는 최악의 흐름이다.
1번홀부터 4번홀까지는 모두 파를 잡아야 정상이다.
"눈 앞에 보이는 파"를 3홀 이상 연속으로 놓치면, 이것이 바로 부정적 골프 흐름이다.
앞의 경우 2~4번홀 중 어느 홀에서든 파를 하나만 잡았어도 5번홀 OB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스코어는 흐름이 좌우한다"고 얘기한다.
물론 눈앞에 보이는 파를 실제 파로 만들려면, 짧은 어프로치나 퍼팅의 둘 중 하나는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106.
아이언 번호
파3홀에서 "몇 번 아이언을 사용했느냐?"하는 질문은 규칙위반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프에서 이 같은 질문은 흔하다.
그때 자신은 5번 아이언을 사용했는데 상대가 7번 아이언으로 쳤다고 하면 이내 기분이 가라앉는다.
자신은 거리가 안 나고 상대는 거리가 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기죽을 필요없다.
아이언의 번호는 "장난"이 심하다.
골프 클럽 제조에 "7번 아이언은 로프트가 몇 도가 돼야 한다"는 식의 표준은 없다.
따라서 A브랜드의 피치웨지가 B브랜드의 9번 아이언과 같은 로프트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번호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도 A브랜드가 B브랜드보다 0.5인치 더 길기도 하다.
따라서 요즘 아이언의 번호는 골퍼 자신만의 참고사항에 그친다.
다른 골퍼가 몇 번 아이언을 쳤는가는 클럽 브랜드가 다른 이상 전혀 의미가 없다.
자신이 9번으로 110m를 쳤는데 남이 피칭 웨지로 그 거리를 따라와도, 그의 피칭 웨지 로프트 및 샤프트 길이가 실은 당신의 9번 아이언과 같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아이언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로브 웨지다.
프로들의 필수 클럽이라 할 수 있는 로브 웨지는 샌드 웨지보다 로프트가 훨씬 더 큰 클럽.
로프트가 58~60도인 로브 웨지 샷은 탄도가 아주 높고 볼이 바로 멈춘다.
물을 건너 바로 세워야 할 때나 가까운 거리에서 큰 나무를 넘길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단, 주말 골퍼들이 처음 이 클럽을 쓸 때는 생각보다 거리가 "굉장히" 짧을 수 있으니 과감히 쳐야 한다.
0.1초만 더 잡아두자
아이언 샷을 할 때 터치는 좋으나 방향성이 나쁠 때가 가끔 있다.
임택트 느낌도 아주 좋고 볼의 탄도도 이상적이지만, 방향만은 목표를 벗어나는 경우다.
이 때의 구질은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는게 아니라, 대개는 스트레이트로 목표의 왼쪽으로 빠진다.
물론 거리도 제거리가 다 난다.
이 때의 처방전은 별반 어려울 게 없다.
다운스윙할 때 0.3초만 상체를 더 잡아두면 된다.
0.3초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0.1초도 되고 0.2초도 된다.
평소보다 "조금만 더 몸을 잡아두는 느낌으로 스윙하라는 뜻이다.
훅이나 슬라이스같이 휘는 구질은 임팩트 순간 클럽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히기 때문이지만, 스트레이트로 빠지는 볼은 "헤드가 볼을 지나는 궤도"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디보트를 보면 안다.
모양은 예쁘지만 디보트의 방향 자체가 왼쪽을 향해 삐딱하게 나 있을 것이다.
그 요인은 대개 임팩트 시점에서 상체와 볼이 평행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 한 순간만 몸을 더 잡아둔다는 느낌으로 치면 방향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사실 평소보다 몸을 더 잡아두는 것은 "방향성에 관한 한" 모든 샷에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다.
다운스윙에서 상체 회전이 빨리 이뤄지면 볼이 비껴 맞아 휘게 된다.
따라서 상체를 좀더 잡아주기만 하면 임팩트때 상체와 볼이 어드레스 자세를 재현해 스퀘어 임팩트를 이끌어낸다.
상체를 잡아두기 위해서는 다운스윙 때 "디보트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07.
거꾸로 발상
얼마 전 한 여성 골퍼가 질문을 해왔다.
"신장이 160밖에 안 되는데, 45인치짜리 롱 드라이버를 써도 되느냐?" 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거리를 늘리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에 대한 대답은 너무도 쉬웠다.
"키 작은 골퍼가 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이 롱 드라이버를 쓰는 것이다.
롱 드라이버로 스윙 반경이 커지면 커진 만큼 거리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거리 추구가 유일한 목표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긴 것이 어렵다는 선입관만 없앤다면 누구든지 45인치 정도는 다룰 수 있다."
이는 아이언의 논리와도 같다.
"5번 아이언까지는 컨트롤이 아주 잘 되지만 3번 같은 아이언만 잡으면 미스 샷이 난다"는 어느 남성골퍼의 물음에도 답변은 비슷하다.
"아이언의 클럽별 길이 차이는 불과 0.5인치다.
3번 아이언은 5번 아이언에 비해 고작 1인치 (2.54cm) 더 길 뿐이다.
따라서 3번 아이언을 그립할 때 2cm 정도만 내려 잡으면 그게 바로 5번 아이언 길이 아닌가.
만약 내려 잡아도 미스 샷이 나면, 그것은 기술 부족이 아니라 100% 심리적 요인에 근거할 것이다."
이 같은 설명은, "모든 해답은 발상에 있다"는 관점이다.
"이제까지의 관념대로, 누구나 생각하는 대로, 누구나 하는 식으로" 해답을 구하면 그 당사자는 절대 남보다 앞서갈 수 없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거꾸로 가는 발상이 필요하다.
남이 올릴 때 내리고, 남이 없앨 때 살리고, 모두가 고개를 흔들 때 시작해야 그 당사자는 어느 날 최강자가 될 수 있다.
그게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성공의 해법이다.
양발 안쪽의 체중
콤팩트한 스윙이란 짜임새 있는 스윙을 말한다.
즉 불필요한 동작이 없는 스윙을 뜻한다.
아마추어 스윙이 프로들과 차이가 나는 것은 궤도를 벗어난 움직임이 많다는 점이다.
얼마 전 라운드 후 이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는데, 한 싱글 핸디캐퍼가 그 치료책을 제시했다.
참으로 올바른 제안이라는 느낌이 들어 소개한다.
그는 한동안 샷이 부실해 고민했다고 한다.
스윙을 하면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밀려갔다 밀려오는 느낌이었고,
상하로도 들썩이는 형태였다.
그는 곰곰 생각했다.
"현재의 내 스윙은 분명 짜임새가 없다.
스윙은 축이 고정된 채 몸이 양어깨 사이의 공간에서 그대로 도는 회전운동인데, 내 스윙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한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그 요인을 양발 자세에서 찾았다.
지면을 딛고 선 양발이 불안정하면 몸 전체가 불안정하고, 그러면 스윙도 흔들리게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따라서 어드레스를 취할 때 양발 안쪽에 체중을 모으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어드레스 때 양쪽 발바닥 전체에 체중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양쪽 발바닥 안쪽으로 치중해서 체중을 둔 것이다.
그렇게 하니까 백스윙에서는 오른쪽 무릎 각도가 그대로 유지되며 동작 전체가 바깥쪽으로 벗어나지 않았고, 다운스윙에서는 왼쪽 무릎이 버티며 스윙의 짜임새가 한결 좋아졌다고 한다.
발바닥 안쪽의 체중은 자연스레 양무릎을 안정시키고, 그것은 스윙 전체를 어깨 범위 안으로 유지시킨다는 논리다.
108.
남은 한번 더 실수한다.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때 아마추어들은 파나 버디를 생각한다.
파를 잡아야만 그 홀을 이기고, 버디를 잡아야 완승을 거둘 수 있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보기만 해도 훌륭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보기만 해도 다른 골퍼들을 제압하는데, 우리는 항상 파만 잡으려다가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하며 승리를 헌납하는 것이다.
꼭 이겨야 하는 홀에서 당신의 티샷이 토핑돼 굴러가면 "이거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티샷 실수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세컨드샷을 올리려 하고, 세컨드 샷이 안 올라가면 다시 무리를 해서 서드 샷을 붙이려 한다.
서드 샷이 안 붙으면 롱 퍼트를 넣으려 하고, 그 롱 퍼트를 넣으려다 3퍼트까지 겹친다.
그런데 그 홀 플레이를 끝내고 보면 동반자들도 모두 보기에 그치거나 더블보기까지 나온 것을 깨닫게 된다.
그 때 당신은 혼자 중얼거린다.
"진작 보기한다고 쳤으면 보기는 충분히 하는 건데..."라고 말이다.
골프는 매번 그와 같다.
프로건 아마추어건 핸디캐퍼이건 보기 플에이어건 간에, 보기는 언제나 "밑질 것이 전혀 없는 스코어"다.
프로가 트리플 보기를 하나 범하면 무려 3개 홀에서 버디를 잡아야 이븐파로 복구된다.
프로가 그럴진대 아마추어야 오죽하겠는가.
보기의 가치를 인정할 줄 알면 그 골퍼야말로 최강자다.
보기는 "내가 세 번 실수하면 상대는 네 번 실수한다"는 속성을 전제로 한다.
그것만 알면 당신은 영원한 승자다.
목표를 한 단계 높여야
골프에서 핸디캡은 "기대수준"을 뜻한다.
싱글 핸디키퍼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포기하지 않는다.
그린 주변의 칩샷도 넣겠다고 달려들고 롱 퍼팅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는 욕심이 아니라 집중으로 표출된다.
반면 90을 넘는 골퍼들은 "목표를 정해봐야 볼이 어디 그렇게 가겠어?"하며 스스로를 낮춘다.
드라이버 티샷만 해도 보기 플레이어들은 목표를 정확히 잡지 않는다.
그저 페어웨이에만 떨어지면 다행이라는 식으로 친다.
그들의 가슴에는 "생각대로 칠 능력이 없다"는 의식이 숨어있다.
그와 같은 무의식이 존재하는 한 굿 샷이 나오기는 애초에 힘들다.
스코어도 마찬가지.
"주말 골퍼가 90대 초반이면 됐지" 하는 마음가짐으로는 결코 90을 깰 수 없다.
"85타를 치겠다"고 다짐해야 85타를 치는 것이지, "90오버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80대를 치겠는가.
골퍼들은 골프를 너무 어려운 게임으로 이해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장갑 벗어봐야 알고, 욕심내면 낼수록 스코어는 나빠지게 마련인 정체불명의 게임으로만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골프는 아주 단순한 게임이다.
인간의 의지와 집중력으로 볼을 구멍에 넣기만 하면 된다.
100m거리라 하더라도 구멍이 막혀 있지는 않는 법.
그러니 기대수준을 높여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고 다짐해야 하고,목표도 한 단계 높여 잡아야 한다.
스스로를 아주 멋진 골퍼, 언제나 집중할 수 있는 골퍼로 만들자.
"뭔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가장 멋진 남자의 모습"이라고 하지 않는가
109.
차이는 "정복가능한 부분"에 있다.
미국 PGA투어 상금랭킹 10위권 프로들의 파온 확률은 기껏해야 70%선이다.
투어 평균은 대개 67%선.
이는 세계 정상급 프로들도 18홀 가운데 12개 홀에서만 파온에 성공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그들은 언더파 스코어를 낸다.
무려 6개 홀에서 파온이 안 됐더라도 그들은 대부분 파 세이브를 하고 "올린 홀"에서는 서너 개 이상의 버디를 낚는 식이다.
드라이버 샷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그들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확률은 최고 수준이 78%정도이고 평균적으로 68.7%.
이는 열네 번의 드라이버 샷 중 최소 4개 홀 이상에서 볼이 러프나 숲으로 빠진다는 얘기로서 그런 골프는 사실 당신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이 같은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아주 명확하다.
프로는 보기의 위기에서 파를 잡고, 아마추어는 파 찬스에서 꼭 보기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파 찬스는 꼭 "파온된 경우"만이 아니다.
그린에서 10m밖이라면 그것도 분명 파 찬스로 인정해야 한다.
결국 세계정상 수준과 당신의 골프의 차이는 "쇼트게임"이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와 퍼팅이 가장 큰 차이다.
짧은 어프로치와 퍼팅은 당신의 "차고난 체격이나 체력"과는 전혀 무관한 부문이다.
힘이 없어 퍼팅 못 하는 골퍼 없고, 장타력이 없어 20m를 못붙이는 골퍼도 없다.
당신도 능히 정복할 수 있는 부분에 프로와 당신의 스코어 차이인 "15~20타"가 숨어있는 셈이다.
정복이 거의 불가능한 "300야드 드라이빙"과 정복이 가능한 쇼트게임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확실한 결정
골프 역사에 쓰여진 "가슴 아픈 패배들"은 죄다 60cm 내외의 쇼트퍼팅 실수로 점철됐다.
역사상 가장 쓰라린 쇼트퍼트 실수는 1970년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 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 오픈 때 미국의 더그 샌더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최종 18번홀에서 60cm의 다운 힐 우승 퍼트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걸 넣으면 저 유명한 니클로스를 1타차로 제치며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브리티시 오픈 속성대로 강한 바람이 그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휘몰아쳤지만
71홀을 견뎌온 메이저 경쟁자로서는 그린 쇼트 퍼팅을 결코 놓칠 수 없었다.
그는 신중히 어드레스했고 천천히 스트로크를 시작했다.
그 순간 작은 검불 하나가 퍼팅 라인상에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그 지푸라기를 무시해야 했지만
우승의 압박감은 그 검불을 바위덩이같이 보이게 했다.
그는 그 검불을 피해 퍼터를 밀었고 볼은 홀을 돌아나왔다.
TV중계 초창기의 이 장면은 "중압감의 희생"으로 상징되며 전세계 골퍼들의 동정을 받았다.
하비 페닉은 이러한 쇼트 퍼트 실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쇼트 퍼트는 결심에 달려 있다.
홀 중앙이면 중앙, 홀 왼쪽 5분의 3지점이면 5분의 3지점 등 확고한 결정을 내린 후 쳐야 한다.
60cm 퍼팅 미스에 스트로크 자체의 기술적 잘못은 절대 없다.
60cm 미스는 확고한 결정 없이 칠 때 스트로크 중 결심이 흔들릴 때만 파생한다.
110.
핸디캡이 5~7인 네 명의 골프 친구들이 어느 날 함께 라운드 했다.
그들은 공히 장타자였고 구질도 좋았다.
핸디캡에 걸맞게 팽팽히 겨뤄나갔다.
그러나 전반 9홀이 끝나자 스코어 차가 제법 벌어졌다.
그 스코어 차이는 딱 한 가지 부분에서 두드러졌다.
네 명 중 A가 선두였는데 그는 그린 주변에서의 "파 세이브"를 그 날 따라 신들린 듯 이어갔다.
다른 세 명은 A의 파 세이브에 질려버렸다.
A는 온그린이 안됐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볼을 붙이거나, 다소 긴 듯한 퍼팅을 넣으며 파 행진을 계속했다.
라운드 후 A가 말했다.
"자네들하고의 라운드는 꽤 오랜만이야.
이제까지 자네들의 구질은 나보다 훨씬 좋고 더 장타를 치고 있었어. 그래서 난 내 골프 게임에 대해 생각해봤지. 결론은 한 가지였어.
나도 그런 대로 샷을 할 수 있는 골퍼에 속하니만큼 승부는 쇼트 어프로치에서 난다는 것이지.
파온이 되면 좋지만 아마추어의 파온확률은 한계가 있는 법이고, 그러면 파온이 안 됐을 때의 처리가 핵심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난 최근 한 달여동안 10~30야드 쇼트 어프로치만을 중점 연습했지.
자네들의 샷은 내가 감탄할 정도야.
그러나 아무리 스윙이 좋아도 그 스윙은 파 세이브라는 보완기술이 있어야 스코어와 연결될 수 있어."
A의 얘기는 상식적이다.
그러나 해답은 상식 속에 숨겨져 있다.
싱글 핸디캐퍼들이 보기를 하는 데는 두 가지 패턴이 있다.
즉 어쩔 수 없는 보기와 파도 가능하지만 보기를 하는 패턴이다.
파4홀에서 그린 주변까지 4타 만에 오거나 서드 샷을 롱 아이언으로 쳐서 롱 퍼트가 불가피하다면,그것은 어쩔 수 없는 보기다.
그러나 대개는 파도 가능했던 보기가 많을 것이다.
그린 주변의 짧은 샷을 붙여 파를 노리는 패턴이 그것이다.
이 같은 "3온1퍼트" 형태는 붙이는 능력과 퍼팅 능력을 고루 요구한다.
A를 제외한 세 명의 골퍼도 그걸 모를 리는 없다.
그들도 붙이기는 붙이는데, 문제는 "붙이고 난 후"에 있다.
세 명은 홀에 붙였어도 못 넣는 경우가 있었고,
2~3m 붙이는데 그치면 보기를 받아들였다.
반면 A는 어떤 경우는 파 세이브 퍼팅이 다른 세 명을 압도했다.
전에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A는 "분석 후의 집중"으로 자신의 골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킨 셈이다.
3온 1퍼트 형태의 파 세이브는 "두 번 이기는 골프"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불가피한 미스 샷으로 파온이 안 됐더라도 그것을 파로 복구하면 자신의 골프 흐름은 급상승세가 되어 다음 샷도 좋게 만든다.
그것이 한번 이긴 골프다.
반면에 상대방은 "저 친구 보기구나"하다가 그것이 파로 변하면 실망이 엄청나다.
그것이 두번째로 이기는 골프다.
일반적으로 80대 초반 이하를 치는 골퍼들은 자신의 쇼트 게임 노력에 꽤 자신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들 역시 확률을 분석해봐야 한다.
쇼트 게임이 좋다 하더라도 그 확률은 10개 중 서너 개꼴의 파 세이브에 그칠 것이다.
앞의 A는 그 확률을 10개 중 7개 이상 꼴로 높이며 항상 두 번 이기는 골프"를 친 것이다.
80타 언저리의 골프에서는 기본적 샷이 아니라 파 세이브로 승부가 난다.
111.
내가 자주 가는 골프장의 파4 코스 10번홀은 그 골프장에서 가장 "파 잡기"가 힘든 곳이다.
그 곳에서 드라이버 샷이 잘 맞으면 내리막의 경사면 세컨드 샷을 해야 했고, 덜 맞으면 롱 아이언을 써야 했다.
또 샷이 조금이라도 부실하면 그린 전방 벙커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어느 날 나는 그 홀에서 파온에 성공했다.
반면에 동반자들의 볼은 모두 그린 양 옆으로 흩어졌다.
그런데 그린에 올라 열심히 경사를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버디!"라는 소리가 들렸다.
동반자의 그린 주변 칩샷이 그래도 홀인되며 버디를 잡은 것이다.
작은 언덕을 넘겨야 하는 볼의 위치로 봐서 그 친구는 파가 최선인 상황이었다.
혼자 파온을 시켰던 나는 예기치 않은 역전에 열을 받았다.
내 퍼팅은 약 7m 거리의 내리막이었는데 나는 그 퍼팅을 넣기로 작정했다.
그때의 마음은 두 가지, 즉 하나는 "정신력으로 롱 퍼팅도 넣을 수 있다"였고 또 하나는"안 들어가도 좋다. 무조건 길게 친다"였다.
그러나 평지라면 몰라도 긴 내리막 퍼팅이 홀인될 확률은 사실 미미했다.
내 첫번째 퍼트는 홀을 3m지났고, 버디는 커녕 보기였다.
나는 그 홀의 퍼팅을 "가장 후회스런 플레이"로 반성했다.
우선 다른 사람의 칩샷 버디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침착성을 잃은게 후회스러웠고 또 "안 들어가도 좋다. 보기해도 좋다"며 퍼팅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안됐다.
욕심은 금물이라고 글을 쓰면서도 실제로는 바보같은 짓이 여전하니 한심하지 않은가.
10타를 좌우하는 것
한 라운드에 스코어를 10타 이상 좌우하는 샷이 있다.
바로 30m안쪽 거리의 짧은 어프로치 샷이다.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우드 샷, 보통 아이언 샷, 그리고 퍼팅은 "핸디캡 그대로의 샷"이다.
이들 샷은 핸디캡에 따라 평균적 성공률을 보인다.
그러나 짧은 어프로치 샷은 핸디캡대로의 샷이라기보다는 핸디캡을 좌우하는 샷이다.
파4홀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 옆 20m지점에 떨어졌을 때 가장 대비되는 스코어는 파와 더블 보기다.
이 경우에 볼을 핀에 붙이면 파가 되고, 10m이상의 롱 퍼팅을 하게 되면 3퍼트까지 합쳐 더블보기가 된다.
그러면 간단히 2타차가 난다.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을 치는 골퍼가 한 라운드에 파온시키는 홀은 기껏해야 3~4개 홀이다.
나머지 홀에서는 거의 다 짧은 어프로치 샷으로 스코어 메이킹을 해야 한다.
상황이 그러한데도 붙여서 파를 잡아야 할 찬스에서 더블 보기를 하면 그것이야말로 스코어를 망치는 주요인이 된다.
짧은 어프로치 샷이 멀리 떨어져 3퍼팅을 하는 것 이외에 뒤땅이나 토핑으로 온그린에 실패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봐야한다.
결국 아마추어 골프에서의 스코어는 전적으로 "짧은 어프로치"에 달려있는 셈이다.
당신과 구질도 비슷하고 거리도 비슷한 친구가 핸디캡이 10타나 낮다면, 이는 전적으로 어프로치 샷 능력의 차이다.
그 친구를 따라잡기 위해 드라이버 거리를 20m 늘릴 것인가, 아니면 짧은 어프로치 샷을 갈고 닦을 것인가?
어프로치 쪽이 훨씬 쉬운 편 아닌가
112.
아이언 샷과 퍼팅의 관계
"퍼팅을 위해 아이언 샷을 조정할 것인가, 아니면 아이언 샷을 위해 퍼팅을 연습할 것인가?"
이 질문을 이해한다면 골프를 꽤나 연구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질문의 의미는 홀 어느 쪽을 향해 볼을 날리느냐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퍼팅할 때 슬라이스 방향의 퍼팅보다는 훅 방향의 퍼팅을 좋아한다.
훅 방향 퍼팅을 좋아하고 훅 방향 퍼팅에 자신감이 있다면, 당연히 볼은 홀 오른쪽에 떨어지는 것이 낫다.
대부분의 그린은 뒤에서 앞으로 경사져있게 마련이다.
이 같은 그린 형태를 전제로 하면 어프로치 샷이 핀 오른쪽에 떨어져야 훅 방향 퍼팅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슬라이스성 퍼팅을 좋아하는 골퍼라면, 핀 왼쪽에 볼이 온그린돼야 한층 자신 있는 퍼팅이 가능하다.
이를 바꿔 말하면 전체적인 아이언 샷 패턴이 홀 왼쪽으로만 가는 골퍼는 슬라이스 방향 퍼팅을 잘 해야 하고, 아이언 샷이 대부분 홀 오른쪽에 떨어지는 골퍼는 훅 방향 퍼팅을 잘 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골퍼는 아이언 샷과 퍼팅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해 샷을 결정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데, 정답은 퍼팅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세컨드 샷이건 짧은 칩샷이건 간에, 이왕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퍼팅 라인 쪽으로 샷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꼭 넣어야 할 짧은 퍼팅을 놓치거나 3퍼팅을 하는 것은 다 거북스런 방향의 퍼팅에 기인한다.
이러한 분석을 항상 감안해 플레이하면 퍼팅 횟수를 서너 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골프는 서드 샷부터
어느 날부턴가 나는 "골프는 서드 샷부터 비로소 시작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파4홀을 예로 들 때 티샷과 세컨드 샷은 머리 쓸 일이 거의 없다.
그저 있는 힘과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면 될 뿐이다.
드라이버 샷은 마음껏 지르면 되고, 세컨드 샷도 선택한 아이언대로 풀 스윙하면 된다.
그것은 여느 스포츠와 그다지 다를 게 없다.
테니스처럼 최대한 강하게 치는 것이고, 야구처럼 최대한 멀리 치는 것이며,
볼링처럼 방향성 있게 치는 것이다.
그러나 서드 샷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서드 샷부터는 "최대한의 개념"이 아니라 "조절의 개념"으로 게임을 풀어가야 한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나 퍼팅, 벙커 샷은 갖고 있는 힘을 일부러 죽이며 조절해야 한다.
스포츠 세계에서는 있는 힘을 전부 발휘하는 것보다 힘을 죽이며 조절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
서드 샷이 퍼팅이 되건 짧은 어프로치가 되건 간에, 바로 거기에서부터 진짜 "머리 쓸 일"이 생기는 셈이다.
그런데 골프의 핵심은 바로 "머리를 써야 하는 샷"에서 스코어가 90% 결정난다는 점이다.
300야드 드라이버 샷을 날려도 그 홀 스코어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서드 샷을 붙이거나 넣으면 반드시 1~2타가 줄고, 반면에 서드 샷을 실수하면 그 실수의 1타가 반드시 스코어에 보태진다.
골프는 서드 샷부터, 이 개념만 확실히 갖고 필드에 나가면 스코어 패턴이 좋은 쪽으로 발전할 게 틀림없다.
113.
프로의 경쟁은 4~6m 거리의 중거리 버디 퍼트가 얼마나 떨어져 주는가에 달려 있다.
한 라운드에 세 개 이상 떨어지면 선두권이고, 하나도 안 떨어지면 중위권 이하다.
이같은 중거리 퍼트의 성공률이 그 프로의 퍼팅 능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바로 그 프로의 전체 실력을 의미한다.
10m 이상의 롱 퍼트가 떨어지는 것은 행운이지만, 그런 운이 최소 2라운드에 한 번꼴이면 그것도 실력이다.
1.5m 이내의 쇼트 퍼트는 아마추어 골퍼 퍼팅의 전부다.
이 거리를 넣느냐의 여부는 실력 탓이 아니라 마음이나 연습량에서 좌우된다.
쇼트 퍼트는 믿고 집중하면 들어가게 되어 있다.
어렸을 때의 구슬치기에서는 더 먼 거리의 작은 구멍에도 구슬을 넣었었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치면 거리와 방향이 맞게 되어 있는데, 골퍼들은 퍼팅을 어렵게 생각한 나머지 만들려 하다가 실패한다.
퍼팅은 골프에서 가장 정직한 게임이다.
드라이버 샷의 1mm 오차는 낙하지점에서 그 몇만 배인 수십 미터 오차를 가져오고 튀는 방향도 2타까지 좌우할 수 있지만 퍼팅만큼은 그런 "의외성"이 전혀 없는 부분이다.
골퍼들은 퍼팅의 정직성을 100% 인정해야 한다.
컵을 돌아나오는 퍼터를 자신의 운으로 돌리면 볼은 언제나 홀을 맴돈다.
사람의 심리는 불운은 불운과 행운은 행운과 연결된다는게 기본 흐름이며, 행동의 결과는 머릿속의 염려대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정직성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정신력의 기본이다.
"정신력으로 롱 퍼트를 넣는다"는 말은 "본 대로 믿고 친다"는 의미와 다름없다.
퍼팅의 정직성은 평균성과 연결된다.
한 라운드에 평균적으로 버디 한 개를 잡는 아마추어 골퍼는 "평균 한 개는 들어간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퍼팅은 정직하기 때문에 집중만 하면 반드시 들어간다"는 인식은 한 라운드에 하나의 버디를 잡을 수 있는 실력으로 연결된다.
한 번의 찬스건 여러 번의 찬스건 간에, 평균적 버디 퍼트의 숫자는 정직성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러한 얘기가 정신적 측면에 관한 것이라면 기술적 분석도 물론 필요하다.
퍼팅이 안 되면 만고불변의 진리대로 "기본"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립이 손바닥에 밀착된 감이 있는지, 백스윙 리듬이 빨라지지나 않았는지, 집중 완료 전에 스트로크를 시작하는 게 아닌지" 등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롱 게임에도 함정이 있을 것이다.
3퍼트는 어프로치 샷이 핀에서 멀리 벗어나는 데 원인의 99%가 존재한다.
또 그린까지 다다르는 길이 고생스러웠으면 퍼팅도 부진한 게 골프다.
1m 퍼팅을 놓친 후 그 원인을 드라이버 샷의 러프행에서 찾을 수 있어야 골프를 이해하는 골퍼다.
그린행까지의 전략적 실수 여부를 살필 수 있으면 그린 위의 게임도 분석 가능하다.
특히 퍼팅이 안 될 때는 프로는 파, 아마추어는 보기를 최후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버디를 추구하기 보다는 "오버파"를 방지하는게 더 편한 골프다
114.
요즘에는 골프 생중계가 무척 많다.
채널만 잘 돌리면 거의 매일 골프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을 정도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한국의 골프 환경도 엄청 변한 셈이다.
TV를 통한 골프 시청은 분명 자신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우선 골프 승부의 깊이 있는 속성도 알아차릴 수 있고,프로들의 멋진 스윙 이미지도 머릿속에 자리잡는다.
그러나 기술적 측면에서 아마추어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퍼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회 장소의 그린은 언제나 빠르게 마련이다.
빠르고 굴곡진 그린에서의 퍼팅은 극히 섬세한 터치가 요구된다.
따라서 프로들의 퍼팅 스트로크 속도는 매우 느리다.
화면을 통해서도 프로들의 퍼팅 백스윙이 아주 느린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백스윙이 느리지 않으면 사실 퍼팅을 조정할 수 없다.
고속으로 달리던 자동차가 방향을 금방 바꾸기 힘들 듯이, 퍼팅도 스트로크 스피드가 빠르면 거리 및 방향조절이 안된다.
더욱이 아마추어들의 퍼팅은 프로에 비해 거칠다.
거칠다는 것은 빠르기도 하지만 터치 자체가 불규칙하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들이 내리막 퍼팅을 힘들어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내리막 퍼팅에서 백스윙이 빠르면 절대 거리를 맞출 수 없고, 터치가 섬세하지 않아도 홀을 비껴간다.
이 글을 읽은 후 TV를 통해 세계적 프로들의 퍼팅을 관찰해보면 그들의 ‘느리고 느린 스피드’가 실감날 것이다.
그 ‘그윽한 이미지’가 당신의 퍼팅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다
115.
핸디캡 13인 A씨가 우연히 프로암 대회에 나갔다.
생애 처음으로 나간 프로암 대회니 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첫 홀부터 매우 당황했다.
약 30cm퍼팅에서 그는 평소 습관대로 볼을 그냥 걷어 올리려 했다.
그 순간 옆에 있던 동반자가 급히 말했다.
“이봐, 홀아웃을 정확히 해야지.”
그 때부터 A씨는 퍼팅할 때마다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특히 60cm 내외의 쇼트 퍼팅을 할 때는 죽을 맛이었다.
주말 골프의 세계에서 그 정도 거리는 어디에서나 늘 기브를 받았다.
그걸 반드시 넣어야 하고 그 성패가 스코어에 그대로 반영된다 하니 손끝이 떨렸다.
A씨는 결국 서너 개의 쇼트 퍼트를 실패하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스코어는 안 좋았지만 기분은 좋다.
기브 없이 치니까 골프도 진지해지고 자긍심도 생긴다.
아마추어들이 끝까지 홀아웃하며 치는 라운드가 과연 있을까?
오늘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이제 쇼트 퍼트만큼은 자신 있다.’
아마추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퍼팅이 바로 ‘신문지 퍼팅’이다.
신문지 퍼팅이란 신문지의 세로 길이만한 거리를 뜻한다.
그 정도 길이는 후한 골프의 경우 대개 기브를 받는 거리다.
그런데 그와 같은 거리를 반드시 넣으라고 하면 부담감이 보통이 아니다.
솔직히 골퍼들은 필드에서 그만한 거리의 퍼팅을 제대로 해본 적이 별로 없을 것이다.
경험도 별로 없는데 꼭 넣어야 한다고 하니 압박감이 높아진다.
결국 퍼팅을 잘 한다는 것은 신문지 퍼팅을 잘 한다는 의미다.
쇼트 퍼트 성공률을 높이면서 퍼팅 실력을 개선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기브 없는 골프를 쳐보는 것이다.
당신은 아마 골프 입문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끝까지 홀아웃하는 골프’를 쳐본 적이 없을 것이다.
진행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기브가 당연하다는 의식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 홀아웃 골프는 그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몇 홀 지나고 나면 압박감도 없어진다.
당연히 홀아웃해야 하니까 아무리 짧은 퍼트라도 반드시 해야 하고, 그러면 안 해보던 것을 한다는 부담감도 사라진다.
홀을 거듭할수록 짧은 거리를 집중하며 떨어뜨리는 재미가 생겨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브가 없으면 스코어가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홀아웃 한다고 해서 들어갈 퍼트는 다 들어가도 빠질 퍼트는 죄다 빠진다.
신문지 거리를 실패하는 수도 있지만 대신 1~2m 거리의 퍼트 성공률은 높아진다.
홀아웃 의무는 퍼팅 때의 집중력을 높이고, 어차피 기브가 없으니 1~2m의 애매한 거리일지라도 전력을 다해 넣는다는 얘기다.
홀 아웃 골프를 치고 난 다음에는 기브 골프다 ‘애들 장난’같이 보인다.
상대가 기브를 주면 “넣을 수 있는데 웬 기브” 라는 식으로 자신감도 생긴다.
특히 쇼트퍼트에 대한 자신감은 아주 높아진다.
마지막 팀이거나 세 명 한 조로 진행에 문제가 없을 때는 홀 아웃 골프를 권한다.
그러면 이와 같은 얘기가 실감날 것이다
116.
그레그 노먼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3홀을 제외한 14개 홀에서 드라이버를 매번 치면 14 스트로크다.
퍼팅은 홀당 2퍼팅이 기본이라 할 때 총 36 스트로크다.
드라이브(드라이버 샷)와 퍼팅을 합하면 총 50스트로크다.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이 같은 타수는 전체 스코어의 64%를 차지하며, 특히 퍼팅은 43%를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드라이버와 퍼터가 골프라는 게임을 전적으로 지배하는 셈이다."
드라이브+퍼팅=64%.
이는 아마추어들이 언제 어디서나 음미할만한 등식이다.
주말 골퍼들은 드라이브와 퍼팅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홀마다 가장 처음 치는 드라이브와 가장 나중에 치는 퍼팅은 연관관계가 없고, 샷하는 기술도 다르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퍼팅을 전적으로 좌우하는 게 바로 드라이브고 퍼팅이 좋으면 드라이브 역시 좋아진다.
보통 3퍼팅을 하면 퍼팅 기술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러한 분석은 100타 이상의 골프 세계다.
평균 스코어가 싱글 핸디캡 수준으로 내려오면 퍼팅 숫자는 그린이 아니라 그린 도착 이전에 이미 결정된다는 생각을 한다.
3퍼팅을 하면 퍼팅 기술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러한 분석은 100타 이상의 골프세계다.
평균 스코어가 싱글 핸디캡 수준으로 내려오면 퍼팅 숫자는 그린이 아니라 그린 도착 이전에 이미 결정되다는 생각을 한다.
3퍼팅은 롱 퍼트에서 파생된다. 거리가 7m 이상 되면 3퍼팅 확률이 생기지만 3~4m 거리에서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 2퍼트로 막는다.
이는 아이언 샷의 "핀 근접 여부"가 3퍼팅과 2퍼팅을 결정짓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아이언 샷은 드라이브의 성패가 좌우한다.
드라이브가 러프에 빠지면 아이언 컨트롤이 제대로 안된다.
또 미스 샷으로 인해 거리가 덜 나면 그만큼 긴 클럽을 잡아야 한다.
긴 클럽은 짧은 클럽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싱글 핸디캐퍼가 보기를 하거나 보기 플레이어가 더블보기를 할 때 거기에 3퍼팅이 끼여 있다면, 그 원인은 90% 이상 부실한 드라이브에 근거한다.
드라이버 미스 샷은 가까운 거리도 3퍼트와 연결되는 수가 많은데 그 이유는 "상쇄욕구"가 다른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3퍼팅 더블 보기를 한 후 "이번 스코어는 3퍼팅 때문이 아니라 드라이브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골퍼다.
퍼팅 숫자는 역으로 드라이브에 영향을 끼친다.
골프 흐름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퍼팅이라는 것으로, 전 홀에서 3퍼팅을 하면 그 다음 홀 티샷에 즉각 힘이 들어간다.
이는 드라이브 페이스가 흔들린다는 뜻이다.
자신의 골프를 조용히 반추해보면 이 논리를 이해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아마추어 세계에서 통용되는 골프 속담을 바꿔야 한다.
"드라이브는 쇼가 아니라 돈이고, 퍼팅은 돈이 아니라 쇼"다.
아마추어 세계에서 롱퍼트가 들어가거나 버디 퍼트의 "환호"는 어쩌다 한번 나타나는 쇼일 뿐이다.
퍼팅이 돈이 되려면 프로들과 같이 드라이브를 기본적으로 잘 쳐야 한다.
프로만큼 일관된 드라이브를 칠 수 없다면, 그 골퍼에게는 "드라이브야말로 돈과 직결되는 스트로크"다.
아마추어 골프에서는 샷 순서대로의 능력이 바로 스코어다.
드라이브가 좋으면 아이언이 좋고 아이언이 좋으면 퍼팅도 좋다.
한 라운드에 기껏 두세 번 쓰는 번호별 아이언보다는 열네 번 쓰는 드라이버가 연습을 지배해야 한다
117.
드라이빙 방법
김종덕 프로는 드라이버 샷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드라이버 샷은 둘 중에 하나로 쳐야 한다.
스트레이트나 페이드, 아니면 스트레이트나 드로다.
모든 코스는 페어웨이 한쪽에만 OB 등의 장애물이 있게 마련이다.
그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이트로 치거나, 아니면 코스 구조에 따라 휘는 볼을 구사해야 한다."
얘기가 여기에서 끝나면 별 의미가 없다. 문제는 "어떻게 의도하는 구질의 볼을 이끌어내느냐"다.
김종덕은 그 해답에 대해서도 명쾌히 말한다.
"절대 슬라이스가 나지 않아야 하는 홀에서는 머리를 잡아두는데 집중한다.
프로들의 경우 머리만 확실히 잡아두고 치면 결코 슬라이스는 나지 않는다.
또 훅이 나지 않아야 하는 홀에서는 체중이동에만 신경쓴다.
체중을 왼쪽으로 먼저 이동시켜놓고 샷을 하면 클럽 헤드가 몸보다 늦게 따라오며 왼쪽으로 감기는 샷을 예방한다.
나는 이상의 방법으로 스트레이트 구질을 내거나 페어웨이 한쪽을 공략한다."
"프로들의 경우"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아마추어도 그의 방법론을 크게 어려워할 것 없다.
페어웨이 오른쪽이 OB이면 머리만 철저히 잡아두고, 반대로 왼쪽이 OB이면 다운스윙에서의 체중이동만 느끼면 된다.
OB가 없더라도 그린공략을 위해 한쪽 방면 구질은 긴요하다.
훅이 났다가 슬라이스가 났다가 하는 부챗살 구질의 골퍼들은 김종덕의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끊어 치는 느낌으로
클럽 챔피언을 지냈던 C씨를 연습장에서 만났다.
커피를 마시며 그는 연습중인 골퍼들을 보고 말했다.
"저 골퍼는 상당히 파워가 있어.
그런데 자신의 파워를 전혀 임팩트에 연결시키지 못하는군.
저 골퍼뿐만 아니라 눈 앞의 대부분 골퍼들도 마찬가지야.
모두가 임팩트 이외의 단계에서 이미 힘을 써버리고 있다는 얘기지."
그의 관찰은 다음 설명으로 이어졌다.
골프는 복싱과 비슷하다.
공통점은 끊어 친다는 것이다.
복서가 펀치를 날릴 때 그는 처음부터 힘주어 때리는 게 아니라 가격 순간에만 힘을 모아 때린다.
골프 스윙 역시 핵심은 임팩트다.
모았던 힘을 임팩트 순간 폭발시켜야 제대로 된 스윙이다.
그러나 골퍼들은 다운스윙의 시작부터 힘을 주거나 스윙 내내 힘을 주며 헤드 스피드에 변화가 없다.
임팩트 순간에 힘을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다운스윙 전단계에 걸쳐 이리저리 힘을 소비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스윙을 "가볍게 끊어 치는 스윙"으로 표현하면, 뭇 골퍼들의 스윙은 "무거운 스윙"인 셈이다.
연습장에서 골퍼들을 관찰하면 그들 대부분이 "무거운 스윙"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임팩트가 좋다는 것은 헤드 스피드가 가장 빠른 바로 그 순간에 볼과 헤드가 접촉한다는 의미다.
만약 다운스윙의 처음부터 힘을 준다면 절대 볼을 "낚아채거나", "끊어 치는" 느낌이 나올 수 없다.
모든 교습자가 한결같이 강조하는 "찰싹 쳐라"는 얘기도바로 끊어 치라는 것이다.
살살 내려가다가 볼에 다가서면서 "착"하고 끊어 치는 것이 임팩트다.
118.
푸시와 풀
골퍼들은 슬라이스와 훅에 대해서만 고민한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에서 더 치명적인 샷은 푸시(push)와 풀(pull)이다.
푸시는 볼이 오른쪽 직선상으로 날아가는 구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목표의 오른쪽으로 "휘지 않고" 날아가는 것이다.
풀은 반대로 왼쪽 직선상으로 빠져버리는 샷이다.
골퍼들의 OB는 사실 이 같은 구질에 기인하는 수가 많다.
특히 핸디캡이 낮은 골퍼들의 OB가 그렇다.
OB뿐만 아니라 온그린을 노리던 어프로치 샷이 얼토당토 않게 빠져버리는 것도 푸시나 풀에 연유한다.
푸시나 풀은 스윙 궤도상의 문제다.
클럽 헤드가 볼에 접근하는 궤도는 "아웃에서 인"이지만, 그 클럽 헤드가 들어오는 길이 직선을 그리며 임팩트 순간의 클럽 페이스도 볼과 스퀘어가 되면 풀 샷이 되고, 그 반대이면 푸시가 되는 식이다.
슬라이스나 훅은 궤도상의 잘못과 함께 맞는 순간의 헤드 페이스도 오픈되거나 클로스되며 샷이 휘지만, 풀이나 푸시는 볼과 헤드 페이스가 스퀘어 접촉으로 인해 볼이 직선으로 날아간다.
풀 샷은 스윙이 업 라이트하고 팔의 역할이 많은 골퍼에게서 나타난다.
팔로만 내리치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스윙 궤도이지만, 손목의 코킹 유지 등은 제대로 되면서 다이렉트로 왼쪽으로 향하는 샷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풀 구질이 많은 골퍼들은 다운스윙 때 양팔을 더 몸에 붙여 내려온다거나 몸 전체를 이용하는 스윙을 추구해야 한다.
반면에 푸시가 많은 골퍼는 스윙을 더 업 라이트하게 바꿔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샷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샷은 어떤 샷인가?
프로나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그것은 전방이 오르막인 상황에서 왼발쪽이 낮은 라이의 샷이다.
한 프로 골퍼와 라운드하던 중 그러한 상황이 있었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160m 정도 됐으나, 그린이 워낙 높은 쪽에 위치했기 때문에 거리상으로 롱 아이언이 불가피했다.
결과적으로 그 때 그 샷은 미스 샷이 됐다.
3번 아이언으로 친 볼은 낮게 떠가며 언덕 중간부분을 맞고 멈춰섰다.
거리는 불과 50m 나가는 데 그쳤다.
라운드 후 프로가 말했다.
"전방이 오르막인 상황에서 왼발 쪽이 낮은 라이의 샷은 프로들에게도 가장 고난도의 샷입니다.
그런 샹황에서는 왼발 쪽이 낮은 볼의 라이 때문에 어드레스 때부터 클럽 페이스의 로프트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롱아이언의 경우 가뜩이나 로프트가 작은데, 볼 뒤에 댄 페이스 각도도 줄어드니 볼을 도저히 띄울 수가 없게 됩니다.
볼이 뜨지 못하니 언덕 중간에 처박힐 수밖에 없죠.
따라서 그런 경우엔 롱 아이언보다 차라리 7~8번 아이언을 선택한 후 그것도 페이스를 조금 열어놓고 치는게 상책입니다.
7번 아이언으로 쳐도 볼이 뜨기만 하면 120~130m는 갈테고, 그런 다음 짧은 어프로치로 승부를 거는 게 더 현명할 것입니다."
그의 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전방이 내리막이라면 타격 각도가 낮아져도 볼은 제 거리를 나갈 것이다
119.
거리를 17야드 더 내는 방법
미국 골프 잡지에 재미있는 기사가 있었다.
그 내용은 헤드 스피드를 증가시키지 않고 드라이버 샷을 17야드나 더 날리는 방법이었다.
‘헤드 스피드를 증가시키지 않고’라는 전제는, 임팩트의 파워가 같은데도 거리는 더 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방법이 있다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는 구질에 관한 얘기였다.
로봇으로 테스트한 결과 드로 구질(똑바로 나가다가 왼쪽으로 약간 휘는 구질)이 페이드 구질(드로와 반대)에 비해 17야드나 더 나간다는 것.
즉 스윙 머신의 클럽 페이스를 1.5도 닫아놓고 시속 144km(보통 아마추어들의 스피드)의 스윙 스피드로 드로 구질을 냈더니 평균 233야드가 나갔는데, 페이스를 1.5도 열어놓고 페이드를 냈더니 평균216야드에 그쳤다는 연구였다.
이 테스트에서 스트레이트 구질은 드로와 같은 거리가 났다.
사실 웬만한 골퍼들은 드로가 ‘거리 나는 구질’임을 알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일관된 드로 볼을 치느냐는 것이다.
보통 드로 구질은 “오른발을 약간 뒤로 뺀 클로즈드 스탠스를 취하고 정상 스윙을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아마추어들 처지에서 실제 응용이 어렵다.
그것보다는 ‘다운스윙에서 클럽을 될수록 몸에 붙여 내려온다’거나 ‘헤드의 끝 쪽으로 볼을 친가’는 이미지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클럽을 몸 가까이 붙여 내려오면 궤도가 ‘인-아웃’형태가 될 것이고, 헤드 전체가 아니라 끝으로 친다고 생각하면 그 끝을 볼과 맞히기 위해 내치는 스윙이 될 것이다.
늘리고 줄이고
사실 그 남자 프로는 동반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라운드 초반 그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아마추어 동반자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동반자들은 ‘프로의 거리도 그저 그런 수준이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2번 홀에서 3퍼트 등으로 더블 보기까지 했다.
5홀이 끝난 후 그의 스코어는 3오버파였다.
그늘집에서 그는 “오늘은 75타나 치겠군”하며 혼잣말을 했다.
물론 동반자들은 ‘벌써 3오버파인데 웬 75타’라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은 라운드 후 프로의 세계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후 버디 세 개에 보기 한 개에 그쳤다.
스코어는 73타였다.
사실 스코어보다 더 인상 깊은 것은 그의 ‘거리 조정’이었다.
그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홀마다 들쭉날쭉했다.
마음껏 치면 동반자들보다 30~40야드는 더 나갔지만 그렇게 치는 홀은 불과 서너 개에 불과했다.
‘언제나 최대한 멀리’가 불편의 원칙인 아마추어들로서는 ‘줄이고 늘리는’ 그의 드라이버 샷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홀마다 분석을 해야죠. 타이트한 홀에서는 페어웨이 안착을 우선으로 하고 거리가 필요한 홀에서는 좀 세게 치고. 뭐, 그렇게 치는 거죠. 사실 아이언이야 웬만한 클럽으로도 대개 온그린 될 테니까 티샷 거리를 좀 줄여도 별 상관이 없지요.”
그는 우승 경력도 없고 시합에도 참여하지 않은 프로지만 그의 골프 세계에는 역시 많은 가르침이 있었다.
120.
세컨드 샷 클럽
클럽 선택에 특히 유의해야 할 시점은 세컨드 샷을 할 때다.
실제로 스코어는 세컨드 샷 클럽 선택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예를 들어, 당신의 드라이버 티샷이 미스 샷이 되며 러프에 빠졌고, 세컨드 샷 거리가 200m나 남았다고 가정하자.
그 때 당신은 잠시 고민한다.
“볼이 약간 풀에 잠겨 있는 만큼 아이언으로 빼내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스푼으로 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차피 온 그린은 힘든 상황이니 스푼으로 치나 아이언으로 치나 3온은 같은 것이다”
함정은 바로 거기에 있다.
그 경우 스푼 샷이 잘못되면 ‘큰 실수’로 이어진다.
스푼 샷이 토핑이나 뒤땅이 되어 50m 밖에 안 나가면 남은 거리는 150m다.
그 150m 라는 거리는 다시 온 그린이 보장되는 거리가 결코 아니다.
샷이 휘어도 상황은 같다.
스푼과 같은 긴 클럽샷이 휘면 반드시 더 큰 트러블에 빠지는 게 골프다.
반면에 이 상황에서 7번 아이언으로 쳐냈다면 남은 거리는 70~80m 정도이고 설사 미스 샷이 돼도100m는 나간다.
그 정도는 웬만하면 ‘온그린’이 보장되는 거리다.
그 때는 샷이 휘었어도 볼은 페어웨이에 있을 것이고 남은 거리도 비슷하다.
이는 ‘서드 샷 온 그린 보장’ 여부가 세컨드 샷 클럽 선택의 핵심이란 얘기다.
이상과 같은 경우는 한 라운드에 최소 서너 번 발생한다.
그 때 선택 관리를 현명하게 하면 최소 5타는 줄인다.
그러나 문제는 ‘10년 구력의 당신도 그 10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언제나 스푼을 선택했다’는데 있다.
알아두어야 할 골프의 속성 – 컵 존
국내 골프 코스 설계 경향은 1900년대 들어 크게 변했다.
특히 그린 형태가 종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1980년대 이전까지는 대개 ‘투 그린’ 형태로서, 그린 크기도 작고 경사도 거의 없었다.
잔디 관리만을 목적으로 한 두 개의 그린은 그린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넓어지는 기형적 구조로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신설 코스들은 대부분 ‘원 그린’ 형태를 취하면서 크기도 커지고 굴곡도 극히 많은 형태로 나타났다.
아시아나, 우정힐스, 태영, 은화삼, 지산CC 등의 코스가 좋은 예다.
이들 코스에서는 핀 위치의 파악이 퍼팅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전문 용어로는 컵 존(cup zone)의 분석이다.
핀을 꽂는 지역을 뜻하는데, 옛 코스들은 대개 하나의 컵 존으로 되어 있다.
즉 핀을 그린 어느 쪽에 꽂거나 웬만하면 2퍼팅으로 끝난다는 얘기다.
반면 원 그린 형태의 요즘 코스들은 두 개의 컵 존이나 세 개의 컵 존으로 구성된다.
그린은 하나이지만 그 하나의 그린 위에는 핀을 꽂는 지역이 2~3개 있고, 그 컵 존으로만 볼을 떨어뜨려야 2퍼트가 가능한 설계 개념이다.
물론 컵 존과 컵 존 사이에는 골짜기나 기복을 엄청 주어서 이러한 코스에서 플레이할 때는 컵 존에 대한 개념을 갖고 아이언 샷을 해야 한다.
온 그린시킨 후 3퍼팅에 불만을 가질 게 아니라 컵존을 파악해 ‘핀 어느 쪽이 컵 존 쪽이냐’만이라도 연구한 후 플레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21.
티샷, 세컨드 샷, 서드 샷 코스
미국 PGA 매뉴얼 북에서는 골프 코스를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티샷 코스와 세컨드 샷 코스, 그리고 서드 샷 코스가 그것이다.
티샷 코스는, 티샷이 극히 까다로운 코스를 뜻한다.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티샷 성패가 스코어의 관건이 되는 코스로서, 거리도 길고 페어웨이도 까다로운 코스를 의미한다.
거리고 따지면 레이크사이드 남코스를 예로 들 수 있고, 은화삼CC도 지형상의 까다로움으로 인해 티샷 코스로 손꼽을 수 있다.
세컨드 샷 코스는 어프로치 샷(그린을 향한 샷)이 스코어를 좌우하는 코스다.
그린 크기도 작고 주변에 벙커나 연못 등의 장애물이 많아 파온 시키기가 아주 힘겨운 코스로 보면 된다.
안양 베네스트CC를 세컨드 샷 코스로 분류할 수 있다.
서드 샷 코스는 퍼팅이 유독 어려운 코스다.
그린의 굴곡이 아주 심하고 스피드도 빨라 퍼팅을 잘 하느냐 여부가 라운드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코스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태영CC를 꼽을 수 있고, 외국에서는 마스터즈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GC가 대표적이다.
일반 골퍼들도 코스의 성격을 미리 생각하고 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이나 라운드가 예정된 골프장의 성격을 파악해 연습의 중점으로 삼거나 최소한 마음가짐이라도 미리 정리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알고 대비하는 골퍼가 모르고 치는 골퍼보다 훨씬 유리할 것은 당연한 이치다.
먼 곳이 좋다.
골프 깨나 치는 사람들은 사실 거리에 그리 구애 받지 않는다.
그들도 장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남보다 덜 나갔다고 해서 기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그들은 덜 나간 거리를 무기로 삼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골프의 역전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드라이버 샷이 200m 나갔고, 자신의 샷이 190m 나갔을 때 세컨드 샷은 190m 골퍼가 먼저 한다.
그런데 190m 골퍼의 샷이 멋지게 온 그린되면 상황은 대번에 역전된다.
그 때의 부담은 오히려 200m 골퍼에게 더 크다.
가까운 만큼 더 핀에 붙여야 하는데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퍼팅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3m와 4m 버디 기회에서는 오히려 ‘4m골퍼’가 더 좋아한다.
4m가 들어가면 상대방이 3m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1m 버디 기회를 무산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5m 퍼팅을 넣는 것뿐이라는 사실도 그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속성에도 함정은 있다.
거리 차이도 어느 정도 나는 데 그쳐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거리 차이가 30m 이상 난다면 무려 3클럽 이상 긴 클럽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역전 샷이 힘겹고 심리적 위축도 생긴다.
하여튼 어지간한 거리 차라면 ‘핀에서 더 먼 쪽도 즐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걸 알면 골프가 훨씬 더 재미있다.
122.
제 60회 US오픈 최종일인 1960년 6월 18일 미국 덴버 시의 체리힐 GC(파71).
파머는 이 날 골프라이터인 댄 젠킨스, 보브 드럼 등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파머가 말했다.
"첫 홀에서 원온을 시켜 이글이나 버디를 잡으면 난 65타를 칠 수 있을거야. 65타라면 4라운드 합계가 280타. 그 정도면 언제나 우승할 수 있는 스코어 아닌가."
참석자들은 모두 부정적이었고 일부는 웃었다.
"호건이라면 65타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꿈 깨. 자넨 현재 너무 뒤져 있어."
파머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파머는 3라운드까지 2오버파 215타(72,71,72)로 선두 마이크 소첵에 무려 7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오후 1시 42분의 티오프를 위해 식당문을 걸어나가는 파머에게 누군가가 "덤비면 무너진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자, 나가서 7,8개의 버디를 잡고 그러면서 78타를 치게"
체리힐의 첫 홀은 346야드의 파4홀이었다.
파머는 그의 기질대로 3일 내내 드라이버로 원 온을 노렸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이 날만큼은 파머가 드디어 원 온에 성공했고 6m 거리에서 2퍼트 끝에 버디를 잡았다.
그 다음부터는 "파머의 US오픈 전설"이 만들어졌다.
파머는 첫 홀을 포함해 4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7번홀까지 여섯개의 버디를 낚아챘다.
파3홀인 233야드의 8번홀 보기는 파5홀인 588야드의 11번홀 버디로 상쇄했다.
결국 파머는 그의 장담대로 이 날 6언더파 65타를 정확히 쳤고, 예언대로 4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이 스코어는 당시 아마추어였던 2위 니클로스보다 2타 앞선 것이었다.
이 같은 파머의 정신자세에서 몇 가지 분석이 나올 수 있다.
파머는 장담을 했다.
장담은 자신감이 관건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장담이 가능하다.
교훈은 바로 거기에 있다.
"표출하는" 자신감과 "혹시 안 될 것"을 우려하는 자신감은 출발부터 다르다.
안 되는 경우를 우려하는 태도는 진실한 자신감이 아니다.
파머는 공개적인 장담을 통해 스스로에게 집중의 에너지를 불어 넣은 격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은 자신감과 무모함을 구분해야 한다.
파머가 346야드의 첫 홀에서 계속 원 온을 고집한 이유는, 그가 그만한 거리를 날릴 기본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본능력조차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친다"며 휘두르면 그것은 무모함이다.
이와 같은 차이는 골프의 모든 샷에 두루 통용된다.
123.
다음은 당신이 어떤 대회에서든 우승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처절한 승부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골퍼들은 사실 승부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1996년 US오픈 최종 홀에서 데이비스 러브3세가 60cm 퍼팅에 실패하자 골프들은 말했다.
"아니, 세계적 프로들이 어떻게 그런 퍼팅을 하나!"
그러나 당사자가 되어보면 그들은 이해한다.
우승이냐, 아니냐의 상황이 닥치면 도대체 스윙이 이뤄지지 않으며 퍼팅할 때 볼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골프를 모를 리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 정신차려 치자"고 다짐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우승경쟁을 하게 되면 그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떨면 상대방은 더 떨고 있다.
같이 긴장할 때 이기는 사람은 골프 승부의 그 같은 속성을 이미 이해하고 있는 골퍼다.
그 골퍼는 최종 순간 보기는 하지만, 모르는 골퍼는 더블 보기를 하는 게 아마추어 대회다.
경쟁자의 주된 단어는 "집중"과 "과감"이다.
다음이 집중의 예다.
18번홀에서 A씨의 드라이버 샷은 크게 휘며 러프로 떨어졌다.
A씨는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이고 그린까지의 거리는 220야드나 됐다.
A씨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여기에서 내 생애 최고의 3번 우드샷을 날리자."
A씨는 파 또는 퍼디를 잡아 동타를 이루는 게 유일한 경쟁방법이었다.
그러나 그 상황에 생애 최고의 스푼 샷이란 구절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다짐을 할 수 있는 게 "집중"이다.
그냥 최선을 다해 치는 샷과 생애 최고의 샷은 품질이 다르다.
A씨의 스푼 샷은 핀을 향해 날아가고, 느긋했던 경쟁자는 대번에 숨이 막힌다.
"과감"에는 두 종류가 있다.
350야드에 급격한 내리막인 파4홀이 있다.
거리가 짧으니만큼 양 옆은 모두 OB다.
티샷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의 선택은 두 가지인데 모두 "과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첫째는 클럽을 과감히 선택해야 한다.
3번이나 4번 우드로 티샷하는 것은 절대 과감한 변경이 아니다.
드라이버를 안 치려면 차라리 미들 아이언까지 대폭 내려 잡는 것이 과감한 클럽 선택이고 그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언을 잡는다고 미스 샷이 안 나느냐"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들거나 절실히 버디가 요구될 때, 그리고 워낙 드라이버 티샷에 익숙한 골퍼는 더욱 과감한 드라이버 스윙이 나을지 모른다.
여기에서의 함정은 "드라이버로 살살 치자"다.
제 스윙을 안 해주면 볼이 휘는 게 아마추어 골프다.
드라이버로 치겠다고 결심했으면 더 시원스럽게 스윙해야 볼이 곧바로 뻗는다.
클럽을 바꿔 "달래는 골프"도 과감해야 하고, "위기를 거꾸로 극복하는 골프"도 과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상의 논리는 우승경쟁뿐만 아니라 평상시 골프에도 부합된다.
일단 첫 홀 티샷을 하면 거기에서부터는 기술이 아니라 "매니지먼트"다.
124.
80대 스코어는 연습 없이도 가능하다.
객관적인 실력이 보기 플레이 정도라도 마음만 다스리면 얼마든지 80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70대 스코어에는 사소한 실수가 없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항상 일관성 있는 샷을 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싱글 핸디캡 골퍼들은 꾸준히 연습하는 사람으로 봐야 한다.
1주일에 두세 번이라도 그들은 정기적으로 연습장을 찾는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생겼다.
연습 안 하기로 유명한 A씨가 어느 날 갑자기 급변한 모습으로 필드에 등장한 것이다.
우선 구질이 종전의 페이드성에서 드로 구질로 바뀌었고, 샷 자체도 연습벌레인 그의 친구들만큼 견고해졌다. 친구들이 "칼 좀 갈았느냐?"고 물어도 대답은 예전과 같았다.
"연습장 가는 체질이 아니잖아."
실제 그가 남몰래 연습장에 드나든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자꾸 캐묻자 그가 말했다.
"연습장엔 안 갔지만 연습은 좀 한 셈이야."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100% 머릿속으로만 연습했어. 자네들이나 나나 골프 이론은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는 축에 속하지. 그런데 지난 1년 간의 내 골프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미 알고 있는 스윙 원리를 실제로는 거의 응용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네. 장타가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실제는 힘들여 쳤고, 인사이드-아웃의 궤도원리를 알면서도 실제 스윙은 아주 달랐지. 따라서 나는 아는 것만 제대로 써먹자고 생각했어. 그런데 필드에 나가 그런 생각을 하면 다시 "역시나"가 될 공산이 큰 것 아닌가. 그래서 난 평소에 주안점들을 계속 머릿속에 입력시켰지.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바람직한 형태의 골프스윙을 한 것이야. 일을 하거나 밥을 먹으면서도 스윙 생각이 나면 "나의 교정된 스윙"을 마음 속으로 외웠어. 마침 겨울이라 라운드도 뜸했기 때문에 몇 주 동안 집중적으로 자기 최면을 걸었다거나 할까. 그같은 연습 스윙 덕분에 실제 필드에서도 변한 것 같아."
A씨의 설명은 생각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적어도 A씨의 사례는 연습장에 나가 "잘못된 스윙"만큼은 프로들의 스윙과 같을 것이다.
올바른 스윙을 일상생활에서 틈나는 대로 반복해 머릿속에 그 스윙이 굳어지면 실제 스윙에서도 효력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다운스윙에서의 클럽 샤프트 및 헤드는 몸 뒤쪽을 바라보는 방향이 되어 볼에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궤도가 인-아웃이 된다.
따라서 그 이미지를 계속 머릿속으로 상상하면 실제 스윙에서도 그 생각만이 스윙을 지배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응용이 이루어진다.
연습장에 안 가는 골퍼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차별화 방법이다.
거기에 덧붙여 방 안에서 하루 한두 번이라도 샌드웨지를 들고 "모션"을 잡아보면 금상첨화이리라
125.
승부에 강한 골프란 어떤 스타일의 골프일까?
* 예1
어느 파3홀에서 네 명 중 세 명이 온 그린을 시켰다.
온 그린을 못 시킨 A씨의 볼은 핀에서 15m 가량 떨어졌다.
모두는, 세 명은 파고 A씨는 보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골프는 알 수 없는 법이다.
A씨는 그 15m 칩샷을 그대로 홀인시킨다. 버디였다.
그러자 세 명 중 두 명이 3퍼트를 하며 오히려 보기를 한다.
* 예2
B씨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컨드 샷도 그린 주변 벙커로 연결됐다.
두 번 다 미스 샷인데다가, 세번째로 친 벙커 탈출 샷도 "홈런"이 되며 그린을 지나친다.
그러나 B씨는 네번째 내리막 피치 샷을 핀에 붙여버린다.
많이 친 것 같지만 스코어는 보기다.
동반자들로서는 이 때만큼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과정으로 봐서는 더블 보기 정도는 해아 하는데, 아무 손실도 아닌 보기로 막으니 할 말이 없다.
* 예3
C씨는 그 날 따라 퍼팅이 부진했다.
파온을 시키면 3퍼팅이고, 붙이면 쇼트 퍼트인 것을 놓쳐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그러다가 게임 종반 C씨는 10m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을 떨어뜨린다.
배팅이 커진 그 홀의 버디로 C씨는 단번에 승자가 된다.
* 결론
A씨는 남의 버디를 차단하는 쇼트 게임을 의미하고, B씨는 남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쇼트게임,
그리고 C씨는 결정적 순간의 한 방을 설명한다.
이러한 예의 핵심은 "쇼트 게임이야말로 승부의 전부다"라는 것이다.
하비 페닉도 말하지 않았는가.
"쇼트 게임이 좋으면 프로와도 대적할 수 있지만, 쇼트 게임이 부실하면 누구와 겨뤄도 백전백패"라고..
여기서 골퍼들은 묻는다.
"결정적 순간 한 방? 그거 좋지.
그러나 모두가 알지 않는가.
꼭 넣고 싶을 때 볼은 비껴가고 잘 치고 싶은 때일수록 미스 샷이 나는 것을.."
이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평균성"이다.
핸디캡이 같더라도 그린 주변 칩샷을 그대로 넣는 확률은 골퍼에 따라 다르다.
같은 핸디캡 10이라도 A씨가 두 라운드에 한 번꼴로 칩샷을 넣는 반면에, B씨는 그러한 평균성이 전혀 없는 스타일이다.
롱 퍼트를 홀인시키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전혀 예측하기 힘든 골퍼가 있다.
승부에 강한 골퍼는 바로 그 평균성을 "자기 것"으로 만든 골퍼다.
그들은 아무리 게임이 부진하더라도 평균적 확률을 믿기 때문에 때를 기다릴 줄 안다.
"18홀 안에 핸디캡이 있으니 반드시 한 방이 터진다"고 믿는다.
그런 마음이 부진 속에서도 제대로 된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18홀 플레이 중 어느 때건 한두 번은 집중이 이뤄지며 칩샷이나 긴 퍼트가 떨어진다.
그들은 기본 태도가 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칩샷을 할 때 "붙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넣어버리겠다"이고, 롱퍼트도 "3퍼트만 피하자"가 아니라"떨어뜨리자"다.
평균성은 바로 이 같은 기본태도 차이를 의미하며, 그 차이가 실제 승부를 결정짓는다.
"홀인을 노리고 쳤는데, 들어가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러한 농담을 하는 골퍼가 진정 강한 골퍼다.
126.
미스 샷과 템포 변화
아마추어들은 한 순간에 스윙이 흐트러진다.
3퍼트를 했다거나 트리플 보기를 한 다음 등 심리적 흔들림이 생기면 갑자기 샷의 일관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같은 미스 샷 출현은 스윙의 궤도나 동작 등 스윙 자체의 잘못보다는 ‘스윙 빠르기’의 변동에 기인한다.
자신의 라운드를 찬찬히 돌아보자.
그러면 실수한 직후의 샷이나 게임 종반 들어 스코어에 급급할 때 ‘스윙 템포에 변화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올 것이다.
템포의 변화는 주로 ‘더 빨라지는 스윙’을 의미한다.
스코어를 더 잘 내고 싶을수록, 그리고 트리플 보기 등을 한 후 그 스코어를 만회하고 싶을 때 골퍼들의 걸음은 빨라지고 연습 스윙조차 급하게 변한다.
그 경우 스윙도 보통 때의 템포보다 훨씬 더 빨라진다.
스윙이 빨라지면 당연히 헤드와 볼의 접촉은 부실해진다.
빠른 스윙은 급한 마음을 의미하고, 이것은 백스윙 완료 이전에 다운스윙에 들어가게 만든다.
백스윙을 다 하지도 않고 다운 스윙에 들어가면 원천적으로 굿 샷이 나오기 힘들다.
빠른 스윙 외에도 힘이 들어간 스윙을 만들고 만다.
프로들과 아마추어의 차이는 ‘템포 유지의 차이’다.
프로들의 미스 샷이 적은 이유는 자신의 스윙 템포를 라운드 내내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마추어들이 뒤땅치기나 토핑 등의 실수가 잦은 것은 ‘빨라진 스윙’이 그 이유다.
라운드 중 스윙 궤도가 갑자기 어긋날 리는 없는 법이므로, 당초의 느긋한 스윙 템포만 유지하면 당신이 바로 우승자다.
치명적 코멘트
그저 지나가듯 던지는 한 마디로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 있는 코멘트가 하나 있다.
최근의 일이다.
2번 홀에서 진행이 밀려 기다리고 있는데, 내 퍼터를 본 친구가 말했다.
“이거, 그립을 바꾼 모양인데, 헤드가 아주 약간 닫혀져 있군.”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도 거든다.
“음, 2° 정도 돌아가 있군. 그래서 첫 홀 퍼트가 왼쪽으로 빠졌구나.”
장난은 계속된다.
나머지 한 명도 빠질 리가 없다.
“괜찮은데 뭘 그래. 첫 홀 퍼팅은 스트로크가 잘못된 거야.”
이 상황에서 자신의 퍼터를 살펴보지 않는 골퍼는 없다.
살펴보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
평소 퍼터만큼은 두툼한 그립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립을 교체한 것인데, 교체 직후에도 여러 번 확인했으니 크게 어긋날 리는 만무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
더욱이 바로 그 2번 홀에서 1.5m 거리의 훅 라인 퍼팅이 홀을 스치자, 나는 오늘 게임이 무척 어려워질 것임을 직감했다. 결국 그 후에도 4홀 정도 더 퍼팅을 헤멘 끝에 평정을 되찾았다.
쇼트 퍼팅은 느낌의 영역이다.
평소 남의 말에 영향을 별로 안 받는다고 생각해왔지만 그 날만큼은 내가 보기좋게 당한 꼴이었다.
그립의 정상 여부에 관계없이 나는 퍼터에 관한 코멘트만큼은 그 영향이 실로 지대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감각을 되찾은 것은 망각 때문이다.
홀이 거듭되면서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2번홀 해프닝을 잊은 것이다.
어쨌든 엷은 귀는 언제나 문제다
127.
골프는 인내심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일까?
다음 몇 가지 예가 골프의 인내심을 설명한다.
-스윙을 참아야 한다.
A씨가 라운드 시작 전에 결심했다.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차근차근 치자."
A씨는 의도대로 무리하지 않으며 자신의 핸디캡보다 좋은 스코어를 꾸려나갔다.
그러다가 후반 들어 어느 홀에선가 악마의 속삭임이 들렸다.
"보아하니 컨디션이 좋다. 동반자들이 묵사발이 나고 있군. 자, 여기가 파5홀이니까 드라이버 샷을 한번 질러보는 게 어떨까? 위험한 장사가 많이 남는 법 아닌가"
힘주어 때린 A씨의 드라이버 샷은 얼토당토 않게 휘며 굴렀다.
결국 그 홀 스코어는 트리플 보기였다.
A씨의 드라이버 샷은 그 후에도 계속 휘었다.
A씨의 몰락은 실망감에 기인한다.
스윙을 잘 다스려왔고 스윙에 자심감을 갖기 시작한 A씨는 한번 멋지게 날리자며 의욕을 갖고 시도한 샷이 잘못되자, 한 순간에 "역시 내 스윙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실망감의 회복은 다음 홀에서 굿 샷을 날리는 것인데, 다시 완벽하게 친다는 의식이 연속 미스 샷을 만든다.
만약 A씨가 잘 다스려왔던 대로 "능력 범위 안에서의 스윙"을 계속했다면 그것이 인내심이다.
- 스코어를 참아야 한다.
핸디캡 12인 B씨가 어느 날 전반에 48타를 쳤다.
짧은 퍼팅은 줄곧 홀을 핥으며 3퍼트였고. 어프로치도 거리감이 전혀 없이 막막했다.
후반을 시작하며 B씨는 생각했다.
"후반엔 39타나 최소 40 쳐야 체면을 유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오늘은 파가 하늘같이 보이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내 자신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내 골프의 하나라고 인정해주자.
후반에 내가 나를 얼마나 잘 다스리는가나 한번 볼까."
B씨는 유감스럽게도 후반 첫 홀에서 더블 보기를 했다.
객관적으로 보건대, B씨는 회복불능의 흐름에 빠진 셈이다.
그러나 B씨는 후반을 40타로 막으며 결코 90을 넘지 않았다.
B씨는 10번홀의 더블 보기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내 핸디캡의 실력이 나오겠지 하며 더 참기로 했다.
B씨는 11번홀에서 활금 같은 보기를 했고, 그 다음 홀에 드디어 파가 나오자 웬지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B씨의 경우가 스코어에 대한 인내심의 승리다.
-동반자를 참아야 한다.
동반자가 잘 치면 자신이 무너지고, 내가 잘 치면 동반자가 무너진다.
보통은 그렇다.
그러나 참고 견딜 줄 알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어느 날 C씨는 자신의 핸디캡을 치고 있는데도 동반자들이 그 날 따라 펄펄 날았다.
그러면 C씨는 "스폰서"가 돼야 정상이다.
그러나 C씨는 마음을 달랬다.
"열심히들 쳐봐. 골프장 안에 핸디캡이 있으니 잘 쳐야 얼마나 잘 치겠는가. 실은 내가 더 유리하다.핸디캡을 고려하면 저들은 후반에 부진할 것이다. 내 스코어만 줄곧 유지하면 무너지는 건 저들 몫 아닌가."
이 정도 생각할 줄 알면 진정 고차원 골프다.
동반자에 대한 인내심은 현재의 불리함을 오히려 즐기게 만든다.
128.
절로 간다.
"연습장으로 갈 것인가, 절[寺]로 갈 것인가."
이는 Y씨의 테마다.
Y씨는 나무랄 데 없는 스윙의 소유자였다.
레슨 프로들이 "그만 하면 됐다"고 칭찬할 정도로 보기 좋은 스윙이었고, 연습장에서 목표물을 지적하면 대개 그 근처에 볼이 떨어질 만큼 샷 자체도 훌륭했다.
그러나 그 실력은 "연습장 안에서만의 일"이었다.
실제 라운드에서는 보기 플레이에 급급했다.
스윙은 싱글 핸디캡이지만 스코어는 90+ 알파였다.
간혹 80대 스코어도 내기는 했으나, 그 때는 친선 게임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그는 라운드마다 "더 연습을 해야 하나, 아니면 절로 가서 수양을 더 해야 하나"를 되뇔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90을 넘을 것 같지 않은 스윙인데 스코어는 엉망이니, 그 원인은 "심리"에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버디보다 귀한 보기
라운드 후 곧고 바른 구질에 어마어마한 장타를 내는 A씨에게 동반자들이 "스윙 개념"을 물었다.
대답의 골자는 "로봇스윙"이었다.
"나는 사실 레슨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미국 유학시절 TV에서 골프 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의 스윙 모습을 본받으려고만 애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로봇이 스윙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됐다.
볼을 테스트하는 기계였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나는 "골프 스윙은 저 로봇이 최고"란 생각이 들었다.
로봇은 몸 전체가 볼트로 고정된 채 팔만 "따따따따" 올리며 천천히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은 "착"하고 내려오며 볼을 쳤다. 치고 난 후 그 팔은 "휙" 하고 뒤쪽으로 넘어갔다.
물론 로봇이 친 볼은 항상 곧고 길게 나갔다.
나는 그 때부터 스윙할 때마다 로봇을 떠올린다.
로봇마냥 중심은 잡아두고 어깨만 완전히 돌리고, 백스윙은 천천히 하며, 다운스윙은 크게 뒤로 넘어가도록 치는 것이다. 로봇과 같이 하체의 움직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까 헤드 업 같은 인간적 실수가 없는 한 볼은 곧게 뻗어나갔다."
A씨의 얘기는 로봇이 등장해 신선하지만 원리는 새로운 게 없다.
중심축이 고정되니 구질이 바른 것이고, 어깨 턴을 완전히 해주니 장타가 나는 것이다.
경직되지만 않는다면 로봇 연상방법도 괜찮을 듯하다.
한편 스코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에 대해 B씨가 말했다.
"버디보다 귀한 보기를 이해하는 것이지. 싱글 핸디캐퍼는 물론 평균 85타 이하를 치는 골퍼들은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야.
이 얘기는 버디를 하나 잡는 것보다 더블 보기를 안 하는게 훨씬 스코어 관리의 핵심이라는 뜻이지.
따라서 나는 버디 두세개보다 더블 보기 없는 스코어를 가장 좋아해.
아마추어 골프에서 더블보기가 없다는 것은 기술적,전략적, 심리먹 측면에서 그 날은 거의 완벽하게 쳤다는 의미 아닌가."
골프 친구들에 대해 C씨가 말했다.
"어느 날 죽도록 골프 치기가 싫은 날이 있었어.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바람에 거의 기다시피 하며 골프장에 나간 날이야.
동반자들도 내 얼굴색을 보더니 혀를 차더군.
그런데 동반자 중 한 명이 지나가듯 말하더군.
"오늘 내 목표는 75타야. 자네들도 알아서 치게."
그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
그냥 돌아갈 수는 없고 치긴 쳐야 하는데 컨디션 나쁘다고 허덕이면 나만 못난 사람이 될 것 같았어.
그래서 애초의 자세와는 달리 열심히 쳤지.
난 "정신을 차리게끔 한" 그 친구의 의도를 알아.
언제 어디서나 골프에 열정을 품게 하는 그런 친구들이 좋은 것 아닌가.
129.
골프의 최장 기록들을 모아본다.
정규 프로대회에서의 최장타 기록은 1993년 미국 벌투스롤GC에서 벌어진 US오픈의 존 데일리 샷을 꼽는. 이 분야는 공식기록 집계가 없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1903년 벌투스롤GC에서의 US오픈 이래 파5의 17번홀 투온에 성공한 골퍼는 데일리가 처음이었다.
데일리는 당시 오르막 630야드의 17번홀에서 드라이버샷에 이은 1번 아이언 샷으로 투온에 성공했다.
그는 330야드 드라이빙에 1번 아이언으로 300야드를 간 것으로 보인다.
파에 따른 세계 최장 홀들은 곳곳에 나뉘어 있다.
우선 파3홀 중 가장 긴 홀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볼튼에 있는 더 인터내셔널GC의 16번홀이다.
파3홀이지만 그 길이는 자그마치 270야드다.
파4홀 중 최장 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로열 요하네스버그GC의 10번홀로서, 웬만한 파5홀보다 긴 513야드다.
파5홀 중 최장 홀은 700야드가 넘는다.
바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리스트GC의 1번홀로 무려 711야드다.
기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골프 코스는 파에 대해 제한이 없기 때문에 파6홀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로커스트그로브에 메도 팜GC의 12번홀은 파가 6인데 무려 841야드다.
세계에서 가장 긴 홀은 일본에 있다.
일본 도시기에 있는 사스키GC의 7번홀은 파7번홀로서, 거리는 거의 1kn에 가까운 964야드다.
하염없이 가야만 하는 거리인데, 글쎄 이 곳에서는 타수계산이 헷갈리지 않을까.
최장거리 퍼팅 역시 공식 집계는 없다.
그러나 1989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팔도가 무려 30m 퍼팅을 성공시킨 바 있다.
팔도는 당시 오거스타내셔널GC 2번홀 (파5, 555야드)에서 그린 오른쪽 위쪽 끝에서 왼쪽 아래쪽에 있는 홀을 겨눠 퍼팅해 머나먼 항해를 성공리에 마쳤다.
골프의 매력은 만점이 없다는데 있다.
산술적으로 골프의 만점은 19홀을 18타에 마치는 것이다.
매 홀 홀인원을 해야 만점인 셈인데, 인간의 능력으로 그 같은 성취는 절대 불가능의 경지로 볼 수 있다.
골퍼들이 거리를 추구하는 이유는 바로 만점에 다가가려는 욕심의 발로 때문일 것이다.
더 가까이 가야 더 빨리 넣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장타는 일반 골퍼들의 선입관보다는 훨씬 쉽게 성취할 수 있는 부문이다.
250야드에서 300야드로 늘리기는 힘들지만, ‘아아추어 골프의 범위’인 180야드에서 230야드로 늘리는 것은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문제는 골퍼들이 ‘스윙의 변화 없이’ 말로만 장타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장타에는 장타의 원리가 있다.
그 원리를 스스로 깨닫고 그에 맞는 스윙 원칙을 지키면 될 뿐이다.
장타의 비결은 엉뚱한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당신 곁에 존재한다.
130.
지금부터의 분석 핵심은 도표들이다.
<표1>의 데이터가 대부분의 해답을 제시한다.
이 표는 미국의 루 리치오라는 골프 분석가가 총 100명의 골퍼를 대상으로 한 사람 평균 8라운드 골프(총 타수는 6만 스트로크를 넘는다)를 근거로 추출해낸 데이터다.
통계 대상자들은 니클로스의 US오픈 기록에서부터 핸디캡 35의 비기너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의 골퍼들이 망라됐다.
한 마디로 언더파에서 99타에 이르는 스코어를 대상으로 ‘골프의 어떤 부문이 스코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상세히 분석한 것이다.
(물론 이 도표는 골퍼들의 ‘평생 바이블’이 될 수 있으니 오려서 갖고 다닐만한 가치가 있다)
표 항목은 평균적으로
* 정규타수만에 온 그린시킨 홀의 수 (파온 횟수라고 해도 된다)
*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확률(%)
* 미스 샷 개수
* 라운드 당 총 퍼팅수
* 벌타
* 버디의 개수
* 파의 개수
등으로 나눠져 있다.
<표1>을 보면 스코어에 따른 ‘평균적 골프 내용’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91타를 치는 골퍼는 18홀 중 파온시킨 홀이 두 개에 불과하며,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31%, 미스 샷은 17개, 퍼팅 수는 35.7번, 벌타는 1.9타, 그리고 버디는 없고 파는 4.3개 잡았다는 식이다.
또 81타를 친 골퍼는 파온이 일곱 번이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56%, 미스 샷은 10개, 퍼팅 수는 32.3번, 벌타는 0.6타, 버디는 1.5개, 파는 8.1개 등으로 도표에 나와 있다.
여기에서의 미스 샷이란 ‘결코 제대로 맞았다고 할 수 없는 샷’을 뜻하며, 벌타는 ‘워터 해저드행이나OB등으로 인해 부가된 타수’로 보면 된다.
독자들은 놀랄지도 모른다.
95타를 치는 골퍼는 파온시키는 홀이 ‘평균적으로’ 전무하다거나, 75타를 치는 골퍼도 파온시키는 홀은 18홀 중 불과 10개에 불과하다는 사실 등이 그렇다.
핸디캡 7인 79타 골퍼들도 파온은 고작 여덟 개이며, 85타 골퍼의 평균 버디 수가 0.8개라는 데서 보듯이 80대 초반은 쳐야 버디 구경이 가능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러면 스코어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과연 어느 부분일까?
독자들 생각대로 과연 퍼팅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각 항목 중에서 스코어에 대한 퍼팅의 영향력은 가장 약하다.
퍼팅은 실상 핸디캡을 거의 좌우하지 못했다.
131.
파온이냐 퍼팅이냐
다음 <표2는> 앞의 것과 똑같지만 맨 오른쪽 난이 추가된 것이 다르다.
(*"스코어 결정요소"편 참조)
표 오른쪽의 ‘최강, 강, 중, 약’ 등의 표현은 골프의 각 부분이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도를 나타낸 것이다.
최강은 가장 큰 영향을 의미하고 약은 미미한 영향도를 뜻한다.
보다시피 스코어에 대한 가장 큰 영향은 파온 횟수가 좌우한다.
‘파3 홀의 1온, 4홀의 2온, 5홀의 3온’ 등 정규타수 만에 온 그린시키는 것이 바로 ‘스코어의 전부’를 의미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골퍼들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솔직히 생각해보자.
그 당연한 골프를 당신은 골프 입문 후 이제까지 간과했거나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당신은 여지껏 ‘퍼팅이냐 3온1퍼트 형태의 파 세이브 등 쇼트 게임을 얼마나 잘 하느냐’를 스코어의 관건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골프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표에서 퍼팅 난의 ‘약’이 나타내듯이, 퍼팅은 자신의 평균 스코어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평균은 평균이다.
가장 간단하게 비교해보자.
99타를 치는 골퍼가 퍼팅만큼은 71타를 치는 골퍼처럼 기막히게 했다고 치자.
표의 나머지 모든 부분은 99타 실력이지만 퍼팅만큼은 99타 평균인 ’38.5’번이 아니라 71타 골퍼와 같이 29번을 했다면, 그는 9타가 줄어 90타를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순 계산으로 퍼팅을 아무리 잘 해도 그의 샷 실력으로는 결코 90타의 벽을 깰 수 없다.
반면에 71타를 치는 골퍼가 퍼팅은 99타 실력의 비기너급인 38번을 했다면 그의 스코어는 80타가 된다.
그래도 그는 싱글 핸디캡 스코어인 셈이다.
문제는 앞의 계산이 전적으로 ‘허수’라는 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표는 골퍼당 8라운드에 총 6만 스트로크 이상을 평균한 것이다.
한 라운드에 평균적으로 38번의 퍼팅을 하는 골퍼가 어느 날 갑자기29번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설사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신들린 듯한 퍼팅을 했더라도 그 다음에는 역시 38번인 것이다.
반면에 파온 횟수는 ‘변동폭이 가장 작은 부분’이다.
골프의 샷 자체는 퍼팅보다 훨씬 기복이 적다.
파온을 12번 시키며 평균 71타를 치는 골퍼가 어느 날 갑자기 파온을 한번도 못 시킨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이 표는 전적으로 평균적이라는 점을 독자들은 유의해야 한다.
리치오의 규칙
파온 횟수만 보면 실제 스코어가 거의 정확히 드러난다는게 이 데이터를 만든 리치오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95-파온 횟수*2’라는 ‘리치오 규칙’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파온을 세 번 시켰다면 95에서 ‘3*2’, 즉 6을 빼면 89타가 나온다.
표에 나타난 모든 평균 스코어는 이 리치오 규칙과 부합된다.
또 표에 나타나지 않은 파온 횟수, 예를 들어 네 번의 파온 횟수라 하더라도 95에서 ‘4*2’인 8을 빼면 그의 평균 스코어가 87타라는 게 드러난다.
리치오 규칙은 파온 횟수를 통해 자신의 핸디캡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리치오 규칙의 결론은 간단하다
"3그린이 90을 깨고, 8그린이 80을 깨며, 13그린이 70을 깬다"는 것이다.
파온을 세 번 이상 시켜야 당신은 보기 플레이어에서 벗어나고, 파온을 여덟 번 이상 시켜야 완벽한 싱글 핸디캐퍼가 된다는 얘기다
132.
독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하겠다.
첫 질문은 “당신 골프에서 퍼팅 부분만 세계 정상급 프로들을 시키면 스코어는 어떻게 변할까?”이고,두번째 질문은 “거리가 10야드 늘면 스코어는 몇 타나 줄어들까”다.
이 두 가지 질문은 질문 자체도 흥미롭지만 결론은 더 재미있다.
"퍼팅 = 스코어"가 아니다.
표3은 핸디캡 10인 골퍼의 한 라운드 퍼팅을 정리한 것이다.
거리는 첫번째 퍼팅 거리를 의미하고, 퍼팅 수는 그 거리에서 몇 번 만에 넣었느냐를 나타낸다.
맨 오른쪽의 ‘프로 평균’은 그 거리에서 ‘미국 PGA투어 프로의 평균 퍼팅 수’를 의미한다.
1번홀에서 주인공 골퍼는 5.4m 거리에서 2퍼트를 했다.
5.4m 거리에서의 프로 평균은 1.87번이었다.
주인공은 4번홀에서 4.2 거리를 원퍼트(그 거리에서의 프로 평균 퍼팅 수는 1.81번)했고, 10번홀에서는 18m 거리에서 3퍼트를 했다.
주인공 골퍼의 총 퍼팅수는 36번인데, 그 각각의 거리에서 프로들 평균 퍼팅 수를 합하면 33.01번이 나왔다.
이 분석의 결론은 ‘평균적 프로들로 하여금 당신 대신 퍼팅을 하게 해도 스코어는 단 3타(정확히는2.99타) 줄어들 뿐’이라는 것이다.
퍼팅만 잘 하면 스코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 같지만, 실은 프로 수준 퍼팅을 하더라도 기껏해야 단 3타의 개선이 있을 뿐이다.
아마추어들에게 퍼팅=스코어라는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퍼팅으로 놓친 한 타는 명백한 1타 손해’라는 생각과 또 웬만한 거리의 퍼트는 모두 ‘넣을 수 있었던 것’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스코어에 대한 퍼팅의 영향도는 이제까지의 모든 설명에서 보듯이 극히 미미한 편이다
미스 샷 하나는 1.4타꼴
그러면 거리가 10야드 늘면 스코어는 얼마나 줄어들까?
이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다르다.
프로의 거리가 10야드 늘면 아마추어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스코어 개선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마추어에 국한하면 10야드 향상은 한 라운드에 고작 1타가 줄어든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견해다.
이는 우리의 생각에 비해 아주 미미한 개선임에 분명하다.
이에 반해 미스 샷 하나가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은 1.4타로 분석했다.
이 때의 미스 샷은 명백한 OB나 위터 해저드행의 샷이라기보다 제대로 안 맞은 부실한 샷을 뜻한다.
결국 거리를 10야드 늘리는 것보다는 미스 샷 개수를 줄이는 편이 스코어 향상에 한층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133.
골프의 50%는 보이지 않는다?
골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미국 PGA 매뉴얼 북에 따르면 다음 네 부분이 골프의 전부라고 규정한다.
* 볼 스트라이킹 - 25%
이 부분은 모든 교습이 집중되는 곳이고, 골퍼 자신들도 이 부분의 개선이 기량 향상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비기너나 중간 수준 골퍼들에게는 핵심적이지만, 싱글 핸디캡 수준 골퍼들에게는 그 중요성이 떨어진다.
골퍼들은 볼 스트라이킹이 고작 25%일 뿐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 쇼트 게임 - 25%
쇼트 게임은 치핑, 피칭, 퍼팅을 의미한다.
가르치기도 어렵고 배우기도 어려운 부분이지만, 스코어를 크게 좌우하는 분야임에는 분명하다.
골퍼들은 이 부분 연습에 싫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스코어와의 연관성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 정신적 측면 - 25%
압박감을 어떻게 컨트롤하는가?
골프의 경쟁성을 이해하는가, 잘 치고자 하는 의욕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등 감정을 다루는 방법이다.
골퍼들이 이 부분을 배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 매니지먼트 - 25%
플레이 할 때 강점은 극대화시키면서 약점은 극소화시키는 방법론이다.
이는 현명하게 치는 방법이자 능력의 한계를 이해하는 의미도 된다.
스윙과 관계없다.
앞에서 보았듯이 직접적으로 볼과 클럽이 닿는 부분이 골프의 50%이고, 전혀보이지 않는 부분이50%라는 점을 골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골퍼들은 "그래도 스윙이 전부다"는 개념이 강하다.
그러나 예를 들어보자.
파72 코스에서 미스 샷을 하나도 내지 않고 골프를 하면 72타로 봐야 한다.
그 72타에서 스코어가 불어나는 것은 미스 샷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미스 샷이 잘못된 스윙에 기인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가.
아마추어 골퍼들의 미스 샷은 90% 이상이 스윙 이전에 이미 결정된다.
"스윙 이전에 결정된다"고 하는 것은 클럽 선택과 타깃 설정의 잘못으로 미스 샷이 불가피하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당신은 4번 아이언으로 정확히 온 그린시킨 적이 별로 없다.
열 번 쳐서 한 번이나, 심지어는 스무 번을 쳤을 때 한 번 정도 온 그린됐을 것이다.
그래도 당신은 4번 아이언 거리라면 언제나 4번 아이언을 잡는다.
4번 아이언이 전혀 자신감이 없는 클럽이라도 당신의 선택은 결코 변함이 없다.
그 경우 당신의 4번 아이언 샷은 트러블에 빠지거나 8번 아이언만큼도 거리가 나지 않는 토핑,뒤땅 등 미스 샷으로 변한다.
타깃 설정도 미스 샷의 주 요인이다.
핀 앞에 벙커나 연못, 러프 등 깊은 트러블이 존재해도 당신은 절대 우회하는 법이 없다.
벙커 샷이 당신 골프의 최대 약점일지라도 샷을 하기 전에는 "볼이 절대 벙커로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두 번 중 한 번이 "연봇행"이었더라도 당신은 여전히 "연못을 넘겨 온그린 되는 샷"을 시도한다.
당신 골프를 가만히 돌이켜보면 십분 공감할 것이다.
골프는 스윙과 관계없는 선택이 50%를 차지한다.
134.
* 똑같은 플레이는 없다
골퍼들의 궁극적 꿈은 스크래치, 즉 핸드캡 제로 골퍼가 되는 것이다.
파 72코스에서 72타를 칠 수 있는 파 플레이야말로 골퍼들의 영원한 바람이다.
그러면 스크래치 골퍼들의 플레이 내용은 과연 어떤 것인가?
스크래치 골퍼의 거리별 스트로크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
이 분석은 바로 샷의 가치를 따지는 이론이다.
똑같은 홀에서 아무리 자주 플레이해도 그 플레이 내용은 언제나 다르다.
350야드 거리의 파4홀에서 어느 날은 250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도 3온 2퍼트이고, 또 어느 날은 드라이버 샷이 180야드밖에 안나갔지만 2온 3퍼트이며, 또 다른 날은 티샷 OB를 내고도 보기를 한다.
모두 같은 5타지만 내용은 「똑같은 바둑이 없는 것」 처럼 예측불허다.
결국 골프는 「어떻게」 라는 게임이 아니라, 「얼마나」라는 숫자 게임이다.
골프는 하나하나의 스트로크가 모여 한 라운드 스코어가 정해지는 것이며, 그 한 타가 한 타 또는 한 타 이상의 가치를 가질 때 스코어가 향상된다.
* 50야드 거리의 평균타수
10야드 거리는 2.15타 만에 가야 스크래치 플레이가 되고 50야드 거리에서는 2.58타, 또 500야드 거리에서는 4.55타 만에 홀아웃해야 핸디캡 제로의 골프 수준이라는 얘기다.
10야드 거리는 그린 주변 칩샷 정도가 될 텐데, 그 거리는 대부분 붙여서 1퍼트 (치는 것 한 번에 퍼팅 한 번이면 2타인데, 1퍼트 이상을 할 때도 있기 때문에 2.15타가 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로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 50야드의 2.58타는 열 번 쳐서 여섯 번은 3타(1온 2퍼트 형태로 보면 된다)로 막고, 네 번 정도는2타(1온 1퍼트)로 막아야 스크래치 골퍼 수준이라는 뜻이다.
즉 50야드 거리는 열 번 중 네 번은 1퍼트 거리로 샷을 붙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500야드의 4.5타는 그 500야드 라는 거리가 십중팔구 파 5홀일 것이라는 점에서 버디를 자주 기록하며 평균적으로 4.55를 만들어야 파 플레이 수준 골퍼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각 타수의 내용은 칠 때마다 다를 수 있다.
20야드의 2.37타는 분명 「1온 2퍼트」 보다는 「1온 1퍼트」가 더 많아야 한다는 뜻이지만, 「2온 1퍼트」도 있는 등 다양한 내용이 될 것이다.
* 기준선은 150야드
표의 기준선은 150야드다.
150야드에서의 타수는 3.01타인데, 이를 계산하기 좋게 3타로 보자.
그러면 150야드가 1온 2퍼트 거리의 기준선이고, 150야드보다 짧으면 「붙여서 1퍼트」로 막는 경우가 분명 있어야 하고 150야드보다 긴 거리는 그 거리에 비례해 2퍼트가 기본이 된다.
2퍼트를 전제로 할 때 3.23타 만에 정복해야 하는 200야드는 평균 1.23타 만에(2퍼트의 2타를 뺀다고 가정하면) 그린에 올라야 한다.
스크래치 골퍼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1타가 가야 하는 거리도 길어지는 양상으로서, 600야드의 4.99타는 2.99타 만에 그린에 도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600야드 데이터는 거리능력을 따질 때, 스크래치 골퍼는 불상사 없이 한 타에 200야드 정도는 전진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135.
* 9m 넘어야 롱 퍼트
이번에는 스크래치 골퍼의 퍼팅을 알아본다.
9m 아쪽 거리에서는 평균적으로 1퍼트가 나타나야 하고, 9m가 넘으면 3퍼트도 나타난다는 듯이다.
2.4m의 1.55타는 두 번 중 한 번꼴로 1퍼트로 홀아웃한다고 볼 수 있고, 1.2m의 1.24타는 그 거리에서의 퍼팅 성공확률이 실패확률보다 매우 높은 편으로 분석할 수 있다.
퍼팅의 거리별 타수 분석은 스크래치 골퍼의 퍼팅에 대한 관점을 예시한다.
45cm 안쪽 거리는 언제나 넣는 기브 거리이고, 1.8m 안쪽 거리는 성공가능성이 극히 높은 쇼트 퍼트다.
또 4.5m가지는 넣을 수 있는 퍼트로 분석되고, 9m가 넘어야 3퍼트도 나올 수 있는 롱 퍼트로 분류된다.
* 넣어야 하는 거리 알아야
스크래치 골퍼의 이 같은 퍼팅 능력은, 골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한층 퍼팅을 잘 하는 것으로 판단될 것이다.
아마추어들이 얼마나 많이 90cm 퍼팅에 실패하는가를 감안할 때 스크래치 골퍼의 1.14타는 거의 실수없이 성공시킨다는 의미이니 매우 놀랍다.
그러니 스크래치 골프란 거의 프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의 퍼팅 역시 핸디캡이 있는 아마추어와 견줄 때 아주 견실할 수밖에 없다.
골퍼들은 여기에서 퍼팅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아마추어들은 4.5m 거리에서 3퍼팅을 해도 「퍼팅의 속성상 불가피하다」거나 「퍼팅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며 지나간다.
물론 스크래치골퍼나 프로들도 4.5m 거리에서 3퍼팅을 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스크래치 골퍼들은 4.5m에서 1퍼팅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 퍼팅들을 모두 합산해 평균을 낸 것이 1.76타다.
반면에 아마추어들은 1퍼팅이 거의 없는 퍼팅 능력인데도 3퍼팅만을 인정하며 퍼팅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당신이 이유는 스크래치 플레이를 추구하려면 4.5m 이내의 거리는 항상 넣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또 9m 이상의 거리에서는 설사 3퍼팅이 나와도 크게 억울해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필드에서 퍼팅 거리를 파악하면서 이와 같은 결심을 하는 것 자체가 당신의 퍼팅 능력을 향상시켜줄 것이다.
다음에는 이제까지의 표를 기준으로 샷의 가치를 따져본다.
스크래치 골퍼를 기준으로 할 때 당신의 한타 한타가 과연 한 타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계산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136.
* 한타의 가치
골퍼가 하나의 샷을 하면 그 샷은 한 타로서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샷을 했을 때 한 타의 가치에 못 미치면 못 친 것이고, 한 타 이상의 가치가 있으면 잘 친 것이다.
500야드 거리의 파5홀에서 당신의 티샷이 200야드 나갔다고 치자.
그러면 남은 거리는 300야드가 된다.
따라서 200야드가 나간 티샷의 가치를 따지려면, 5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에서 남은 3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를 빼면 된다.
즉 도표에 나타난 5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4.55)에서 3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3.67)를 빼면 된다. 4.55에서 3.67을 빼면 0.88이 된다.
즉 당신 티샷의 가치는 0.88이란 얘기로 한 타의 「1」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웬만큼은 가치있는 티샷으로 볼 수 있다.
핀까지 300야드를 남기고 친 세컨드 샷은 토핑이 되어 100야드 굴러가는 데 그쳤다.
이 때 남은 거리는 200야드다.
따라서 세컨드 샷 가치는 3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3.67)에서 2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3.23)를 빼면 되는데, 이 때의 수치는 0.44가 된다.
0.44는 「스크래치 골퍼 1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가치가 극히 미미한 샷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핀가지 200야드를 남기고 친 서드 샷은 아주 기막히게 맞아 핀 옆 3m에 안착했다.
이 때 샷의 가치는 200야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인 3.23에서 3m의 스크래치 스트로크인 1.63을 빼면1.6이 된다.
1.6이란 수치는 스크래치 골퍼의 한 타보다 훨씬 가치가 높은 베스트 샷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3온을 시킨 후 당신이 3m 거리에서 첫번째 퍼팅(네번째 샷)을 했으나 볼은 홀을 1.2m나 지났다.
따라서 네번째 샷의 가치는 「 1.63(3m의 스크래치 스트로크)-1.24(1.2m의 스크래치 스트로크) 」로 계산해 0.39가 된다.
또 그 1.2m 퍼팅도 홀을 돌아나와 바로 홀 옆에 멈춰 섰다면, 그 때의 다섯번째 샷 가치는 「 1.24-1(45cm 이하의 스크래치 스트로크) 」이 되어 0.24에 불과하다.
그린에서 당신은 무려 3타를 쳤지만 샷의 가치를 모두 합산해도 고작 1.63에 불과하다.
1.63은 첫 퍼트의 가치 0.39와 두번째 퍼트 0.24, 그리고 마지막에 넣은 45cm 이하의 스크래치 스트로크인 1을 합산한 것이다.
결국 당신은 그린에서의 빈약한 플레이(3m 거리에서의 3퍼팅)로 무려 1.37타(3-1.63)를 손해본 셈이다.
이와 같은 샷 가치 계산은 단순히 거리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실제 필드에서는 러프나 벙커·해저드행 등 갖가지 상황이 나타나게 마련이므로 그 때의 가치계산은 한층 복잡해진다.
또 거리만을 갖고 따지더라도 그 「친 거리, 남은 거리」가 표에 나온 대로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골퍼들이 하나하나의 샷 가치를 추산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스크래치 골퍼와 당신 샷의 가치를 비교해보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당신이 파 플레이를 못 하는 이유는 스크래치 골퍼의 「한 타 가치」에 못 미치는 샷을 너무 남발하기 때문이다.
표의 스크래치 스트로크를 항상 기억하는 것도 핸디캡 제로를 향한 과정의 일환이다
137.
날씨에 따라 변하는 골프
『내 골프가 날씨에 다라 변할 것 같소?』 이런 말을 듣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날씨와 관계없이 잘 치는 게 바로 골프실력』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골프 스코어는 날씨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
스코어가 영향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온이나 바람에 따라 거리가 변하기 때문이다.
▤ 튀기 때문에 실감 못해
섭씨 24˚라면 우리나라 5월의 기온쯤 될 것이다.
섭씨 24˚때 220야드의 비거리를 내는 골퍼가 한 겨울에 골프를 치면 비거리가 어떻게 달라질까?
골퍼가 섭씨 3˚의 추위 속에서 골프를 치면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196야드로 무려 24야드나 줄어든다.
비거리는 기온이 내려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데, 겨울 기온인 섭씨 3˚ 때의 비거리와 한여름인 섭씨35˚때의 거리 차이는 28야드나 된다.
날씨가 따뜻할수록 거리가 더 나는 것은 주로 볼의 압력 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 볼 내부의 압력이 팽창하고 볼의 재질인 고무의 탄력성도 강해져 거리가 난다. 그 반대로 추워지면 거리가 줄게 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골프광들은 밤새 볼을 따뜻하게 데워놓은 후 그 볼을 서너 홀마다 갈면서 겨울철 라운드를 하기도 한다.
한국 골퍼들이 겨울철 라운드에서도 거리 변화를 실감 못하는 이유는 지면이 얼어 볼이 튀기 때문일 것이다.
튀면서 굴러가는 거리가 많아 비거리 축소가 상쇄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춥지만 지면이 얼지 않았다면 거리는 분명 줄어들 것이다.
이 밖에 골퍼들이 5월이나 6월 들어 별 요인도 없는데 비거리가 증가한 것 같이 느끼는 것도 겨울에서 여름에 이르는 기온상승과 그에 따른 「자동적 거리변화」를 설명한다.
▤ 맞바람이면 다섯 배나 더 휜다
바람의 영향은 한층 심하다. 232야드를 내는 골퍼가 시속 48km의 아주 강한 맞바람을 받으면 비거리는 158야드로 42야드가 줄고, 전체거리도 162야드로 70야드가 줄어든다.
반면에 시속 48km의 뒷바람을 받으면 비거리는 23야드, 전체 거리는 36야드가 늘어난다.
시속 48km의 바람은 태풍 성격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가 보통 맞닥뜨릴 수 있는 시속 24km의 바람이더라도 맞바람이면 전체 거리가 24야드 줄고 뒷바람이면 23야드가 는다.
그러나 핵심은 거리가 아니라, 「볼이 휘는 정도」다.
시속 48km의 바람이 불 때 그것이 맞바람이면 뒷바람일 때에 비해 무려 다섯 배나 볼이 더 휜다고 한다.
맞바람이면 뒷바람일 때에 비해 무려 다섯 배나 볼이 더 휜다고 한다.
맞바람일 때 사이드 스핀이 훨씬 더 강해진다는 것으로, 훅 구질이건 슬라이스 구질이건 맞바람이면 볼이 심한 커브를 그린다.
이는 골퍼들 모두 공감하는 대목일 것이다.
결국 골프는 날씨에 다라 변하게 마련이다.
「어느 정도 변하느냐」는 이 글을 읽는 당신만이 알고 있다.
138.
* 1.2 - 1.4m 퍼팅이 스코어 좌우
문답형식을 통해 퍼팅의 세계를 알아본다. 이 자료는 미국 PGA 매뉴얼 북에서 추려낸 것이다.
-세계 정상급 프로라면 한 라운드에 몇 번이나 3퍼팅을 하는가?
『 2라운드에 한 번꼴로 한다. 』
-세계 정상급 프로는 한 라운드에 몇 번 2퍼트를 하는가?
『 11.6번이다. 나머지는 대개 원퍼트로 보면 된다. 』
-어떤 골퍼들은 『나는 절대 4퍼트는 안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그들의 경우 세번째 퍼트에서 항상 김미(기브)를 받기 때문이다.』
- 세계적 톱 프로들이 한 라운드에 31번 미만의 퍼트를 하면서도 스코어는 70타에 그친다. 그 이유는?
『18홀을 모두 파온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4홀에서 3온을 시키면 그만큼 1퍼트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평범한 코스에서 톱 프로들이 절반 이상 성공시킬 수 있는 거리는 얼마인가?
『약 2m 거리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여자 프로들 플레이에서 퍼팅이 차지하는 비율은?
『42%다.』
-세계 정상급 프로들이 메이저대회 같은 주요 대회에서 더 많은 퍼팅 실수를 하는 이유는?
『메이저급 대회는 그린 스피드가 몹시 빠르다. 바른 그린에서는 쇼트퍼트의 실수가 많아진다.』
-톱 프로들도 60cm 안쪽 거리의 퍼트를 실수하는 수가 있다. 그 이유는?
『부주의 때문이다.』
-스크래치 골퍼의 경우 90cm 거리의 퍼트가 1.8m거리보다 얼마나 더 쉬운가?
『통계적으로 90cm 거리에서 실수할 확률은 19%이고, 1.8m 거리에서는 54%이다.』
-같은 거리에서 핸디캡 18인 골퍼는 어떤가?
『90cm 거리에서 27%이고, 1.8m거리에서는 64%다.』
- 퍼팅에서 스코어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거리를 알려달라.
『1.2-2.4m 거리다. 왜냐하면 1m 이내 거리는 누구나 넣을 수 있는 능력범위 내 거리이고, 3m 이상 되는 거리는 누구나 실패할 수도 있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사이의 거리를 얼마나 성공시키느냐가 관건이다.』
-퍼팅도 바람의 영향을 받는가?
『물론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그 영향은 빠른 그린일수록 심하다. 특히 맞바람일 경우에는 컨택트를 아주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핸디캡 10 골퍼의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는 얼마나 되는가?
『32번이다.』
-대부분 골퍼들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이는 슬라이스 라인 퍼팅보다 그 반대인 훅라인 퍼팅을 더 쉽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골퍼들은 퍼터의 토(toe)쪽(바깥쪽, 끝쪽)으로 볼을 컨택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습관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꺾이는 퍼팅을 훨씬 편안하게 만든다.』
-내리막 퍼팅이 오르막 퍼팅보다 더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오르막 퍼팅 때 거리와 방향조절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내리막 퍼팅은 작은 흔들림이 엄청난 오차를 가져온다.』
139.
* 이븐파로의 접근
핸디캡이 6~10 사이인 골퍼 네 명이 모여앉아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A= 『엊그제 나는 14번홀까지 2언더파를 치고 있었어. 나머지 네 개 홀에서 파 둘에 보기 두 개만 해도 이븐파를 칠 수 있는 상황이지. 그런데도 난 그 네 개 홀에서 5오버파를 치며 베스트 스코어에 실패했어. 막바지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했는데도 역시 안 되더라구.』
B=『난 9홀 베스트 스코어가 34타인데, 18홀 이븐파는 아직 못 쳐봤어. 사실 아마추어가 정확히 18홀 이븐파를 치는 것은 평생의 성취 아닌가.』
C=『언젠가는 칠 수 있겠지. 그 날을 기다리는 거지 뭐.』 그런데 대화를 묵묵히 듣던
D가 「결정적인 발언」을 했다. 『자네들의 얘기는 역시 아마추어적이야. 자네들 수준으로 볼때 언젠가 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게 없어. 그러나 그런 생각은 영원히 못 칠 수도 있는 것과 통하지. 다리기는 뭘 기다리나. 흔히 「치고나서 보니 베스트 스코어더라」 식으로 말하는데, 그런 우연을 언제까지 기다리겠나. 그러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스스로 만들어본다는 의식이 긴요해. 이븐파를 목표로 구체적 전략을 짜서 시도하라는 뜻이지. 우리는 골프를 너무 신비하고도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간주하는 것 같아.』
D의 발언에 나머지 세 명도 공감했다. 그들은 곧 이븐파 골프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그들이 분석해낸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버디를 최소한 세개는 잡아야 한다. 「18홀 전부 파」는 비현실적이고 몇 개의 보기가 불가피한 만큼 버디 세 개가 필수적이다. 세 개의 버디는 3~6m 거리의 중거리 퍼팅을 집중 연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용감한 것보다는 슬기롭게 쳐야 한다. 예를 들어, 벙커 뒤의 핀 상황에서 핀을 직접 노리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다. 프로가 아닌 이상 벙커에서 파 잡는 확률은 극히 낮다. 따라서 핀에서 다소 떨어지더라도 벙커 등의 트러블을 피하는 전략이 좋다. 「짧은 어프로치를 붙이는 파」가 훨씬 확률이 높다.
- 이븐파는 한타 한타가 너무도 귀중하다. 그런데 첫 홀은 파보다 보기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라운드 전에 반드시 연습을 해두어 첫 홀부터 제 스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첫 홀 파가 가능하다.
- 라운드 전 해당 코스의 파3홀 거리를 분석해 그에 맞는 아이언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 거리를 연습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 해당 코스의 18홀 전체에 대해 구체적 공략도를 그려봐야 한다. 예를 들어, 파5홀에서 드라이버 샷이 잘 맞았을 때와 부실하게 맞았을 때를 나누어 가정해 세컨드 샷을 각각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매홀 목표는 파이기 때문에 잘 맞았을 때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하는 프로그램이 더 현명할 것이다.
140.
누가 언더파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어느 아마추어 골퍼는 바로 나 자신이다.
* 베스트 스코어가 얼마지요?
언젠가 회사의 한 회식자리에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김 부장은 베스트 스코어가 얼마지요?』
나는 74타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74타는 아주 오래 전에 기록한 후 참 여러 번 쳤었다. 질문의 속뜻은 『당신 정도 되면 언더파를 식은죽 먹기식으로 쳐야 되지 않는가?』였다.
그 동안 베스트 스코어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74타면 어떠냐」라는 의식과 함께 평생을 치는 게 골프인데, 한두 번의 베스트 스코어로 그 골퍼의 전부를 판단하는 건 잘못이라는 개념도 있었다. 더 중요한 건 스코어는 언젠가 얼마든지 갱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독자들에게는 이 말이 아주 생경하게 들릴지 모른다. 골프란 절대 뜻대로 되는 게 아니고, 어떤 스코어를 기록하겠다고 해서 기록할 수 있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프는 사실 그리 특출난 운동이 아니다. 골프 역시 인간이 치는 것이고, 인간의 능력은 마음 먹기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난다. 웃기는 얘기 같지만 난 골프에서 크게 실패한 적이 없다. 5m건10m 퍼팅이건 간에, 죽어도 이 퍼팅을 넣겠다고 마음을 다져 먹으면 그 볼은 거의 들어갔다는 게 내 기억이다. 물론 안 들어간 적도 흔했지만, 넣겠다고 특별히 마음 먹었을 때 들어간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것만을 「기억하고」있을 것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해인가 드라이버 샷이 고장나 무척 고생한 적이 있다. 남들보다 30야드는 덜 나가고 볼도 이리저리 휘어 다녔다. 솔직히 난 연습장에도 별로 안 가고 레슨을 받은 적도 거의 없다. 1988년 캐나다 연수 때 몇 달 간 골프채를 잡아본 후 돌아와서는 막바로 필드를 헤맸다. 한 3년쯤 지난 후 우연한 기회에 비디오로 내 폼을 보니 완전히 개폼이었다. 충격을 받은 나는 고치려고 몇 번 시도도 했지만 늘 그렇듯 원위치했다.
그러나 폼 역시 언젠가는 바로잡아지리라 생각한다. 불가능한 것 같지만 골프 역시 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면 그 방향으로 흐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고장난 드라이버 샷도 그렇게 고쳤다. 그 해 겨울 나는 머리 속으로 스윙을 정리했다. 문제점은 별거 아니지 않는가. 볼을 때리거나 궤도가 잘못되니 볼이 안 나가는 것. 따라서 머리 속으로 느긋하게 치는 스윙, 궤도가 올바른 스윙을 항상 그리며 일상생활을 했다. 그리고 이듬해 봄, 필드에 나가자 드라이버 샷은 언제 그랬는가 싶게 길고 곧은 샷으로 변해 있었다.
* 내 발전이 칼럼의 발전이다.
신문 칼럼의 내용 중에는 사실 내 고민의 산물이 많다. 내 스스로 느낀 문제점이 수많은 골퍼들의 문제점이었고, 그 과정의 애로가 예로 등장했다. 만약 내 골프가 순탄했다면 칼럼 내용도 상당히 무미건조해졌을 것이다. 내가 경험했기 때문에 연습의 중요성이나 레슨의 중요성을 더 강조해서 표현한 것도 있다.
칼럼의 내용은 사실 내 골프의 향상에 비례해 그 수준이 높아졌을 것이다. 이 측면 역시 의견이 다양했다. 어떤 독자는 최근 『전엔 상당히 와닿는 내용이 많았지만, 요즘은 성취불가능의 경지가 자주 거론된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입문자나 보기 플레이어 처지에서 70대 골프의 내용은 꽤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에는 몰락도 있지만 믿지 못할 성공도 분명 존재한다. 또 보기 플레이어에게는 80대 골프를 얘기해주고, 80대 골퍼에겐 70대 골프를 얘기해주는 게 바른 방향이라고 난 믿는다. 이는 몇년 전 펴낸 <<골프 친구들>>에서도 밝혔지만, 같은 내용의 강조보다는 분석할 수 있는 절대치의 숫자를 늘리는 게 글 쓰는 사람의 원칙이라는 소신이다. 독자들의 수준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음을 전제로 칼럼도 변해야 한다는 것.
어쨌든 난 아까의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다면 언더파를 치자. 요즘 흐름이 좋은데 뭐 올해 안에 갱신해 보지.」
건방진 것 같지만 긍정적인 건 항상 좋은 법이다. 이미 말했듯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실제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뭔가 성취되면 그건 우연인데, 적어도 언더파 스코어는 절대 우연으로 나타날 수 없다. 우연인 것 같지만 실은 그만큼의 이유가 항상 있는 것이다. 난 그런 흐름을 느끼고 있었다.
아마추어 골퍼들 중 클럽 챔피언 수준의 골퍼들은, 대회가 아닌 캐주얼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같은 골프는 그 세계 골퍼들끼리만 주고받는 극소수 골프다. 그들은 실제 인생의 한 부분을 몽땅 골프에 바친 사람들이다.
핵심은 거기에 있다. 아무리 인생의 일부를 골프에 바쳤어도 각론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프로들이 5언더파를 쳤다고 하면, 듣는 사람은 『그래 잘 쳤구나』하고 끝낸다. 그러나 그 과정을 생각해보자. 그 과정에는 1M 퍼팅을 넣기 위해 입술이 바싹바싹 말랐을 테고 러프의 볼을 찾으며 가슴 졸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나하나의 과정을 감안하면 이븐파나 언더파는 여간한 성취가 아니다.
* 보기는 불가피하다
내가 언더파를 친 것은 회식 자리에서 스코어에 대한 얘기가 나온 지 두 달 정도가 흐른 후였다.
사람들은 언뜻 『다 파를 잡고 버디 하나면 언더파가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프로의 세계다. 아마추어 골프에서는 보기가 절대적으로 불가피하다. 그 보기들을 상쇄시키리면 버디가 최소한 서너 개 이상은 나와야 한다.
남부CC에서의 그 날 라운드에서 난 전반을 35타로 마쳤다. 버디 2개에 보기 1개였다. 그러한 9홀 스코어는 별 감흥이 없다. 34타를 친 적도 여러 번 있었고, 또 골프는 18홀 안에 모든 변수가 있음을 너무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10번 홀에서는 1.5m 퍼팅이 빠지며 보기를 했다. 그런데 13번 홀에서 예기치 않은 경사가 났다. 약 8m 거리의 버디가 덜컥 떨어진 것이다. 그 이전의 버디들은 다 버디를 노릴 만한3m 안쪽 거리였다. 되려니까 14번홀에서는 9번 아이언 샷이 홀 1m에 붙었다. 파4인 14번 홀은 그 골프장에서 자주 버디를 잡던 홀. 퍼팅은 오르막이었고 그걸 넣으니까 중간합계 2언더파가 됐다.
* 우연은 용납 못 한다.
스토리는 여기서부터다. 그늘집에서 드디어 동반자들로부터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골퍼의 언더파는 말이 쉽지 실제로는 대단한 성취다. 오늘 한번 도전해 보게나.』
이 얘기는 『끝나 보니 언더파더라』는 용납 못 한다는 뜻이다. 언더파의 압박감을 갖고 내 스스로의 능력으로 달성하라는 뜻이었다. 내 골프 친구들의 마음을 내가 모를 리 없다. 그들은 당당함을 원했고 이왕 하려거든 떳떳이 중압감을 이겨내라는 메시지였다.
15번홀부터 18번홀까지의 4개 홀은 우리가 「아멘 코너」라고 부르는 곳이다. 15번홀은 언제나 어려운 파3홀이고, 특히 오른쪽 OB의 16번홀은 실질적으로 핸디캡 1번홀로 봐야 하는 곳. 드라이버 샷을 길게 뽑는다고 뽑아도 150~160m가 남고 그것도 상당한 오르막 샷을 해야 하는 곳이다. 또 파5로 레귤러 티 거리가 543m인 17번홀은 세 번의 샷을 하나도 실수 없이 쳐야 파온이 되는 구조이자 거리였다.
파3인 15번홀에서 난 보기를 했다. 티샷은 그린 못 미쳐 러프에 빠졌고 거기에서의 10m 어프로치는 홀에서 2m 짧았다. 근본 원인은 클럽 선택 잘못. 5번을 쳐야 했는데 그 날 감이 좋아 6번을 친 게 화근이었다. 사실 그건 압박감의 시작이었다. 볼이 덜 맞은 건 추위를 타기 시작한것이고, 라이가 안 좋았지만 그 쇼트 어프로치를 붙이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m 파 퍼팅 미스도 여전한 추위를 의미했다.
그 홀에서 보기를 하며 난 『아직도 이 모양이냐』며 자신에게 화가 났다. 16번홀부터는 샷을 지르기로 작정했다. 정리된 생각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잠재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파로 막으려 하면 보기다. 지금부터는 더 공격적으로 치자. 파로 막으려다가 무너지면 후회가 생기지만 공격하다가 보기를 하면 적어도 아쉬움은 없다.』
나는 16번홀에서 오르막을 감안한 165m를 계산하고 5번 우드로 세컨드샷을 갈겼다. 롱 아이언이 미스가 되면 거리나 방향 둘 중 하나가 크게 틀어지지만 우드 미스 샷은 그래도 그린 주변에는 머물 것이란 생각이었다. 볼은 역시 그린을 1m가량 지나쳤다. 그리고 거기에서의 세번째샷은 홀을 2m 지났다. 그런데 그 2m 파퍼팅이 홀에 떨어졌다. 두번째와 세번째 샷 모두 홀을 지난건 「과감히 쳤다」는 징조였고, 그런 흐름이 파 퍼팅 성공으로 연결됐을 것이다.
* 50cm의 압박감
17번홀은 무난히 파온에 성공했다. 그리고 6m 버디 퍼팅은 홀을 50cm 지났다. 그 50cm는 평상시라면 늘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퍼팅」이었지만, 그 날만은 상당한 압박감을 주었다. 친구들 모두 묵묵히 바라보는 가운데 볼은 헤드 페이스를 떠났다. 그 순간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위기상황 퍼팅의 속성은 당기는 것인데 나도 그런 생각이 든 것.
난 그 퍼트를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친구인 C가 말했다. 『그 퍼트 참 절묘하게 들어가더군. 빠지는 줄 알았는데 홀을 4분의 3 바퀴 돈 후 옆으로 떨어졌어. 그게 들어가는 순간 난 자네의 언더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
그런 쇼트 퍼트는 사실 1mm 오차로 인해 빠질 수 있다. 그 퍼팅이 들어간 건 50cm지만 머리를 끝까지 처박고 있었기 때문이다.
골프를 골프답게 치자는 친구들의 존재는 정말 중요하다. 기록은 찜찜한 부분이 없어야 하는데, 기록상의 찜찜함은 동반자들이 먼저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 날 라운드는 물론이고 내 주위에 그런「이지 골프」스타일이 없는 건 좋은 일이다.
파4의 18번홀은 별 어려움 없이 파를 잡았다. 슬라이스 라인으로 돌아 들어가는 내리막 4m 퍼팅이었지만 거리가 짧았기 때문에 붙였고, 마지막 30cm 파 퍼팅은 빠질 확률이 없었다.
* 파 3홀이 언더파 만들어
그 날 내용은 버디 4개에 보기 3개였다. 복기를 해보니 역시 원인이었었다. 흔히 파5홀을 버디 홀이라고 하지만, 실제 아마추어 골프는 파5홀 버디가 생각만큼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 날의 언더파는 파3홀 덕분이었다. 4개의 파3홀에서 난 1언더파를 쳤다. 버디 2개애에 파 1개, 보기 1개였다. 가장 보기를 범하기 쉬운 파3홀에서 언더파를 친 것이 결국은 라운드 전체의 언더파가 된 셈이다.
파5홀은 다 파였고 10개 파4홀도 버디 2개, 파 6개, 보기 2개로 파플레이였다.
우연히도 파온은 리치오의 법칙과 똑 같은 12번이었다. 그러나 파온이 안 된 홀도 대개는 다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였다. 그린 미스를 한 6개 홀에서 보기가 3개 나온 것인데, 나중에 생각하니 그 3개의 보기도 실은 다 파가 가능했던 15m 이내의 짧은 어프로치였다. 욕심은 끝이 없지만 보기 3개는 분명「완벽한 것 같지만 절대 완벽할 수 없는 골프」를 증명했다.
내가 이 스토리를 쓰는 것은 골프 친구들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그 날 동반자 중에는 내가 항상 즐겁게 라운드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 친구들에 대한 크레디트가 그 날 내 골프에 대한 크레디트를 서로 증명했다고 봐야 한다.
그들은 항상 골프를 골프답게 치려고 노력한다. 한번 말한 것은 지키고 절대 찝찝한 것은 싫어한다.「스코어에 관한한 그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이다. 스코어는 다 마음 속에 있는데 조금이라도 떳떳지 못한 스코어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개념. 그들은 진정 깨끗한 골프를 좋아하고 진정 골프를 사랑하는 골프광들이다. 그들은 서로의 스윙과 멘탈게임을 토론한다.
골프인생은 그런 친구들이 서너 명만 있으면 행복한데 내 주위에 두 팀은 있다. 그들과의 골프에선 한 친구가 뛰쳐나갈 때 다른 친구들도 이를 악물고 동반 발전하는 게 너무 좋다. 우리들은 평생에 걸쳐 순수하게 축하하고 축하받는 그런 경쟁을 계속할 것이다. 골프의 참다운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내 골프친구들에게 바친다.
121.
티샷, 세컨드 샷, 서드 샷 코스
미국 PGA 매뉴얼 북에서는 골프 코스를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티샷 코스와 세컨드 샷 코스, 그리고 서드 샷 코스가 그것이다.
티샷 코스는, 티샷이 극히 까다로운 코스를 뜻한다.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티샷 성패가 스코어의 관건이 되는 코스로서, 거리도 길고 페어웨이도 까다로운 코스를 의미한다.
거리고 따지면 레이크사이드 남코스를 예로 들 수 있고, 은화삼CC도 지형상의 까다로움으로 인해 티샷 코스로 손꼽을 수 있다.
세컨드 샷 코스는 어프로치 샷(그린을 향한 샷)이 스코어를 좌우하는 코스다.
그린 크기도 작고 주변에 벙커나 연못 등의 장애물이 많아 파온 시키기가 아주 힘겨운 코스로 보면 된다.
안양 베네스트CC를 세컨드 샷 코스로 분류할 수 있다.
서드 샷 코스는 퍼팅이 유독 어려운 코스다.
그린의 굴곡이 아주 심하고 스피드도 빨라 퍼팅을 잘 하느냐 여부가 라운드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코스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태영CC를 꼽을 수 있고, 외국에서는 마스터즈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GC가 대표적이다.
일반 골퍼들도 코스의 성격을 미리 생각하고 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이나 라운드가 예정된 골프장의 성격을 파악해 연습의 중점으로 삼거나 최소한 마음가짐이라도 미리 정리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알고 대비하는 골퍼가 모르고 치는 골퍼보다 훨씬 유리할 것은 당연한 이치다.
먼 곳이 좋다.
골프 깨나 치는 사람들은 사실 거리에 그리 구애 받지 않는다.
그들도 장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남보다 덜 나갔다고 해서 기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그들은 덜 나간 거리를 무기로 삼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골프의 역전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드라이버 샷이 200m 나갔고, 자신의 샷이 190m 나갔을 때 세컨드 샷은 190m 골퍼가 먼저 한다.
그런데 190m 골퍼의 샷이 멋지게 온 그린되면 상황은 대번에 역전된다.
그 때의 부담은 오히려 200m 골퍼에게 더 크다.
가까운 만큼 더 핀에 붙여야 하는데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퍼팅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3m와 4m 버디 기회에서는 오히려 ‘4m골퍼’가 더 좋아한다.
4m가 들어가면 상대방이 3m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1m 버디 기회를 무산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5m 퍼팅을 넣는 것뿐이라는 사실도 그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속성에도 함정은 있다.
거리 차이도 어느 정도 나는 데 그쳐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거리 차이가 30m 이상 난다면 무려 3클럽 이상 긴 클럽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역전 샷이 힘겹고 심리적 위축도 생긴다.
하여튼 어지간한 거리 차라면 ‘핀에서 더 먼 쪽도 즐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걸 알면 골프가 훨씬 더 재미있다.
122.
제 60회 US오픈 최종일인 1960년 6월 18일 미국 덴버 시의 체리힐 GC(파71).
파머는 이 날 골프라이터인 댄 젠킨스, 보브 드럼 등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파머가 말했다.
"첫 홀에서 원온을 시켜 이글이나 버디를 잡으면 난 65타를 칠 수 있을거야. 65타라면 4라운드 합계가 280타. 그 정도면 언제나 우승할 수 있는 스코어 아닌가."
참석자들은 모두 부정적이었고 일부는 웃었다.
"호건이라면 65타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꿈 깨. 자넨 현재 너무 뒤져 있어."
파머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파머는 3라운드까지 2오버파 215타(72,71,72)로 선두 마이크 소첵에 무려 7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오후 1시 42분의 티오프를 위해 식당문을 걸어나가는 파머에게 누군가가 "덤비면 무너진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자, 나가서 7,8개의 버디를 잡고 그러면서 78타를 치게"
체리힐의 첫 홀은 346야드의 파4홀이었다.
파머는 그의 기질대로 3일 내내 드라이버로 원 온을 노렸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이 날만큼은 파머가 드디어 원 온에 성공했고 6m 거리에서 2퍼트 끝에 버디를 잡았다.
그 다음부터는 "파머의 US오픈 전설"이 만들어졌다.
파머는 첫 홀을 포함해 4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7번홀까지 여섯개의 버디를 낚아챘다.
파3홀인 233야드의 8번홀 보기는 파5홀인 588야드의 11번홀 버디로 상쇄했다.
결국 파머는 그의 장담대로 이 날 6언더파 65타를 정확히 쳤고, 예언대로 4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이 스코어는 당시 아마추어였던 2위 니클로스보다 2타 앞선 것이었다.
이 같은 파머의 정신자세에서 몇 가지 분석이 나올 수 있다.
파머는 장담을 했다.
장담은 자신감이 관건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장담이 가능하다.
교훈은 바로 거기에 있다.
"표출하는" 자신감과 "혹시 안 될 것"을 우려하는 자신감은 출발부터 다르다.
안 되는 경우를 우려하는 태도는 진실한 자신감이 아니다.
파머는 공개적인 장담을 통해 스스로에게 집중의 에너지를 불어 넣은 격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은 자신감과 무모함을 구분해야 한다.
파머가 346야드의 첫 홀에서 계속 원 온을 고집한 이유는, 그가 그만한 거리를 날릴 기본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본능력조차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친다"며 휘두르면 그것은 무모함이다.
이와 같은 차이는 골프의 모든 샷에 두루 통용된다.
123.
다음은 당신이 어떤 대회에서든 우승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처절한 승부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골퍼들은 사실 승부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1996년 US오픈 최종 홀에서 데이비스 러브3세가 60cm 퍼팅에 실패하자 골프들은 말했다.
"아니, 세계적 프로들이 어떻게 그런 퍼팅을 하나!"
그러나 당사자가 되어보면 그들은 이해한다.
우승이냐, 아니냐의 상황이 닥치면 도대체 스윙이 이뤄지지 않으며 퍼팅할 때 볼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골프를 모를 리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 정신차려 치자"고 다짐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우승경쟁을 하게 되면 그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떨면 상대방은 더 떨고 있다.
같이 긴장할 때 이기는 사람은 골프 승부의 그 같은 속성을 이미 이해하고 있는 골퍼다.
그 골퍼는 최종 순간 보기는 하지만, 모르는 골퍼는 더블 보기를 하는 게 아마추어 대회다.
경쟁자의 주된 단어는 "집중"과 "과감"이다.
다음이 집중의 예다.
18번홀에서 A씨의 드라이버 샷은 크게 휘며 러프로 떨어졌다.
A씨는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이고 그린까지의 거리는 220야드나 됐다.
A씨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여기에서 내 생애 최고의 3번 우드샷을 날리자."
A씨는 파 또는 퍼디를 잡아 동타를 이루는 게 유일한 경쟁방법이었다.
그러나 그 상황에 생애 최고의 스푼 샷이란 구절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다짐을 할 수 있는 게 "집중"이다.
그냥 최선을 다해 치는 샷과 생애 최고의 샷은 품질이 다르다.
A씨의 스푼 샷은 핀을 향해 날아가고, 느긋했던 경쟁자는 대번에 숨이 막힌다.
"과감"에는 두 종류가 있다.
350야드에 급격한 내리막인 파4홀이 있다.
거리가 짧으니만큼 양 옆은 모두 OB다.
티샷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의 선택은 두 가지인데 모두 "과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첫째는 클럽을 과감히 선택해야 한다.
3번이나 4번 우드로 티샷하는 것은 절대 과감한 변경이 아니다.
드라이버를 안 치려면 차라리 미들 아이언까지 대폭 내려 잡는 것이 과감한 클럽 선택이고 그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언을 잡는다고 미스 샷이 안 나느냐"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들거나 절실히 버디가 요구될 때, 그리고 워낙 드라이버 티샷에 익숙한 골퍼는 더욱 과감한 드라이버 스윙이 나을지 모른다.
여기에서의 함정은 "드라이버로 살살 치자"다.
제 스윙을 안 해주면 볼이 휘는 게 아마추어 골프다.
드라이버로 치겠다고 결심했으면 더 시원스럽게 스윙해야 볼이 곧바로 뻗는다.
클럽을 바꿔 "달래는 골프"도 과감해야 하고, "위기를 거꾸로 극복하는 골프"도 과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상의 논리는 우승경쟁뿐만 아니라 평상시 골프에도 부합된다.
일단 첫 홀 티샷을 하면 거기에서부터는 기술이 아니라 "매니지먼트"다.
124.
80대 스코어는 연습 없이도 가능하다.
객관적인 실력이 보기 플레이 정도라도 마음만 다스리면 얼마든지 80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70대 스코어에는 사소한 실수가 없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항상 일관성 있는 샷을 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싱글 핸디캡 골퍼들은 꾸준히 연습하는 사람으로 봐야 한다.
1주일에 두세 번이라도 그들은 정기적으로 연습장을 찾는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생겼다.
연습 안 하기로 유명한 A씨가 어느 날 갑자기 급변한 모습으로 필드에 등장한 것이다.
우선 구질이 종전의 페이드성에서 드로 구질로 바뀌었고, 샷 자체도 연습벌레인 그의 친구들만큼 견고해졌다. 친구들이 "칼 좀 갈았느냐?"고 물어도 대답은 예전과 같았다.
"연습장 가는 체질이 아니잖아."
실제 그가 남몰래 연습장에 드나든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자꾸 캐묻자 그가 말했다.
"연습장엔 안 갔지만 연습은 좀 한 셈이야."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100% 머릿속으로만 연습했어. 자네들이나 나나 골프 이론은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는 축에 속하지. 그런데 지난 1년 간의 내 골프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미 알고 있는 스윙 원리를 실제로는 거의 응용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네. 장타가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실제는 힘들여 쳤고, 인사이드-아웃의 궤도원리를 알면서도 실제 스윙은 아주 달랐지. 따라서 나는 아는 것만 제대로 써먹자고 생각했어. 그런데 필드에 나가 그런 생각을 하면 다시 "역시나"가 될 공산이 큰 것 아닌가. 그래서 난 평소에 주안점들을 계속 머릿속에 입력시켰지.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바람직한 형태의 골프스윙을 한 것이야. 일을 하거나 밥을 먹으면서도 스윙 생각이 나면 "나의 교정된 스윙"을 마음 속으로 외웠어. 마침 겨울이라 라운드도 뜸했기 때문에 몇 주 동안 집중적으로 자기 최면을 걸었다거나 할까. 그같은 연습 스윙 덕분에 실제 필드에서도 변한 것 같아."
A씨의 설명은 생각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적어도 A씨의 사례는 연습장에 나가 "잘못된 스윙"만큼은 프로들의 스윙과 같을 것이다.
올바른 스윙을 일상생활에서 틈나는 대로 반복해 머릿속에 그 스윙이 굳어지면 실제 스윙에서도 효력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다운스윙에서의 클럽 샤프트 및 헤드는 몸 뒤쪽을 바라보는 방향이 되어 볼에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궤도가 인-아웃이 된다.
따라서 그 이미지를 계속 머릿속으로 상상하면 실제 스윙에서도 그 생각만이 스윙을 지배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응용이 이루어진다.
연습장에 안 가는 골퍼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차별화 방법이다.
거기에 덧붙여 방 안에서 하루 한두 번이라도 샌드웨지를 들고 "모션"을 잡아보면 금상첨화이리라.
125.
승부에 강한 골프란 어떤 스타일의 골프일까?
* 예1
어느 파3홀에서 네 명 중 세 명이 온 그린을 시켰다.
온 그린을 못 시킨 A씨의 볼은 핀에서 15m 가량 떨어졌다.
모두는, 세 명은 파고 A씨는 보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골프는 알 수 없는 법이다.
A씨는 그 15m 칩샷을 그대로 홀인시킨다. 버디였다.
그러자 세 명 중 두 명이 3퍼트를 하며 오히려 보기를 한다.
* 예2
B씨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컨드 샷도 그린 주변 벙커로 연결됐다.
두 번 다 미스 샷인데다가, 세번째로 친 벙커 탈출 샷도 "홈런"이 되며 그린을 지나친다.
그러나 B씨는 네번째 내리막 피치 샷을 핀에 붙여버린다.
많이 친 것 같지만 스코어는 보기다.
동반자들로서는 이 때만큼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과정으로 봐서는 더블 보기 정도는 해아 하는데, 아무 손실도 아닌 보기로 막으니 할 말이 없다.
* 예3
C씨는 그 날 따라 퍼팅이 부진했다.
파온을 시키면 3퍼팅이고, 붙이면 쇼트 퍼트인 것을 놓쳐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그러다가 게임 종반 C씨는 10m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을 떨어뜨린다.
배팅이 커진 그 홀의 버디로 C씨는 단번에 승자가 된다.
* 결론
A씨는 남의 버디를 차단하는 쇼트 게임을 의미하고, B씨는 남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쇼트게임,
그리고 C씨는 결정적 순간의 한 방을 설명한다.
이러한 예의 핵심은 "쇼트 게임이야말로 승부의 전부다"라는 것이다.
하비 페닉도 말하지 않았는가.
"쇼트 게임이 좋으면 프로와도 대적할 수 있지만, 쇼트 게임이 부실하면 누구와 겨뤄도 백전백패"라고..
여기서 골퍼들은 묻는다.
"결정적 순간 한 방? 그거 좋지.
그러나 모두가 알지 않는가.
꼭 넣고 싶을 때 볼은 비껴가고 잘 치고 싶은 때일수록 미스 샷이 나는 것을.."
이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평균성"이다.
핸디캡이 같더라도 그린 주변 칩샷을 그대로 넣는 확률은 골퍼에 따라 다르다.
같은 핸디캡 10이라도 A씨가 두 라운드에 한 번꼴로 칩샷을 넣는 반면에, B씨는 그러한 평균성이 전혀 없는 스타일이다.
롱 퍼트를 홀인시키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전혀 예측하기 힘든 골퍼가 있다.
승부에 강한 골퍼는 바로 그 평균성을 "자기 것"으로 만든 골퍼다.
그들은 아무리 게임이 부진하더라도 평균적 확률을 믿기 때문에 때를 기다릴 줄 안다.
"18홀 안에 핸디캡이 있으니 반드시 한 방이 터진다"고그런 마음이 부진 속에서도 제대로 된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18홀 플레이 중 어느 때건 한두 번은 집중이 이뤄지며 칩샷이나 긴 퍼트가 떨어진다.
그들은 기본 태도가 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칩샷을 할 때 "붙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넣어버리겠다"이고, 롱퍼트도 "3퍼트만 피하자"가 아니라"떨어뜨리자"다.
평균성은 바로 이 같은 기본태도 차이를 의미하며, 그 차이가 실제 승부를 결정짓는다.
"홀인을 노리고 쳤는데, 들어가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러한 농담을 하는 골퍼가 진정 강한 골퍼다.
126.
미스 샷과 템포 변화
아마추어들은 한 순간에 스윙이 흐트러진다.
3퍼트를 했다거나 트리플 보기를 한 다음 등 심리적 흔들림이 생기면 갑자기 샷의 일관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같은 미스 샷 출현은 스윙의 궤도나 동작 등 스윙 자체의 잘못보다는 ‘스윙 빠르기’의 변동에 기인한다.
자신의 라운드를 찬찬히 돌아보자.
그러면 실수한 직후의 샷이나 게임 종반 들어 스코어에 급급할 때 ‘스윙 템포에 변화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올 것이다.
템포의 변화는 주로 ‘더 빨라지는 스윙’을 의미한다.
스코어를 더 잘 내고 싶을수록, 그리고 트리플 보기 등을 한 후 그 스코어를 만회하고 싶을 때 골퍼들의 걸음은 빨라지고 연습 스윙조차 급하게 변한다.
그 경우 스윙도 보통 때의 템포보다 훨씬 더 빨라진다.
스윙이 빨라지면 당연히 헤드와 볼의 접촉은 부실해진다.
빠른 스윙은 급한 마음을 의미하고, 이것은 백스윙 완료 이전에 다운스윙에 들어가게 만든다.
백스윙을 다 하지도 않고 다운 스윙에 들어가면 원천적으로 굿 샷이 나오기 힘들다.
빠른 스윙 외에도 힘이 들어간 스윙을 만들고 만다.
프로들과 아마추어의 차이는 ‘템포 유지의 차이’다.
프로들의 미스 샷이 적은 이유는 자신의 스윙 템포를 라운드 내내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마추어들이 뒤땅치기나 토핑 등의 실수가 잦은 것은 ‘빨라진 스윙’이 그 이유다.
라운드 중 스윙 궤도가 갑자기 어긋날 리는 없는 법이므로, 당초의 느긋한 스윙 템포만 유지하면 당신이 바로 우승자다.
치명적 코멘트
그저 지나가듯 던지는 한 마디로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 있는 코멘트가 하나 있다.
최근의 일이다.
2번 홀에서 진행이 밀려 기다리고 있는데, 내 퍼터를 본 친구가 말했다.
“이거, 그립을 바꾼 모양인데, 헤드가 아주 약간 닫혀져 있군.”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도 거든다.
“음, 2° 정도 돌아가 있군. 그래서 첫 홀 퍼트가 왼쪽으로 빠졌구나.”
장난은 계속된다.
나머지 한 명도 빠질 리가 없다.
“괜찮은데 뭘 그래. 첫 홀 퍼팅은 스트로크가 잘못된 거야.”
이 상황에서 자신의 퍼터를 살펴보지 않는 골퍼는 없다.
살펴보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
평소 퍼터만큼은 두툼한 그립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립을 교체한 것인데, 교체 직후에도 여러 번 확인했으니 크게 어긋날 리는 만무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
더욱이 바로 그 2번 홀에서 1.5m 거리의 훅 라인 퍼팅이 홀을 스치자, 나는 오늘 게임이 무척 어려워질 것임을 직감했다. 결국 그 후에도 4홀 정도 더 퍼팅을 헤멘 끝에 평정을 되찾았다.
쇼트 퍼팅은 느낌의 영역이다.
평소 남의 말에 영향을 별로 안 받는다고 생각해왔지만 그 날만큼은 내가 보기좋게 당한 꼴이었다.
그립의 정상 여부에 관계없이 나는 퍼터에 관한 코멘트만큼은 그 영향이 실로 지대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감각을 되찾은 것은 망각 때문이다.
홀이 거듭되면서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2번홀 해프닝을 잊은 것이다.
어쨌든 엷은 귀는 언제나 문제다
127.
골프는 인내심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일까?
다음 몇 가지 예가 골프의 인내심을 설명한다.
-스윙을 참아야 한다.
A씨가 라운드 시작 전에 결심했다.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차근차근 치자."
A씨는 의도대로 무리하지 않으며 자신의 핸디캡보다 좋은 스코어를 꾸려나갔다.
그러다가 후반 들어 어느 홀에선가 악마의 속삭임이 들렸다.
"보아하니 컨디션이 좋다. 동반자들이 묵사발이 나고 있군. 자, 여기가 파5홀이니까 드라이버 샷을 한번 질러보는 게 어떨까? 위험한 장사가 많이 남는 법 아닌가"
힘주어 때린 A씨의 드라이버 샷은 얼토당토 않게 휘며 굴렀다.
결국 그 홀 스코어는 트리플 보기였다.
A씨의 드라이버 샷은 그 후에도 계속 휘었다.
A씨의 몰락은 실망감에 기인한다.
스윙을 잘 다스려왔고 스윙에 자심감을 갖기 시작한 A씨는 한번 멋지게 날리자며 의욕을 갖고 시도한 샷이 잘못되자, 한 순간에 "역시 내 스윙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실망감의 회복은 다음 홀에서 굿 샷을 날리는 것인데, 다시 완벽하게 친다는 의식이 연속 미스 샷을 만든다.
만약 A씨가 잘 다스려왔던 대로 "능력 범위 안에서의 스윙"을 계속했다면 그것이 인내심이다.
- 스코어를 참아야 한다.
핸디캡 12인 B씨가 어느 날 전반에 48타를 쳤다.
짧은 퍼팅은 줄곧 홀을 핥으며 3퍼트였고. 어프로치도 거리감이 전혀 없이 막막했다.
후반을 시작하며 B씨는 생각했다.
"후반엔 39타나 최소 40 쳐야 체면을 유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오늘은 파가 하늘같이 보이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내 자신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내 골프의 하나라고 인정해주자.
후반에 내가 나를 얼마나 잘 다스리는가나 한번 볼까."
B씨는 유감스럽게도 후반 첫 홀에서 더블 보기를 했다.
객관적으로 보건대, B씨는 회복불능의 흐름에 빠진 셈이다.
그러나 B씨는 후반을 40타로 막으며 결코 90을 넘지 않았다.
B씨는 10번홀의 더블 보기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내 핸디캡의 실력이 나오겠지 하며 더 참기로 했다.
B씨는 11번홀에서 활금 같은 보기를 했고, 그 다음 홀에 드디어 파가 나오자 웬지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B씨의 경우가 스코어에 대한 인내심의 승리다.
-동반자를 참아야 한다.
동반자가 잘 치면 자신이 무너지고, 내가 잘 치면 동반자가 무너진다.
보통은 그렇다.
그러나 참고 견딜 줄 알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어느 날 C씨는 자신의 핸디캡을 치고 있는데도 동반자들이 그 날 따라 펄펄 날았다.
그러면 C씨는 "스폰서"가 돼야 정상이다.
그러나 C씨는 마음을 달랬다.
"열심히들 쳐봐. 골프장 안에 핸디캡이 있으니 잘 쳐야 얼마나 잘 치겠는가.
절로 간다.
"연습장으로 갈 것인가, 절[寺]로 갈 것인가."
이는 Y씨의 테마다.
Y씨는 나무랄 데 없는 스윙의 소유자였다.
레슨 프로들이 "그만 하면 됐다"고 칭찬할 정도로 보기 좋은 스윙이었고, 연습장에서 목표물을 지적하면 대개 그 근처에 볼이 떨어질 만큼 샷 자체도 훌륭했다.
그러나 그 실력은 "연습장 안에서만의 일"이었다.
실제 라운드에서는 보기 플레이에 급급했다.
스윙은 싱글 핸디캡이지만 스코어는 90+ 알파였다.
간혹 80대 스코어도 내기는 했으나, 그 때는 친선 게임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그는 라운드마다 "더 연습을 해야 하나, 아니면 절로 가서 수양을 더 해야 하나"를 되뇔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90을 넘을 것 같지 않은 스윙인데 스코어는 엉망이니, 그 원인은 "심리"에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버디보다 귀한 보기
라운드 후 곧고 바른 구질에 어마어마한 장타를 내는 A씨에게 동반자들이 "스윙 개념"을 물었다.
대답의 골자는 "로봇스윙"이었다.
"나는 사실 레슨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미국 유학시절 TV에서 골프 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의 스윙 모습을 본받으려고만 애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로봇이 스윙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됐다.
볼을 테스트하는 기계였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나는 "골프 스윙은 저 로봇이 최고"란 생각이 들었다.
로봇은 몸 전체가 볼트로 고정된 채 팔만 "따따따따" 올리며 천천히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은 "착"하고 내려오며 볼을 쳤다. 치고 난 후 그 팔은 "휙" 하고 뒤쪽으로 넘어갔다.
물론 로봇이 친 볼은 항상 곧고 길게 나갔다.
나는 그 때부터 스윙할 때마다 로봇을 떠올린다.
로봇마냥 중심은 잡아두고 어깨만 완전히 돌리고, 백스윙은 천천히 하며, 다운스윙은 크게 뒤로 넘어가도록 치는 것이다. 로봇과 같이 하체의 움직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까 헤드 업 같은 인간적 실수가 없는 한 볼은 곧게 뻗어나갔다."
A씨의 얘기는 로봇이 등장해 신선하지만 원리는 새로운 게 없다.
중심축이 고정되니 구질이 바른 것이고, 어깨 턴을 완전히 해주니 장타가 나는 것이다.
경직되지만 않는다면 로봇 연상방법도 괜찮을 듯하다.
한편 스코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에 대해 B씨가 말했다.
"버디보다 귀한 보기를 이해하는 것이지. 싱글 핸디캐퍼는 물론 평균 85타 이하를 치는 골퍼들은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야.
이 얘기는 버디를 하나 잡는 것보다 더블 보기를 안 하는게 훨씬 스코어 관리의 핵심이라는 뜻이지.
따라서 나는 버디 두세개보다 더블 보기 없는 스코어를 가장 좋아해.
아마추어 골프에서 더블보기가 없다는 것은 기술적,전략적, 심리먹 측면에서 그 날은 거의 완벽하게 쳤다는 의미 아닌가."
골프 친구들에 대해 C씨가 말했다.
"어느 날 죽도록 골프 치기가 싫은 날이 있었어.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바람에 거의 기다시피 하며 골프장에 나간 날이야.
동반자들도 내 얼굴색을 보더니 혀를 차더군.
그런데 동반자 중 한 명이 지나가듯 말하더군.
"오늘 내 목표는 75타야. 자네들도 알아서 치게."
그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
그냥 돌아갈 수는 없고 치긴 쳐야 하는데 컨디션 나쁘다고 허덕이면 나만 못난 사람이 될 것 같았어.
그래서 애초의 자세와는 달리 열심히 쳤지.
난 "정신을 차리게끔 한" 그 친구의 의도를 알아.
언제 어디서나 골프에 열정을 품게 하는 그런 친구들이 좋은 것 아닌가.
129.
골프의 최장 기록들을 모아본다.
정규 프로대회에서의 최장타 기록은 1993년 미국 벌투스롤GC에서 벌어진 US오픈의 존 데일리 샷을 꼽는. 이 분야는 공식기록 집계가 없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1903년 벌투스롤GC에서의 US오픈 이래 파5의 17번홀 투온에 성공한 골퍼는 데일리가 처음이었다.
데일리는 당시 오르막 630야드의 17번홀에서 드라이버샷에 이은 1번 아이언 샷으로 투온에 성공했다.
그는 330야드 드라이빙에 1번 아이언으로 300야드를 간 것으로 보인다.
파에 따른 세계 최장 홀들은 곳곳에 나뉘어 있다.
우선 파3홀 중 가장 긴 홀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볼튼에 있는 더 인터내셔널GC의 16번홀이다.
파3홀이지만 그 길이는 자그마치 270야드다.
파4홀 중 최장 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로열 요하네스버그GC의 10번홀로서, 웬만한 파5홀보다 긴 513야드다.
파5홀 중 최장 홀은 700야드가 넘는다.
바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리스트GC의 1번홀로 무려 711야드다.
기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골프 코스는 파에 대해 제한이 없기 때문에 파6홀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로커스트그로브에 메도 팜GC의 12번홀은 파가 6인데 무려 841야드다.
세계에서 가장 긴 홀은 일본에 있다.
일본 도시기에 있는 사스키GC의 7번홀은 파7번홀로서, 거리는 거의 1kn에 가까운 964야드다.
하염없이 가야만 하는 거리인데, 글쎄 이 곳에서는 타수계산이 헷갈리지 않을까.
최장거리 퍼팅 역시 공식 집계는 없다.
그러나 1989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팔도가 무려 30m 퍼팅을 성공시킨 바 있다.
팔도는 당시 오거스타내셔널GC 2번홀 (파5, 555야드)에서 그린 오른쪽 위쪽 끝에서 왼쪽 아래쪽에 있는 홀을 겨눠 퍼팅해 머나먼 항해를 성공리에 마쳤다.
골프의 매력은 만점이 없다는데 있다.
산술적으로 골프의 만점은 19홀을 18타에 마치는 것이다.
매 홀 홀인원을 해야 만점인 셈인데, 인간의 능력으로 그 같은 성취는 절대 불가능의 경지로 볼 수 있다.
골퍼들이 거리를 추구하는 이유는 바로 만점에 다가가려는 욕심의 발로 때문일 것이다.
더 가까이 가야 더 빨리 넣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장타는 일반 골퍼들의 선입관보다는 훨씬 쉽게 성취할 수 있는 부문이다.
250야드에서 300야드로 늘리기는 힘들지만, ‘아아추어 골프의 범위’인 180야드에서 230야드로 늘리는 것은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문제는 골퍼들이 ‘스윙의 변화 없이’ 말로만 장타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장타에는 장타의 원리가 있다.
그 원리를 스스로 깨닫고 그에 맞는 스윙 원칙을 지키면 될 뿐이다.
장타의 비결은 엉뚱한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당신 곁에 존재한다.
130.
지금부터의 분석 핵심은 도표들이다.
미국의 루 리치오라는 골프 분석가가 총 100명의 골퍼를 대상으로 한 사람 평균 8라운드 골프(총 타수는 6만 스트로크를 넘는다)를 근거로 추출해낸 데이터다.
통계 대상자들은 니클로스의 US오픈 기록에서부터 핸디캡 35의 비기너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의 골퍼들이 망라됐다.
한 마디로 언더파에서 99타에 이르는 스코어를 대상으로 ‘골프의 어떤 부문이 스코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상세히 분석한 것이다.
(물론 이 도표는 골퍼들의 ‘평생 바이블’이 될 수 있으니 오려서 갖고 다닐만한 가치가 있다)
표 항목은 평균적으로
* 정규타수만에 온 그린시킨 홀의 수 (파온 횟수라고 해도 된다)
*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확률(%)
* 미스 샷 개수
* 라운드 당 총 퍼팅수
* 벌타
* 버디의 개수
* 파의 개수
등으로 나눠져 있다.
예를 들어, 91타를 치는 골퍼는 18홀 중 파온시킨 홀이 두 개에 불과하며,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31%, 미스 샷은 17개, 퍼팅 수는 35.7번, 벌타는 1.9타, 그리고 버디는 없고 파는 4.3개 잡았다는 식이다.
또 81타를 친 골퍼는 파온이 일곱 번이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56%, 미스 샷은 10개, 퍼팅 수는 32.3번, 벌타는 0.6타, 버디는 1.5개, 파는 8.1개 등으로 도표에 나와 있다.
여기에서의 미스 샷이란 ‘결코 제대로 맞았다고 할 수 없는 샷’을 뜻하며, 벌타는 ‘워터 해저드행이나OB등으로 인해 부가된 타수’로 보면 된다.
독자들은 놀랄지도 모른다.
95타를 치는 골퍼는 파온시키는 홀이 ‘평균적으로’ 전무하다거나, 75타를 치는 골퍼도 파온시키는 홀은 18홀 중 불과 10개에 불과하다는 사실 등이 그렇다.
핸디캡 7인 79타 골퍼들도 파온은 고작 여덟 개이며, 85타 골퍼의 평균 버디 수가 0.8개라는 데서 보듯이 80대 초반은 쳐야 버디 구경이 가능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러면 스코어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과연 어느 부분일까?
독자들 생각대로 과연 퍼팅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각 항목 중에서 스코어에 대한 퍼팅의 영향력은 가장 약하다.
퍼팅은 실상 핸디캡을 거의 좌우하지 못했다.
*스크린골프 창업에 관심있으신 분께서는 다음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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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궁금하신점이 계시면 언제든지 전화주세요!
010-3847-4140
박종열 감독